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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0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7.11|조회수3,181 목록 댓글 0

[비밀의 숲] 06











1. 서부지검/시목의 검사실 - 밤


은수 : 박무성, 제가 만났어요. 죽기 전날 밤. 나 혼자 한 일이에요. 민원실에서 전화한 것도 저예요.

시목 : ...

은수 : 부탁했어요. 내 아버지 누명 씌운 거 밝혀달라고. 뇌물 같은 건 없었다고.

시목 : ..

은수 : 박무성이 돈을 댔는데 전달한 놈만 잡혔죠, 돈 주인이 누군지 알아냈을 땐 박무성은 이미 빚더미였어요.

시목 : 어차피 잃을 거 없으니까 부탁하면 들어줄 거다?

은수 : 근데 날 비웃었어요, 인간 말종 주제에 날, 말끝마다 여자 검사가 여자 검사가 하면서!

         (분한 눈물 솟구치는) 내가 얼마나 별렀는데, 우리 집에 나밖에 없는데 그 새끼가 날..비웃었어..

시목 : ...

은수 : (갑자기 달겨들 듯) 나 아녜요! 선배가 왜 갑자기 아빨 찾아갔는지, 왜 남자친굴 묻고 경찰한테 내 얘길 했는지 아는데!

         난 안 죽였어요! 내가 왜 박무성을 죽여요, 우리 아빠가 결백하단 걸 받아내야지?

시목 : 살아서 도움이 안 된다면 죽여야 이슈가 되니까. 지금처럼.

은수 : 이슈 되라고 사람을 죽여요?

시목 : 그럼 왜 엿들었어?

은수 : !

시목 : 용산서에서 왔을 때, 너지.


Insert> - 5회 S#59. 시목의 집무실에서 창준과 시목이 설전을 벌이는 그때, 밖(검사실) 상황.

은수, 집무실 문에 기대 몰래 엿듣고 있는데,


김경사 : (검사실 안으로 들어온다) 검사님 계십니까?

은수 : (깜짝 놀라 튀어나간다)

김경사 : 뭐야?..


은수 : !... .. 검사님이야말로 다 알면서 왜 숨겨요?

시목 : 내가 뭘 다 아는데.

은수 : 차장이 범인이잖아요! 박무성한테 협박당했다면서요. 그렇게 동기가 강력한데 왜 날 떠봐요?

시목 : 넌 무시당했잖아, 거절당했고, 그 동기는 약한가? 넌 박무성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야.

         어차피 나한테 들킨 거, 고백을 가장해서 자연스럽게 차장으로 몰아가자, 그런 생각이었어?

은수 : 내가 범인이면 여자는요? 알지도 못하는 여자를 내가 왜 찔러요!

시목 : 모른다는 건 네 주장이고, 박무성한테 거절당하고 독이 오른 네 눈에 여자가 걸려들었다면?

         차장이랑 무슨 관곈지 밝혀 달랬더니 나이도 어린 게 단칼에 거절하던가? 그래서 수법을 바꾸기로 했어?

         여자를 이용해서 차장을 벌주자, 경고를 내리자, 그쪽으로?

은수 : 그렇게 악독한 인간인 주제에 제가 약한 척 해버렸네요? 기절한 여자를 이고 지고 매달아까지 놓고는

         (서류 보자기 가리키며) 저까짓 것도 못 들었으니 실망시켜서 죄송하네요!

시목 : 그래 매달아놨어. 온 세상 다 보라고. 차장이 범인이면 왜?

은수 : 그건, (모른다)

시목 : ... (나가는)

은수 : 어딜 가세요?

시목 : 식당.

은수 : 뭐라고요? 어떻게 지금!

시목 : 지금 안 가면 끝나. (사람이 있건 말건 불 끄고 나가는)



2. 동/복도 – 밤


은수 : (얼른 따라 나와) 의심을 지우려고요, 보세요, 지금도 왜라고 하시잖아요.

         (시목이 쳐다보자 자신 없어지는 목소리) 그걸 노리고..

시목 : (그냥 구부정히 간다)

은수 : (스스로도 설득력 없는 걸 안다. 안타까워 발 구른다)



3. 용산서/수사본부 - 밤


장미문양 칼 사진이 커다랗다. 이를 화이트보드에서 떼어내는 손, 여진이다.

응급실 쫓아가느라 못 본 흉기 사진을 들여다본다. 미간에 서는 주름.

그녀 등 뒤에선 김경사가 열변을 토하고 있다.


김경사 : 아니 검사님, 현장서 나온 흉기에서 경찰 지문이 나왔다, 그럼 검찰에선 기다려줍니까?

            용의자가 경찰이란 이유로 걍 냅둬요?

동재 : (고민하는 척 하지만) 말도 안 되죠.

김경사 : 보세요, 근데 왜 우리만 알아서 기어야 돼요? 솔직히 사건 재연하느라 만졌단 게 말이 돼요?

            그걸 믿으라고? 본 사람도 없는데?

여진 : (본 사람 없단 말에 돌아본다)

팀장 : 좋아, 가서 잡아와. 서장님한테 내가 다시 보고할 테니까.

김경사 : 네!

형사들 : (서형사, 박순경을 비롯한 몇이 나가는데)

여진 : (젠장, 하지만) 제가 봤습니다.


일제히 돌아보는 형사들.


여진 : 제가 봤습니다. 박무성씨 집에서 황시목 검사가 사건 재연하는 거.

팀장 : 언제?

여진 : 강진섭이 범인이 아니란 걸 알게 된 날이요. 그때 만졌습니다.

         황검사가 범행을 재연했고 그래서 알게 됐어요. 범인이 박무성 흉내를 내고 블랙박스에 일부러 찍혔단 걸.

김경사 : 정말이에요?

장형사 : 봤으니까 봤다고 하지, 못 믿겠슴 지금 가서 체포해요? 에?

김경사 : (장형사 째려보는)

서형사 : 근데 왜 봤단 얘길 안 했을까, 그 검산?

김경사 : 그날 바로 황검사 찾아갔던 거예요? 그래서 둘이 같이?

여진 : 황검사 찾아간 게 아니라 현장을 다시 찾은 겁니다. 둘이 같이 있던 게 아니라 재수사를 한 거구요.

         (김경사 똑바로 보고) 그때 경사님은 어디 있었습니까?

김경사 : (흘기지만 입 다무는)

동재 : (실망이 짜증으로) 그럼 그렇지, 목격자를 코앞에 두고 이 난리를친 거야? 동료끼리 소통 좀 하지?


팀장과 형사들, 골치 아플 뻔 했다가 은근 안도하는 중에 이 말은 기분 나쁜데,


여진 : 그러게요, 검사님도 동료랑 소통 좀 하시지, 그럼 헛걸음 안 했을 걸.

동재 : (어딜 감히.. 더 볼 것 없어 나가버리는데)

여진 : (잘못한 것도 없이 배신자가 된 이 기분...) 저, 박무성하고 김가영, 룸살롱에서 처음 만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동재 : (수사본부를 막 나서려다 입구에서 돌아본다)

팀장 : 이건 또 뭔 소리야?


팀장은 동재를 등지고 있지만, 여진 눈엔 멈춰선 동재가 보인다.

여진이 쳐다보자 동재, 관심 없는 척 나간다.


여진 : 박무성 아들이요, 군대 간 박경완이. 그 박경완하고 김가영하고 같은 고등학교 1년 선후배에요.

팀장 : 1년? 1년이면 서로 알겠네?

여진 : 하교 시간에 다시 가서 애들한테 둘 사이를 물어봤는데, 박경완의 경우는 졸업한 지 2년이나 되서 아는 애들이 없지만

         김가영은 얼짱으로 유명했답니다. 고3 초에 가출하고 학교는 쭉안 나왔다는데도 기억하는 애들이 많았어요.

팀장 : 그러면, 그러니까 아들 친구를 애비가 룸살롱엘 데려갔다고?

장형사 : 그러고 달마다 4,5백씩 쥐어줘요? 이게 뭔 듣던 중 막장이야?

서형사 : 오 주여, (절레절레)

여진 : 아직 아는 사이였는지 아닌지도 몰라요, 내일 군부대로 가서


갑자기 시끄러운 걸그룹 노래 울린다. 문 밖에서 나는 소리.

여진, 동재가 얼른 핸드폰 끄며 가는 것 얼핏 본다. 아까 나갔는데 문 밖에서 여태껏 얘기 엿들은 모양새다.


팀장 : 어느 부대였지? (서류 찾는) 내일 날 밝는 대로 가.

여진 : 네!



4. 동/복도 – 밤


동재 : 묘하게 돌아가네... (생각에 잠겨 간다)



5. 서부지검/식당 – 밤


시목, 배식 받고 있는데, 떨어진 곳에서 사건科 윤과장과 둘러앉은 3부장, 시목 보는 얼굴이 심각하다.


윤과장 : 설마요. 용산서에서 함 던져본 거겠죠,

3부장 : ... 접때 내사 준비하다 중단한 거 있지. 더 가보자.

윤과장 : 에? 진짜 범인일 수도 있다고 보시는 거예요?

3부장 : (대답 없는)

윤과장 : 혹시 저희 과에서 모르는 게 있나요? 황검사님은 박사장하고 그런.. 교류가 없던 걸로 저흰 파악했는데.

3부장 : 요즘엔 동기 없이 움직이는 놈들 많아.

