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타방송대본

[비밀의 숲] 11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7.11|조회수1,814 목록 댓글 0

[비밀의 숲] 11











1. 수석비서실 - 낮


검사들 중에 선 시목, 선물상자에 눈길 가는데 시야가 막힌다.

창준이 책상과 시목 사이에 자연스레 서서 상자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

그걸 느낀 시목과 창준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히는데...


비서 : (샴페인 잔 여러 개 놓인 트레이 가져오는)

창준 : (자연스레 몸 돌려 상자 옆에 샴페인 집어 든다)

비서 : (트레이는 책상에 놓고 샴페인 병 받아가려 하자)

창준 : (괜찮다는 손짓. 직접 따고) 자, 근무 중이라 헤비하게는 안 되고,

         (사람들 훑다가) 요즘 제일 수고 많은 사람이 대표로 하지.


창준, 잔까지 2개 챙겨서 뚜벅 뚜벅 검사들 사이로 온다.

4명의 부장검사들과 6명 평검사들, 저 잔을 누가 받을까 내심 기대하며 주목하는데,

창준의 발걸음이 멈춘 곳, 맨 뒤에 있는 시목 앞이다. 검사들 시선, 일제히 창준과 시목에게 쏠리는.


창준 : (잔 주며) 브리핑 잘 봤어, 다른 영역까지 활보 잘 하던데? (샴페인 채워준다) 그러다 여기도 오겠어?

검사들 : (창준의 뼈 있는 농담에 크게 웃지는 못한다)

창준 : (주위에다) 다들 조심해, 우리 황검사께서 불시에 찾아갈지도 몰라. 그렇지? (시목 보면)

시목 : (채워지는 잔이 아닌 창준 눈을 보는) 죄지은 사람은 조심해야죠.


시목의 대답에 분위기 싸해진다. 지켜보는 동료 검사들만 서로 눈치 보는데.

한 손에 잔을 쥔 시목, 창준이 샴페인이 다 따르자 다른 한 손으로 창준에게서 샴페인 병을 받는다.


시목 : (한 손으로 병 잡고 창준 잔 채워주는) 손이 두 개뿐이라 죄송합니다.


곁에 있던 검사가 얼른 시목 잔 받아주려 하는데도 그대로 따르는 시목.


시목 : (다 채우고) 승진 하례를 자주 드리게 되네요.

창준 : (눈빛 차가워지지만)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시목 : (잔 들고) 좋은 세상, 위하여.

창준 : (마시는데)

시목 : (들고만 있다가 잔을 놓는다) 차를 가져와서요.

창준 : (크게 드러내진 않지만 불쾌하다. 몸 돌려 소파로 간다) 앉지.


부장들, 분위기 살얼음판으로 만든 시목에게 책망의 눈길 보내며 소파에 앉는다.

부장들만 앉고 평검사들은 소파 향해 선다. 시목도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소파 쪽으로 몸 돌린다.


3부장 : 1부장은 본가에 일이 있어서 못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시목 : (그 말에 3부장 짧게 보는)

은수 : (어느 새 시목 뒤로 와서, 작게) 끝나고 잠깐만 봬요.

시목 : ...



2. 한남동 집/2층 거실 – 낮


미소 짓는 가면을 쓴 것 같은 창준妻, 팔짱 끼고 앉았다.

맞은편에 여진.


여진 : 병원 간호사가 정확히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굉장히 이쁜 아줌마가 그 날 병실에 있었다고.

창준妻 : (어이없다) 아줌마?

여진 : 김가영한테 왜 가셨죠?

창준妻 : 그게 누군데요?

여진 : 호흡기 손 대셨나요? 베개론 뭘 하셨고요?

창준妻 : (고개 까딱) 음?

여진 : (가영 사진 내미는데, 아주 예쁘게 나온 사진이다) 병원에서 보신 거랑 많이 다르죠? 참 젊고 예뻐요?

창준妻 : .... ... ...요즘엔 이런 스타일을 예쁘다고 하나 봐요? 근데 여자에 적은 여자란 말이 어떻고 한 사람치곤 수법이 치졸해?

여진 :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가져왔는데 실례였나요?

창준妻 : (가까스로 유지하던 미소 사라진다) 놀랍네, 대한민국 경찰, 병원 cctv도 안 보고 오나?

여진 : (아주 잠깐 망설이지만) 봤습니다.

창준妻 : (빤히 보다가) 못 봤지?

여진 : !...

창준妻 : 그냥 놔뒀을 리가 없지. 아마추어도 아니고.

