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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09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7.11|조회수2,164 목록 댓글 0

[비밀의 숲] 09











1. 서부지검/강당 - 아침


강당을 가득 채운 검사들,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파도처럼 돌아본다.

그 모든 시선이 꽂히는 시목은 오로지 연단 위 창준만 바라보는데,


창준 : 더불어,


주문에 걸린 듯 일제히 앞을 보는 사람들.


창준 : 내 지휘를 받은 기관이 연이은 사건 사고와 추문의 진원지가 된 데 책임을 통감하고

         나 이창준은, 검사장직에서 사임한다.


좌중 놀란다. 방금 들은 걸 믿을 수 없다.

시목조차 이건 의외다.


창준 : 나는 서부지검이지만, 서부지검은 내가 아니다. 내 뒤에도 여러분은 결코 흔들림 없이 수사와 공판에서

         국민여러분께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업무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누구도 쉽게 입 열지 못하는데, 묵직하게 울려나오는 일성.


3부장E : 지검장 취임식도 안 했습니다.

모두 : (보면)

3부장 :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다)

창준 : (자조적인. 혼잣말 같은) 그래, 깔끔하지.

3부장 : 그 자리가 그리 쉽습니까? 책임을 지려면 온전히 그 자리에서 지십쇼.

1부장 : (옆에서 말리느라 잡는데)

3부장 : (치운다) 사죄를 해도 맡은 자리에서 하십쇼. 오고 싶다고 오고 가고 싶다고 가는 자리였습니까, 우리 지검이?

창준 : ...


내려다보는 창준. 그 시선 그대로 돌려주는 3부장.

팽팽한 긴장감에 다들 눈치 보느라 숨을 고르는데, 이 위로 울리는 침착한 목소리.


시목 : (담담하게) 특임의 공식 수사 권한은 지금부턴가요?


모두 쳐다본다. 차라리 놀랐다.

물끄러미 창준 바라보는 시목은 답변 기다리고 있다.

3부장, 고개 흔든다. 창준에게인지 시목에게인지. 발소리 울리며 자리 떠버린다.

이를 신호로 한둘 그러다 전체가 문을 향한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 유독 창백한 동재, 허나 곧 전투적 눈빛으로 돌변, 서둘러 간다.

강당을 떠나는 인파 속에 홀로 선 시목, 넓은 강당에 이제 오직 창준과 시목뿐.


창준 : 공식 활동은 임명장 받으면서이지만 맞아, 실무는 지금부터.

         특임사무실은 중앙지검에 갖춰질 거야. 수사팀부터 편성 해. (가는데)

시목 : (즉시 전화 꺼낸다. 통화목록에서 ‘계장님’ 누르려다 멈추더니) 서동재 검사 재산 보유 내역이 필요합니다.

         검사실, 자택 압수도요.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해 영장 들어가겠습니다.

창준 : 또 없나? 기다렸단 듯이 파헤치고 후려칠 사람, 또 없어?

시목 : 아직은요.

창준 : (더는 보지 않고 가버리며) 임명장은 총장님 스케줄에 따를 거야.

시목 : 네.



2. 동/강당 복도 - 아침


시목 : (나오는데)

은수 : 선배님! 당장 시작이래죠? 어떡해요 바쁘셔서? 전 뭐부터 할까요?

시목 : 하지 마.

은수 : 넷. (기죽지 않는다. 입은 꼭 다물어도 계속 따라온다)



3. 동/동재 집무실 - 아침


부리나케 들어오는 동시에 문 잠그는 동재, 서랍과 캐비넷 뒤진다.

발각될 시 불리한 서류, 신용카드 빼내고 세금 지로용지도 찾아내 틀어쥐고,

놓친 게 없을까, 불안하고 다급해서 여기저기 보는데,



4. 동/형사3부 복도 - 아침


1부장 오면, 삼삼오오 모여 심각하게 얘기하던 검사들, 1부장에게 인사한다.

그러다 어! 하는 검사들. 1부장, 그 시선 따라 돌아보면,

시목이 코너를 돌아 나타난다. 그런데, 시목 뒤로 줄을 지어 나타나는 직원들, 압수수색용 상자 들고 일제히 따른다.

동재 방으로 직행, 문 두드리고 할 것 없이 바로 들어가고.

동료 방을 동료가 압수수색하는 현장을 지켜보는 1부장과 검사들.



5. 동/동재 집무실 - 아침


동재 : (추린 서류 등을 분쇄기에 넣으려다 아니다, 가방에 쑤셔 넣는데)

실무관1E : 어머 왜 이러세요?

동재 : !!

시목E : 시작해요.

동재 : (증거 보관용 밀봉 비닐 낚아챈다)


집무실 문 두드리는 소리. 가방에 넣었던 서류를 비닐에 쑤셔넣는 동재 손이 떨린다.


직원E : 검사님? 서검사님!



6. 동/서동재 검사실 - 아침


시목 : (실무관1에게 집무실 열라는 고갯짓)

실무관 : (어쩔 수 없다. 열쇠 가지고 집무실로 오는데)

동재 : (벌컥 열고 나오는) 죽고 싶어? 누굴 상대로 수작질이야!

시목 : (집무실 문 밀어서 활짝 연다)


직원들 몇 명, 동재 밀치고 들어간다. 그 즉시 집무실도 압수 시작.

발칵 뒤집히는 현장을 망연자실 보던 동재, 문밖에 선 동료들과 눈 마주친다.

동재와 눈 마주치자 외면하고 흩어지는 동료들.

시목, 더 볼 것 없다는 듯 나간다. 동재, 치욕이 올라온다.



7. 동/3부장실 - 아침


책상에 걸쳐선 3부장. 소파에 앉은 1부장.


3부장 : 책임을 지는 게 아니라 회피할 생각부터 하다니.

1부장 : (다른 생각에 빠진...) 서동재 방 털리더라.

3부장 : 벌써?

1부장 : (불현듯) 총장이 황시목을 알까? 어떻게 특임에 앉혔지?

3부장 : 알 리가 있나. (소파로 와 앉는다) 추천 받았겠지,

1부장 : 추천이야 검사장이 하는 건데? 수습은 못할망정 얼마나 발칵 뒤집어 놓으라고 쟤를 임명해?

3부장 : 그러니까 자긴 발랐잖아, 니들끼리 잘해봐라, 나는 간다. (1부장 보면)


1부장, 고개 돌리는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이상해서 보는 3부장.



8. 동/시목의 집무실 - 낮


<모니터> - ‘파견 수사관 요청 명단’ 글자가 빠르게 입력되더니, 커서가 위로 올라간다.

오른쪽 상단에 결제란, 부장 차장 검사장 순으로 돼있는데, 검사장에 가서 찍히는 커서. 깜빡깜빡.

손을 깍지 끼는 시목, 모니터 바라본다. 그러다 다시 키보드에 손 올리는. 검사장 3글자가 탁,탁,탁, 지워진다.



9. 동/화장실 – 낮


양변기 칸 안. 동재, 허리 뒷춤에 꽂았던 밀봉비닐을 꺼내 변기 물탱크에 빠뜨린다.

각종 서류, 시계 등이 든 비닐, 가라앉는 위로 닫히는 뚜껑.

cut to. 화장실. 원래 칸에서 성큼 나온 동재, 바로 옆 칸으로 들어가 문 잠근다.

거의 동시에 압수수색 직원들 두엇 들어온다.


직원1 : (닫힌 칸 두드리는) 안에 계세요?

동재 : ... (물 내리는 소리. 나온다) 밥 먹고 할 일이 그렇게 없냐?

직원1 : (팔을 그저 가벼이만 잡는데)

동재 : (어딜! 쳐내는. 세면대로 간다)


직원2, 방금 동재가 나온 칸을 검사한다. 휴지통도 흔들어보고 물탱크도 열어보고.

직원1 옆에 세워놓고 당당히 손 씻고 머리 만지는 동재, 거울로 안 보는 듯 다 본다.



10. 동/시목의 검사실 - 낮


실무관, 짐 싸는데 상기된 얼굴의 계장, 카메라 액정 들여다보며 서둘러 들어온다.


실무관 : 뭘 가져가야 되나? 특임은 처음이라.

계장 : (듣지도 않고 곧장 집무실로 들어가는) 검사님! (문 닫는)

실무관 : ? (유선전화 울린다) 황시목 검사실입니다. (사이) 아 벌써 됐나요?


시목과 계장이 나온다. 시목도 가방 쌌다.


실무관 : 검사님 중앙지검에서 준비 다 됐다고요.

시목 : 갑시다.

실무관/계장 : 네!



11. 동/주차장 - 낮


계장과 시목, 각자 차에 짐 싣는데 시목, 문자 받는다. 보면,

발신자 – <2과 박병호부장> ‘해보자. 묻고 싶은 거 언제든 물어라’

시목, 트렁크 닫고 운전석으로 가는데 이번엔 톡 울린다. 보면, 커피 기프트콘 뜬다. 그 밑에 이어지는 내용은,

발신자 – <공판부 최민우> ‘저희 대신 밤 세워주세요!’

시목, 검찰청 건물 돌아본다. 우뚝 솟은 건물에 검사들이 가득 들어차 있을 수많은 창문들.