윤과장 : (뒤를 보며 기침한다)

시목 : (식판 들고 온다. 좀 떨어진 곳에 앉는)

3부장 : 일만 잘 한다고 다가 아냐. 확실히 뭔가 다른 놈이란 건 인정해야 돼.

           낭중지추인지 못돼 처먹은 송아지 뿔인지, 우리가 먼저 알자.

윤과장 : 혹시 이상 성격일 가능성 말씀이세요? 전에 tv에서 떠든 거처럼?

3부장 : ... (시목 보면)


밥을 단숨에 국에 마는 시목, 멈춘다. 문자 확인하는 듯. 수저 놓고 클릭하는데,

cut to. 시목, 대용량 파일을 다운로드받고 있다. 그런데 용량 부족하다는 메시지.

시목, 빨리 먹고 갈 생각에 크게 한 술 뜨지만... 수저 놓는다.

시목, 잠시 식판 보지만 일어난다. 성큼성큼 나가며 3부장 테이블을 스쳐갈 때 목례.


3부장 : (태연히 인사 받는) 뒤져봐. 전문이잖아.

윤과장 : 네.



6. 동/형사부 복도 - 밤


시목, 빠른 걸음으로 오는데, 승강기 열리고 동재가 내린다. 내리려던 동재, 바로 앞에 시목이 있자 순간적으로 주춤한다.

인사하는 시목. 이 짧은 순간에 시목, 동재 콧등에 난 안경 코받침 자국을 본다.

동재는 인사도 안 받고 간다. 뭔가 다른 것에 정신 팔린 눈치.

그가 스칠 때 시목, 숨을 천천히 끝까지 마신다.


시목 : (고개 드는, 마음의 소리) 여자 향수. (약간 거리를 두고 동재 따라간다)


Flashback> - 5회. S#18. 민아 방 화장대에 넘어져 뒹굴던 긴 향수병.

같은 향수인가? 시목도 알 수 없다.

Flashback> - 방금 동재 콧등에 난 안경 코받침 자국.


시목 : (창을 보면 어둡다. 마음의 소리) 선글라스. 밤. 향수. 얼굴을 가리고 만난 여자.


동재와 시목, 각각 제 방으로 들어간다.



7. 동/시목의 집무실 - 밤


노트북에 파일이 다운로드 되고 있다. 98, 99, 100%.

시목, 즉시 재생하면,

<동영상> 2회 S#18. 리조트 복도. 복도 초입에서 안쪽을 항해 찍힌 화면. 움직임 없다.

시목, 화면을 건너뛰면 드디어 나타나는 사람, 먼저 시목 뒤이어 가영이다.

카메라 각도 상 뒤통수부터 보인다. 시목이 먼저 방에 들어가고 가영이 복도 맨 끝 방에 멈추지만 너무 멀어 어둡다.

끝 방 문 열린다. 안에 사람은 안 보인다. 가영이 들어가고 다시 복도만 남는다.

시목, 가영이 들어간 시간 확인하고 몇 십초씩 건너뛰면, 한동안 복도 화면 그대로다가 끝 방에서 가영이 드디어 나온다.


시목 : (멈추고 시간 보는) 13분... (애매하다. 창준 말이 사실일까 아닐까?)


시목, 천장을 보고 생각에 잠기고 화면 속엔 카메라 쪽으로 걸어오는 가영. 점점 확실히 보인다.

성숙한 자태, 요염한 캣워크. 그러다 갑자기 번지는 빨간 미소. 웃고 있다. 혼자?

동영상 속 가영, 멈춘다. 입술이 움직인다.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야 알아챈 시목, 뭐지? 화면 가까이 보는..

... 잠시 후, 의자에 깊숙이 기대는 시목, 뒷목에 손깍지 끼고 모니터 바라본다.


시목 : ..벨. ... ..



8. 한남동 집/1층 거실 – 밤


창준, 이층에서 내려오는데 다이닝 룸에서 달그닥 대는 소리만 들린다.

넘겨보면, 뒷정리 중인 창준妻.


창준 : 아버님 주무셔?

창준妻 : (돌아보지 않고) 거기 가셨어.

창준 : 그새?...


Flashback> - 5회 #67. 한남동 집/다이닝 룸. 밤


창준 : 여자가 나온 형태가 범상치 않습니다.


창준이 여자란 단어를 꺼내자 무의식중에 딸을 보는 윤범. 창준妻를 살피는 그 눈길.


창준 : (마음의 소리) 이미 나와 여자를 연관시키고 있었다 이거지..

창준妻 : 여보.

창준 : (흠칫) 응?

창준妻 : (뒷모습) 당신, 내가 누구 딸 아녔으면 아직도 내 옆에 있어?

창준 : 무슨 소리야 갑자기?

창준妻 : 있냐고.

창준 : (왜...) 떠났지, 예전에.

창준妻 : (다른 반응 없이 낮게 흐응, 소리만 내는)

창준 : 당신이 당신 아버지 딸이 아니었으면 내가 당신 아버지 예전에 떠났다고.

창준妻 : (이번엔 기분 좋은 건지 비웃는 건지, 흐응)

창준 : 물에만 담가 놔. 내일 아줌마 오잖아. (2층으로 가려는데)

창준妻 : 젊고 예쁘다며?

창준 : 뭐가?

창준妻 : 뉴스에서 떠드는 여자. 당신 마음이 많이 안 좋겠어?

창준 : (그대로 정지)


창준, 아내를 쳐다본다. 뒤돌아서 뒷모습만 보이는 창준妻. 대체 저 너머 어떤 얼굴로 한 말일까..



9. 마포대로/여진의 차안 - 밤


여진, 운전 중. 서부지검까지 다 왔는데 길가를 보다 어? 한다.

창 밖 길가에 커다란 배낭에 서류보자기까지 든 시목이 드럭스토어로 들어가고 있다.



10. 드럭스토어 – 밤


한쪽 벽을 전부 차지한 향수 진열대. 민아 화장대에서 본 향수가 있다.

그 향수를 집는 시목, 냄새 맡지만 도로 놓는다. 다른 것도 맡아보는데,

여진, 뒤에 나타난다. 다가오지만 아는 척 않고 쳐다보는..


콜운전사F : 막 날 죽이겠다고 지랄을 하고, 그 미친놈이 범인이에요.


Flashback> - 3회. S#54. 시목에 대한 시사 프로 TV 화면.

남자 : (모자 쓰고 목소리 변조) 선생님 보는 앞에서 반 애 손가락을 분지른적도 있다니까요?

         오죽하면 다들 싸이코라고 했겠어요?


여진, 시목을 다시 본다.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때, 꾸르르륵 소리. 여진, 자기 배 보지만 아니다. 또 소리 난다.

시목 배에서 나는 소리임을 알아채는 여진, 시목 보면, 여진 온 줄 모르는 시목, 충혈된 눈 비빈다. 피곤해 보인다.

찾는 게 없는 시목, 바닥에 내려놓은 무거운 배낭 도로 맨다. 서류 보자기도 드는데,


여진 : (보자기 가져간다)

시목 : (있는 줄 몰랐다가 보는)

여진 : 밥은 먹고 다닙시다.



11. 밥집 – 밤


늦은 시각에도 술국손님으로 시끌시끌하다. 귀퉁이 테이블에서 국밥 먹는 여진과 시목.


여진 : (별 식욕 없다) 밥심이 없으니까 말도 제대로 못했죠?

시목 : (무슨 말인지 아는)

여진 : 효과야 직빵이겠죠, 본인 입으로 하면 변명이지만 내가 다이렉트로 황검사 칼 만진 거 봤소, 해주면 반박도 의심도

         한방에 날릴 테니까. 동료들 다 모인 앞에서 잘못한 것도 없이 배신자가 되는 내 기분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근데 어쩌나? 난 입증해줄 맘 없는데, 대신 국밥은 시켜드리죠, 유치장에서. 용의자 검사님.

시목 : (그릇 채 국물 마시고 내려놓는다. 한 방울도 안 남겼다)

여진 : 강진섭이 알면 지하에서 땅을 치겠네. 이런 유전무죄가 어딨냐고!

시목 : 나도 무전입니다.

여진 : (수저 던지듯 놓는다) 김가영 검사님도 알았어요? 둘이, 그랬어요?!

시목 : (물끄러미 보다... 배낭에서 태블릿 꺼내서 켠다)


주변 보는 시목, 귀퉁이 자리라 남이 볼 위험은 없다. 눈치 채고 옆자리로 오는 여진.

리조트에서 보낸 CCTV 화면 나온다. 빈 복도에 곧 사람이 들어서자 여진, 뚫어져라 보는데,

시목이 앞서고 뒤따르는 가영, 영락없이 호텔로 함께 들어선 남녀의 모습.


여진 : (믿을 수 없어 시목 본다) 둘이 진짜!


그런데, 먼저 방에 들어가는 화면 속 시목. 가영은 계속 간다.

여진, 저도 모르게 안도한다.

끝방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가영. 여진, 문 여는 사람 보려고 화면 가까이 보지만 너무 멀고 어둡다.

건너뛰는 시목, 가영이 방에서 나와 카메라로 오는 부분에서부터 정확히 재생시킨다.

걸음 멈추고 보이지 않는 누군가와 얘기하는 가영.

아니나 다를까, 곧 한 남자가 화면 안에 들어오는데 카메라 밑이라 정수리만 보인다.

가영, 남자를 흘기기도 하고 살짝 때리기도 하고. 남자가 뭐라고 나무란 걸까?

