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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말고 결혼] 15 -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자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7.08.31|조회수684 목록 댓글 0

[연애 말고 결혼] 15











S#1. 몽타쥬 D


1부 봉 위켄드 밖 기태 얼굴에 자몽주스를 끼얹던 장미,

1부 봉 위켄드 화장실 앞에서 맥주병으로 기태 코피 터트리던 장미,

4부 공씨네 거실 황태포로 기태를 두드려 패고 제사상 뒤엎던 장미,


장미Na : 나는 진상이었다. 명백한 진상이었다.



S#2. 퓨전대포집 D


살벌한 표정으로 막걸리 동이 들고 서있는 장미. 참을 수 없는 분노로 부글부글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얼굴.


장미Na : 더 이상 그 사람 앞에서 진상이고 싶지 않았는데..


공포에 질린 얼굴의 신봉향, 안 돼...!!! 눈 커다랗게 뜨는 기태, 안 돼...!!!

장미, 두 사람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 막걸리 쫙!!!! 끼얹는 모습에서.


장미Na : 사람.. 참 안 변한다.



S#3. 타이틀 <연애 말고 결혼> “제15회. 한 남자를 사랑한 두 여자”



S#4. 기태 집 거실 (아침)


안으로 들어오는 누군가의 시선으로 거실 바닥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옷가지들이 보인다.

침실에서 부스스한 몰골로 나오는 장미. 위에는 기태 티셔츠 걸치고 하의실종 상태.

졸려서 눈 반쯤 뜨고 엉덩이 벅벅 긁으며 화장실 가려다가 멈칫...!!

잠 확 깨서 눈 커다래지는 장미. 장미 앞에 서있는 신봉향...! 쿵...!


장미 : 어머니......!!!!!!

신봉향 : !!!!!!


신봉향, 충격으로 할 말을 잃고 빤히 보면 장미, 하의실종 상태인 걸 깨닫고 헉! 티셔츠 쭉 늘려 최대한 끌어내린다.

기태, 상의탈의 상태로 반쯤 눈 감긴 채 침실에서 나오다가 헉!!!!


기태 : 어머니.....!!!!!!


홱 돌아서는 신봉향, 황망히 가버리고.


장미 : 잠깐만요.. (쫓아나가려다가 얼른 바닥에 떨어져있는 옷부터 주워 입으며) 뭐하고 있어! 빨리 옷 입어!!

기태 : 어쩌려고..

장미 :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야지!! 놀라셨을 텐데 그냥 가시게 둘 순 없잖아!! (손에 잡히는 대로 마구 주워 입는데)

기태 : (말리며) 어어 그거 내 팬티야!

장미 : (휙 던지고 다시 자기 반바지 찾아 허둥지둥 다리 끼워 넣고)

기태 : (서둘러 티셔츠에 머리 끼워 넣고)



S#5. 기태 집 밖 D


신봉향, 굳은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고 그 뒤로 허둥지둥 따라 나오는 장미와 기태.


장미 : (달려 나오며) 어머니!

신봉향 : (우뚝! 멈춰서고)

장미기태 : (끽! 서고)

신봉향 : ......

장미 : (조심스럽게) 저기, 어머니..

신봉향 : (홱 돌아보더니) 도대체 이게 몇 번짼지 모르겠다.

장미기태 : ...?

신봉향 : (기태 보며) 처음엔 말도 안 되는 여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뒤통수...!

기태 : ...

신봉향 : (장미 보며) 기껏 받아들이려고 마음먹었더니 전부 거짓말에 연극이었다고 뒤통수...!

장미 : ...

신봉향 : (기막힌) 게다가 이번엔 또.. 이건 또 무슨 황당한 뒤통수야...!!

장미 : 제가 부모님들께 숨기자고 했어요. 저희들 때문에 또 속상해 하실까봐..

신봉향 : 대체 니들 뭐하는 거니? 이제와 진짜 결혼이라도 해보겠다는 거야??

장미 : (죄송한 마음에 할 말이 없고)

신봉향 : 나는 장미 너란 애를 도무지 모르겠다. 이렇게 매번 엉뚱하게 뒤통수를 치는데

            대체 내가 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니!!

장미 : 죄송합니다.. (하는데)

기태 : (장미 앞으로 나서며) 걱정 마세요. 저희도 성급하게 굴 생각 없으니까.

신봉향 : 뭐?

기태 : 안 그래도 연애만 하기로 했거든요, 결혼 말고.

장미 : (멈칫..)

신봉향 : (기막혀 허!) 그러니까.. 내 며느리 될 사람 아니다. 상관 말고 빠져라??

장미 : (왠지 모를 섭섭함에 기태를 보면)

기태 : (장미를 보지 않고 신봉향만 바라보는 시선)

신봉향 : 또 뒤통수구나...! (홱 돌아서서 가고)

장미 : 어머니.. (소심하게 불러보지만)

신봉향 : (길가에 서있는 택시를 타고 가버리고)

장미 : 어쩌지...?

기태 : 괜찮아. 어머니 너무 신경 쓰지 마. (안심시켜주려는 건데)

장미 : (묘하게 섭섭하고..)



S#6. 퓨전대포집 D


영업전의 가게.


장미 : (테이블에 턱 괴고 앉아서) 어떻게 신경을 안 써?

현희 : (맞은편에 턱 괴고 앉아서) 안 쓰면 되지?

장미 : 그 사람이 어머니 앞에서 우린 연애만 할 겁니다! 말씀드리는데 묘하게 섭섭하더라고..

         결혼 말고 연애만 하자고 내가 먼저 그래놓고..

현희 : 결혼하고 싶어요?

장미 : 꼭 결혼이 하고 싶기 보다는..

여름 : (와서 앉으면서 툭) 인정받고 싶은 거겠지.

장미 : (보면)

여름 : 기태형 옆에 있어도 될 만한 여자다, 어머니께 인정받고 싶은 거지?

장미 : (끄덕끄덕)

현희 : 굳이 어머니께 인정받을 필요가 뭐 있대? 나야 훈동오빠가 능력 있는 게 아니라 어머니께 빌붙는 신세니까

         어쩔 수 없이 박박 기는 거지.. 공기태는 자기 능력 있잖아! 뭐하러 어머니 눈치를 봐요?

장미 : (피식.. 웃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 어머니잖아..

현희 : 이 언니 또 꿈같은 소리 하고 있다. 한 남자를 사랑하는 두 여자가 무슨 수로 사이좋게 지내요. 안 그래요?

장미 : (그런가...)



S#7. 공씨네 거실 D


신봉향과 기태,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았고 노점순과 공미정 놀란 얼굴.


노점순 : (좋아서) 역시나 니들 만나고 있었구나!!

공미정 : 용케 내 촉을 피했다? 많이 늘었네?? (둘 다 좋아하는데)

신봉향 : (혼자만 서늘한 얼굴로 외면하듯 고개 돌리면)

기태 : (그런 신봉향 보고) 말씀 못 드린 건 죄송해요.. 다 생각이 있어서..

신봉향 : 무슨 생각? 내가 알면 니들 사이 갈라놓을 테니까 귀찮고 성가신 일 만들지 말자는 생각?

기태 : 그런 생각이 아주 없진 않았죠. 어머니 이렇게 나오실 게 뻔하니까..

신봉향 : (찌릿!)

기태 : (헛기침 흠.. 평소의 가시 돋친 태도 누그러뜨리고 진지하게) 저 어머니랑 싸우러 온 거 아니에요.

신봉향 : (보면)

기태 : 저 장미한테 진지해요. 어머니 뒤통수 칠 생각으로 장난한 거 아니에요.

신봉향 : 장미도 너처럼 진지하다든?

기태 : 네.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요.