그중에 특히 6층 맨 끝 창문 줄을 바라보는 시목. 유독 블라인드 모두 내려진...

시목, 시선 거두고 차에 오른다. 서부지검을 떠난다.



12. 동/검사장 비서실 - 낮


비서 : (전화) 아까부터 혼자 계시는데요, (사이) 아뇨 괜찮아 보이셨는데..


비서, 검사장실 본다. 안에서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굳게 닫힌 문....



13. 용산서/서장실 - 낮


핸드폰으로 인터넷기사 읽는 서장, 기막히고 황당한 탄식 내뱉는다.

<인터넷 기사> 제목 - ‘스폰서 루머 서부지검장 돌연 사임’ 소제목은 ‘특임검사도 내부에서 인선. 실효성 의문’

그 밑에 창준과 시목 사진이 나란히 붙었다.

노크소리. 기사 읽느라 대충 대답하면 팀장 들어온다.


팀장 : 서장님 검찰에서 요청명단이 왔는데요. (가져온 서류 두 손으로 준다)

서장 : 뭘 또 요청해? (읽다가) 파견 수사관? 근데 얘도 파견해 달래?

팀장 : 그러게요, 그쪽에서 어떻게 아는지, 불러서 물어볼까요?

서장 : ...아냐, 흔쾌히 협조한다고 해.



14. 서울중앙지검/외경 - 낮


서부지검보다 크고 훨씬 짙은 건물. 대로를 사이에 두고 대검찰청과 마주 하고 있다.



15. 동/특임사무실 – 낮


특임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졌다. 사람만 없는데,

캐리어 가방 끌고 제일 먼저 들어오는 이, 윤과장이다.


윤과장 : (아무도 없자 들기도 그렇고 나기도 그렇고 어정쩡한데)

계장E : 일착이시네요?

윤과장 : (반가와 얼른) 오셨어요?

시목 : (가볍게 목례. 둘러볼 것도 없이 화이트보드 앞 책상에 바로 짐 푼다)

장형사E : 경위님 여기네요! (소리에 이어 들어온다)

여진 : (함께 들어오는. 어색하지만 씩씩하게) 안녕하세요?

장형사 : (특임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에 의욕과다 상태) 서울시 용산경찰서 강력반 장!건!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시목 : (허리 펴기도 전에) 소개는 다 오면 하죠.

장형사 : (버름해서 자라목이 되고)

여진 : (이젠 뭐 그러려니 싶다. 가까운 자리에 짐 놓는)

계장 : 누가 더 오시려나?

정본 : 황시목검사니임!

계장 : 아 깜짝이야.

정본 : (때 빼고 광낸) 안녕하세요? (하다 여진에게 꽂히는 시선, 환해진다!)


장형사, 그 시선 느꼈다. 경계의 눈빛으로 뒤에 선 여진을 가리듯 막아선다.

여진, 툭 치는. 비켜, 하는 표정.

민망한 장형사, 비켜나지만 그래도 정본에게 강한 눈빛 쏴주는 것 잊지 않는다.


시목 : 통성명하고 시작하죠. 황시목입니다. (옆을 보는) 김호섭 수사관님.

계장 : 반갑습니다. 2년째 검사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인사하는데)


Flashback> - 4회 S#57. 서부지검 형사부 복도에서 동재한테 돈 봉투 받던 계장.


시목 : (계장에서 시선 떼고) 최영 실무관님.

실무관 : 잘 부탁드립니다.

시목 : 서부지검 사건과 윤세원 과장님.

윤과장 : 처음 뵙습니다.


Insert> - 시목, 전화 통화 중이다.

시목母F : 니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수술 얘기도 알고 있고. 너 그 얘길 여기저기 하고 다녔니?


시목 : .. 김정본 님.

정본 : (소개 더 기다리다 아무 말 없자) 전 오랫동안 사무장으로 일했고..

장형사 : (혼잣말) 김정본?.. (들어본 이름인데, 갸웃하는)

정본 : 암튼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Insert> - 시목, 전화 통화 중이다.

시목 : 재판 후로 계속 나타납니다. 우연치곤 너무 절묘하게. 경위님께서 좀알아봐주시죠.

         (사이) 친구는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두라 했습니다.


여진 : (시목 보는)

시목 : (여진의 눈빛 알지만 태연히 소개) 용산서 강력반 한여진 경위님.

여진 : 좋은 성과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본 : (박수!)

시목 : ..장 건 형사님.

장형사 :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허리 굽혀 인사)

시목 : (이 사람은 아무 뒤 꿍꿍이 없을까?...)

장형사 : (시목이 길게 쳐다보자) 왜

시목 : (쓱 몸 돌린다. 화이트보드로 간다)

장형사 : ?


화이트보드 앞에 서는 시목, 핸드폰 꺼내 전원 끈다. 엎은 상태로 책상 먼 데 놓는다.

모두, 그 행동을 따르게 된다. 전원 끄고 가방이든 어디든 깊숙이 넣고 자리에 앉는.


시목 : 스폰서 검사란 말이 언제 처음 대중화됐죠, 윤과장님?

윤과장 : 예? 아, 부산에 무슨 사업가가 자기한테 뇌물 받은 검사 백 명 정도를 직접 고발한 때로 기억하는데요.

시목 : 그때하고 지금 우리 케이스가 확연히 다른 점은.

여진 : 그땐 뇌물 제공자가 멀쩡히 살아있었죠.

시목 : 예, 우린 박무성이 없습니다. 직접 내가 줬다 밝히고 고발했는데도 결과는, 형사권고 단 한 명.

         ..고작 7년 전이죠. 7년 동안 우린 얼마나 변했을까요?

정본 : ..그래도 좀씩 나아지지 않았을까,요?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루다가?..

시목 : 아직 임명장 받기 전이니까 박차고 나가려면 지금 나가요.

모두 : ...

시목 : 시작하죠. 여기 서부지검 분 중에 박무성이란 이름 석 자를 살인사건 전엔 전혀 몰랐던 분. 非서부지검 출신들,


옆을 보는데 윤과장은 물론 계장과 실무관도 꿀 먹은 벙어리.


정본 : 스폰서 맞는 거네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면?

장형사 : 그럼 범위는, 밥 먹고 술 먹고 그런 거 다 잡아요?

시목 : (보드에 ‘대가성’이라 쓴다) 뭘 얼마나 받았는가보다 뭘 해줬는가, 돈을 받고 죄를 없애줬는가,

         그래서 법 같은 거 지켜봤자 이 땅에선 나만 손해란 병균을 또 퍼뜨렸는가.

여진 : 병균을 누가 제일 처음 퍼다 날랐는데요?

시목 : (동재 사진을 보드에 붙인다) 시작점입니다.

         2013년, 당시 상화건설대표 박무성의 음주뺑소니를 무혐의 처리해준 서동재 검사.


시목, 사진을 손마디로 강하게 친다. 커다란 동재 사진, 자신만만한 얼굴이 펄럭인다.



16. 서부지검/동재의 집무실 - 낮


텅 빈 집무실, 컴퓨터도 서류도 하나도 없다.

계장 침 튀기며 전화하면 동재 옆에서 더하라, 더하라며 바람 넣는다.


계장1 : 아니 내 말은요 김기자님, 우리가 그날 낮에 박경완일 조사할 때부터 있었다니까요, 멍이.

          그때 벌써 등이며 이런 데가 퍼랬었다구요. 그래 당장 경찰한테 물었더니 글쎄 걔가 체포될 때 별 난리를 다 쳤대요.

동재 : (잘한다, 더해요, 손짓)

계장1 : 내 말이요! 수갑 안 차려고 발광하고! 반항하고! 근데 그걸 하루나 지나서 경찰한테 맞은 상처라고 발푤해버리니

          황당한 거라, 내가. (사이) 그니까 거짓말이죠, 진짜 고문당한 거면 날짤 왜 바꿔치기 해?

실무관1 : (문 벌컥 열고 고개 디미는) 검사님!

동재 : (승질 내며 쉿!! 손짓)

실무관1 : 검사님 구속영장 기각됐대요! (말만 하고 쏙 사라지는)

동재 : (십년감수!! 예쓰! 하다 계장 전화 뺏어든다) 아 여보세요, 내가 옆에서 우리 계장 하는 말을 들었는데

         (듣다) 나요? 아 나, 서동재 검삽니다.



17. 용산서/강력반 - 낮


김경사 : (전화 중) 에? 에?...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면서도 신나서) 아 예! 맞아요! 수갑 안 찰려구 진짜 쌩쇼를, (안도의 한숨!)

            그렇다니까요! (유선전화도 울린다) 네! 그럼 기사 잘 부탁드립니다. (허공에 인사하며 핸드폰 끊고 유선전화 받는)

            여보세요?.. 맞습니다!



18. 동/서장실 복도 - 낮


급히 와서 서장실 노크하는 팀장.



19. 동/서장실 – 낮


팀장 : 저한테도 일언반구 없었고요, 서검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제보한 모양입니다요. 당연히 우리랑 먼저 상의를 해얄 걸.

서장 : 우리가 빡돌아서 같이 죽잘까 봐 선수 친 거야. 이 판국에 지가 전화 빼돌린 거까지 들통나면 완전 쫑나는 거니까.