가영, 남자 팔짱을 낀다. 그러자 이에 맞춰 몸을 돌리는 남자, 그 순간 얼굴 일부분이 잠깐 드러나는데,

숨이 콱 막히는 여진. 남자, 용산서장이다.

팔짱 낀 가영과 웃는 눈매의 서장,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여진 : .. ... .. (원래 자리로 간다)

시목 : (담담히 태블릿 넣는)

여진 : 끝 방은,

시목 : 서장님 친구요.


술국 손님 왁자지껄한 식당 한 귀퉁이서 유일하게 말을 잃은 두 사람...



12. 먹자골목 – 밤


늦은 저녁 하는 회사원들로 불 밝힌 골목을 나란히 오는 여진과 시목.


시목 : (구부정히 땅 보며) 경위님이 범인이죠?

여진 : 에에?

시목 : 범인이 나한테 원한이 있어서 뒤집어씌우는 거라면서요.

여진 : 허 정말! 뜨신 밥 잘 먹고 이렇게 뺨을 치나? 그래 내가 무슨 원한을 그렇게 품었답니까?

시목 : 그건 모르겠고 뒤집어씌우려면 내가 칼을 만진 건 알아야 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경위님뿐이네요. 그걸 아는 건.

여진 : ! 그때 우리 말고 거기 또 누가.. (생각하니 좀 섬뜩한) 설마?..

시목 : 강진섭도 안 불렀겠죠? 날 살인자로 몰자는 거면?

여진 : 그럼 혐의를 덮어씌우잔 게 아니라..

시목 : 날 놀리거나 끌어당기고 있거나.

여진 : 왜요? 어디로?

시목 : 닥치고 잡아서 물어봅시다. 나야말로 낯짝을 봐야겠으니까.

여진 : (풋, 웃지만) 넘 깊이 끌려가진 말아요, 어떡해든 빼내기야 하겠지만.

시목 : (여진 쳐다보는)

여진 : 왜요?

시목 : .. 아뇨. (고개 돌리다 돌연 여진 뒤를 넘겨보는)


여진 뒤에 가게 스피커에서 걸그룹 노래가 나오고 있다.


여진 : (따라서 보다) 설마 이 와중에 삼촌팬?

시목 : ..여자한테 전화했을 때 저 소릴 들었어요. 이미 납치된 후였는데, 그땐 몰랐지만.

여진 : (어라?...)


Flashback> - 6회 S#3. 용산서/수사본부. 밤

갑자기 시끄러운 걸그룹 노래 울린다. 문 밖에서 나는 소리.

여진, 동재가 얼른 핸드폰 끄며 가는 것 얼핏 본다.


여진 : 어디서부터요, 그냥 처음부터? 아님 후렴구부터?

시목 : 그게 의미가 있습니까?

여진 : 어디서부터요!

시목 : ... (들었던 음을 허밍으로 읊조리는데)

여진 : 같은 노래 맞나?

시목 : (입 다무는)

여진 : ...아까 리조트 끝 방에 있던 남자, 진짜 김가영 주임검사 아녜요?

시목 : 서동재? 아뇨. 왜요?

여진 : (서둘러 가는) 그거 그 사람 벨소리에요. 맨날 보는 사인데 몰랐어요?

시목 : .. 일할 땐 항상 진동이라.

여진 : 이젠 알겠죠.



13. 서부지검/입구 계단. 밤


여진과 시목, 서둘러 계단 오르는데 동재 내려온다.

이것저것 든 시목과 달리 동재 옆에는 그의 방 계장1이 캐리어를 들고 따른다.


동재 : (두 사람이 함께 오자 눈썹 치킨다. 스치며 놀리듯) 둘이 또?

시목 : (목례. 전화 꺼내 동재 번호 누른다)


동재한테서 걸그룹 노래가 울린다. 후렴구에서 바로 시작되는 벨소리,


시목 : (동재가 전화 꺼내려 멈추는 것 보는)


Flashback> -4회. S#45. 가영 집에서 나온 시목이 차 안에서 가영에게 전화했을 때 전화 너머로 들리는 희미한 노래 소리.

(후렴구에서 바로 시작)


동재 : (발신자 확인하더니 시목에게) 황시목 뭐야?

여진 : (낮게) 저기부터?

시목 : (낮게) 저기부터.


동재 쳐다보는 시목과 여진.



14. 가상의 공간 – 시목의 상상


낮인지 밤인지,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어두운 실내.

형광색 케이스 씌운 가영 전화가 울린다. 그 옆엔 전자충격기가 놓였다.

발신자 이름 없이 번호만 뜬 전화 집는 손. 잠시 번호 보다 통화 누르고 귀에 대는 이, 동재다.

그의 뒤로 희끄무레 보이는 저것은 손발을 묶인 김가영인가?

동재, 대답 않고 가만히 귀에 대고만 있는데, 갑자기 동재 본인 전화가 울린다.

동재, 즉시 가영 전화부터 끈다.



15. 서부지검/계단 – 밤 (현실)


시목 : (동재를 뚫어져라 보는데)

동재 : 뭐야? 둘이 뭐하자는 거야?

여진 : 잘못 눌렀어요?

시목 : (전화 보는) 그랬네요. 죄송합니다.

동재 : (별... 꼬나보다 간다)


계장1, 차 뒷좌석에 캐리어 실어주고, 동재는 차에 오른다.


여진 : (캐리어에 꽂히는 시선) 저 안에 들었으면?? (바로 달리지만 동재 차는 떠나고)

         아씨! 놓고 다니진 않을 텐데! 버리면 어쩌지?

시목 : (성큼 간다) 출발점으로 가봅시다.

여진 : ? (더 묻지 않고 얼른 가는)



16. △△룸살롱/입구 - 밤


시목과 여진, 유리문 밀고 들어온다.


마담 : 어서 오세요. 어머, 커플이 오셨네?

시목 : (순간 숨 들이쉬는)

마담 : 일행 있으세요? 아니면

시목 : 향수. 서동재 검사한테서 진동을 한 게 아가씨 향수였군요. 만난 지 불과 두세 시간.

         그제 만나고 왜 또 만났습니까, 권민아 집 알려준 걸 비밀로 하자고?


하릴없어 하던 종업원 아가씨들, 대번에 뭐야? 하는 얼굴로 마담을 주시한다.

여진, 이들 반응을 눈치 챈다.


마담 : (역시 종업원들 의식하고) 만나긴 누굴요? 아녜요!

여진 : .. 이거 그 향수 아닌데? 완전 딴 건데요?

시목 : (보는)

여진 : 룸 있죠? (마담 스쳐 안으로 들어가며, 귓가에 낮게) 들어와요.

마담 : !... (별 일 아닌 척) 기본이시죠?


여진과 시목, 가게 안쪽으로 들어간다.



17. 동/룸 - 밤


시목과 여진, 룸에 들어와 앉는다. 마담, 곧 기본 술을 가지고 들어온다.


시목 : 진술에선 권민아씨 거주지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왜 거짓말했죠?

마담 : 누가 거짓말이래요?

여진 : 검사가 와서 닦달을 해대니 방법 없었겠죠. 잘못 보였다간 무슨 꼬투리를 잡힐지 모르니까.

시목 : 그래서 앞에선 모른다 하고 뒤에선 찔러줬다?

여진 : 아가씨들은 마담이 함부로 지들 집 떠벌리는 영업장에 붙어있을 리 만무하고, 그래서 거짓말했다 쳐도!

시목 : 입이 무거우신가 봅니다. 칼부림이 벌어졌는데도 꼭 다무신 걸 보면.

마담 : 남 장사하는데 와서, (나가려는데)

여진 : (막는) 그렇게 처참한 형태로 발견됐는데 같은 여자면서, 같이 고생하는 처지면서 나 살잔 궁리만 나던가요?

시목 : 낯선 남자한테 집을 알려줬더니 온 몸에 칼을 맞고 남에 집 화장실에 버려졌는데 본인한테 돌아올 피해만 걱정됐습니까.

마담 : 아녜요! 알려준 건 사실이지만, 놓치고 와선 하도 지랄을 떨길래 몰래 찔러주긴 했지만 그치만 그 검사가 그런 거 아녜요.

시목 : 어떻게 압니까.

마담 : 민아 집을 일러줬는데 한두 시간 후에 다시 왔어요, 애가 벌써 튀었다고. 그러고 우리 집에서 술까지 먹고 갔다고요.

여진 : 왜 이래요, 아마추어같이,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 그 말을 믿었다고?

         나중에 문제될 거 뻔하니까 다시 와서 못 찾았네 벌써 튀었네, 판 짜고 있단 생각부터 했을 거 아냐!

마담 : 검사잖아요!

시목 : (보는)

마담 : 검사를 못 믿으면 세상에 누굴 믿어요?

시목 : 믿어야죠. 그래야 권민아가 찔린 게 본인 잘못이 아닌 게 되니까.

마담 : !!

시목 : 주소를 흘린 당사자니까 그 검사가 범인이면 안 되는 거죠.

마담 : 그런 게 아니라

시목 : 여자 집을 알려준 건 몇 시쯤이었습니까. 권민아를 눈앞에서 놓치고 다시 와서 난리쳤다고 했죠, 그러고 바로였나요.

마담 : (눈길 피하는)

시목 : 몇 분도 못 버텼겠죠. 오늘 만나선 무슨 얘길 했죠.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넌 나한테 말 안 했고 난 그 집에 안 갔다,

         누이 좋고 매부 좋기로 했어요?