신봉향 : 그런데 어째서 한여름이라는 아이 옆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

기태 : (멈칫.. 그것까지 알고 계셨구나.. 공미정을 보면)

공미정 : (흐..) 미안..

기태 : 두 사람 단순히 일적인 파트너예요. 장미가 저한테 허락 구하고 시작한 일이고, 전 다 이해했어요.

신봉향 : (기막혀 허!) 참 쿨하다!

기태 : ...

신봉향 : 하긴, 나랑 니 아버지 사는 거 보고 배운 게 뭐겠니?

기태 : (보면)

신봉향 : 이제 보니 주장미도 우리 부부처럼 살고 싶은 모양이구나?

            사랑하는 사람 따로, 필요한 사람 따로, 하나도 안 놓치고 싶은 거지...??

노점순 : (끙..)

공미정 : (쩝..)

기태 : (할 말 잃고..)



S#8. 공씨네 집 밖 / 퓨전대포집 밖 D


기태 심란한 얼굴로 밖으로 나오는데 장미한테서 전화 걸려오고.


기태 : (애써 밝은 목소리로 전화 받는) 어 장미야.

장미 : (걱정스러운 얼굴로 핸드폰 들고) 어디야?

기태 : 어.. 병원.

장미 : 어머니께 찾아가봐야 하지 않을까?

기태 : (일부러 더 가볍게) 됐어. 신경 쓰지 말라니까.

장미 : 이대로는 마음이 불편해서 안 되겠어. 내가 어머니 찾아뵙고 그 동안 뒤통수 친 거 정식으로 사과하고..

기태 : (자르는) 하지 마.

장미 : 어...?

기태 : 우리는 우리 길 가면 돼. 더 이상 부모님 때문에 휘둘리지 말자.

장미 : ...



S#9. 공씨네 거실 D


신봉향 : (굳은 얼굴로 앉아있는데)

노점순 : (신봉향 눈치 흘끗) 그래도 우리 기태가 많이 발전했구나.

공미정 : 뭐가요?

노점순 : 생각을 해봐. 예전의 기태 같았음 여자랑 같이 있는 걸 에미한테 들켰든 말든 꿈쩍이나 했겠니?

            이렇게 쪼르르 달려와 장미 변명을 해주는 거 봐라.. 녀석이 진심으로 누군가를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거지.

            장미는 물론이고 에미 너도...!

공미정 :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 우리 기태 철들었네?

신봉향 : (살짝 마음이 동요 일지만 내색 않고) 괜한 기대 접으세요. 저 녀석들 결혼 안 한대요. 연애만 한대요.

노점순 : 뭐야??

공미정 : 엥??

노점순 : 연애부터 하다가 천천히 결혼까지 생각해 보겠다는 뜻이겠지.

신봉향 : 그럴 생각이 있는 애가 기태만 앞세우고 뒤에 숨어요?

노점순 : 으응, 그러니까 에미 너는 장미가 안 온 게 섭섭한 모양이구나?

신봉향 : (속마음을 들켰지만 내색 않고) 그런 건 아니구요..

노점순 : (피식) 가짜 결혼이었다고 마음까지 가짜는 아니었던 게지.. 우리 모두.

신봉향 : (절대 인정하진 않고 시선 외면하면)

노점순 : 장미가 정말 결혼 생각이 없는 건지, 정말 기태 뒤에 숨어만 있을 건지 우리가 한 번 슬쩍 떠보면 어떻겠니?

신봉향 : ...?



S#10. 장미 집 거실 N


소파에 앉아 우편물을 보는 나소녀, 주경표가 보낸 두 장의 엽서.


주경표E : 덥다. 비 온다.

나소녀 : (흥! 콧방귀 뀌지만 엽서를 찢지는 않고 한쪽으로 치워두면)


장미 안으로 들어오고.


나소녀 : 어디 갔다 오니?

장미 : 어.. 그게..

나소녀 : 너 요즘 밤낮으로 뭐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언제까지 치킨이나 튀기고 있을래? 취직 안 해?

장미 : (보더니) 나 실은 친구들이랑 같이 가게 차렸어요.

나소녀 : 무슨 가게?

장미 : (각오하듯 숨 한번 쉬고) 퓨전대포집이요.

나소녀 : (얼떨떨) 퓨전.. 대포집....?

장미 : (열심히 설명하는) 전도 팔고, 파스타도 팔고, 근데 어디서나 흔히 파는 그런 거 말고, 우리만의 독창적인 퓨전 요리예요.

         김치전에 치즈를 얹어서 낸다거나..

나소녀 : (자르고) 술도 팔아...?

장미 : 팔죠. 대포집인데.

나소녀 : (억장이 무너지는) 뭐......???

장미 : 막걸리도 그냥 막걸리가 아니라 인삼, 오미자, 블루베리..

나소녀 : (가슴이 아파서 버럭) 너까지 왜 이래 진짜...!!!

장미 : (보면)

나소녀 : 내가 어떻게 살았는데! 술냄새도 싫고 술취한 사람도 싫고 싫다고 싫다고 죽어도 싫다는데도

            니 아빠 때문에 벗어나질 못하고 살았는데...!! 그런데 너까지 술을 판다고...???

장미 : 근데 걱정 안 해도 돼요, 엄마가 직접 와서 한번 보면..

나소녀 : (자르고) 잘됐네! 이혼법정에서 증언해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눈물 핑)

            우리 결혼이 실패라는 결정적인 증언.. 니가 해주면 되겠다...!!

장미 : (울컥) ......!

나소녀 : (속상해서 눈물 뚝뚝 흘리고)

장미 : (담담하게) 그래요.. 엄마한텐 내가 실패작이겠지만.. 그래도 난 엄마 아빠 삶이 부끄러웠던 적 한 번도 없었어요..

         술파는 게 뭐 어때서...? 사람들이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고.. 솔직하게 속에 있는 말 할 수 있고..

         그렇게 잠깐이라도 아픈 거 잊을 수 있고..

나소녀 : ......

장미 : 엄마가 질색하는 술 팔아서 나 꼭 성공할 거예요.. (방으로 들어가고)

나소녀 : (서럽고 미안해 가슴을 움켜쥐고 우는)



S#11. 퓨전대포집 D


손님 없는 가게 안. 전부치는 팬 앞에 멍하니 서있는 장미.


현희 : (옆으로 와서 툭 치며) 언니! 전 다 타요!

장미 : (화들짝 놀라 뒤집으면.. 까맣게 타버린 전) 아...!

현희 : 왜 그래요? 무슨 고민 있어요?

장미 : (힘없이) 오늘따라 손님도 더럽게 없고..

여름 : 장사하다 보면 손님 없는 날도 있는 거지.

현희 : 근데 확실히 초반에 비해서 갈수록 손님이 좀 뜸해지고 있긴 해요..

여름 : 김치전에 들어가는 김치가 좀 문제야. 김치가 맛있어야 되는데.. (장미 보고) 전에 나 줬던 김치.. 어디서 난 거야?

장미 : (멈칫)


flashback insert>

3부 신봉향 김치를 먹어보던 장미. “그쪽 어머니 김치 죽인다!”

3부 공원에서 그 김치를 여름에게 주던 장미.


장미 : 그 김치.. 공기태 어머니 김치였어..

현희 : 그럼 그 김치 다시는 못 먹겠네.

장미 : (끙...)


그때 가게 안으로 들어서는 손님. 공미정이다.


여름현희 : (반가워서 얼른) 어서 오세요!!!!!

장미 : (멈칫) 고모님...!

공미정 :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장미야.. 어쩌면 좋니...?

장미 : 네...?

공미정 : 할머님이... (목이 매여 말을 잇지 못하고 흑!)

장미 : (가슴 덜컥) 할머님이 왜요???

여름 : ...?