         협상카드 내밀어 봤자 내가 안 받아줄 거 뻔하고. 하여튼 그 자식.

팀장 : 사실상 우리한테 유일한 탈출군데 굳이 안 받아줄 것도 없구만 왜요?

서장 : 특임 시작하면 제일 먼저 쇠고랑 찰 거야, 서동재.

팀장 : ... 그렇다고 마냥 반박할 수만도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서장 : (난처하다, 고민하는) 아 걘 안 엮이는 게 좋은데...



20. 서부지검/화장실 - 낮


동재, 양변기 물탱크에서 밀봉비닐 건진다. 십년감수!...



21. 중앙지검/특임실 - 낮


재킷 벗고 셔츠 걷어 올린 시목, 팀원들에게 각각 다른 서류 봉투들 건넨다.


시목 : (여진에게) 마포서요. 박무성 뺑소니를 처리했던 곳.

여진 : (받는다)


Insert> - 마포서 교통계.

여진, 오래된 서류파일 펼친다. 날리는 먼지 때문에 휴!

여진, 마포서에서 나오는데 뷰파인더 화면으로 바뀌면서 찰칵. 스틸 컷1.


시목 : (윤과장에게) 박무성의 자금 배달 책입니다.

윤과장 : (봉투 열고 남자(김태균) 사진 꺼내보는데)


Insert> - 김태균, 도망치고 윤과장, 거의 다 따라잡았는데 핸드폰 보던 아저씨와 부딪힌다.

넘어지는 순간 뷰파인더 화면으로 바뀌면서, 찰칵. 스틸 컷2.


시목 : (장형사에게) 박무성이 단골로 가던 접대 장소.


Insert> - 고풍스런 한옥을 개조한 한정식집.

장형사, 닫힌 문 두드리는 장면에서 뷰파인더로 바뀌면서, 찰칵. 스틸 컷3.


정본 : 나는 뭐해요?

시목 : 내일 기자회견 때 발표할 성명서 준비하세요.

정본 : 성명서를 내가요? 그럼 혹시 대변인? 내가?! (기쁜!)

계장 : 어 검사님, (핸드폰 보는) 서검사 사전구속 기각됐는데요? (문자 읽는)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본 : 아유, 맨날 저 소리.

윤과장 : 컨트롤c 컨트롤v.

시목 : (usb 2개를 실무관과 계장에게 주며) 박무성 계좌내역입니다. 4년치.

계장 : (벌써 다크서클 내려온 듯) 어후 4년...

시목 : 시작합시다.


우르르! 일어서는데 노크소리. 모두 문 쳐다본다.

문에 가장 가깝던 윤과장이 여는데, 검사장실 비서가 들어오더니 비켜선다. 그 뒤로 나타나는 창준.


윤과장 : 검사장님!


즉시 인사하는 실무관, 계장. 나머지 사람들도 얼결에 인사한다.

창준, 둘러본다. 화이트보드에 동재 사진은 마치 못 본 듯 스친다.


창준 : 수고들 많아요. (윤과장에겐 끄덕이기만. 다음 장형사 보는)

장형사 : 용산서 강력반 장 건, 검사장님께 인사드립니다!

창준 : (악수, 다음 여진에게 시선)

여진 : 한여진입니다.

창준 : 음, 얘기 들었어요. (남자들에게 와는 달리 손 안 내미는)

여진 : (먼저 손 내미는) 좋은 말씀이셨길 바랍니다.

창준 : (악수. 조금 뒤에 선 실무관과 계장에겐 눈짓만)

정본 : 김정본입니다. 만나 봬서 영광이에요, 검사장님.

창준 : (악수하다) 김정본?.. (악수한 손 풀지 않는)

정본 : (세게 잡힌 건 아니지만 놓지 않자 당황스러운데)

창준 : 김정본. 박경완 고문 수사를 발표한 시민운동가.

장형사 : (맞다!! 정본 보는 눈에 힘 들어가는)


여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이제야 알았다. 새삼 정본 쳐다본다.

창준, 그래도 정본만 바라보며 잡은 손도 그대로.

특임팀,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하는데,


창준 : (돌연 손 놓는) 그 밥에 그 나물일 뻔 했는데, 공정성에 있어선 누구도 반기 못 들겠어? 신의 한 수야.

정본 : 아아? (시목에게) 그래서 내가 대변인이구나? 얼굴 마담. (아차!)

창준 : (그나마 옅던 웃음기 사라지는... 시목에게) 총장님. (가자는 턱짓)

시목 : (재킷 집는)

창준 : 셔츠 내리고.

시목 : (셔츠 소매 내리고 재킷 입고)

창준 : (시목 넥타이 바로 해준다. 목을 조이듯 끝까지 올리는)

시목 : (목을 들게 되지만 그러도록 두는)

창준 : (손 떼자마자 나간다)

특임팀 : (창준 뒤에 대고 목례들만 하는데)

시목 : (따라가며 특임팀에게 눈짓으로만 인사하면)


특임팀, ‘다녀오세요!’ ‘화이팅’ ‘잘 하고 오세요!’ 등 다양한 배웅이 잇따른다.

시목 뒤로 비서가 문 닫고 사라진다.


계장 : 우리 검사님이랑 아는 사이였어요?

정본 : 아 이놈에 입, 가만있을 걸!..

여진 : ... 우리도 갑시다!


나도 나도! 움직이는 특임팀.

정본도 준비하는데 전화 온다. 발신자 보더니 어? 하는.



22. 동/복도 - 낮


여진 : (특임 사무실에서 나오는데)

장형사 : (바로 따라와 잡는) 경위님 알았죠, 김정본? 우리 물 먹인 그 쉑끼.

정본 : (급히 나오며 전화) 내가 지금 갈게요 경완씨, 일단 아무 말 말아요.

여진 : 무슨 일 있어요?

정본 : (받던 전화 가리고) 경완인데, 고문당한 게 자작극이라고 했대요,

여진 : (설마!) 우리가요? 용산서에서?

정본 : 거짓말쟁이로 몰렸나 봐요, 경완이 지금. 전 이쪽부터 좀.

         (장형사에게 계면쩍게) 언짢은 거 이해해요. 미안하게 됐습니다. (목례하고 먼저 간다)

장형사 : 아니 나는 뭐냐 저기...

여진 : 우리가 물을 먹은 거 같아요, 멕인 거 같아요? (열 받아서 가버리고)

장형사 : 왜 나만 갖고 그래...



23. 중앙지검/정문 계단 - 낮


계단 아래 대기하고 있는 차에 오르는 창준, 시목, 비서.



24. 창준의 차안 - 낮


각자의 방향만 바라보며 한동안 침묵하는 시목, 창준.


창준 : (불쑥) 시민운동가, 언제부터 알았어?

시목 : 중학교 동창입니다.

창준 : 음.


또 한참 침묵.


시목 : 서검사 사전구속, 기각이던데요.

창준 : 특임에서 실적을 내면 구속되겠지.


...각자 앉은 방향으로 고개 돌리는 두 사람.



25. 대검찰청/외경 - 낮


대검찰청이 위풍당당히 행인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26. 동/총장실 - 낮


창준 보는 앞에서 임명장 받는 시목, 총장과 악수한다.


시목 : 감사합니다.

총장 : 아니지, 원망해야지. 같은 식구 베라고 칼자루 쥐어주는 거니까.

시목 : ...

총장 : 황 특임, 본인이 왜 이 자리에 있는지 알고 있나?

시목 : 왜 제가, 인진 모릅니다만 무엇을 제가 해야 하는 진 알고 있습니다.

총장 : ... (잔잔하게 번지는 미소. 어깨 가볍게 쳐준다) 장가는 아직 이던데?

         (창준에게) 사위로 어때? 번듯하잖아? 직업이 좀 별론가?

창준 : (의례적 미소)

총장 : ..흔히들 검사나 의사나 다 같은 사자로 알지만, 의사는 스승 사자를 쓰고 변호사는 선비 사인데, 유독 검사만 일 사자야?

         우린 사람이 아닌가 했는데, 깃발을 높이 든 모양이라 하더군, 일 사자가 원래... 우린 그래야 돼, 황검사,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 선봉에서 기준이 돼주는 사람. 황검사, 그게 우리의 본 모습이란 걸 국민들께 보여줘.

시목 : 예.

총장 : (고개 돌려 책상 보면 사직서 놓였다) 이게 능사가 아니잖나?

검사장 : 죄송합니다 총장님.

총장 : .. ... (시목에게만) 시작해.


시목과 창준, 각자 자리에서 총장에게 인사하고 문으로 몸 돌린다.

먼저 창준이 이어서 시목이 방을 나가는 걸 지켜보는 총장... 우려와 기대...



27. 동/복도 - 낮


좌우로 서서, 앞만 보며 복도를 걸어오는 창준과 시목.


창준 : 내 마지막 소임이 너였어.

시목 : 그러네요.

창준 : 저녁 같이 하지.

시목 : 들어가야죠.

창준 : 가도 없어. 그쪽들도 전부 갔어.

시목 : ?



28. 창준의 차 안 - 저녁


창준 : (통화 중) 다 왔어. 한 10분? 그냥 밥 한 낀데, 편하게 해...