마담 : .. 만만한 게 우리죠. 다들 누가 찔렀냐만 떠들지 찔린 사람한텐 관심도 없잖아요. 오죽하겠어요, 술집년인데!

         이 바닥 여자들 개 패듯 패는 새끼들은 다 놔두고 이제 와서 나만 썅년을 만드실까?

시목 : 그래서 댁도 때리고 찌르는 쪽에 동참하겠다고요?

마담 : (흘기고 외면하지만 마음 안 좋은..)

여진 : 두려워서 그래요? 서검사가 협박했어요?

마담 : 술 마실 거면 있고 아님 가요! 가뜩이나 칼 맞은 애 집이라고 소문나서 장사도 안 돼 죽겠는데!


시목과 여진, 서로 보다 둘 다 일어난다. 문으로 가 나가기 전,


여진 : 권민아 집, 혼자만 흘린 게 아니라고 하면 위로가 될까요? 콜뛰기도 한몫했어요.

         지 입으로 미친놈이라고 한 남자한테 여자 혼자 사는 델 일러주고도 입 딱 씻었죠. 지 손님 끊길까봐.

마담 : 콜새끼가!

여진 : 그래도 그쪽은 제보라도 했죠. 댁은 뭘 했습니까? (나간다)

마담 : ... (술을 병째 확 들이켠다)



18. 동/입구 홀 - 밤


시목이 먼저 나가고 여진도 나가는데, 시목이 가영을 찾아왔을 때 콜을 불러준 아가씨1이 다른 룸에서 나오다 시목 본다.


아가씨1 : 어? 자주 오네?


막 나가려던 여진만 그 소릴 듣는다. 돌아보는. ..나간다.



19. 동/지하 계단 - 밤


계단 오르는 시목. 밑에서 보는 여진, 그러다 두어 계단 씩 오른다.

여진, 시목 옆을 지나칠 때 시목을 쓱 보고 먼저 올라간다.



20. 유흥가 길 – 밤


여진 : (차로 가며) 여길 찾아낸 것도 서검사고, 여자를 노리고 있었고, 충분히 의심했을 텐데

         왜 나한테도 서검사 얘길 숨겼어요?

시목 : 숨긴 게 아니라 (약간 혼돈이 온) 나도 똑같았나 봅니다.

여진 : 뭐가요?

시목 : 회사 사람들하고요. 서검사는 학연이 전혀 없어요.

여진 : 지금 S대 출신이 아니란 소릴 하는 거예요 서검사가? 그래서요?

시목 : 지금은 차장한테 딱 붙어있지만 부서 내 평가는 좀 뒷전이랄까요.

여진 : 그래서, 여자 사는 델 못 알아낼 거다, 나는 찾아내도 저 사람은 못 한다, 우월감을 가졌다고요?

시목 : 우월감. (남 말 하듯) 나한테도 그런 게 있었나.

여진 : 서검사도 사법시험 통과한 사람인데 쉽게 보지 말았어야죠. 그게 우월감 아님 뭐에요.

시목 : 그러네요. 기껏 있는 감정이란 게, 고작..

여진 : 기껏 있는.. 게 라니까 다른 건 없단 소리처럼 들리네?

시목 : (묵묵)

여진 : ... (손바닥만 한 메모용 수첩에 뭔가 쓱쓱 그리더니 보여준다)

시목 : (보면, 뇌 구조 그림이다) 뇌는 왜 해부했습니까?

여진 : 해부라뇨, 뇌구조요. 검사님 뇌구조. (하나씩 가리키며) 이만큼은 사건 해결의 의지,

         요 작은 점이 우월감, 요 점은 국밥에 대한 사랑.

시목 : 여기는요. (가장 크게 비어있는 공간)

여진 : 다른 마음이요. 잘 안 보여줄 뿐, 있겠죠,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시목 : 글쎄요.

여진 : 외계인이 있다고 믿어요?

시목 : 예.

여진 : 왜요?

시목 : 공간낭비니까.

여진 : 그러니까. (시목 머리 가리키는) 여기도. (그림을 반씩 딱딱 접어 시목 외투 주머니에 쏙 떨어뜨린다) 선물.

시목 : (무표정하게 시선 거두는)


두 사람, 차에 탄다.



21. 여진의 차 안 - 밤


여진 : (운전 중) 가만 있어봐, 이 다음에 서검사 동선은 어떻게 밝혀내나..

시목 : 알리바이가 무의미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진 : 설마 청부업자라도 썼겠어요? 홍콩영화도 아니고.

시목 : 서검사는 인맥이 있어요. 사건을 통해서 알게 된 잡범부터 기업회장까지.

여진 : .. 서검사 말고 또 누군데요?

시목 : (보는)

여진 : 사람들이라고 했잖아요, 알리바이가 무의미한 사람들. 직접 손에 피 안 묻히고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또 있나요?

시목 : 아까 리조트 cctv에서 본 사람이라면 직접 하겠습니까?

여진 : 아 우리 서장님, 거기도 용의자네, (시목 보더니) 여기도.

시목 : (담담히 아무 말 않는)

여진 : (살짝 미안한) 우리끼리도 못 믿게 하고 범죄가 이래서 참 그래요?

시목 : (혼잣말 같은) 우리끼리?

여진 : 예. 왜요?

시목 : ... (아주 실낱같은 미소가 살짝 감돌았다 사라진다)



22. 마포서 옆 골목/차 안 – 밤


마포대로를 달려온 여진의 차, 골목 입구에 시목 내려준다.

간단히 목례한 시목, 무거운 가방과 서류 보자기 들고 골목으로 들어간다.

여진, 수첩 꺼내 페이지 넘기면 메모가 나오는데, 가영을 중심으로 경완, 박무성, 황검사라고 쓰고

가영으로부터 뻗어나온 가지 쳐놓은 메모다.

여진, 새로 ‘서장’ 쓰고 가영과 연결선을 긋는다. 시목이라 쓴 걸 지울까 말까 하다.. 벅벅 지우는.


여진 : (창밖 보면 멀어지는 시목, 구부정하다. 창문 열고) 등 좀 펴고 다니세요!

시목 : (어둠 속으로 작아질 뿐)

여진 : 왜 맨날 저러고 다닌데, 안 어울리게 주눅 든 사람처럼. (고개 거두고 출발)



23. 복도식 아파트/1층 입구 – 밤


은수, 지친 몸 끌고 들어오는데 우편함에 뭔가 있다. 꺼내는데 딱 봐도 청첩장이다.

뜯어보면 신랑 이름에 ‘오현철’ 적혀있고 그 안에 나오는 메모.

‘우리 애 결혼해요, 다신 불러내지 말아요. 양가 인연 여기서 끝냅시다.‘라고 적혔다.

기가 막히고 분하고 속상하고.. 하지만 무엇보다 청첩장을 믿을 수 없는 은수.

’신랑‘ 자리에 인쇄된 이름 석 자를 짚어보는 손끝이 떨린다.



24. 은수의 집/거실 – 밤


은수 : (한참 울고 들어와 부은 눈, 최대한 소리 없이 들어오는데)

은수母 : (안방에서 벌컥 나오는) 아까 지하철역이라더니 왜 인제 와?

은수 : 어, 편의점.. (피곤한 척 눈 비비는)

은수母 : 편의점? 배고프면 와서 먹지 뭘 사먹어?

은수 : 그게 아니라

은수母 : (벌써 주방으로 가는) 고모가 인절미를 줬는데 여간 맛있어.

은수 : 됐다니까?

일재E : 먹어.

은수 : (안방 보면)

일재 : (이불 위에 앉은) 여태 너 뼈만 남았다고 궁시렁댔어, 니 엄마.

은수 : (연민과 원망이 뒤섞여 쳐다보는)

일재 : ?..

은수 : (안방으로 들어간다. 그 뒤로 꼭 닫히는 문)



25. 동/안방 – 밤


은수 : (일재 앞에 털썩 앉자마자) 왜 더 악착같이 못했어요?

일재 : 뭐?

은수 : 이창준이 날 끌어내리려고 꾸민 짓이다, 배후엔 그놈 장인이 있다, 목에서 피가 나게 외쳤어야죠,

         왜 잘못 없다고만 했어요?

일재 : !.. 다 밤중에 웬 옛날 얘기야.

은수 : 왜 감옥까지 가면서도 그놈들을 놔뒀어요?

일재 : 잊어버려.

은수 : 아빠도 못 잊으면서 나더런 잊으래요!

일재 : 쉿! (밖을 본다) .. 정말 이윤범이 배후라고 생각하니?

은수 : 그럼 또 누가 있는데요?

일재 : .. 회사에서 무슨 일 있었어?

은수 : 누군데요!

일재 : 엄마 들어!

은수 : 상관없어요, 아빤 계속 피하세요, 내가 알아낼 거예요. (일어나는데)

일재 : 은수야! (잡는) ...난, 역대 정권하고 가장 사이가 안 좋은 수장이었어.

은수 : !

일재 : 중립인사라고 날 세워놓고 말을 안 들으니까, 이윤범인 공범이야, 앞잡이야.

         은수야,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냐, 그놈들을 부수려면돌보다, 이 세상 뭣보다 더 단단한 물증이 있어야 돼.