S#12. 공기태 성형외과 원장실 / 퓨전대포집 D


기태 : (핸드폰 들고) 편찮으시다고?

여름 : (핸드폰 들고) 오늘내일 하신다는대요?

기태 : 어제도 멀쩡하셨는데..

여름 : 정신도 오락가락 하신데 그 와중에 장미가 부친 파전만 찾으신대요.

기태 : (기막혀 허!) 누가 봐도 유치한 꾀병이잖아. 장미 불러들이려고.

여름 : 그러게요, 고모님 연기도 진짜 어설펐거든요..

기태 : (하.. 한숨) 그래도 주장미는 속았을 거야. 속았지?

여름 : (피식) 주장미잖아요. 완전 속아 넘어가서 울고불고 달려갔어요.

기태 : 알려줘서 고맙다. (전화 끊고 황급히 일어나면)



S#13. 노점순 방 D


장미 : (눈물 펑펑 쏟으며) 할머니이이!!!!!


누워있는 노점순에게 매달려 엉엉 우는 장미.


장미 : 저 때문이죠? 저 때문에 여러 번 놀라셔서?? 충격 받으셔서???


생각보다 과한 장미의 반응에 썰렁해지는 노점순, 샛눈 뜨고 힐끗 공미정 본다. 이걸 어쩌냐?


공미정 : (픽 웃으며) 장미가 우리 엄마를 많이 좋아했었나 보구나...?

노점순 : 저기.. 장미야...?

장미 : (훌쩍) 네 할머니..

노점순 : 저기... (미안해서 머뭇거리면)

장미 : 억지로 말씀하지 마세요! 힘드시면 아무 말씀 안 하셔도 돼요.. 제가 잘못했어요..

         이번엔 진짠데.. 진짜로 공기태 좋아하게 됐는데.. 그게 그렇게 충격이실 줄은 몰랐어요...!!!

         (노점순에게 매달려 서럽게 꺼이꺼이 우는 장미)


방문 앞에서 그 모습 썰렁하게 쳐다보는 신봉향.


노점순 : (신봉향 향해 의기양양 거 봐라? 내가 뭐랬니?)

신봉향 : 장미 그만해라.

장미 : (멈칫, 돌아보면)

신봉향 : 할머님 꾀병이다.

장미 : (눈물 젖은 얼굴로) 네...?

공미정 : 미안..

장미 : (눈 끔뻑끔뻑 노점순 보며) 할머니 정말 괜찮으신 거예요...?

노점순 : (배식..)

장미 : (얼떨떨) 아니.. 대체 왜....!

노점순 : 니들 결혼 사기극에 당한 게 하도 분해서, 복수극 좀 꾸며봤다, 왜!

장미 : (삐끗...!)

노점순 : 온 김에 파전이나 부치고 가. (윙크 찡긋!)



S#14. 달리는 기태 자동차 D


굳은 얼굴로 운전하는 기태.


기태 : 또 무슨 꼴을 당하려고 거길 가...! (장미가 걱정돼 속도 높이고)



S#15. 공씨네 주방 D


노점순과 공미정 식탁에 앉아 흐뭇한 얼굴로 장미가 부친 전을 먹고,


노점순 : (흡족) 맛있다!

공미정 : (맛있게 먹으며) 장사 잘 되겠다 얘!

장미 : (그 옆에 앉아서 헤.. 기쁘다)


장미, 신봉향의 김치를 먹어본다. ‘역시...! 이 맛이다...!’ 속으로 감탄하는데

주방으로 들어오는 신봉향.


노점순 : 에미도 와서 앉아라. 같이 먹자.

신봉향 : 전 됐어요. (냉랭한 얼굴로 냉장고로 가서 물 꺼내고)

장미 : 그러지 말고 오세요 어머니. (뭔가 결심한 듯) 드릴 말씀도 있구요.

신봉향 : (물 따르던 손 살짝 긴장하고)

노점순 : 그렇지, 할 말이 있으면 해야지.

신봉향 : (흥.. 냉랭한 표정 유지하면서) 무슨 할 말?

공미정 : 무슨 말인지는 들어봐야 알죠. 좀 와 봐요 언니.

신봉향 : (내키지 않는 얼굴로 못 이기는 척 가서 앉고) 뭐 그럼.. 어디 해 봐라.

장미 : (비장) 이런 말씀 드리는 게 얼마나 염치없는 일인지 저도 아는데요..

노점순 : 염치가 무슨 문제야, 맺힌 게 있으면 그저 말로 풀어야지..

장미 : (용기 내는) 네. 저 그럼 용기내서 어머니께 부탁 좀 드릴게요.

공미정 : 그래그래, 우리 신여사님 생각보다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은 아니다?

장미 : (침 꿀꺽 삼키고) 어머니...!!

노점순 : (귀 쫑긋)

공미정 : (눈 똥글)

신봉향 : (장미 보면)

장미 : 저한테 어머니 김치 좀 파세요!!

신봉향 : (띵...!)

노점순 : (응?)

공미정 : (엥?)

신봉향 : 뭐라고...?

장미 : 저희 가게에서 치즈를 얹은 김치전을 파는데 김치가 영 신통치 않아서요.

         저 어머니 김치가 너무너무 탐나요. (헤.. 웃으면)

신봉향 : (기막혀 허!) 대체 너 정체가 뭐야?

장미 : 네...?

신봉향 : 그 남자랑 같이 하는 가게에 뻔뻔하게 내 김치를 가져다 팔겠다고? 너 내가.. 그렇게 우습니? 쉬워 보여?

장미 : 어머니, 제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어머니께 얼마나 큰 상처를 드린 건지.. 저도 잘 알아요.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던 거구요..

신봉향 : 조심스러워서 연애만 하겠다는 거니? 조심스러워서 상관 말라는 거야?

장미 : 저는요...

신봉향 : (자르고) 조심스러워서 아직도 그 남자한테 한쪽 발을 걸치고 있는 거고?

장미 : (멈칫..)

신봉향 : 기태랑 만난다면서 아직까지 그 남자 옆에 있는 이유가 대체 뭐니!

장미 : 어머니께 인정받고 싶어서요.

신봉향 : 뭐야? 이건 또 무슨..

장미 : 저 어머니 쉽지 않아요. 쉽지 않은 어머니께 인정받으려고, 그래서 저한테 그 일이 필요했어요.

         저도 잘 하는 게 있다고, 기태씨 옆에 있을 자격 있다고..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노점순 : (조용히 끄덕끄덕..)

신봉향 : (살짝 흔들리는 눈빛으로 장미 보고)

장미 : (진지하게 마주보면)


거실 쪽 insert>

안으로 들어서는 기태.


신봉향 : (흔들리는 마음 애써 아닌 척, 가소롭다는 듯) 니가 날 설득하겠다? 감히 니가 내 입맛을 맞춰?

            (가볍게 코웃음치며 카리스마) 각오 단단히 해야 할 텐데?

기태 : (버럭) 어머니!!!

일동 : (놀라서 돌아보고)


성큼성큼 걸어와 장미 손목 붙잡고 일으키는 기태.


기태 : 가자.

장미 : 공기태...!

기태 : 앞으로 저 모르게 장미 불러들이지 마세요.

신봉향 : (기막혀 쳐다보고)

노점순 : 내가 불렀다. 장미랑 얘기를 좀 해보고 싶어서. 에미도 장미 얘기 들을 권리 있고!

기태 : 하실 말씀 있으면 저한테 하세요! (장미 손목 붙잡고 끌고 나가고)

장미 : (끌려 나가며) 어? 잠깐만.. 잠깐마안...!

신봉향 : (기막히고)

노점순 : (섭섭하고)

공미정 : 왜 저래.. 우리가 뭐 장미를 잡아먹기라도 할까봐?

노점순 : (에효..)