여진 : ... .. 따님 보러 가신다길래 오래 계실 줄 알았는데 금방 오셨네요?

창준妻 : 그쪽도 남편이 대통령한테 임명장을 받으면 그 자릴 지켜야한단 걸알 텐데,

            하긴... 바로 다시 갈 거예요. 취임식 봤으니까.

여진 : 영전 축하드립니다. 근데 대통령 임명장 때문이 아니라 김가영이 있는 한국에 남편 혼자 보내기 싫었다면요?

         가까스로 살아남은 여잘 남편분께서 가엾어 할까봐 부랴부랴 같이 오신 거라면?

창준妻 : 우리 남편 자선사업가 아녜요, 모르는 여자 아무나 안 가여워해.

            (일어난다) 시간 남아서 내준 거니까 고마워할 거 없고. (방으로 가는)

여진 : (일어난다) 당분간 해외 못 나가십니다. 강력사건 관련자로 출국금지 조치 들어갔습니다.

창준妻 : .. (정말 재미있다는 듯 웃음 터뜨린다) 해봐요! (호호호!)


여진, 자리 뜬다. 창준妻에겐 안 보이는 얼굴이 실은 꽤나 긴장했던 듯 휴! 심호흡.

하지만 여진을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창준妻 역시, 완전히 신경 곤두섰다.



3. 수석비서실 - 낮


2부장 : 저희 지검 검사장으론 혹시 염두에 두신 사람이 있으신지..

창준 : 임명권이 나한테 있습니까? 대통령께서 정하시겠죠.

2부장 : 아 예.

비서 : (조용히 다가와 창준에게) 다음 회의 10분 전입니다, 수석님.

창준 : 벌써 그런가? (일어난다)

3부장 : (일어난다) 첫날부터 바쁘시네요.

창준 : 그러네.

3부장 : 인사 드렸으니 저흰 그만 물러가겠습니다.

창준 : 곧 자리 한 번 만들지.

모두 : 네. (목례)



4. 동/참모실- 낮


수석실에서 나오는 검사들. 닫히는 문 사이로 창준은 이미 책상에 앉는 게 보인다.


3부장 : (시목에게 낮게) 적당히 해. (바로 이어서 원래 목소리로) 넌 곧장 들어갈 거지? (은수에게) 넌 내 차로 가면 되고.

은수 : 에? 에.. (시목 보지만 말은 못 하고.. 할 수 없이 3부장 따라간다)

3부장 : (인사하는 비서에게) 잘 있어요.


나가는 검사들, 시목이 마지막으로 나가다 수석실 문 쳐다본다.

시목, 나가면 비서, 문 닫는다.



5. 수석비서실 - 낮


일하는 듯 보였던 창준, 밖이 조용해지자 멈춘다.

전화에 수신거부로 돼있는 서장을 착신으로 바꾸면, 2~3초도 안 돼 울리는 전화.


창준 : (...받는)

서장F : 이제야 받네. 역시 선물이 약발 최고야.

창준 : 무슨 짓이야.

서장F : 그러니까 전활 받았어야지, 어떻게, 지금 주차장인데 내가 올라가?

창준 : 여기가 어디라고.

서장F : 그럼 니가 내려와야지, 얼굴을 봐야 내 선물이 우리 사이에서 끝나지.


노트북에 메신저 뜬다. ‘국세청장 들어오고 있습니다.’


창준 : (메시지 보고) 있어. (끊는다)


잠시 눈 누르는 창준, 주머니에 넣었던 사진 꺼낸다. 뒤집어서 뒤에 내용 다시 보면,

‘이거 원래 동영상이야, 여자가 나온 방에 누가 있었는지 숙박기록이랑 같이 뿌릴까요? 수석비서관님?’이라고 급히 갈겨쓴 글씨.

휴지통에 당장 처박고 싶지만.. 주머니에 우겨넣고 일어나는 창준.



6. 동/참모실- 낮


창준 : (빠른 걸음으로 수석실에서 나와 그대로 문으로 가면)

비서 : ? (일어서며) 국세청장

창준 : (안 쳐다보고) 기다리라고 해. (나간다)



7. 동/지하주차장+차안- 낮


차에 탄 시목, 출발하려는데 유리창 두드리는 소리, 은수다.


시목 : (유리창 내리자마자)

은수 : 왜 서장이에요? (뒤돌아보는 게 급한가보다) 이창준이잖아요, 선배가 원래 김가영 상대로 지목한 건. 근데 왜 서장이에요?