은수 : 그런 게 있으면, 이윤범 일가가 부정하다는 증거만 있으면

일재 : 없어, 그런 건 없어! 은수야, 너까지 거기 매달리면 안 돼, 너도 다쳐. 난 이미 옛날 사람이지만 넌 아냐. 제발 예쁘게 살아.


은수母, 접시 갖고 들어오면 일재 입 다물고 은수, 바로 나가버린다.

은수母, 응? 하다 따라 나간다. 일재, 괴롭고 무엇보다 걱정된다.



26. 동/은수 방 – 밤


은수母 : (따라 들어와 접시 놓는. 기색 살핀다) 일이 힘들어?

은수 : 나 잘래.

은수母 : 그 사람이 잘 안 해줘?

은수 : 누구?

은수母 : 그 왜, 너 수석검사였던 사람.

은수 : 엄마 왜 자꾸 그래. 그 사람은 옆에 누가 오는 거 자첼 싫어한다니까.

은수母 : 싫은 사람이 오니까 싫지, 너같이 고운 앨 누가 싫대? 그럴수록 더 외롭고 사람 그리운 법이야.

            니가 좀만 잘 해줘봐, 금방 달라지지.

은수 : (먹먹히 보는)

은수母 : 왜, 넌 싫어?... (대답 없자 실망.. 나간다) 먹어. 놔두면 딱딱해져.


은수, 그대로 주저앉는다. 멍하니 기댄 얼굴에서 흐르는 눈물.

하지만 눈물 다부지게 닦고 가방 속 청첩장을 꺼내 휴지통에 처박으려다 밖을 보는. 버리지 않고 그대로 머리 감싼다.


Insert> - 시목의 검사실. 시목과 창준이 나누는 5화 S#59의 대화 엿듣는 은수.

시목E : (집무실 안에서 들리는) 작년 10월, 박무성은 차장님께 미성년자를 보냈습니다.

은수 : (놀라 입 틀어막는)

시목E : 차장님께서 그토록 찾으시던 여자가 죽음 직전에야. 모두 우연입니까?


은수 : 작년 10월.. (마음의 소리) 어떻게 날짜까지 알지? 얼마나 확실한 걸 쥐고 있길래? 왜 써먹지 않는데!


은수 손안에서 뒤틀리는 청첩장, 은수 손톱이 봉투에 상처를 남긴다.



27. 여진의 집 앞/골목 – 밤


여진 차에서 내린다. 집으로 오는데, 대문 앞에 웬 남자가 서있다.

여진, 누구.. 하는데 돌아보는 머리 짧은 남자, 경완이다.



28. 여진의 옥탑방/마루 – 밤


제대한 손자 경완과 할머니 무성母, 반가워하고 서로 애틋해하고.


무성母 : (연신 만지고 들여다보며) 진짜로 온 거야? 완전히 온 거야?

경완 : 예, 인제 안 가요, 일찍 나왔어요.

무성母 : 아이고 고마우셔라, 이렇게 보내주시고, 감사합니다, 군대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고생했어, 고생했어.

경완 : 어떻게 지내셨어요, 할머니 혼자..

무성母 : (괜찮다 고개 흔들고 손 내젓지만, 떨린다)

경완 : 할머니 인제 내가 있을게. 인제 어디 안 갈게.

무성母 : (아들 죽고 돌아온 손자를 부둥켜안는다. 말로 할 수 없는 이 심정..)

여진 : (화장실에서 나온다. 옷 갈아입은)


감동적인 가족의 재회지만 여진, 경완을 주시하다 TV 켠다.

후암동 보도가 나오는 뉴스 채널에서 멈춘 여진, 경완 반응 살핀다.


기자4E : .. 신원이 밝혀졌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혼수상태입니다.

            먼저 25세의 권모 양으로 알려졌던 피해자는 유흥업소 종사자인 스무 살 김모 양으로 밝혀지면서

경완 : (다소 멍하니 쳐다보는)

기자E : 경찰은 고 박무성씨와의 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무성母 : (본인이 더 괴로울 텐데 경완 귀를 막아주는)

경완 : (할머니 손을 내리는) 저기, 죄송한데 좀 돌려주시면,,

여진 : (끄고 뭔가 물으려는데)

무성母 : (보물 보듯 한없이 손주 바라보고 있는)

여진 : (... 다른 소리) 짐이 하나도 없네요?

경완 : 아 친구네 좀, 어떻게 될지 몰라서 맡겼어요.

여진 : 갈아입을 옷은 있어야죠? 가지러 같이 갑시다.

경완 : 괜찮은데,

여진 : 같이 가요. 어차피 난 또 나가야 되니까 가는 길에 데려다줄게요.

무성母 : 이 시간에 어딜 또? 쉬지도 못하고?

여진 : 그쵸 어머님? 근데 비상이라. 갑시다.

경완 : 지금 가면 올 때 차 끊길 거 같은데..

무성母 : 친구 네가 어딘데?

경완 : 용인이요.

무성母 : 아이고 차도 차지만 남에 집에 너무 늦게 가는 거 아니지. 내일 가. 가서 꼭 고맙다고 하고.

경완 : 네. (여진에게) 제가 내일 갈게요.

여진 : ... (할 수 없이 혼자 나가는) 그럼 쉬세요. (현관에서 신발 꿰는)

무성母 : 눈도 못 붙이고 가서 어쩌나. 겨우 옷만 갈아입었네.

경완 : (쭈뼛, 어색하게 인사)

여진 : (경완 보지만 입 다문다. 나간다)



29. 동/옥상 - 밤


여진 : (나온다. 계단으로 가며 전화 꺼내는데)

경완 : 저기요. (쫓아 나오는)

여진 : (재빨리 전화 넣고 돌아서는) 네?

경완 : 저희 저기, 언제쯤 집에 가도 되나요?

여진 : 그 집으로 가게요?

경완 : 딴 데 갈 데가.. 할머니 집이고요..

여진 : 그렇긴 하죠, 다행히 빨리 상속포기를 하셔서 집을 지키셨어요.

경완 : 제가 하자고 했어요, 그거.

여진 : (너였구나..) 김가영 기억하죠?

경완 : (조금 놀라지만) 에, 에..

여진 : 뉴스에서 말하는 거, 김가영인 거 알았어요?

경완 : 네..

여진 : 어떻게요?

경완 : sns에 사진 올라온 거 본 애들이 김가영 같다고 해서, 첨엔 모르겠더니 애들 톡 온 것도 그렇고, 맞는 거 같더라구요.

여진 : 둘이 친했어요?

경완 : 아뇨 말도 못 해봤는데요? 걔는 딴 학교 남자애들이 보러 올 정도로 유명했고 전,

         ...근데 걔가 왜 할머니 집에서, 어떻게 된 거에요?

여진 : 아직 조사 중이고요, 아 내일 경찰서로 와요.

경완 : 네? 제가 왜요?

여진 : 간단한 참고인 조사에요, 할머니도 받으셨는데? 짐 가지러 간다고 해요, 할머니한텐.

경완 : 에... 감사합니다. 할머니랑 다, 감사합니다.

여진 : 뭘, 들어가요. (계단 내려간다)

경완 : (들어가다 계단 살피더니 핸드폰 꺼내 파일 여는데, 가영 사진 뜬다)


교복 입은 가영이 웃는 모습, 길에서 찍은 사복 사진도 있다.

사진 전부 지우는 경완. 친구들과의 채팅 창도 나가기해서 삭제하는데,

계단 끝에 눈만 나타나는 여진, 경완을 보고 있다. 여진 시점에서 보면 경완 뒷모습이 그냥 핸드폰 들여다보는 것 같다.

다 지운 경완이 집으로 들어가면 여진, 올라온다.

소리 없이 창문으로 와 벽에 몸을 밀착시키고 창을 조심스레 여는데. 조용... 아무 소리 안 난다.

엿듣는 거 눈치 챘나? 안을 들여다보려는 그때,


무성母E :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경완E : 다 먹고 싶지! (급히 바꾸는) 없어요. 별로 뭐.

무성母E : 왜 없어, 말해봐.

경완E : 할머닌 뭐 먹고 싶은데? 내가 제대 기념으로 사줄게... 할머니? 왜 울어, 울지 마..

여진 : .. (조용히 창문 닫는다. 왠지 미안한.. 자리 뜬다)



30. 시목의 집/안방 - 밤


시목, 잠자리에 들 차림으로 화장실에서 씻고 나온다.

침대에 걸쳐놓은 재킷을 붙박이장에 거는데 부스럭. 꺼내보면 여진이 준 그림이다.

그냥 붙박이장 중간에 있는 거울 밑 공간에 종이 놓다가 손 멈추고 다른 생각한다.


창준E : 왜 완전히 끝내지 않았을까.

시목 : ...

동재E : 벌을 내리고 싶었거나 깨어나도 인간 구실 못하도록...

창준E : 너 나 날개 다는 거 막으려고 뒤로 동맹 맺었니?

시목 : 동맹... 누구와..

창준E : 안.죽.였.어.

시목 : ... .. 여자를

창준E : 안.죽.였.어.

시목 : 여자를.

시목 : (마음의 소리) 경고, 벌. 차장을 벌할 수 있는 사람...


시목, 여진이 준 종이 뒤에 이윤범이라 적는다. 이어서 차장, 서동재, 영은수, 영일재, 서장까지 빠르게 적는다.


시목 : (마음의 소리) 박무성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


모두의 이름을 전부 포함하는 커다란 동그라미 친다.