신봉향 : ......



S#16. 공씨네 집 밖 D


장미를 끌고 나오는 기태.


장미 : (기태에게 잡힌 손목 뿌리치고) 너 뭐하는 거야!!

기태 : 너야말로 여긴 왜 또 와!

장미 : 할머니가 편찮으시다니까..

기태 : 그 말을 믿어? 너 진짜 바보야??

장미 : 어쨌든 날 보고 싶어 하신 거잖아..

기태 : 이 집에서 있었던 일 벌써 다 까먹었어? 또 무슨 짓을 당하려고!

장미 : 우리가 한 짓을 생각하면 혼꾸녕이 나도 싸. 불벼락 좀 맞으면 어때.

기태 : 너 혼났어? 불벼락 맞았어? 나 오기 전에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어??

장미 : (그제야 기태의 마음을 깨닫고) 너.. 날 걱정한 거야...?

기태 : ...가자. (장미 손잡고 차로 가고)

장미 : (손 뿌리치고) 나 어머니랑 얘기 아직 안 끝났어.

기태 : 더 얘기할 거 없어. (손 붙잡고)

장미 : (뿌리치고) 말씀드리면 이해해주실 거라고!

기태 : 아니! 이해 못 해! 아니, 안 해! 절대 이해해주실 분 아니고! 나도 어머니 이해 같은 거 필요 없고!!

장미 : (기태의 과한 반응에 보면)

기태 : 이해 못하는 사람끼리는 거리를 두는 게 최선이야! (장미 억지로 차에 태우고)

장미 : (차에 억지로 태워지고) 잠깐만, 공기태!

기태 : (차에 타고 서둘러 출발하면)

장미 : (그런 기태 썰렁하게 보는 위로)

장미E : 대체 뭐가 그렇게 무서운 거야...?



S#17. 퓨전대포집 밖 D


가게 밖에 나란히 쪼그려 앉은 여름과 장미.


여름 : 이해받지 못할까봐 무서운 거지..

장미 : 상관없다더니.. 실은 누구보다 어머니께 이해받고 싶은 거였구나..

여름 : 그치.. 너무너무 신경 쓰여서, 오히려 신경 쓰고 싶지 않은 거지..

장미 : (무거운 마음)

여름 : 엄마 없는 사람 서러워 살겠나.

장미 : (픽 웃고)

여름 : 있으나 없으나.. 엄마라는 존재는 참 신경 쓰이는 존재야...

장미 : (한숨) 그러게..

여름 : (툭) 내가 니 옆에 있는 게 문젠 거지?

장미 : 어?? (화들짝 놀라 황급히 강한 부정) 에이! 아니야! 그런 건 절대 아니니까 절대절대 신경 쓰지 마!!

여름 : (픽 웃으며) 너도 기태형이랑 똑같이 말한다? 신경 쓰지 말라니까 더 신경 쓰이네?

장미 : (끙.. 복잡한 마음..)

여름 : (씁쓸한 미소)



S#18. 봉 위켄드 D


훈동 : 신경 쓰이지. 신경 쓰일 만 하지.

기태 : (심란한 얼굴로 마주 앉은) 대체 왜? 자기가 먼저 연애만 하자더니?

훈동 : (으이그..) 진짜 연애만 하고 싶어서 연애만 하자 그랬겠냐?

          싸가지 없는 비혼주의자 공기태 눈치 보느라 그런 척 하는 거지.

기태 : ...!

훈동 : 현희가 그러더라, 장미 결혼하고 싶은 것 같다고.

기태 : 장미가...?

훈동 : 너도 알잖아. 장미가 얼마나 결혼을 원했는지.. 그거 처참하게 깽판친 게 누구야? 너였잖아.

기태 : (피식)

훈동 : (약 올리는) 이제 어떡하냐 공기태? 어머니께 들키기까지 했으니?

         웰컴 투 마이 월드!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삼각관계에 빠진 걸 환영한다!

기태 : 삼각관계는 또 뭐야?

훈동 : 우리 엄마랑 현희, 두 여자의 뜨거운 사랑을 한 몸에 받느라 아주..

         그 사이에 낑겨서 울고 싶었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그때 마침 안으로 들어오는 훈동모.


훈동 : (헉!) 엄마!

기태 : 안녕하세요 어머니.

훈동모 : (텅 빈 가게 안을 슥 둘러보며) 여전히 손님이라곤 기태 하나니?

훈동 : (끙..)

훈동모 : 현희는?

훈동 : 엄마가 집에 있으라 그랬잖아요..

훈동모 : 지 남편은 이 지경인데 혼자 집에서 피둥피둥 뒹구는 중이니?

훈동 : 엄마가 집에 있으라 그랬잖아요오!!!

기태 : (픽.. 웃고, 생각에 잠기는 얼굴에서)



S#19. 퓨전대포집 밖 N


영업 끝내고 가게 문 닫는 장미. 문 꼭대기에 달린 걸쇠를 걸려고 (혹은 셔터 내리려고) 까치발 들고 손 뻗어 낑낑대는데

대신 걸쇠 걸어주는 손.


장미 : (돌아보면) !

기태 : 왜 너 혼자야? 두 사람은?

장미 : 마감은 내 담당이거든. 여름인 새벽시장 돌아야 하고 현희는 유부녀찬스.

기태 : 늦은 시간에 너 혼자 좀 그렇다.

장미 : 걱정 마. 완전 멋진 남친이 데리러 오니까.

기태 : (피식 웃고)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차 문 열어주면)

장미 : (차에 타면서) 정신 확 들게 매운 떡볶이!



S#20. 기태 집 거실 N


마주 앉아서 시뻘건 떡볶이 먹는 기태와 장미.

매워서 땀 뻘뻘 흘리면서 서로 더 먹으라고 마구마구 먹여주고 서로 우유 먼저 먹겠다고 티격태격..



S#21. 기태 집 화장실 N


나란히 양치질 하는 기태와 장미.



S#22. 기태 집 침실 N


침대에 벌렁 눕는 장미, 다리 쭉 뻗어 올리며.


장미 : 주물러줘!

기태 : (어이없는) 신데렐라 싫다더니 이건 뭐 여왕님이네, 여왕님.

장미 : (헤..)


기태, 장미 종아리와 발 만져주면서 장미의 기색을 살핀다. 장미, 기태에게 발을 맡긴 채 기태의 기색을 살핀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을 감춘 채 서로의 눈치만 흘끗흘끗..


장미 : (조심스럽게) 저기 공기태..

기태 : (자르고) 잘 참는다 싶었다.

장미 : 어...?

기태 : 그런 얘기 여자가 먼저 꺼내는 거 아니야. 모양 빠지게.

장미 : 무슨 얘기?

기태 : (장미 발 내려놓고) 너.. 결혼이 하고 싶은 거지?

장미 : (멈칫) 어...?

기태 : 자, 내가 먼저 얘기 꺼냈으니까, 이제 솔직히 말해도 돼.

장미 : (픽 웃더니) 솔직히 하고는 싶어. (일어나 앉더니) 근데 아직은 아니야.

기태 : ...?!

장미 : 너도 알겠지만 내가 결혼에 좀 여러 번 뎄잖아.

기태 : (보면)

장미 : 프러포즈했다가 스토커 되고.. 부모님은 말도 안 섞고 좀비부부로 살다 결국 이혼 소송 중이고..

기태 : (덧붙이는) 우리 부모님은 쇼윈도 부부고..

장미 : 결혼에는 나도 좀 신중하고 싶어. 확신이 생길 때까지.

기태 : (갸웃) 근데 왜 우리 어머니를 신경 써?

장미 : 니가 어머니를 신경 쓰니까.

기태 : 내가?

장미 : 너무너무 신경 쓰여서 내가 어머니 근처에만 가도 신경 곤두서는 거잖아.