시목 : 증거가 그래.

은수 : 이창준은요?

시목 : (고개 젓는)

은수 : (실망이 바로 스친다) 김가영 깨어났죠? 그래서 옮겼죠?

시목 : 병원 갔었니?

은수 : 어떻게 안 가요? 그 여자 말 한 마디면


뒤에서 경적 소리 난다.


은수 : (몸은 벌써 가는) 전화 드릴게요! (3부장 차로 가 탄다)


검사들 차량이 차례로 떠난다.

시목, 문자 보낸다. 수신인 윤과장으로 하고 ‘1부장 본가에’까지 입력했는데,

조용해진 주차장에 나타나는 창준, 다소 서두르는 걸음.


Flashback> - 11회. S#3. 조용히 다가와 창준에게 말하던 비서.


시목 : 다음 회의 10분 전입니다... (창준 살피면)


창준, 차에 탄다. 차 운전석에 앉은 남자, 시목이 집중해서 보면 서장이다.



8. 동/서장의 차 안 - 낮


서장 : 내가 전염병환자야? 사람 무시해도 분수가 있지, 너랑 나 40년이야!

창준 : 이런 짓을 해놓고 40년을 운운해?

서장 : 오죽하면! 니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내가 누구 땜에 걜 알게 됐는데!

창준 : 니가 싫다는 거 내가 목 잡아끌었니?

서장 : 나 살려내. 지금 나 살릴 수 있는 사람 너 밖에 없어.

창준 : 니가 한 짓을 (전화 온다. 창준妻다. 받을까 말까 하지만 서장에게 조용히 하란 신호하고 받는다) 음. ..어디긴? 집무실이지.

서장 : (바라보는데..)


Flashback> - 10회 S#23. 용산서 서장실에서 본 병원 cctv 영상,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창준妻 모습.


서장 : ...

창준 : 알았어. (끊는)

서장 : 수정이 엄마?

창준 : 입에 올리지 마!

서장 : 야... 누가 뭐래?

창준 : 조용히 사표 내. 잠잠해지면 처리할 테니까. (바로 내려버린다)



9. 동/시목의 차 안 - 낮


앞 유리창 너머, 창준이 차에서 내리자 서장이 얼른 따라 내리는 것 보인다.

시목, 밖에서 안 보이게 몸 낮추며 창문 내리면 들려오는 목소리.


서장 : 고맙다 창준아! 나도 이렇게까지 하기

창준 : (O.L, 낮게) 입단속이나 시켜. (주변 살피며) 걔 입으로 떠들면 나 아냐 누가 와도 안 돼.

서장 : 어어, 알았어. 알았어.


서장 말이 끝나기도 전에 누가 볼세라 빠르게 가버리는 창준. 안도의 한숨 뱉는 서장, 다시 차로 다시 탄다.

시목, 서장에게 눈 떼지 않고 여진에게 전화한다.


시목 : (전화) 어딥니까.

여진F : 서에서 호출이요, 서장 일로 장렬히 깨질 거 같으니까 살아남으면 전화할게요.


차에 탄 서장은 이제야 숨을 쉬겠는지 자리에서 축 쳐지는 것 보인다.


시목 : 서에 가시면 할 일이 있습니다. (사이) 지금 안 잡으면 서장 놓칩니다.


몸 추스른 서장, 출발하자 시목도 쫓아간다.



10. 한남동/2층 방 - 낮


수납장 앞에 선 창준妻, 수납장 안에 약병이 약국 진열대보다 많다.

4가지 정도의 약을 연달아 삼킨다. 머리 지끈대는...



11. 병원/중환자실 – 밤 (창준妻의 회상)


중환자실로 또각또각 들어서는 하이힐, 창준妻다. (7회 S#47. 상황)

침상 이름 확인하며 하나하나 지나쳐가는데 완전히 커튼 쳐진 침상이 있다. 커튼을 살짝 젖혀보는데, 할머니가 누웠다.

그때 데스크에 전화 울린다. 데스크 쪽 본 창준妻, 입 막으며 놀란다.

용산서장이 수화기를 들어 내려놓고 있다.

얼른 할머니 침상 커튼 속으로 들어가는 창준妻, 떨리는 가슴 누르고 밖을 엿보면.

커튼 틈새로 보이는 서장, 처음이 아닌 듯 안쪽에 침상으로 곧장 간다.

커튼이 반쯤 쳐진 침상이라 거기 누운 사람은 창준妻에겐 보이지 않는데,

커튼을 완전히 쳐서 가리는 서장, 이젠 커튼에 비친 희미한 그림자로만 어른댄다.