시목 : (마음의 소리) 김가영이 사라지길 원하는 사람.


영일재를 제외한 모두의 이름에 하나씩 동그라미.


시목 : (마음의 소리) 차장에게 벌을 내리고자 할 사람.


이윤범, 서동재, 영은수, 영일재에 다시 동그라미.

시목, 이름들을 바라보는데, 전화 온다. 시목, 발신자 없이 번호만 뜬 전화 본다.


시목 : 네. 안녕하셨습니까. ..예.. 예, 내일 뵙죠.



31. 공원 – 아침


아침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 벤치에 오도카니 앉은 시목. 주변에 관심 없다.

지팡이 짚은 일재가 온다. 시목, 일어나 인사.


일재 : 미안하이, 아침부터. (벤치에 앉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

시목 : (대답 않고 부축도 않는다. 자리에 앉는)

일재 : 병원서 보고 처음이네, 어떻게 지내?

시목 : 제 안부가 궁금해서 만나자신 건가요?

일재 : .. 황시목 군, 은수를, 내 딸을 지켜주게, 부탁이야.

시목 : (보기만 하는)

일재 : 아직 어린애야, 스스론 다 안다 싶겠지만 공부 말고 뭘 했겠어? 세상이 얼마나 교활한지를 알겠어, 인간 본성을 알겠어?

         하룻강아지야, 지식과 타이틀로 무장돼서 더 헷갈리는 햇병아리.

시목 : 교수님께선 제게 그냥 월급검사가 되지 말라고 가르쳐주신 분입니다.

일재 : 그것이 여기저기 쑤시다 행여 남들 눈에라도 뗘봐, 난도질당한 여자애도 지 몸 지가 지킬 수 있다 생각했겠지,

         그 나이에 벌써 사내들을 쥐락펴락 할 수 있다 자신했겠지, 난, 난 그 기사를 읽을 수조차 없어.

시목 : 진범이 누굽니까?

일재 :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시목 : 영검사가 본분을 다해 범인 검거에 매진할까봐 걱정하시는 게 아니지않습니까.

         장관님을 낙마시킨 배후와 이번 사건의 진범이 다르다면 영검사가 그 여자처럼 될 것을 걱정하실 필요가 없겠죠.

         저에게 지키라 하신 것도 저를 신뢰해서가 아니라 범인이 저와 영검사 근처에 항상 도사리고 있다고

         결론 내리셨기 때문 아닙니까?

일재 : 창준일 말하는 건가? 아냐. 창준인 내가 키웠어, 자네하고 난 고작 연수원 6개월이지만 나하고 창준인 장장 10년이야.

시목 : 그 긴 세월을 부정하고 배신했습니다. 그런데도 확신하시나요?

일재 : 사람에겐 타고난 천성이란 게 있어. 근본은 바뀌지 않아.

시목 : 교수님과 10년, 그 뒤에 10년. 뒤에 10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일재 : 사리사욕 채우자고 사람 죽이고 찌를 본바탕이 아니라니까 창준이는!

         이윤범이지! 다 그놈 짓이야! 그놈은 영생토록 혼자 해먹는 것밖엔 아무 관심 없어!

시목 : (폭발해서 외치는 일재를 물끄러미 보다 슥, 고개 돌린다)

일재 : 은수 정도는!..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들썩이는 메마른 가슴) 어린애 모가지 비틀기야.

         부탁이네, 그애가 불로 뛰어들지 않게 말리든 꾸짖든 뭐든 좋아, 자네가 은수를 지켜줘.

시목 : 약속드릴 수 없습니다. (일어나는)

일재 : (아연실색 쳐다본다)

시목 : 영검사는 어른의 가이드가 필요한 어린아이도, 남자의 보호가 요구되는 연약한 여성도 아닙니다.

일재 : 강단 있다고 될 일이 아니잖나!

시목 : 눈앞으로 날아오는 칼을 대신 맞으라시면 그럴 수는 있겠지요. 사람을 통제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먼저 가보겠습니다.

일재 : 내가 오죽하면!


시목, 인사하고 간다. 망연자실한 일재.



32. 서부지검 인근 길 - 아침


아침 출근인파 속에 서부지검으로 오는 시목.


시목 : (마음의 소리) 모두 저마다 찍고 싶은 이를 찍어 내리고 있을 뿐이다.

         서동재는 나를, 전 장관은 현 회장을, 그럼 난 왜 계속.. 차장일까?..



33. 법정 - 낮 (시목의 회상. 8년 전)


엄숙한 법정에 울리는 남자 구두소리. 구두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며 남자 훑으면 손에 들린 구 모델 라디오.

더 위로 올라가 얼굴 비추면, 8년 전 창준이다.

판사 앞으로 간 창준, 재판대에 라디오 올려놓고 음악 틀면 동백아가씨가 흘러나온다.

난데없는 행동에 모두 어리둥절.

방청석 뒷줄엔 시목을 비롯한 수습검사들이 바짝 군기가 들어 나란히 앉았는데,

이들도 법정에 울리는 트로트 가락이 이해 안 가긴 마찬가지.


판사 : (음악 꺼버린다) 검찰 측! 뭡니까?

창준 : 참으로 해롭고 천박한 가락이죠? 그러니 금지곡이 됐겠지요. 이 곡, 동백아가씨는 1968년에 왜색이란 이유로

         전면 금지곡이됐습니다. 아, 안 믿어지시겠지만 제가 태어나기 전입니다.


방청석에선 작은 웃음이 일고 수습검사들도 웃지만 시목, 진중하게 창준만 본다.


창준 : 생전에 제 부친께서 좋아하시던 곡이기도 하지요. 해서 제겐 늘 의문이었습니다,

         이 노래 어디가 왜색일까? 무엇이 해롭단 말인가?..

         (검사석으로 와 종이 한 장을 들고 읽는다) 삼천리는 여전히 살기 좋은가, 삼천리는 여전히 비단 같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날마다 우리들은 모른 체하고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 기울이며

         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노예다 머슴이다 허수아비다.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부끄러워라. (종이 내려놓는다)

         31년 전이었다면 저는 방금 국가를 모독하고 대중에게 해악을 끼쳤습니다.

         이제 31년의 세월이 흘러 시인의 진심을 거리낌 없이 전할 수 있어 저는 기쁩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싶다는, 다시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노 시인의 소박한 꿈이끝끝내 좌절된 지금,

         무엇이 진정한 복권인가, 저는 묻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복권은 가능하나 교권은 거부당하신 시인께

         이 재판정을 대신해 동시대인으로서, 인생의 후배로서,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함께전합니다.

         (시목의 눈에 뒷모습으로 앉은 시인에게 허리 숙인다)


창준, 검사석으로 가는데 방청석 어디선가 박수가 흘러나온다.

판사는 곤란해 하지만 박수 소리 커지고, 수습검사들도 박수친다.


수습검사1 : 넌 저런 분 방에 들어가서 좋겠다.

수습검사2 : 우리 부부장님 쫌 멋지지?


시목, 박수에 동요되지 않고 침착하게 자리에 앉는 창준을 길게 본다.

그러다 시선 돌리면, 창준에게 목례하는 시인의 뒷모습. 그 위로,


시목E : 시인은 보수 정치인이 되어 돌아왔고,



34. 서부지검 인근 길 - 아침


시목 : (마음의 소리) 이곳저곳의 지검을 거치다 다시 만난 차장검사는...


전화 진동 울린다. 여진이다.


시목 : 네.

여진F : 시간 없으니까 빨리 말할게요. 서검사 좀 있다 우리 서로 올 거예요. 박경완 조사하러.

시목 : 박경완이요?



35. 여진의 집 앞 + 서부지검 인근 길 – 아침


여진 : 생계유지곤란 사유로 조기 제대했대요.

시목 : 박경완 정도면 단순 참고인인데 왜 서검사가 가죠?

여진 : 박경완하고 김가영, 아는 아이에요, 학교 1년 선후배. (혹시 경완이 내려오나 계단 살피는)

         암튼 서검사 방이 곧 빌 거잖아요? 나랑 토끼몰이 한 번 할래요?

시목 : 토끼몰이? (걸음 빨라진다) 합시다.


경완이 옥상 계단에 모습을 드러낸다. 내려온다.


여진 : (차에 타 문 닫고 얘기하는) 김가영 전화, 나라면 버릴 때 버리더라도 항상 손닿는 데 둘 거예요.

         그렇다고 막 들고 다니진 못할 거고.

경완 : (대문 열고 나온다)

여진 : 좀 있다 다시 할게요!


여진, 전화 끊고 웃어 보이는. 경완이 차에 타면 출발한다.



36. 서부지검/로비 - 아침


시목, 로비 가로지르는데 마침 동재가 나가고 있다. 승강기로 뛰어드는 시목.



37. 동/형사부 복도 - 아침


시목, 곧장 동재 방 문 연다. 계장1은 없지만 실무관1이 자리 지키고 있다가 반쯤 일어나는데,

시목, 그냥 다시 문 닫는다. 문 닫고 기대서서 어찌할까, 생각하는데,

은수가 오다 시목을 본다. 단박에 의아한 표정이 된다.


은수 : (다가와) 뇌세포를 너무 많이 쓰신 거 아녜요? (문 이름표 보는) 벌써부터 본인 방을 못 찾고 그러세요 왜.

시목 : (실무관1을 어찌 불러낼까..)

은수 : 검사님, 무슨 일 있으시죠.

시목 : ...