기태 : 나는 너 걱정한 거지.

장미 : 걱정 마. 나도 어머니 겪을 만큼 겪어봐서 맷집과 요령이 좀 붙었거든. 게다가 이제 우린 진짜잖아.

기태 : 그러니까 더 힘들지! 사기 칠 땐 그래도 하고 싶은 말 맘껏 하고 진상이라도 부릴 수 있었지..

         진짜가 되면 더한 일도 겪을 텐데..

장미 : 그러니까 더 노력해야지! 노력해야 확신도 생기고.

기태 : ...!

장미 : 그렇잖아. 아무 것도 안 하고 마냥 기다리면

         어느 날 갑자기 귓가에 종소리 울리고 뒤통수에 후광이 비쳐? 그런 게 확신일까?

기태 : (말문이 막히고)

장미 : 그러니까 너도 어머니랑 잘 좀.. (하는데)

기태 : (자르고) 쓸데없는 얘기 그만하자.

장미 : (보면)

기태 : 너도 당장 결혼하고 싶은 건 아니라면서. 그럼 우리 사이에 어머니 끌어들일 필요 없잖아.

장미 : 공기태..

기태 : 난 너랑 있고 싶은 거야. 어머니가 아니라.

장미 : (보면)


장미와 함께 나란히 침대에 눕는 기태. 장미를 끌어당겨 품에 꼭 끌어안는다.


기태 : 난 너 하나면 돼.. 지금 이대로 이렇게 좋은데..

장미 : ...

기태 : 이렇게 행복한데..


끌어안은 채 서로 반대 방향을 바라보는 장미와 기태. 잠들지 못하고 말똥말똥.. 눈만 껌뻑이는 두 사람.


기태 : ...

장미 : ...

장미Na : 예전 같으면 참 달콤하게 들렸을 그 말이.. 왜 씁쓸하게만 들리는 걸까?

             우리 둘이 있는 것만으로 과연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S#23. 공씨네 주방 (아침)


노점순, 신봉향, 공미정 식탁에서 아침식사하는.


노점순 : (김치 먹으며) 으음~ 역시 에미 김치는 대한민국 최고다.

공미정 : (덩달아 오버하며) 그러게! 혼자 먹기 너무너무 아까운데요?

신봉향 : (조용히) 네 알아요. 개나 소나 먹을 수 있는 김치가 아니죠.

노점순 : (끙..) 너한테 인정받고 싶어서 그랬다잖아.. 기회를 좀 줘보지 그러니?

신봉향 : ...


들뜬 얼굴로 들어서는 공수환.


공수환 : 어머니! 여보! 막내야!


세 여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보면,


공수환 : 어머니! 제가 총장추천위원회 심사를 통과했어요!!


아무도 축하해 주지 않고 썰렁한 세 여자의 반응.


노점순 : (심드렁하게) 난 또 뭐라고.. 잘했네 그래.

공수환 : (머쓱..)

신봉향 : (담담히) 축하드려요.

공수환 : 다 당신 덕분이에요! (신봉향 손 덥석 잡고) 이제 이사장 승인만 남았는데,

            당신이 이사장 사모님 한번 만나주지 않을래요? 기태 병원에서 레이저 시술이라도 좀 받게 해드리고..

노점순 : (내 아들놈이지만 정말 밉다!) 에휴우우.....!!! (숟가락 탁 놓고 가버리고)

공미정 : (덩달아 숟가락 놓고 노점순 따라 방으로 쌩 가버리고)

신봉향 : (공수환 손 가만히 뿌리치고 일어난다)

공수환 : (끙.. 외롭다..)



S#24. 공기태 성형외과 원장실 D


시술실 의자에서 만족스러운 얼굴로 거울 보는 사모1.


사모1 : 검버섯이 올라와서 속상했는데 덕분에 깨끗해졌네! 고마워요!

기태 : (형식적인 미소)

사모1 : (일어나서 원장실 쪽으로) 신여사님은 얼마나 좋으실까.

신봉향 : (원장실 쪽에 앉아있다가 일어나 겸손의 미소 지어보이고는) 사모님, 그럼 식사하러 가시죠. 기태 너도 같이 가자.

기태 : (건조하게) 전 됐습니다.

신봉향 : 그래? (툭) 장미네 가게 예약해뒀는데.



S#25. 공씨네 안방 / 퓨전대포집 (flashback insert) D


신봉향 : (핸드폰 들고 시험하듯) 중요한 손님인데 믿고 맡겨도 되겠니?

장미 : (핸드폰 들고 자신만만) 네! 오세요 어머니!!

신봉향 : 말했다시피 내 입맛에 맞추려면 상당한 각오가 필요할 텐데?

장미 : 준비 단단히 하고 기다리겠습니다!



S#26. 공기태 성형외과 원장실 D


기태 : 어머니...!

사모1 : 장미라면.. 와인모임에 참석했던 예비며느님?

기태 : (멈칫..)

신봉향 : 네, 그 아이가 최근을 개업을 했거든요.

사모1 : 참 맘에 드는 아가씨였는데.. 잘 됐네요, 한 번 보고 싶었는데!

기태 : 아 저...!

신봉향 : 가시죠. (사모1 모시고 나가고)


당황한 기태, 얼른 장미에게 전화 걸고.


기태 : (핸드폰 들고) 어머니가 그리로 가신대! 너 알고 있어?

장미E : 당연히 알지. 내가 예약전화 받았는데.

기태 : (기막혀) 아니 어쩌려고! 왜 그랬어!



S#27. 퓨전대포집 / 성형외과 원장실 D


장미 : (핸드폰 들고 태연하게) 왜긴? 장사하는 사람이 장사 좀 하겠다는데?

기태 : 어머니가 거길 무슨 의도로 왜 가시는데!

장미 : 글쎄? 날 자랑하고 싶으신가 보지?

기태 : (허!) 뭐?

장미 : (생글거리며) 왜? 넌 혹시 내가 창피해? 술 팔아서 창피한 거야?

기태 : (끙..) 됐고.. 너 정말 괜찮겠어?

장미 : 나도 나 혼자였으면 이렇게 자신만만 못 했지. 근데 나한테 든든한 드림팀이 있잖아!

기태 : ...?



S#28. 퓨전대포집 D


안으로 들어서는 기태 신봉향 사모1.

백화점 명품매장에서 익힌 세련된 매너로 응대하는 현희,


현희 : 어서 오십시오!


사모1 기분 좋은 얼굴로 안으로 들어서면 오픈키친에서 화르르 불길이 솟구친다.

열정적으로 요리하며 신봉향 일행을 향해 꾸벅 인사하는 여름.

사모1 만족스럽게 가게 안을 둘러보고, 신봉향 평가하듯 매의 눈으로 살피고,

기태 괜히 자기가 더 긴장되는 얼굴..

그 앞으로 다가서는 장미, 깔끔하고 당당한 모습.


장미 : 안녕하십니까! 어서 오세요!

사모1 : 오랜만이에요 주장미씨!

장미 : (자리로 안내하며) 이쪽으로 앉으시죠.


신봉향 기태 사모1 테이블에 앉고 장미 그 옆에 반듯한 자세로 서면.


사모1 : 결혼 소식이 없어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멋진 가게를 차렸네..

장미 : (짐짓 미소로 받으며) 다 사모님 덕분입니다.

사모1 : 내 덕분?

장미 : 사실은 저기 있는 주방장이 콰트로치즈 김치전을 개발했거든요.

         처음으로 시식해주시고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셔서 용기를 얻었습니다.

사모1 : (기분 좋은) 어머나, 그랬어요? 저 청년이?