시목 : (바닥 어딘가만 보고 가는)



29. 한남동 집/다이닝 홀 - 밤


긴 식탁에 차려진 산해진미.

특임팀 사람들이 전부 둘러앉았고, 주방에서 음식하는 아주머니 둘이 들락이며 음식 나른다.


창준妻 :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심히 꾸민) 소수정예인가 보다, 너무 대규모보다 팀웍은 좋겠어요.


어색해하면서 네, 예, 정도 대답하는 특임팀. 아직 수저는 아무도 안 들었다.


창준妻 : 강력반 여형사는 처음이네? 어때요? 잘 해줘요?

여진 : 잘 해줄 이유는 없으니까요.. 똑같습니다.

창준妻 : 그렇구나, 좋겠다.

여진 : (뭐가?)


현관문 열리는 소리.


창준妻 : 어머 오셨나보다. (일어나는)

특임팀 : (주섬주섬 일어난다)

창준 : (들어온다)

창준妻 : 차 안 막히셨나 보네요?

창준 : 음.

시목 : (슥 들어서는. 목례) 황시목입니다.

창준妻 : 어머 tv보다 훨씬 예쁘시다? 소년 같네? 그죠 여보?

창준 : (웃어 보이면)

창준妻 : 앉아요, 당신도.

시목 : (특임팀 향하는 눈길)

특임팀 : (뭐라고 할지 좀 걱정되는 기색들인데)

시목 : (뭐라긴커녕 천연덕스레 끼어 앉는)

창준 : (데려오긴 했지만 이 녀석 봐라? 하는 표정인데)


창준, 상석은 비워놓고 앉으면 아줌마들이 딱 맞춰서 따뜻한 반찬들 내온다.

창준, 권하고 뭐고 없다. 수저 들고 식사 시작. 다들 먹어도 되나? 싶어 서로 보면서 수저 든다.


창준妻 : (역시 드세요 한 마디 없이 자기 남편만 쳐다보며) 비행기표 끊었어요, 당신 인수인계 끝나는 대로 수정이 보러 가요.

창준 : 가면 뭐 좋아하나 그 녀석. 품안에 자식도 옛날 얘기지.

창준妻 : (웃는) 결혼들은 하셨어요? (옆에 앉은 윤과장에게) 아이는 있으신가?


그 말에 실무관과 계장, 윤과장을 보게 된다. 둘 다 당혹스런 기색이다.

정작 윤과장은 얌전히 눈만 내리깔고 있다. (낮에 꼈던 안경, 없다. 안경 안 낀 얼굴)

여진, 이들 반응 눈치 채고 뭐지? 싶다. 윤과장 살피는.


장형사 : (대답 없자 대신 나서며) 전 3살이에요, 아들이요.

창준妻 : 어머 3살 때가 제일 예쁜데. 지금 많이 봐두세요.

장형사 : 예 진짜 이뻐요, 근데 집엘 제가 잘 못 들어가서.

창준妻 : 특임 땜에 바쁘시구나. 벌써 시작하셨나 봐요?

윤과장 : 아닙니다.


시목, 짧게 윤과장 본다. 다들 갑자기 입 다문다.


창준妻 : (싹 웃는) 황검사는요, 누구 있어요?

시목 : 누구요?

창준妻 : (그게 뭐라고 호호! 웃는) 없구나, 내가 소개시켜줄까? 나 예쁜 아가씨들 많이 아는데, (돌연 여진에게) 괜찮죠?

여진 : ?... 저도 예쁜 아가씨들 좋아합니다?

창준妻 : 어머 무슨! 호호,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데?

여진 : 여자의 적은 여자란 말에 맞장구치는 사람은 자기가 지금까지 다른 여잘 적으로 대해온 거 아닐까요?


창준妻, 갑자기 미소 사라진다.

사람들, 뾰족한 기류 탐지, 조마조마. 심지어 창준조차 아내 기색 살핀다.

시목, 그런 창준 보는.

창준妻,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웃는데 그러나 눈은 전혀 안 웃는다.

사람들, 얹힐 것 같은데, 현관문 열리고 사람 들어오는 소리.

창준, 벌떡 일어난다. 바로 현관으로 가는.


창준妻 : (그에 비해 한결 여유로운) 아버지세요? (일어나 나가는)

정본 : (거의 입모양만) 이윤범? 한조 회장?!


특임팀도 신기해하며 일어난다. 머뭇대면서도 구경 가듯 현관으로 가고,

이를 보면서도 삼킬 거 다 삼키고 나서 일어나는 시목.



30. 동/현관 앞+거실 - 밤


창준 : 오셨습니까.

윤범 : 음. (제대로도 안 보고 답하지만 뒤에 사람들 나오자 의례적 미소)

창준妻 : (창준보다 먼저) 이이 직장사람들이요. 밥 한 끼 같이 하려고요.


다들 인사하느라 바쁘다.

윤범, 이런 데 이력이 난 어르신답게 여유로운데, 여진이 인사하자 윤범, 무심히 지나치려다 한 번 더 보는 눈빛이 책망하는 듯?


여진 : (눈치 채는) ?

시목 : (맨 뒤에서 다른 이들처럼 목례하는데)

윤범 : (손 내미는. 따로 말은 없지만 오장육부까지 꿰뚫듯 한 눈빛)

시목 : (덤덤히 악수)

윤범 : (처음엔 보통으로, 그러다 갑자기 힘줘서 꽉 쥐는데)

시목 : (그런가보다.. 손을 살짝만 굽힌 상태 그대로, 같이 세게 쥐지 않는다)

창준 : (두 사람 교류에 민감한)

윤범 : (뭐지? 이 반응은? 싶다가 돌연 핏 웃는다)

시목 : ?

윤범 : (반쯤 창준 보며) 최후의 만찬인가? (그 말만 남기고 안방으로 가는)

창준 : (이마가 살짝 붉어진다)

정본 : 회장님은 식사 같이 안 하시

창준妻 : (말도 끝나기 전에 정본 쳐다보는데, 별 해괴한 소릴 다 듣는단 표정)


창준妻 반응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말한 정본뿐 아니라 다른 이들도 민망할 지경.


창준妻 : (정색하고 쳐다보다 다시 다이닝 홀로 몸 돌리는데)

시목 : 저흰 그만 가보겠습니다.

특임팀 :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얼른 나갈 채비)

창준妻 : 아직 안 끝났는데?

시목 : 끝났습니다. (목례) 실례 많았습니다.

창준 : 실롄줄 알면 일부러 마음 써서 준비한 사람 앞에서 이게 무슨

창준妻 (O.L) : 아녜요.

창준 : (아내 본다)

창준妻 : 안녕히 가세요.


미소 잃지 않고 특임팀 배웅하는 창준妻, 그러나 선 자리에서 한 발도 안 움직인다.

얼굴이 상기돼서도 아내 한 마디에 입 닫은 창준.

두 사람 번갈아보는 시목, 특임팀이 모두 나가자 정중히 인사하고 자리 뜬다.


창준妻 : (주방에 대고) 그거 다 버려요. (2층으로 가는데)

창준 : (잡는) 원래 저런 애야. 무시해.

창준妻 : 달랑 한 끝 차이긴 하잖아요? 검사장, 검사.

창준 : .. (잡았던 손이 놓아지는)

창준妻 : 건진 건 있네, 별 것들 아니었어, 특임. (간다)

창준 : .. ...



31. 동/대문 앞 - 밤


집에서 나와 터덜터덜 가는 특임팀.


계장 : ... 이건 먹은 것도 아니고 안 먹은 것도 아녀.

장형사 : 어디 가서 뜨끈뜨끈한 거랑 (꺾는 시늉)


다들 얼굴 펴지고 어디 갈까, 뭐 먹을까, 마음 바빠지는데.


시목 : 내일 봅시다. (먼저 가버리는)

정본 : ..저 자식은 나이를 혼자만 안 처먹나. 변하질 않어.

여진 : (정본 보는데)

장형사 : 배고픈 중생끼리 뭉칩시다!


그러자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사람들.

여진, 자연스레 정본 옆에서 걷는다.


여진 : 경완인 어쩌고 있어요?

정본 : 난리 났죠. 근데 인권위에서도 그러는데, 반박할 방법이 없대요.

여진 : ...

정본 : 혹시 누구 또 증명해줄 사람 없어요?

장형사 : (앞서 걷지만 여진과 정본 대화에 잔뜩 촉을 세우고 있다)

여진 : (눈치 챈. 자연스레 말 바꾸는) 황검사랑은 오래 되셨나 봐요?

정본 : 그럭저럭, 한 20년이네요.

여진 : 저 성질 어떻게 받아주셨대요, 20년 내내?

정본 : 내내라기보단, 뭐. (빙글 웃는 위로)


소리E> (서툰 피아노 소리 시끄럽게 뚱땅대다가 갑자기 쾅! 내리찧는 소리)



32. 중학교 음악실 - 낮 (20년 전. 정본의 기억)


건반에 아직 손이 올려져있는데 피아노 뚜껑을 힘껏 닫아버리는 소년.

건반에 손은 정본이고, 뚜껑 내려버린 건 시목이다.

중학교 2학년 음악 시간. 정본, 손을 빼지도 못하고 비명 지른다.



33. 길 - 밤 (현재)


정본, 제 손을 내려다본다. 이를 보는 여진.