은수 : 제가 도와드릴 수도 있잖아요, 무슨 일인데요,

시목 : ...

일재E : 은수를, 그 애가 불로 뛰어들지 않게 자네가 은수를 지켜줘.

은수 : (영 대답 없자 몸 돌리는데)

시목 : 영은수.



38. 동/동재의 검사실 - 아침


실무관1 : (혼자 일하고 있는데)

은수 : (울상으로 뛰어드는. 집무실 가리키며) 계세요?

실무관1 : 나가셨는데? 왜 그러세요?

은수 : 어떡해요, 어제 실무관님이 준 항소 파일이 없어졌어요.

실무관1 : 어머 어떤 거요?

은수 : 공판은 나인 거 잊어먹고 여기 거랑 같이 날린 거 아녜요?

실무관1 : 그럴 리가요? 어제 다 드렸잖아요?

은수 : 근데 내 방에도 없고, 그거 구속일이 오늘까지라 못 찾으면 풀어줘야 하는데!

         (실무관1에게 매달리다 시피하며) 법원 가서 빨리 좀 찾아봐줘요, 혹시 이 방 거에 섞여 갔는지.

실무관1 : (서둘러 나가며) 아닌데? 분명히 확인했는데?


은수와 실무관1, 나간다.

몇 초 후 들어오는 시목, 곧장 동재의 집무실로 들어간다.



39. 동/승강기 앞 - 아침


은수 : 부탁드려요, 난 내 방 다시 찾아볼게요.

실무관1 : 네! (승강기에 오른다)


은수, 가면서 실무관1이 탄 승강기가 문 닫히고 내려가는 것까지 확인한다.



40. 동/동재의 집무실 - 아침


시목, 어디 있을까, 여기저기 뒤지는데 벌컥! 문 열린다. 은수다.


시목 : (일시 정지했다가 다시 찾는)

은수 : (벌써 같이 뒤지면서도) 뭘 찾으시는 거예요? 뭔데요 검사님?

시목 : 핸드폰.

은수 : 무슨 핸드폰요? 번호 뭔데요? (전화 꺼내는)

시목 : 꺼져있어.

은수 : (전화 넣고 서둘러 뒤진다)


시목, 동재 책상 뒤 서랍 뒤지고, 은수도 책상으로 와 살피는데,

소리E> 밖에 검사실 문 열리는 소리

우뚝 멈추는 두 사람. 가까워지는 발소리.

은수 놀라는데, 집무실 문이 열리는 순간, 은수를 감싸는 시목의 팔, 그녀를 책상 아래로 끌어당긴다.

거의 동시에 들어오는 계장1, 손에 우편물 들었다. 동재 책상으로 온다.

책상 뒤에, 의자를 방패삼아 바짝 숨은 시목과 은수. 책상 아래 틈으로 다가오는 계장1의 발이 보인다.

숨도 못 쉬고 몸을 최대한 동그랗게 오므린 은수, 시목도 눈도 깜빡이지 않고 다가오는 발을 지켜보는데,

계장1의 발, 책상 앞에 멈춘다. 우편물 고르는 소리.

은수,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녀가 움츠러들자 시목, 은수 본다.

시목, 소리 없이 은수 입을 손으로 둥그렇게 막는다.

시목의 손에 가려져 커다란 눈만 보이는 은수, 눈을 들어 시목 보는데,

문득, 아직도 그녀 어깨에 감싸듯 올려진 시목의 손이 의식되는 은수...

시목은 여전히 계장1만 주시하는데,

cut to. 책상 앞 계장1, 우편물을 놓고 돌아선다. 문으로 간다.

cut to. 책상 뒤. 이제 문 여는 소리 들린다.

두 사람, 소리 없이 안도하는데 그 순간, 전화 진동 소리! 시목 주머니에서 울린다.

경악하는 은수, 반사적으로 주머니 보는 시목.

cut to. 계장1, 어? 돌아본다. 소리는 끊기지만 발길 돌려온다. 책상을 끼고 뒤로 가려는데,


은수 : (팍 일어나는)

계장1 : 억!

은수 : (이쪽으로 오기 전에 얼른 계장1에게 가는) 아 깜짝이야, 서검사님인 줄 알고 얼마나 놀랬게요!

계장1 : 뭐 하세요 거기서?

은수 : 제가요, 검사님이 주신 파일을 잃어버려서,

계장1 : 네? 무슨 파일이요? 어디 흘리셨어요? (당장 찾아줄 기세로 책상으로 오는)

은수 : 아니! (전화 울린다. 얼른 꺼내면 ‘황시목 검사님’으로 돼있지만 발신자 상관없이 받고)

         찾았어요? 어머 거기 있는 걸 모르고! (끊는) 찾았대요! 계장님, 서검사님한텐 절대 말하지 말아주세요, 저 왕창 깨져요. 네?

계장1 : 아, 네..

은수 : 대신 제가 커피 쏠게요, 네? (얼른 팔짱 껴서 계장1 데려나간다)

계장1 : 아니 안 그러셔도



41. 동/동재의 검사실 - 아침


은수 : 어떤 커피 좋아하세요?

계장1 : 저야 뭐 자판기면, 어허허, 어허허허...


은수와 계장1 나가면, 잠시 후 빠른 걸음으로 나가는 시목.

조금 열린 문 안으로 보이는 동재의 집무실, 의자도 삐딱해졌고...



42. 동/시목의 검사실 – 아침


시목, 태연히 들어와 재킷 벗다가 전화 확인한다. 방금 전 부재 중 전화, 정본이다.

시목, 정본 이름 보며 뭔가 생각하는... 전화 건다.


시목 : .. 난데, 점심 때 시간 돼?



43. 동/동재의 검사실 – 아침


커피 들고 싱글싱글 들어오는 계장1.



44. 동/은수의 집무실 – 아침


방 한가운데 우뚝 선 은수. 뒤돌아보는데 방금 전과 달리 눈빛이 날카롭다.



45. 밥집 – 낮


정본, 먼저 와있고, 시목, 지금 막 와서 자리에 앉았다.


정본 : 웬일이냐, 살다보니까 니가 먼저 밥을 먹자는 날도 다 오고.

시목 : 그때 니 덕분에 현장에 일찍 갔고 그래서.

정본 : 오 짜식, 사람 됐네?

시목 : (종업원 오자) 집밥 정식이요.

정본 : 저도요. 그 여자는? 아직도 못 깨났대?

시목 : 음. (지나가는 투지만 반응 보는) 그때 어떻게 그렇게 빨리 알았어?

정본 : 나야 백수니까 늦게까지 폰이나 붙들고 있다가 이상한 게 떴길래, 그런 거 있잖아, 실시간 인기글,

         뭔가 해서 봤다가 얼마나 놀랬는데. 가뜩이나 후암동 그 집이라지.

시목 : 집을 알고 있었네?

정본 : 강진섭 재판 때 내가 한 번 가봤지, 돈 안 되는 건이라 우리 변호사는 엉덩이 한 번 안 뗐거든.

시목 : 집은 그대로더라.

정본 : 그대로는, 아주 도떼기 판이더만?

시목 : 음, 집안이 좀 그렇긴 했지?

정본 : 아니 집안을 내가 어떻게, 골목이 난리가 났더라고. 나도 갔거든. 너한테 전화하고 잠도 안 오고, 난 너 거기서 봤는데.

시목 : 그랬구나. ..신기하네.

정본 : 뭐가?

시목 : 너랑 나. 강진섭 재판 때 우연히 보고 그 담부터 우연히 계속 보게되고 있잖아. 20년을 모르고 살다가.

정본 : 그러네, 참 사람 인연이란 게. (밥이 오자) 와, 여기 푸짐하다잉?


정본, 손 비비며 수저 집는 게 정말 맛있는 음식을 대하고 있을 뿐인데,

시목, 밥 먹으면서도 정본을 살피는 그 눈길 위로,


계부E : 친구요? 시목이한테 친구가 다 있었나?



46. 작은 오퍼상 – 낮


윤과장과 시목의 계부, 사무실 소파에 마주 앉았다.


계부 : (윤과장 훑는) 근데 어쩌나, 난 걔 잘 모르는데, 같이 산 적도 없고. 헛걸음 하셨어.

윤과장 : (웃는) 말 한마디 잘못 하셨다가 잔소리 깨나 들으셨나 봐요?

            수술은 언급도 안 하시고 그냥 치료라고 했는데 억울하셨겠어요.

계부 : 걔 수술 받은 걸 알아요??

윤과장 : 아 비밀인가요? 머리 수술 얘기 들었는데?

계부 : 뭐 본인이 얘기했으면 비밀까지야... 진짜 친하신가 보네, 시목이랑?

윤과장 : 그렇다기보다는, 저희 회사 이미지도 있고 하니

            다음부턴 미디어를 대하실 때 말씀을 좀 가려주십사 해서 제가 오늘 이렇게

계부 : 아니 내가 없는 소리 한 것도 아니고 수술까지 한 걸 치료 받았다 해줬으면 됐지,

         그거 한 마디 했다고 마누라쟁이도 모자라서 의붓아들 직장 사람한테까지 말을 들어야 돼?

윤과장 : 황검사나 저희 입장에서야 가벼운 수술 좀 한 것 갖고...

계부 : 가볍긴, 뇌를 째고 안에 걸 잘라냈는데 그게 가벼운 거면 뭐 암수술은 애들 장난이겠네?