신봉향 : (여름을 보면)

여름 : (오픈키친 쪽에서 열정적으로 요리에 열중하는 모습)

사모1 : 그럼 어디 오늘도 맛을 한번 볼까요?


현희가 물과 메뉴를 정중히 가져다주고, 심혈을 기울여 정성껏 요리하는 여름,

장미가 정중히 서빙해주는 음식들을 차례로 맛보는 사모1.


사모1 : 음~ 맛있어!


테이블 위에 놓이는 또 다른 음식.


사모1 : 음~ 맛있어!


또 다른 음식.


사모1 : 음~ 맛있어!


마지막으로 콰트로치즈 김치전 테이블에 올려지고.


사모1 : 음~ (하더니 멈칫) 그 때 그 맛이 아니네?

장미 : (옆에 반듯하게 서서) 네, 그 때 그 맛을 내기는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사모1 : ?

장미 : 사실은 그 때 들어갔던 김치가 어머님 김치였거든요.

신봉향 : (멈칫) 내 김치...?

장미 : 네. 다 어머님 김치에서 시작된 거였어요.

신봉향 : ......!

장미 : (빙긋 웃고) 저희에게 특별한 영감과 용기를 주신 두 분을 모시게 돼서 정말 기쁘고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하면)

사모1 : (미소) 주장미씨는 참 기분 좋은 에너지가 있는 사람이에요.

신봉향 : (짐짓 겸손하게 미소) 과찬이십니다..

기태 : (장미 칭찬에 어깨 으쓱해지고)

신봉향 : 괜찮으시면 가볍게 술도 한 잔 하시죠. 막걸리 맛도 제법 괜찮더라구요.

사모1 : 좋죠!

신봉향 : 장미?

장미 : 네! 금방 가져다드리겠습니다!

기태 : (신봉향 몰래 슬쩍 엄지 척 내밀어주고)

장미 : (헤..)



S#29. 퓨전대포집 밖 D


팔짱 끼고 걸어오는 공수환과 정씨.


정씨 : 여기가 요즘 뜨는 맛집이래요.

공수환 : (걸어오다가 간판을 보고 멈칫)


“달려라 酒장미”


공수환 : (설마 주장미가 그 주장미...?) 아니겠지...?

정씨 : 빨리 들어가요.. (공수환 끌고 들어가면)



S#30. 퓨전대포집 D


팔짱낀 채 안으로 들어오는 공수환과 정씨,


신봉향 : (먼저 공수환을 알아보고 멈칫...!!)

공수환 : (신봉향 일행을 보고 헉!!! 얼른 팔짱 풀고 돌아나가려는데)

사모1 : 어머나! 공교수님 아니세요?

공수환 : (움찔!!!)

신봉향 : !

기태 : !

정씨 : !

사모1 : 여긴 어떻게..?

공수환 : (완전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며) 아 네, 아들녀석이 전화를 했더라구요..같이 자리 하자고..

기태 : (정씨와 나란히 서있는 공수환을 보며.. 싸늘하게) 전 그런 적 없는데요.

공수환 : (움찔!)

사모1 : ...? (보더니) 일행이 있으시네요...?

정씨 : (당황)

공수환 : 아,, 제 막내 동생입니다. 막내야 인사드려라.. 이사장님 사모님..

정씨 : (머쓱한 얼굴로 꾸벅)

공수환 : 막내가 이 집이 요즘 뜨는 맛집이라고 가보자 그래서.. 하하..

사모1 : (갸웃) 그게 무슨.. 예비며느님이 차린 가겐데..

공수환 : (움찔!)


주방에서 막걸리 동이를 들고 오던 장미, 공수환을 빤히 본다.


공수환 : (젠장! 그 주장미가 그 주장미 맞았구나...!)

사모1 : 며느님 가게라는 걸 모르셨어요...?

공수환 : (울고 싶은 얼굴) 그게 아니라 우리 며느리가 너무 대견해서..

            언제 이렇게 훌륭하게 사업을 일으켰는지 니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하하하..!

신봉향 : ...

기태 : ...

사모1 : 아 네.. (슬쩍 굳어지는 얼굴.. 시험하듯) 그럼 같이 앉으시죠.

공수환 : (움찔!!!) 네...? 좀 불편하지 않을지..

사모1 : (꿰뚫어보는 눈빛으로) 왜 불편하죠? 동생분이시라면서, 가족이라면서요.

공수환 : (어떻게든 모면해 보려고) 아 네, 그럼 그럴까요...?

            (뻔뻔하게 신봉향 옆으로 와 앉고 정씨에게) 막내 뭐하니? 너도 이리 오렴?

정씨 : (얼굴 빨개져서 그 자리에 얼어붙어있고)


괴로운 얼굴로 돌처럼 굳어 앉아있는 신봉향과 기태..

뻔뻔한 얼굴로 어색하게 웃고 있는 공수환을 쳐다보는 장미, 부글부글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얼굴.


장미E : 안 돼.. 어머니가 보고 계셔...! 지금까지 겨우 잘해왔는데...!! 다시는 진상 안 부리려고 했는데...!!!


그러다 결국 인내심의 한계. 막걸리 들고 공수환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장미.

공포에 질린 얼굴의 신봉향, 안 돼...!!! 눈 커다랗게 뜨는 기태, 안 돼...!!!

장미, 막걸리 공수환에게 쫙!!!!!! 뿌려버린다.


공수환 : !!!!!!!!!!!!

일동 : (헉...!!!)

장미 : (통쾌하게 푸하하!) 어머나 죄송해요 아버님! 손이 미끄러져서.. (푸하하!) (*막걸리 뿌린 건 장미 상상이었다.)


막걸리 동이 들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서있는 장미. 좋아! 저질러 버리자!!

공수환에게 막걸리 끼얹으려 성큼성큼 걸어가는데

신봉향 테이블 위에 있던 물병을 툭 쳐서 넘어뜨리고 공수환의 바지 흠뻑 젖는다.


공수환 : !!!

장미 : (멈칫...!)

기태 : ...!

공수환 : 아 이런...!

사모1 : 어머나.. 괜찮으세요?

신봉향 : 아가씨?

정씨 : (멍-)

신봉향 : (정씨 똑바로 보며) 아가씨!!

정씨 : (퍼뜩, 보면)

신봉향 : 이 사람 좀 데려가줄래요? 옷을 좀 갈아입어야겠는데.

정씨 : 아.. 네..

기태 : ......


바지 흠뻑 젖은 채 멘붕에 빠진 공수환을 데리고 나가는 정씨.

장미, 막걸리 동이 든 채 신봉향을 보면 신봉향, 내가 너의 진상짓을 막아줬다.. 하는 느낌으로 짧게 시선 주는.



S#31. 퓨전대포집 밖 D


혼비백산 도망치듯 밖으로 나오는 공수환과 정씨.


정씨 : (울상) 오빠..

공수환 : (얼굴 벌게져 성큼성큼 걸어간다)



S#32. 퓨전대포집 D


사모1 : 백화점에서 다투셨다는.. 그 분 맞죠?

신봉향 : (멈칫, 보면)

사모1 : 안 그래도 그 소문을 듣고 신여사님께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고 했는데..

          공교수님께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과연 있는 건지..

신봉향 : ...

사모1 : (조용히 대답을 기다리면)

신봉향 : (차분하게) 제 잘못입니다.

기태 : (멈칫)

신봉향 : 사모님도 아시다시피 제가 사람을 좀 힘들게 하는 타입이잖아요.

            완벽하게 케어 한다는 명목 하에 가족들을 내 손 안에 통제하려 들고.. 조금의 실수나 허점도 용납 못 하고..

            지나치게 숨통을 조였죠.. 공교수도 얘기할 곳이 필요했을 겁니다..

장미 : ...

신봉향 : 막내 시누이가 저랑은 다르게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재주가 있거든요..