그런데 그쪽 침상에서 삐익! 울리는 기계음. 눈 커지는 창준妻.

서장의 그림자, 환자에게 손을 뻗은 형상으로 보이는데,

그런데 또 다른 삐 소리가 나자 멈추는 그림자, 커튼 젖히며 서장이 뒷걸음친다.

제풀에 하얗게 질리고 땀이 비 오듯 하는 서장이 겁을 먹고 중환자실을 뛰쳐나가면,

거의 동시에 간호사가 뛰어 들어온다. 곧장 서장이 있었던 침상으로 가는데,

창준妻, 커튼 안에서 나온다. 또각또각 구두소리 내며 그리로 가는.

젖혀진 커튼 아래 드러난 침상에 붙은 이름은 김가영.

가영을 보는 창준妻. 간호사가 벗겨진 호흡기를 씌우고 바닥에 베개 줍지만 그런 건 보이지 않는다.

핏기 하나 없는 가영을 보는 창준妻의 눈빛이 새파랗게 번쩍인다.

질투보다는 경멸의 빛이 더 강렬한, 그러다 겨우 시선 거두고 돌아서는데,


간호사 : (창준妻 발견하고) 보호자분? (전화 울란다)


창준妻, 구두 소리 울리며 나가는데 뒤로 들리는 소리.


간호사 : 네, 별일 아니고요, 어.. 환자가 오늘따라 움직임이 좀 심하네요. 제가 쭉 지켜봤거든요?.. 선생님. 괜찮아요.


창준妻, 중환자실을 나간다.



12. 한남동 집/2층 방 - 낮 (현재)


창준妻 : 아무도 모를 걸 머저리 같은 인간 하나 때문에...

            (전화한다. 골치는 여전히 지끈대고) 뭐해? (사이) 뭔진 알아? (사이) 근처에 얼씬만 해도 바로 보고해.



13. 한조그룹/회장실 – 낮


우실장 : (종이 한 장 꽂은 결제 판 내민다)

윤범 : (읽다가) 출국금지? 지금 내 딸 말하는 거 맞아?

우실장 : 특임에서 요청이 들어왔다고 법무부에서 먼저 회장님께 확인을

윤범 : 확인은 무슨 확인, 꿈도 꾸지 말라고 해!

우실장 : 그쪽에서도 그냥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 올린다 했습니다.

윤범 : (곱씹을수록 기분 나쁜) 황가놈 쌔끼 정말 안 되겠네...(그러다 뭔가 다른 생각..) 서동재 놈 연락해.

우실장 : 예.



14. 용산서/강력팀 – 낮


여진과 장형사, 죄인 마냥 고개 숙인 채 섰고, 그 주변을 여진의 팀뿐 아니라 다른 팀 형사들까지 둘러싸고 있다.

다들 범죄자 취조할 때보다 더 괘씸한 눈빛으로 여진과 장형사를 쳐다본다.


팀장 : 너무 하는 거 아니냐?

여진 : ...

팀장 : 미리 언질을 주던가. 우리가 서장님 빼돌리기라도 할까봐서?

여진 : 아닙니다.

팀장 : 여태 같이 고생해온 식구들 귀머거리에 봉사 만드니까 속이 시원해?

장형사 : 죄송합니다.

팀장 : 내가 이 짓거리 30년에 이번처럼 기막히고 이번처럼 뭐 팔린 적이 없어, 어떻게 서장님을 갖다가 응?

         니가 왜 나서서 취조를 해, 니가, 남들이 어떻게 보겠니? 저것들은 전부 의리고 나발이고 응?

         개새끼들도 지 주인 손은 안 무는 법이야!

여진 : (시계 보더니) 죄송하지만 먼저 가봐야겠습니다.

팀장 : 뭐??

장형사 : (가뜩이나 눈치 보이는데) 왜 그래요 진짜.

여진 : 죄송합니다. (목례하고 억지로 장형사 끌고 나가는)


팀장을 비롯한 형사들, 기도 안 차서 헛웃음 나오고,


팀장 : 가세요 그래. 가서 또 누구 잡을지 대가리 짜!

여진 : (나가면서 김경사에게) 나 좀 봅시다.

김경사 : 나? 허, 보자고! 거 되게 무섭네? (분위기 타고 기세등등하게 가는)



15. 동/2층 복도 – 낮


계단 통로 근처로 가는 여진과 장형사. 김경사가 뒤에 온다.