윤과장 : 호오, 그 정도였습니까? 그럼 사이코가 맞았나?

계부 : 아녜요! 나 또 한소리 듣겠네, 사이코는 저 뭐냐, 여기 어디 앞이 잘못된 거고 시목이는 거 뭐냐, 뭐라 그랬더라, 뭐더라?

윤과장 : (인내심 갖고 기다리다) 사이코패스는 편도체에 이상이 있다고들 합니다만,

계부 : 걔는 그게 아니고, 뇌, 뇌섬엽인가? 암튼 그게 부어서 너무 예민했다더라고.

         심할 땐 지나가는 사람 말소리도 못 견뎌 했다니까.

윤과장 : 저런, 부모님이 고생 많으셨겠네요.

계부 : 부모는 뭘, 애 엄마만 죽어났죠, 보험도 안 되는 걸 여기선 해줄 의사도 없어서 미국까지 가선,

         미국은 감기만 걸려도 얼마나 비싼지 알죠? 애는 그 모양이지, 수술 시킨다고 집도 절도 다 팔았지,

         그러니 부부 사이가 파탄이 안 나고 배기나.

윤과장 : 사장님께서 그 자리를 채워주신 거군요.

계부 : 사실 말이 나와서 말이지, 에비가 뱀처럼 찬 사람이었나 보더라고요. 근데 그 집 식구들이 쫌씩 그런 끼가 있어, 응,

         우리 와이프도 이게 (입놀림 손짓) 송곳이에요, 송곳. 시목이 걔도 압핀 정돈 될 텐데?

윤과장 : (웃는) 저는 말 못합니다.

계부 : 그렇다니까!

윤과장E : ... 뇌섬엽.



47. 길 - 낮


커피 빨며 오는 정본, 옛날에 시목의 짝이 제일 예뻤다고 침 튀기다 길가에 짧은 치마 여자도 쳐다보는데,

남에 치마 상관 없는 시목, 가봐야겠다고 중간에 가버린다.

혼자 남겨져 좀 황당한 정본.


윤과장E : 감각과 감정을 느끼고 신뢰와 불신, 공감과 경멸, 죄의식과 용서 등 인간적인 면을 만들어내는 데 관여하며

              초콜렛이 먹고 싶다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처럼 감정을 일으키고 활성화되는 부위로,



48. 윤과장의 차안 – 낮


태블릿으로 검색한 <뇌섬엽>을 전화에 대고 소리 내어 읽는 윤과장.


윤과장 : 실제로 치료되지 않는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전측 대상피질을 수술로 제거한 사례가 있는데



49. 호텔/로비 – 낮


로비 소파에 앉아 핸드폰을 귀에 댄 남자. 머리 끝부분, 손가락 정도만 보인다.


윤과장F : 뇌섬엽이 손상되면 무감동, 부주의, 성격 변화 같은 다양한 정서적 후유증이 발생한다.


앞을 보여주면 남자, 창준이다.


창준 : 일치하는군. 좋진 않아.

윤과장F : 애매합니다. 완전 제거된 건지 잠시 억눌려 있을 뿐인지.

창준 : 어느 쪽이든.

윤과장F : 사례가 별로 없어서, 의사한테 어떤 건지 물어보려고요.


창 밖에 검은 차 들어오는 게 보인다.


창준 : 그래. (끊고 일어선다. 문으로 나가는)



50. 호텔/입구 – 낮


검은 차가 와서 서고 우실장이 먼저 내려 문 열면, 이윤범이 내린다.

대기하다 90도 인사하는 창준. 우실장도 함께 셋이 들어간다.



51. 동/회랑 – 낮


윤범 : 오늘이 발표인가?

창준 : 예, 장인어른 덕분입니다.

윤범 : 그까짓 게 덕분은, 마땅하니 당연한 거지. (그러나 말끝 흐리는..)

창준 : 무슨 일 있으십니까? (우실장 돌아보면)

우실장 : 조직에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창준 : 수사지휘권 거부 말씀이십니까? 대검 간부들도 거부로 기울긴 했지만 총장님께선 장고 중이라고 하시던데요?

윤범 : 나도 방금 밥 먹다 들었는데 아마 그쪽인가 봐.

         지휘권까지 거부하면서 시위꾼들을 불구속한단 건 목 내놓겠단 소린데.. 참 아까워.

창준 : 그렇게 가시긴 아까우신 분이죠, 총장님.

윤범 : 보내는 게 아까워? 무주공산 못 움켜쥐는 게 아깝지? 자네가 좀만 일찍 탑에 올랐어봐,

         총장 관두고 노난 자리 바로 자네 차진데, 영전할 생각을 해야지 누가 누굴 걱정이야?

창준 : 큰 뜻을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윤범 : 사람이 야망이 없는 거야 생각이 없는 거야.

우실장 : (자연스럽게 느리게 걸어 거리 벌린다)

창준 : 전, 총장을 거치지 않겠습니다.

윤범 : (이 말엔 잠깐 멈추는) 아주 결심한 거야?

창준 : 예.

윤범 : ... (다시 가는) 이차장.

창준 : 예, 회장님.

윤범 : 주변 정리 해. 천리 길도 신발에 돌멩이부터 터는 거야.

창준 : 예.

윤범 : 슬슬 말을 움직여 볼까?

우실장 : (재빨리 와 문 연다)


문 안에 윤범과 비슷한 분위기의 남자들이 잔뜩 있다. 들어가며 인사하는 윤범, 창준.



52. 길/차안 - 낮


창준 : (전화한다) 여보, 음 뵀어.. (사이) 오늘은 일찍 갈게. (사이. 웃는) 알았어. 그래. (끊는다. 웃음기 사라지고 싸늘해진다)



53. 서부지검/로비 - 낮


창준, 로비 가로질러와 승강기 앞에 선다. 승강기 열리자 타려는데, 동재가 타고 있다.

전화 들여다보던 동재, 흠칫 놀라지만 얼른 인사.

창준, 탄다. 닫히는 문.



54. 동/승강기 - 낮


동재 : (6층 눌러주고) 차장님, 조금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제가 기가 막힌 건수를 잡았거든요. 이제 아무 걱정 없습니다.

창준 : 건수? 걱정?

동재 : (싱글벙글) 곧 됩니다. 한 큐에 쫙!


승강기, 4층에 선다. 동재, 90도 인사하고 내리면,

까딱하는 창준, 문 닫히기 직전 열림 버튼 누른다.


창준 : ... .. (내린다)



55. 동/승강기 앞 복도 – 낮


창준, 천천히 간다.



56. 동/동재의 검사실 - 낮


계장1과 실무관1 인사 받는 둥 마는 둥 집무실로 들어간 동재, 바로 튀어나온다.


동재 : 누가 내 방 들어왔어?!

계장1 : !

실무관1 : 예? 들어간 사람 없는데요?

동재 : (어질러진 방 돌아보는) 자리 비운 적 있지?

실무관1 : 아.. 잠깐 영검사님께서 부탁하셔서

계장1 : (아이고!)

동재 :  영은수?! (당장 나간다)

계장1 : 그걸 말하면 어떡해요?

실무관1 : 왜요?



57. 동/시목의 검사실 – 낮


시목 : (일하는데)

동재E : 영은수!!



58. 동/모퉁이 복도 - 낮


승강기 복도에서 막 모퉁이를 꺾어 형사부 복도로 들어서던 창준도 소리 듣는다.



59. 동/형사부 복도 - 낮


동재, 은수를 은수 방에서 끌고 나온다. 제 방으로 끌고 가는데, 동재를 콱 잡는 손, 시목이다.


동재 : 안 놔?

시목 : 이것도 폭력입니다. 검사님이 놓으세요.

동재 : 폭력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니가 왜 참견이야! 언제부터 남에 일에 (하다) 니들, 그럼 니들 둘이... (두 사람 번갈아 보는)

은수 : 놓으시고 말씀하세요. 어디 안 가요! (하다 놀라는)


창준이 나타났다. 동재, 시목도 창준 본다.

창준, 쭉 보다.. 은수를 틀어잡은 동재 손에 시선 준다. 놓으라는 무언의 명령.

동재, 얼른 은수 놓는다.

창준, 팔짱 끼고 셋을 보기만. 세 사람,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인다.

동재는 화가 난 동시에 불안하고, 은수는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모르겠고,

동재가 무슨 말을 할지가 알고 싶은 시목은 동재 보는데,

끝 방문 열린다. 3부장이 급히 나오다 창준을 보고는 이쪽으로 온다.


3부장 : 여기 계셨습니까. 방금 발표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검사장님.

동재 : 엇! 축하드립니다, 검사장님!

3부장 : (큰소리로) 뭣들 해?


놀라서 내다보던 동재 방, 은수 방, 시목 방 직원들도 모두 나와 방마다 노크하고,

검사들, 직원들이 모두 일사분란하게 복도로 나온다.

창준, 팔짱 풀고 대오를 맞이하는 정자세로 선다.


3부장 : 우리 형사부가 십 년 만에 수장을 배출했다. 축하드립니다 이 창준 검사장님.

모두 : 축하드립니다 이 창준 검사장님!


모두 90도 인사한다. 그러나, 창준을 쳐다보는 시목.

좌중을 아울러 보던 창준도 시목 쳐다보는데, ...마침내 허리 굽히는 시목.

고개 쳐드는 창준. 복도 한가운데 서서 모두의 일치된 절을 받는 창준에서, 엔딩.

<6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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