정본, 여진과 눈 마주치자 웃는다. 여진도 웃어 보인다.

특임팀, 어느새 주택가 빠져나와 상가 길로 나왔는데,


장형사 : 저기 좋네! (저 앞 식당 가리키는) 절루 가죠. (앞장서 가는데 뭔가 이상해서 돌아보면)


쭈뼛대고 있는 특임팀원들. 어떻게 할까, 서로들 쳐다본다.



34. 중앙지검/특임사무실 - 밤


창 밖 불빛만 비치는 불 꺼진 사무실. 남자 구두소리에 나더니 문 열리고 불 켜진다.

시목, 들어오자마자 핸드폰으로 블루투스 작동시켜 인쇄 누르면, 인쇄 시작하는 프린터.

그 사이 재킷 벗는 시목, 화이트보드 앞에 서더니, 단번에 화이트보드를 뒤집으면 뒷면에서 드러나는 사건 관계도.

박무성을 중심으로 살인사건 관련자들, 관련사진이 총망라돼있다.

박무성과 가영 주위에 창준, 동재, 용산서장, 윤범과 영일재, 은수까지 붙어있는데,

인쇄 끝난 사진 가져와 창준 옆에 붙이는 것, 다름 아닌 창준妻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 인쇄한 것)

뚫어져라 화이트보드를 쳐다보는 시목, 보드 다시 돌리고 자리에 앉는다.

일 시작. 오른쪽에 높이 쌓인 파일을 맨 위에 것부터 검토 시작.

cut to. 시간 경과.

노크소리. 조심스레 열리는 문. 반쯤만 몸을 들이는 은수.

책상에 엎드린 시목. (방금 전 오른쪽에 높던 파일이 지금은 왼쪽으로 많이 옮겨졌다)

은수, 망설이다 조심스레 다가온다. 시목 들여다보면,

팔 베고 얼굴 묻은 시목, 고른 숨소리. 아직 손에 붙어있는 펜은 많이 기울었다.


은수 : (펜을 빼주려다.. 손 거둔다)


은수, 손에 들었던 종이봉투에서 스웨터 꺼낸다. 시목이 빌려줬던 스웨터.

스웨터로 시목 어깨를 살포시 덮어준다. 한쪽 팔만 길게 늘어나 달랑달랑...

종이봉투를 바닥에 내려놓고 사무실 돌아보는 은수, 그냥 천천히, 가까운 책상으로 가 어떤 내용인지 서류철 들어보는데,

고정 안 시키고 안에 끼워만 뒀던 서류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은수, 얼른 집는데, 떨어지는 소리에 몸 일으키는 시목, 스웨터는 뒤로 힘없이 떨어진다.


은수 : (당황해서 얼른 올려놓으려는데)

시목 : (일어나는) 놔.

은수 : (놓는)

시목 : 나가.

은수 : (망설이지만 시목 앞에 똑바로 온다) 왜 전 안 돼요?

시목 : 왜 너여야 되는데.

은수 : 제가 윤과장보다 뭐가

시목 : 윤과장은 사건과야. 내사통. 넌?

은수 : 분해요, 억울해요.

시목 : (보는)

은수 : 선배 눈에 난 아직도 사람 죽이는 악마에요?

시목 : ..

은수 : (시목 가슴 위에 닿을 듯 손 펼친다) 이 속에서 난 언제까지 용의자에요? (눈물 핑 도는) 선배가 제일 미워..


결국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 은수, 손을 걷으려는 순간,


여진 : (불쑥 들어오며) 이럴 줄 알았


은수 보고 뚝 멈추는 여진, 지금 이게 무슨?..

눈물어린 은수와 그 바로 앞에 선 시목. 시목 가슴께에 멈춘 은수 손.

얼른 손 내리는 은수. 두 사람 번갈아 보는 여진.


여진 : 어, (문으로 몸 돌린다) 뭘 놓고 왔네? (나가려는데)

계장 : (들어오는) 영검사님?!

은수 : !


우르르 들어오는 사람들, 은수 보고 다들 무슨 일이지? 싶다.

눈물 자국 선명한 은수, 인사하는 둥 마는 둥 빠져나간다.

사람들도 어정쩡하게 쳐다보다 은수가 나가자 일제히 고개 꺾어 시목 쳐다본다.

마냥 남에 일 같은 얼굴의 시목, 자리에 앉는다.

...실무관, 계장 손에 음식 봉투 가져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테이블에 펼친다.

사람들도 모른 척 테이블에 모이지만 그래도 시목을 흘끔댄다.



35. 동/복도 - 밤


은수, 당황스럽고 창피하다. 빨라지는 발걸음.



36. 동/특임사무실 - 밤


실무관 : (음식을 따로 담아 시목에게 주다가) 뒤에 그거 뭐예요?

시목 : (뒤를 보면 스웨터가 떨어져있다)


집어 드는 시목, 스웨터 알아본다. 길게 늘어져버린 팔도.

책상에 놓으려다 발치에 은수가 놓고 간 종이봉투 발견한다. 그 안에 넣으려는데 안에 또 뭔가 있다.

들어보면, 아직 태그도 안 뗀 새 스웨터. 빌려준 것과 최대한 비슷하다.

시목, 한 손에 빌려준 스웨터, 종이봉투 속 또 한 손엔 새 스웨터. 하지만 무심히 둘 다 봉투에 툭 넣는다.

여진, 말없이 그 모습 보다 눈길 돌리는데, 다들 왕성한 호기심으로 지켜보고 있다.


여진 : ...첫날부터 고생하셨습니다! 윤과장님 다친 덴 어떠세요?

시목 : (고개 들어 쳐다본다)

윤과장 : (쑥스러워하며 손 문지르는데, 긁힌 상처가 짙다)

계장 : 해병대 나오셨다면서요? 귀신은 어떻게 잡으셨대요?

윤과장 : 귀신은 핸드폰 안 봅니다. 담엔 꼭 잡을 거고요!

장형사 : 박무성이 접대 많이 했단 식당은 세무조사를 급살로 맞았다던데요?

            양주 박스 내놓은 걸 공무원들이 몰래 세서는 빈 박스가 이만큼인데 매출 신고는 겨우 이거냐고 완전 뒤집어놨대요.

윤과장 : 우연이려나...

여진 : 뺑소니는 목격자가 하루아침에 진술을 뒤집었어요. 첨엔 박무성을 지목했는데. 내일 직접 만나보려고요.

정본 : (여러 장의 종이만 만지작)

계장 : 근데요...

여진 : 왜요, 계장님도 무슨 문제 있었어요?

계장 : (헤벌쭉) 검사장님 사모님이요, 완전 미스코리아시더라..

정본 : 그쵸? 그거 받고, 재벌 딸.

장형사 : 받고, 집에 가면 맨날 이윤범 있고.


미스코리아, 재벌 딸까진 좋아라하던 남자들, 마지막 한 마디에 일제히 부르르 떤다. 여자들은 풋.


윤과장 : 검사장님 사퇴하고 한조그룹으로 가시려나, 처가 회산데.

장형사 : 처가 회산데가 아니라 처가 회사니까죠? 초대형 낙하산으로 똭!

계장 : ..그런 분이었나..

시목 : (윤과장에게 와 파일 준다) 차명 재산이 있는 거 같습니다.

윤과장 : (파일 보더니) 어, 1부장님 거네.. (찌푸리고 들여다보는)

정본 : (또 종이 만지작)

실무관 : 아까부터? (종이 쑥 뺏어서 보면 엄청 썼다 지운 여러 장) 우와.

정본 : (얼른 가져가는) 내일, 내일요.

여진 : 왜요, 예행연습도 할 겸 들려주세요.

정본 : (여진 요청에 계면쩍어 하면서도 도로 꺼내는) 이게 짧은 거 같아도 엄청 길어서..

         (목 가다듬고) 2017년 4월 21일, 검사 등의 향응 수수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임 첫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수사 진행에 있어 1차 소환은 서동재 서부지검

시목 : (O.L) 대상 특정하지 말고 수사 준비과정이라고 해줘.

정본 : 어? 어. (고치는)

시목 : 참고인 조사 내일 10십니다. 반드시 그 시간에 데려오세요, 장형사님.

장형사 : 네! 그런데 참고인 주소를 제가 아직 못 받았는데요?

시목 : 내일 출발 때 드립니다.

장형사 : 예에...

정본 : 그럼, (읽는) 수사준비 중입니다. 하여 먼저 특임의 업무분장에 관해..


시목을 포함한 모두, 경청...



37. 복도식 아파트/전면 - 아침


정본E :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바, 신속히 범죄구성 요소를 파악하고,


낡고 오래된 아파트. 1층 복도 거의 끝집으로 장형사와 검찰직원들이 몰려가고 있다.



38. 중앙지검/특임사무실 - 아침


중앙에 책상 붙여서 자리 만들고 관련 서류 쌓아놓고, 만반의 준비하는 특임팀.


정본E :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앞만 보고 갈 것이며 끝으로,



39. 동/특임사무실 문 앞 - 아침


‘검사 등의 향응 수수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임 검사 황시목’ 나무 현판 아래,


정본 : (새로 프린트한 원고가 바르르 떨리는) 끝으로 특임수사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인사)


녹음용 휴대폰 예닐곱 개를 아예 모아놓은 통을 정본 밑에 들고 있는 이도 있고, 의자에 올라가 사진 찍는 이도 많다.