            그래서 공교수가 제 흉을 좀 봤고, 시누이는 오빠 편을 들었고.. 제가 부덕해 시누이를 감싸 안지 못하고

            머리채를 잡고 말았습니다. (짐짓 씁쓸한 미소로) 얘기가 그렇게 된 겁니다, 사모님..

사모1 : (짠하게 보고)

신봉향 : (담담한 얼굴)

사모1 :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속아드려야죠. 공교수님이 아니라 신여사님을 봐서..

신봉향 : ...

장미 : (몇 발자국 떨어져 서있는, 신봉향이 안쓰럽고)

기태 : (울컥 화가 치미는 얼굴에서)



S#33. 공씨네 거실 N


앞서 안으로 들어오는 신봉향,


노점순 : 에미 왔니? 장미 가게는.. (하는데)

신봉향 : 저 좀 쉴게요. (굳은 얼굴로 안방으로 들어가고)

노점순 : 어 그래..


신봉향 뒤를 이어 안으로 들어오는 기태.


노점순 : (반기는) 기태도 왔구나?

기태 : (꾸벅 인사하고, 신봉향을 따라 안방으로 들어간다)

노점순 : (두 사람의 심상치 않은 기색에) ?



S#34. 공씨네 안방 N


신봉향 : (힘없이 털썩 앉고)

기태 : (안으로 들어와) 저랑 얘기 좀 해요.

신봉향 : 피곤하다..

기태 : 그렇게까지 해서 대체 뭘 지키고 싶으신 거예요?

신봉향 :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그만 돌아가.

기태 : 네! 아무 말도 하기 싫고! 아무 말도 듣기 싫으시겠죠! 그러려고 그렇게 사시는 거니까!!

신봉향 : (보면)

기태 : 완벽한 며느리! 완벽한 아내! 완벽한 어머니!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시는 거,

         남들한테 아무 소리 안 들으려고 그러시는 거잖아요.

         내가 이 만큼 했으니 니들도 나에 대해 입 닫아라! 함부로 떠들지 마라!!

신봉향 : ...

기태 : (울컥 눈가 붉어져서) 어머닌 그게 멋있는 줄 아시죠?

신봉향 : ...

기태 : 그거 그냥 오기예요.. 귀 닫고 입 다물고.. 혼자 오기 부리시는 거예요..

신봉향 : ...


문밖에서 듣고 있던 노점순, 안으로 들어오며.


노점순 : 기태야! 그만해라!

기태 : (돌아서서 나가고)

신봉향 : ......

노점순 : (마음이 아파서 신봉향 보다가 조용히 문 닫고 나간다)

신봉향 : (툭 떨어지는 눈물..)



S#35. 노점순 방 N


노점순, 깊은 생각에 잠겨 무거운 표정..

공미정, 엎드려 잡지 보다가 벌떡 일어나며.


공미정 : 어머! 엄마! 우리 기태가 잡지 인터뷰를 다 했네? (잡지 보여주고)

노점순 : 기태가? (들여다보면)


flashback insert> 14부 인터뷰

에디터 : 이 집에 남다른 애착이 있으시다면서요.

기태 : 어릴 때 이 집에서 며칠 혼자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참 따뜻하고 행복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른이 된 뒤에도 이 집에 혼자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더라구요.


현재>

노점순 멈칫.. 뭔가 생각하더니.


노점순 : 차대라.

공미정 : 갑자기 어디 가시게?

노점순 : 기태한테 좀 가봐야겠다.

공미정 : ??



S#36. 기태 집 거실 N


노점순 :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잡지책)

기태 : (멈칫) 보셨어요...?

노점순 : 그래. 봤다.

기태 : (머쓱) 안 보시길 바랬는데..

노점순 : (조용히) 이 집에 너 혼자 있었던 걸로 기억하니?

기태 : 네? (보고) 네..

노점순 : 그때 너 혼자 있지 않았는데..

기태 : ...?

노점순 : 옆에 누가 있었는지 정말 기억 안 나니...?

기태 : 무슨 말씀이세요...?



S#37. 기태 집 침실 (과거) N


초등학생 어린 기태가 침대에 혼자 누워있다. (5부 연결)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평온한 얼굴로 살며시 잠드는 모습. 그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젊은 신봉향...!


노점순E : 그 때가.. 에미가 니 아버지 외도를 처음 알았을 때다.. 이혼하겠다고.. 널 데리고 집을 나갔었는데..



S#38. 기태 집 거실 (과거) N


노점순, 어린 기태의 손목을 붙잡아 끌고 데려가려고 하고.


신봉향 : 어머니...!

노점순 : (엄하게 노려보는 시선)

노점순E : 내가 널 볼모로 잡았다.. 우리 집안 삼대독자 종손은 줄 수 없다고..

어린기태 : (노점순에게 손목 붙잡힌 채 울먹) 엄마...!



S#39. 기태 집 거실 (현재) N


기태 : (세게 얻어맞은 얼굴) 저 때문이었네요...

노점순 : 뭐.. 흔한 신파 아니겠니.. 자식 때문에 사는 사람들 어디 한둘이겠어?

기태 : ......

노점순 : 자책하라고 해주는 말 아니다. 니 기억 속 가장 행복한 순간에.. 너 혼자가 아니라 엄마와 함께였다고..

            그 얘길 해주고 싶어서..

기태 : 그런데 왜 제 기억엔.. 혼자 있었다고..

노점순 : 그 어린 나이에 이 집에서 혼자 무슨 수로 편안하게 지냈겠어? 누군가 니 옆에 있었던 거지. 그게 누구겠니?

기태 : ...!

노점순 : 니가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니 옆에 있는 거.. 눈에 안 보이는 공기 같은 거.. 그게 바로 엄마라는 존재다..

기태 : ......!



S#40. 공씨네 거실 N


어둑한 거실 창가에 서서 생각에 잠겨있는 신봉향. 딩동! 초인종 소리.


신봉향 : (이 시간에 누구지?)


문 열어주면, 양손에 안주와 막걸리 묵직하게 싸들고 들어오는 장미.


장미 : (해맑게 헤) 어머니랑 한 잔 하고 싶어서요. 술 땡기실 것 같아서.

신봉향 : (그 뻔뻔함에 그만 허.. 웃어버리고)



S#41. 공씨네 주방 N


단둘이 마주 앉아 술 마시는 신봉향과 장미.


장미 : 어머닌 아버님을 아직도 나름 사랑하시나 봐요..

신봉향 : (말도 안 된다는 얼굴로 픽 웃고) 사랑...?

장미 : 그래도 끝까지 결혼을 지키시는 걸 보면..

신봉향 : (자조적으로 툭) 가진 게 그것밖에 없으니 그렇지..

장미 : ...?

신봉향 : 가족의 행복이 내 행복이고.. 가족의 인생이 내 인생이었으니까.. 그걸 부정해버리면..

            내 지난 인생이 통째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데.. 아무것도 안 남으면.. 너무 허망하잖니...


두 여자 조용히 건배하고 술 마시고.


장미 : 저도 가진 게 기태씨밖에 없어요 어머니..

신봉향 : (보면)

장미 : 그래서 저한테 일이 필요했던 거예요.. 공기태한테만 기대다가 오히려 공기태 놓칠까봐서요..

         나는 널 이만큼 쳐다보는데 왜 너는 나만큼 날 봐주지 않는지 마음 졸이고 섭섭해 하고 그런 걸로 괴롭히지 않으려고..

         공기태 두고두고.. 오래오래 보려고..


또 건배하고 술 마시고.


신봉향 : 근데 너 나한테 왜 이러니?

장미 : 네?

신봉향 : 왜 필요이상으로 날 이해하려고 들고.. 나한테 이해받고 싶어하지..?