낱낱이 찍어대는 카메라들.



40. 동/1층 로비 + 중앙지검 뒷문/주차장 - 아침


1층 로비도 기자들이 잔뜩 대기했다. 누군가 ‘온다!’ 외치자 일제히 집중되는 카메라.

동재, 검찰직원에게 팔꿈치 잡혀 들어온다.

cut to. 중앙지검 뒷문으로 들어오는 검은 차.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다.

cut to. 1층 로비. 입 앙 다물고 선 동재 앞에 수십 개의 핸드폰이 디밀어졌다.

쏟아지는 질문. “금품 수수했나요?” “올라가서 무슨 말씀 할 건가요!”

“동료검사한테 조사받는 기분이요!” “박무성씰 언제부터 아셨죠!”

동재,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 듯 입 꼭 다물고 눈도 약간 위에다 딱 고정. 어쩜 저렇게 모른 척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cut to. 지하주차장. 검은 차에서 먼저 내리는 장형사, 주변 살핀다. 여긴 조용하다.

장형사, 차 뒷문 열면 차에서 내려지는 인물, 은수母다.



41. 동/회의실 - 아침


정말 아무 것도 없는 회의실. 가운데 빈 탁자와 의자 하나뿐, 서류 한 장이 없다.

탁자에 혼자 앉혀진 동재. 문 지키는 계장은 동재랑 눈 안 마주치려고 천장만 본다.


동재 : 물이라도 갖다 놔 새끼들아!

계장 : (소심한 손길로 뒤에 정수기 가리킨다)

동재 : (분이 머리끝까지 치솟는)



42. 동/정문 앞 - 아침


은수, 택시에서 급히 내린다.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43. 동/특임사무실 - 아침


동재가 있는 회의실과는 180도 다른 풍경, 많은 자료들.

은수母와 마주 앉은 시목.


은수母 : 명절이라 선물이 많이 들어왔어요. 받으면 받은 만큼 줘야하는 양반이라 부담만 되는 걸..

            상하는 게 아니고 그냥 과일 상자 길래 베란다에 받아둔 게 잘못이었죠,

            그 밤에 그이가 온 담에야 풀어봤다가 돈 다발을 보고 어찌나 놀랬든지,

            상자에 붙은 명함으로 전화를 했고 준 사람이 도로 와서 가져갔어요. 그게 다예요.



44. 동/회의실 - 낮


여전히 혼자인 동재, 이젠 의자에 길게 앉아 머리에 손 괴었다.

문 열린다. 동재, 눈만 들어 보면 윤과장이 파일 끼고 다가온다.


동재 : (손 풀지 않고 그대로면)

윤과장 : (앉지 않고 책상 맞은편에 서서 파일 펼친다) 2013년 서검사님의 매형 김재원씨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

            신축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건축비 축소 계약, 공사 계약 당사자는 고 박무성씨였고

동재 : 듣도 보도 못한 개소리야.

윤과장 : 뺑소니 사건으로 두 분이 알게 된 직후였죠.

            검사님께서 축소분 차액 4억을 챙기셨고, 제3자 뇌물공여죄입니다, 아시겠지만.

동재 : 허위사실 유포죄에 명예훼손. 알겠지만.

윤과장 : (사진 한 장 놓는다)

동재 : (아연실색한다. 양변기 물탱크에 감췄던 밀봉비닐을 꺼내 그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게 어떻게!!)

계장 : (모르는 척하지만)


Insert> - 계장, 양변기 물탱크 연다. 세금계산서 등이 가득한 비닐 꺼낸다.


계장 : (비닐 채로 사진 찍고서 내용물 꺼내며) 오오! 대박! 검사님이 숨길 시간을 주길 정말 잘하셨네. (내용물 사진 찍는)


계장 : (스스로가 자랑스러워 콧방울이 벌름대고 발꿈치가 들썩인다)

윤과장 : (다음 사진 놓는데 자동차세 고지서다) 78러 9257. 독일 B사 신형차량.

            남산 소재 크라운호텔 지하주차장에서 찾았습니다. 7개월 동안 주차비 한 번을 안 내셨다고요.

동재 : ....

윤과장 : 호텔 체인 소유주 차영호가 저지른 폭행 사건을 담당하셨죠?

            직후에 크라운 호텔 주식 7만 주가 검사님 조카 명의로 올라갔고요. 조카가 몇 살이죠?

동재 : 황프로 오라고 해.

윤과장 : 유치원은 들어갔나요?

동재 : 황시목이 오라고!

윤과장 : 바쁘신데요.

동재 : (의자 차버리며 일어나는)

윤과장 : 말씀 전해 달라 하셨습니다.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특임은 길다, 여죄는 남기지 않겠다, 라고.

동재 : 내가 알고 있는 걸

윤과장 : 아, 거래는 없다라고도 하셨는데.

동재 : 1부장도 받았어!

윤과장 : 댁에 가계시면 구속영장 나올 거라고요. 외출은 삼가시고.

계장 : (말 끝나자마자 문 연다)


동재, 뭐라도 해보고 싶지만 윤과장, 동재 안 보고 늘어놨던 파일 자료만 추린다.

쉽사리 발 못 떼던 동재... 혼을 반쯤 놓고 문으로 향하면,

윤과장, 바로 문자 보낸다. 동재 데려가며 문 닫는 계장.


윤과장E : 지금 나갑니다.



45. 동/특임사무실 – 낮


시목 : (윤과장이 보낸 문자 보더니 파일 정리하며) 그만 가셔도 됩니다.

은수母 : (그렁그렁한 눈, 시목 손 잡는데 손 떨린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시목 : (손 보지만) 고마우실 것 없습니다. 나가시죠.



46. 동/복도 – 낮


계장 : (승강기로 동재 데려가는데) 이쪽으로 가시죠.

동재 : 아래, 기자들 아직도지?

계장 : 에?

동재 : 계단으로 갑시다. 나 그 정돈 되잖아? (먼저 계단으로 트는)

계장 : 어? (승강기 쪽 돌아보며 난처한 듯 쫓아가는) 봐야 되는데..

동재 : (비상계단 문을 여는 찰나)

은수E : 엄마!

은수모E : 은수야, 언제 왔어?

동재 : ? (돌아본다. 모퉁이 안쪽에서 들리는 소리, 혼잣말) 은수?

은수E : 엄마 괜찮아?

계장 : (동재가 들은 것 같자 안도하며) 가시죠! (비상계단으로 들어간다)



47. 동/계단 - 낮


한 발 한 발 내려갈 때마다 동재, 식은땀이 배어나온다. 어찌 할까, 어찌 해야 할까...


윤과장E : 구속은 이걸로도 충분조건이다. 특임은 길다,

시목E : (윤과장 목소리와 겹치며) 길다, 여죄는 남기지 않겠다.

동재 : (계단이 너울댄다. 토가 나올 것 같은데) 악! (발 헛딛은)


비명 지르는 동재, 계단 아래로 미끄러진다. 놀란 계장 손 뻗지만! 동재에게 닿을 듯 스쳐버리고 마는 손.

동재, 계단을 미끄러진 것도 모자라 떨어지는 힘에 계단 맨 아래에선 벽까지 밀린다.

놀라 달려 내려가는 계장. 등을 보이며 웅크린 형상의 동재, 움직임 없다.



48. 동/특임사무실 앞 복도 - 낮


은수 : (은수母 끌어안은) 아빠는 같이 오지도 못하게 했다며? 괜찮아?

은수母 : (떨리는데 희망 때문이다) 밝혀주려나봐 은수야, 저분이 해주려나봐.

은수 : !

윤과장 : 검사님! (달려온다. 은수 보지만 사무실 문부터 열고) 나와 보세요!


문 열리자 고개 빼는 은수, 문 안에 시목이 고개 드는 것 보인다.

곧 밖으로 나오는 시목, 윤과장과 함께 가는데,


은수 : 선배님,


보지만 그대로 가는 시목.

시목을 바라보는 은수. 그런 은수를 보는 은수母.



49. 동/1층 정문 앞 - 낮


응급차에 실리는 동재, 의식 없다. 기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그림이다.

계장도 허둥지둥 응급차에 함께 오르고, 막 출발하는 응급차.

시목과 윤과장, 건물에서 나와 지켜본다.



50. 응급차 안 - 낮


동공 반응 검사하고 바이탈 체크하는 응급대원.

동재, 전혀 반응 없다. 흔드는 대로 흔들리는.


계장 : (전화 중) 의식이 없대요, 죄송합니다...



51. 유흥가/차안 - 저녁


콜운전사 : (차 몰고 온다. 차 세우고 전화 하는) 어디에요? 왔는데? 예, 앞에 있어요.

               (끊고 머리 만지는) 얼마 만에 뛰는 거야, 젠장...

여진 : (불쑥 보조석에 올라탄다)

콜운전사 : 뒤로 (예상했던 분위기가 아니라 이상한) 콜 부른 거 맞아요?

여진 : 왜요 오빠, 난 콜 부르면 안 돼?


뒷문 벌컥 열리고 장형사가 탄다.

콜운전사, 뭐지? 돌아보는 코앞에다 여진, 경찰 신분증 디민다.

콜운전사, 죽을상이 되는데 뒤에서 어깨 잡는 장형사.


여진 : 선생님, 룸살롱 말고 권민아 또 어디 데려다줬습니까.

콜운전사 : 아 또 걔.

장형사 : (어깨 더 세게 잡는다)

여진 : 출퇴근 시켜준 거 말고 다른 데도 픽업 다녔죠. 모텔이든 펜션이든 정기적으로 데려다준데, 댑시다.

콜운전사 : 저 업소 다 짤렸어요, 제보한 거 들통 나서, 누가 나불대는 통에.

여진 : 어 되게 미안하네? 어떡할까?

콜운전사 : (너였냐?!)

장형사 : (손이 스윽 더 앞으로 온다)

여진 : 선생님, 마지막으로 묻습니다?

콜운전사 : (어후...)



52. 호텔/로비 - 밤


여진과 장형사, 데스크로 간다. 데스크에 신분증 보여주고 질문하는 여진.


Insert> - 콜기사, 로비 가로지르는데 민아, 프런트데스크에서 전화하고 있다.

콜기사, 뒤가 급해 오래는 못 보고 얼른 간다. (여름 복장)


콜운전사E : 전에 여름이었나, 걔 내려주고 나도 화장실엘 들렀는데 민아가 로비전화를 붙들고 있더라고요.

                 상대가 끗발 있는 놈인가 보다, 했죠. 전에 어떤 여자애 폰에 있던 기록 땜에 남자들이 싹 다 걸려든 뒤로

                 애들이랑 통화기록 남는 거 되게 싫어하거든요. 한다하는 사낼수록.


데스크 매니저, 곤란한 얼굴 하지만 장형사 데리고 데스크 안으로 들어가는 여진.

매니저, 컴퓨터 두드리고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여진과 장형사.

cut to. 프린터에서 나오고 있는 숙박 기록. 예약자 이름, 온통 권민아다.



53. 은수의 집/안방 - 밤


모로 누운 은수母 어깨며 등 주물러주는 일재.


은수母 : (피곤하다. 잠에 빠지는) 고만해요, 힘들어..

            (흐뭇한 미소) 누구 하나 돌아보지 않던 걸.. 해결해주려고 날 부른 거예요.. 고마워서.. (잠든다) 얜 또 늦네..

일재 : (계속 주물러주지만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어둡다)



54. 상가 대로변(을지로 조명상가 같은 분위기) – 밤


복잡한 상가 대로변에 트럭 선다. 한 남자(김태균)가 내려 인근 상가 길로 사라진다.

간발에 차로 나타나는 은수, 주차된 차들 번호 일일이 살피다 트럭 발견!

트럭 주인 찾아 사방 살피는 은수,



55. 서부지검/검사장실 - 밤


창준, 짐 정리하는데 문 열린다. 일재가 지팡이 짚고 들어선다.


창준 : (놀라는 것도 잠시, 앞으로 와서 인사하는데)

일재 : (고개 숙인 창준 위로) 내 식구들 건드리지 마.

창준 : .. (허리 펴는)

일재 : 3년을 두문불출해줬으면 내 뜻을 알겠지, 무덤까지 가져갈 테니 니들도 뱉은 걸 지켜, 내 안사람, 내 딸 은수, 놔둬.

창준 : 죄송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요.

일재 : 황시목이가 은수 엄마를 데려갔어.

창준 : !!

일재 : 나한테 시위한 거야. 들추겠다고, 검사 몇 명이나 잡고 특임을 끝낼생각 없다고.

         아는 걸 토해내라고 일부러 안사람을 끌어냈어. 시목인 이제부터 시작이야.

창준 : ...

일재 : 그놈이 어떤 난릴 치든 난 입도 벙긋 안 해. 그러니 니들도 움직이지 마. 니 장인한테 똑똑히 전해!

창준 : ..알겠습니다. 말씀드리죠.

일재 : ... (짐 싸놓은 검사장실 보는) 기어이 니가 널 버리는구나. 어리석은 놈, 스스로를 못 믿고. 제 쓰임이 어디인 줄 모르고.

창준 : 많이 썼습니다. 다른 것도 쓰려고요.

일재 : (확연히 번지는 실망과 경멸... 더 보지 않고 절뚝이며 나간다)


창준, 짐 챙긴다. 망설임 없이 검사장실 나간다. 불 끈다.



56. 한조그룹/회장실 - 밤


책상에 앉은 윤범, 우실장이 건넨 파일 보고 있다.

파일 안 사진, 특임팀 사람들 스틸 컷들이다.

마포서에서 나오던 여진의 스틸컷, 아저씨와 부딪쳐 나동그라진 윤과장의 스틸컷,

한정식집 닫힌 문 두드리는 장형사의 스틸컷도 보이고. 창준과 함께 중앙지검을 나서는 시목의 스틸컷도 있다.


윤범 : (여진 사진 손가락으로만 끌어당겨서 보는)

우실장 : 마포서입니다. 박무성 음주뺑소니를 재조사한 것 같습니다.

윤범 : 갈 길로 가네.. (시목 사진) 이놈 묘하데? (익수하는 손 모양 해보는)


Flashback> - 9회. S#30 한남동/거실.

윤범이 시목과 악수할 때 처음엔 그냥 그러다 갑자기 힘 꽉 주던 손.


윤범 : 놀라든가, 꼴에 같이 세게 나오든가.. 이도저도 아냐?

우실장 : ....



57. 중앙지검/복도 - 밤


시목 : (오는데)

윤과장 : 검사님! (뒤에서 온다. 손에 빵 봉지 든. 웃는) 출출하다고들 해서요.

시목 : 예. (특임사무실로 들어가려는데)

윤과장 : 저, 드릴 말씀이..

시목 : (보는)

윤과장 : 진작 말씀드렸어야 했는데 제가 실은, 검사님 뒷조사를 했습니다.

시목 : 왜요.

윤과장 : 회사에서 요청이 있어서요.

시목 : 그래서요?

윤과장 : ..검사장님께 보고했습니다. 그땐 뭐랄까, 검사장님이 저희 지검을 버리실지 모르고.

            암튼 죄송합니다. 것도 모르고 절 여기 뽑으셨으니.

시목母F : 니 직장 사람이라면서 그이 회사로 찾아왔다는데?

시목 : (물끄러미 쳐다보는)

윤과장 : (눈길 오해하고) 혹시 제가 특임팀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되시면

시목 : 집에서 얘기하더군요.

윤과장 : 댁에서 들으셨다고요? ..그럼 다 아시고...

시목 : 예. (들어간다)

윤과장 : (입장 애매한.. 들어간다)



58. 동/특임사무실 - 밤


탁자를 모아 가운데 큰 자리를 만들어놓고 삥 둘러앉아 일하는 특임팀.

시목이 들어오자 다들 반갑게 인사한다.

윤과장, 빵 봉지 내려놓으면 다들 손 뻗는데 유독 여진만 움직임 없이 시목 본다.


장형사 : 이야, 빵 풍년이네?

정본 : 너무 무리하신 거 아녜요?

윤과장 : 실컷 드세요. 듣는 귀 무서워서 회식도 맘대로 못 하는데.

정본 : 시목아, 아니 검사님, (손 뻗어서 빵 이것저것 내미는) 뭐?

시목 : (와서 그냥 아무 거나 받아 한 입 무는)

실무관 : (빵 두어 개 챙기는)

장형사 : 계장님이요? 아직도 병원 계세요?

실무관 : (한숨) 하필 서검사님 땜에.

정본 : 왜 하필 서검산데요? 사이 안 좋아요?

실무관 : 안 좋을 거까지야, ..(시목 의식되는) 서검사님이 얼마 전에 용돈 조라고 봉투를 주셔서 곤란했었나 봐요, 계장님이.

시목 : (쳐다보는)

실무관 : (그 눈길에) 아뇨! 계장님 그거 다 저 주셨어요, 수사비 메꾸라고.

            근데 서검사님은 계장님이 돈만 먹었다고 막 먹튀라고 쪼더라고요.

시목 : ...

장형사 : 초딩도 안 그러겠다, 하여튼 하나만 봤는데도 백을 알겠네.

정본 : (조용한 여진에게 빵 내미는데)

여진 : (고개만 젓는)

정본 : ? (자기가 먹으려다 시목 빵이 지금 쥔 것과 같자) 그거 맛있어?

시목 : 별로.

윤과장 : (쳐다본다. 사온 장본인이라 은근 상처 받는데)

정본 : (눈치 없이) 진짜? (얼른 시목의 빵 조금 뜯어 맛본다) 그러네? 그럼 난 딴 거. (다른 걸로 바꾸는)

시목 : (별 생각 없다가 문득 떠오르는 게 있다)


Flashback> - 8회. S#69 마포서 옆 골목/포장마차 - 밤

여진 : 저희 소주 한 병이랑 우동

시목 : 라면 먹어요.

여진 : ? 말고 라면이요! (그러고 나서 시목의 우동 국물 맛보는)


시목 : .. (여진 돌아보면 화난 듯한 눈과 마주치는데, 잠깐 왜? 하다) 다녀온 일은 어떻게 됐습니까?