장미 : 어머니하고 저는.. 한 남자를 사랑하잖아요..

신봉향 : ......


장미, 또 건배하려고 잔을 내미는데.


신봉향 : (잔 툭 내려놓고) 그만 가라. 많이 마셨다.

장미 : 아 네.. (뻘쭘 머쓱 잔 내려놓고 일어나는데)

신봉향 : 키로당 만5천원.

장미 : (멈칫) 네?

신봉향 : 김치말이다.

장미 : (웃음 씩 번지더니) 에이!! 어머니!! 키로에 만5천원이 말이 돼요?? 제가 배추김치 원가를 아는데!

신봉향 : 내 김치는 재료부터 일반적인 김치와 차원이 다르거든.

장미 : 5천원!

신봉향 : (어림없는) 역시 넌 날 쉽게 봤어. (일어나 가버리려는데)

장미 : (매달리며) 7천원이요!

신봉향 : (뿌리치고)

장미 : (매달리며) 8천원 8천원!!


티격대는 두 여자의 모습에서..



S#42. 거리 N


장미 : (발걸음 가볍게 걸어오며 핸드폰 들고) 현희야!! 김치 해결했어!! 키로당 8890원에 계약 체결했다!!



S#43. 퓨전대포집 N


현희 : (전화 끊고) 이 언니 완전 바가지 썼는데? 왜 이렇게 비싸?

훈동 : (현희 데리러 온) 기태네 어머니 우리 엄마보다 더 독하다니까?

여름 : (피식)



S#44. 기태 집 거실 / 공씨네 안방 N


소파에 멍한 얼굴로 앉아있는 기태.


기태 : ......


핸드폰 만지작거리며 망설이다가 신봉향에게 전화 건다.


신봉향 : (공씨네 쪽 화면, 전화 받는) 여보세요.

기태 : 뭐하고 계셨어요?

신봉향 : 술 한 잔 했다..

기태 : ...

신봉향 : 장미하고..

기태 : (멈칫) 네...?

신봉향 : 그 아이.. 알고 보니 나랑 같은 병에 걸렸더구나..

기태 : 무슨 말씀이세요...?

신봉향 : 남에게 인정받으려고 목숨 거는 병 말이다..

기태 : (픽 웃고) 그러게요.. 저도 처음엔 장미가 어머니랑 정반대라 끌렸는데.. 갈수록 신여사님 판박이라 큰일 났어요..

         방식은 좀 다르지만.. 둘 다 만만찮은 간섭쟁이에.. 사람 가만 못 두고 집요하게 괴롭히고..

         (말하면서 서서히 눈에 차오르는 눈물)

신봉향 : (조용히 웃고..)

기태 : 어머니..

신봉향 : 말해라.

기태 : (눈물이 터져 나와 말 잇지 못하고)

신봉향 : ...

기태 : (조용히 눈물만 뚝뚝 흘리고)

신봉향 : ...... (말없이 들어주고 있는 모습에서)



S#45. 기태 집 거실 N


안으로 들어오는 장미, 주방과 거실에 켜져 있는 불 스위치 탁.. 내린다.



S#46. 기태 집 침실 N


혼자 누워있는 기태 옆으로 살며시 들어와 눕는 장미. 옆으로 돌아 누워있는 기태의 등에 찰싹 달라붙어 위로하듯 끌어안는다.


장미 : 어머니가 드디어 나 인정해주셨다? 며느리는 아니고 사업 파트너지만..

기태 : (조용히 듣고) ...

장미 : 실은 우리 엄마도 나 인정 안 해주는데.. 술파는 거 질색하는데..

         어머니 같은 분이, 그렇게 까칠하고 완고하신 양반이 날 인정해주셨어. 완전 기뻐...!!



insert> 신봉향이 어린 기태 옆에 있었던 모습과 겹쳐지며..

기태 옆에 있어주는 장미의 모습. 그런 장미가 너무 고맙고 감동스러운 기태..


장미Na : 누군가와 온전히 함께 있으려면.. 한 사람이 걸어온 지난날과 그가 맺어온 관계들까지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S#47. 장미 집 밖 D


우편함에 들어있는 엽서 두 장.


나소녀 : (꺼내 보면)

주경표E : 밥은 먹었어?

나소녀 : (픽..)

주경표E : 아픈 데는 없고?

나소녀 : ......!


그 짤막한 글귀가 갑자기 가슴을 쿡 찌른다.


나소녀 : (눈물 핑 돌며) 인간아.. 진작 좀 이렇게 물어봐 주지.. 이 나쁜 놈아...!!



S#48. 국밥집 D


주경표 국밥 먹다 말고 재채기 에취!!!!!!! 누가 내 욕하나? 머쓱한 얼굴로 수저 내려놓고 밥풀 튄 거 수습하고.


주경표 : 여편네.. 답장 한 장 없고... (한숨)



S#49. 봉 위켄드/성형외과 밖 D


잘 차려입은 수트 차림으로 병원에서 나오는 기태, 손에는 장미꽃다발 들려있다.


훈동 : (봉 위켄드에서 나오다가 움찔!!!) 공기태! 너 그거 뭐야?

기태 : 장미.

훈동 : (심상치 않게 보며) 그거 들고 어디 가는 거야??

기태 : 장미네.

훈동 : (역시!!) 결국 너마저 인생의 무덤으로 몸을 던지는 거야....???

기태 : (픽 웃고) 내 귓가에서 종소리가 들렸거든. 후광도 보였고. (가면)

훈동 : (피식) 그래! 짜식 멋지다! 파이팅이다!



S#50. 장미 집 거실 D


정중하게 장미꽃 다발을 내미는 기태. 그 앞에 얼떨떨한 얼굴로 서있는 여자.. 장미가 아니라 나소녀다.


나소녀 : 아니.. 지금.. 뭐하는..

기태 : 사과드리려고 왔습니다.

나소녀 : 사과...? (기막혀 허!) 이제 와서 무슨 사과? 다 끝난 일을!

기태 : 사실은.. 안 끝났습니다.

나소녀 : 뭐...?

기태 : 저 장미 만나고 있습니다.

나소녀 : 뭐야...??

기태 : 어머님께 정식으로 사과드리고.. 저희 관계 인정받고 싶습니다.

나소녀 : (멀뚱멀뚱 본다)

기태 : (나소녀 손에 장미꽃 들려주면)

나소녀 : (장미꽃 들고 빤히 본다)

기태 : (씩 강아지처럼 애교 미소)

나소녀 : (갑자기 꽃다발로 기태 마구 때리며) 장난해? 장난해? 지금 장난하냐고!!!

기태 : (당황해서 팔로 얼굴 막으며) 아니, 저기, 잠깐만요.. 어머님...??


난리통에 그 옆에 놓여있던 나소녀 핸드백 넘어지면서 물건들 쏟아진다.

기태 가슴팍에 장미꽃 다발 퍽! 던지는 나소녀.


나소녀 : 나가!!!!!!


너덜너덜해진 채 바닥에 떨어진 장미꽃다발.

그 꽃다발 주워들 것처럼 허리를 숙이는 기태, 나소녀 핸드백에서 쏟아져 나온 물건들 중에 종이 한 장을 집어 든다.

유방암 진단서....! (강한병원)


기태 : ......!!!

나소녀 : (당황해서 확 뺏으면)

기태 : 장미도.. 알고 있습니까...?



S#51. 퓨전대포집 D


김치통 활짝 열어젖히고 김치 맛보는 장미.


장미 : 와 죽인다!! 현희야! 한여름! 이리 와서 먹어 봐!! 어머님 김치야!!!


아무것도 모른 채 해맑게 웃고 있는 장미 얼굴.

insert> 나소녀를 바라보는 기태 얼굴에서.
























첨부파일 연애 말고 결혼 15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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