여진 : (대답 대신 앞에 펼쳐놓은 호텔 숙박 기록에만 시선 준다)

장형사 : (여진이 말이 없자, 서둘러 꿀꺽 삼키고 숙박기록 가져와 짚으며) 김가영이 한 달에 두세 번 월요일마다

            호텔에 예약했더라고요.

정본 : 월요일마다요?

장형사 : 에, 권민아 이름으로. 근데 남자를 당최 모르겠네?

윤과장 : 호텔비 남자 카드로 결제했을 거 아녜요?

여진 : (겨우 입 여는) 현금으로 했어요. 김가영이 직접.

정본 : 와 치사하다, 여자한테 돈 쥐어주고 지는 지하주차장 그런 데로 쏙 빠진 거잖아요?

장형사 : cctv 요청해놨는데 이게 너무 시간이 지나서 없을 거 같다네요?..

정본 : 으응... 난 성문일보에 있는 친구랑 얘길 해봤는데 걔네도 아직 제보자를 모른대요.

장형사 : 뺑끼 쓰는 건 아녜요?

정본 : 그건 아닌 거 같은 게 자기들도 좀 이상한 게 있대요.


둘러앉은 모두, 본다.


정본 : 서부지검 검사장이 한조그룹 사위라는 거 뻔히 알면서 스폰서 제보를 데스크에서 단번에 통과시켰다는 거죠.

         아시다시피 성문일보가 원래 보수고, 자기들도 다 같은 재벌인데 충분히 한 번은 거를 만한 내용을 갖다가.

         평소 행태를 보자면 아주 이례적이라고 하대요?

윤과장 : 라이벌 의식이 있나?

장형사 : 원한을 샀던가?

윤과장 : 성문이랑 한조랑 둘이 붙은 적이 있나?

정본 : 그런 거 못 본 거 같은데요?

여진 : ... (수첩 탁 접더니 뚜벅뚜벅 사무실 나간다)

정본 : (눈치 보며) 오늘 한경위님 왜 저기압이십니까?

장형사 : (갸우뚱) 글쎄요.

시목 : (진동에 핸드폰 본다. 여진 문자)

여진E : 잠깐 좀 보죠.



59. 동/회의실 – 밤


시목, 들어오면 가라앉은 표정의 여진 서있다.


시목 : 무슨 일이죠?

여진 : 무슨 일? 박무성 건 때문에 특임 만들어진 거 아니에요? 영일재 장관 부인이 왜 튀어나오는데요?

시목 : 둘 다 우리 할 일입니다. 어쩌면 한 가지일 수도 있고요.

여진 : 검사들은요? 애초에 잡을 맘 없었죠?

시목 : 우리나라에서 뇌물 제일 많이 뿌리는 데가 어딜 것 같습니까.

여진 : ..한조그룹. (설마) 아니 그럼 검사장이 타겟이 아니라, 한조까지 엮겠단 거예요? 거기랑 박무성이 뭔 상관이라고?

시목 : 우리나라에 한조하고 상관없는 게 있던가요? 경위님이 그랬죠, 눈감아주니까 하는 거라고,

         누구 하나만 제대로 부릅뜨면 바꿀 수있다고, 아뇨 누구 하나론 안 돼요,

         한 명이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한 명 만큼뿐이에요. 이 생활 8년의 결론입니다.

여진 : 근데 왜 하려고요, 한조를 엮겠단 건 끝장을 보겠단 거잖아요.

시목 : 박무성이 나한테 왔어요, 그런데 묻힐 뻔 했죠, 나도 묻을까 했습니다.

         어차피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처음부터 또 그걸 다시, (고개 젓는)

         그런데 그걸, 어떤 경관 하나가 관속에 들어간 박무성을 다시 끄집어 내서 내 앞에 던졌어요.

         그때 결정했습니다. 끝을 보자, 여기다.

여진 : ...

시목 : 박무성이 보유한 한조그룹 주식이 한때 수백억입니다. 그 수백억에 영일재, 검사장, 이윤범, 다 들어있어요.

여진 : 좋아요, 밝힙시다, 근데 나 안 믿는 사람하고 일해야 되나?

시목 : 반댄데요? 전 경위님 말곤 안 믿는데요?

여진 : (훗!) 뭘 또 (하다 아참, 화내고 있었지) 근데 왜 마포서로 뺑뺑이 돌렸어요? 어차피 타겟은 저 딴 쪽이면서?

         영장관 부인 커버치려고 기자들한테 서동재랑 내준 거랑 나랑 똑같잖아?

시목 : 한조에선 우리가 어디로 튀는지 분명히 지켜보고 있어요. 이윤범이 그 중에 누굴 제일 주목할까요?

여진 : 날요? 왜? 난 그냥 파견 경찰인데?

시목 : 그냥이 아니죠, 이게 다 너 때문이다, 이윤범이 경위님 보는 눈이 딱 그거던데요?

여진 : (생각하면)


Flashback> - S#30. 한남동 집. 거실+현관. 밤.

여진이 인사하자 윤범, 무심히 지나치려다 책망의 눈길로 한 번 더 본다.


여진 : (시목 흘기는) 말리는 분위긴데.. (허나 기분 풀린 게 다 티 나는)

시목 : 일을 두 방향으로 나누죠. 저는 특임을 맡을 테니 경위님은 살인사건을 놓지 말아주세요.

여진 : 정말로 그 두 개가 하나로 연결될 때가 올까요?

시목 : 예.

여진 : (머릿속 복잡한 한숨) ...전에 알아봐달라고 한 거요. 김정본씨.



60. 동/특임사무실 – 밤


저마다 열심히 일하는 특임팀 사람들.

정본, 서류로 책상이 너무 복잡하자 남에 것까지 정리한다.


여진E : 흠 잡을 데 없던데요, NGO 활동도 진짜 열심히 하고. 다른 분들은 여전히 못 미더워요?

시목E : 계장님도 서동재와 내통 없이 증거물 잘 찾아주셨고, 윤과장님도 본인이 먼저 뒷조사 애길 꺼냈고요.

여진E : 아 윤과장님이요, 혹시...

시목E : 왜요?


윤과장, 가까이 잡으면 일에 매진하는. 습관적으로 안경 올리려다가 아 없지, 웃는다.


여진E : ..아녜요, 계장님은 어쩌고 계시려나?



61. 병원/응급실 - 밤


의사가 동재 상태 살핀다. 전혀 반응 없이 누운 동재.

cut to. 응급실 복도 의자에 웅크리고 누운 계장, 졸다가 떨어질 뻔! 화들짝 깬다.

응급실부터 들여다보고 다시 끄응! 앉는다. 반나절 사이 반쪽이 됐다. 다시 조는...



62. 서부지검/형사3부 복도 – 낮


1부장, 잔뜩 초조한 기색으로 서둘러 온다.



63. 동/3부장실 - 낮


3부장, 코트 입고 단추 채우는데 1부장이 노크도 않고 들어선다.


1부장 : 진짜 가려구?

3부장 : 진짜 가지 가짜로 가?

1부장 : (왔다 갔다) 새끼 죽으려고 어디 지 소속 부장을 오라가라야?

3부장 : 왜 죽어, 그런 거 하라고 특임 시켜준 건데.

1부장 : (문득 멈춰) 왜 불렀는지 몰라??

3부장 : (왜 저래? 보는)



64. 병원/응급실 - 낮


계장, 피곤한 눈 비비며 동재 침상으로 오는데 어? 없다!

놀라는 계장, 급히 나간다.



65. 한조그룹/회장실 - 낮


좀 황당한 얼굴로 책상에 앉은 윤범. 동재가 그 앞에 무릎 꿇었다.


동재 : 회장님 살려주십쇼!

윤범 : (황당함은 이내 못마땅함으로 바뀌고 다시 서류 본다)

우실장 : (알아듣고 동재 끌어낸다. 힘이 어마어마하다)

동재 : 뭐든지 하겠습니다! (끌려 나가서 밖에서 들리는 소리) 회장님!

윤범 : 뭐든지 할 사람은 많아요..

동재E : 검사장이 말씀 안 드린 게 있습니다아!

윤범 : (동작 멈춘다. 소리 나는 쪽 보는)



66. 중앙지검/특임사무실 - 낮


시목, 특임 준비하는데 전화 울린다. 받으면,


계장F : 어떡해요! 서검사가 없어졌어요!

시목 : (즉시 외투 낚아채며 문으로 오는)

여진 : 검사님! (뛰어 들어온다) 병원에서

시목 : (문으로 가며) 들었어요.

여진 : (같이 가며) 기적이 정말 있나 봐요!

시목 : (멈춘다. 무슨 기적?)



67. 병원/복도 - 낮


시목과 여진, 뛰어온다.



68. 동/중환자실 - 낮


팀장은 침대에 누운 사람 위로 허리 굽혔고, 박순경은 침상 옆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두 남자에 가려서 침상에 누운 사람은 안 보이는데,

시목과 여진, 온다. 두 사람 들어오자 박순경이 비켜주는 침상엔, 가영이다. 눈 떴다.

눈빛 흐리지만 분명히 살아난 가영과, 그녀를 바라보는 시목과 여진에서 엔딩.

<9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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