장형사 : 경위님 왜 이래요, 진짜?

여진 : (신경 안 쓰고 김경사가 오는 것만 본다)

김경사 : 뭐요?

여진 : (장형사에게) cctv 받아내요. 줄 때까지 놔주지 마. (가는)

장형사 : 경위님! (김경사에게) 잠깐만요. (여진 쫓아가는)

여진 : (모퉁이 돌아 계단 통로로 사라진다)

김경사 : 이것들이...

장형사E : 왜 이래요 진짜. 하려면 경위님이 직접 하든가.

여진E : (속삭이는, 그러나 들린다) 난 병원 가야된다고, 가영이 다쳤대!

김경사 : !


김경사, 모퉁이 쪽으로 오는데 장형사, 혼자 올라온다.


장형사 : cct

김경사 : (제끼고 계단으로 가는)



16. 동/계단 – 낮


김경사, 내려다보면 1층으로 가는 여진 보인다.


장형사 : (쫓아온) 경사님,

김경사 : 내 서랍, 서랍에 있어, 다 가져가.

장형사 : 진짜요? (반신반의 하지만 일단 가는) 진짜죠?

김경사 : (계단 내려가며 전화한다. 전화기 가리고 소리 죽여) 서장님 한여진이 지금 병원 가요! 김가영이요! 가면서 연락드릴게요!



17. 한조그룹/회장실 앞 복도 – 낮


동재 : (복도 따라가며 전화 중이다. 신호만 울리고 안 받자 초조한데)

시목F : 네.

동재 : (죽다 살아난 표정, 반갑게) 어 황프로! 인산 잘 올렸어?

시목F : 바빠서 끊습니다. (전화 너머로 희미하게 차 소리 들린다)

동재 : 야야!.. (아무도 없는 복도 살피고 작게) 우리 수석님 사모님 있잖아,



18. 길/시목의 차안 – 낮


블루투스로 전화 받는 시목. 바로 앞에 서장 차가 가고 있다.


동제F : 뭐 때문에 출금한 거야?

시목 : 한조에서 내린 첫 미션입니까.

동재F : (작게) 이거 하나면 나 완전 이쪽에 붙을 수 있어.

시목 : 살인사건 용의잡니다.

동재F : 살인???

시목 : 끊습니다. (바로 뚝 끊는)


일정한 거리 유지한 채 서장 차 놓치지 않고 가는 시목.



19. 한조그룹/회장실 앞 복도 – 낮


동재 : (전화 속에 시목이 들어있는 양 째려보지만) 살인이라?.. 이렇게 날 또 도와주시나?



20. 동/회장실 – 낮


윤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책상에 앉았고 그 앞에 동재 서 있다.


동재 : 걔가 원래 좀 또라입니다, 회장님. (얼른 덧붙이는) 많이요.

윤범 : (웃는) 살인이라.

동재 : 근데요 회장님, 저도 첨엔 웃었는데요, 또라이들 특징이 가늠이 안된다는 거잖습니까? 얘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미친놈이 이래서무서운 거구나. 소름 끼쳤다니까요, 저.

윤범 : ...

동재 : 아무래도 제가 계속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모님을 용의자로 본 근거가 뭔지 (노크소리에 입 다물고 돌아보면)

창준 : (들어온다. 예상치 못한 인물 조합에 미간에 주름 선다)

동재 : (90도 인사) 오셨습니까. 수석님.

창준 : (니가 왜..)

윤범 : 내가 불렀어. 옛날 부하 보니까 반갑나봐?

창준 : 예.

동재 : 그럼요, 회장님, 제가 지검에서부터 모신 게 몇 년인데요, (창준 보며 씩 웃는) 저도 뵈니까 이렇게 좋은데요.

창준 : (이 자식이 지금?)

윤범 : (창준 들으란 듯) 수고 많았어. 또 보자고.

동재 : 옙! 언제든 불러주십쇼. (90도 인사. 문 쪽으로 가면)

창준 : (문 열어주는 척 하면서, 낮은 목소리) 밑에서 대기하고 있어.


동재, 인사하며 나가고 창준 오면 윤범, 결재판 하나 들고 소파로 와 앉는다.


윤범 : 국세청장 만난 건 어떻게 됐어.

창준 : 세무조사는 없는 걸로 합의했습니다.

윤범 : 잘했어, 자리가 자리니까 역시 일사천리네. 큰애가 한턱 쏘겠대.

창준 : 감사합니다.

윤범 : (결재판 가볍게 놔준다)

창준 : (읽다가) 출국금지라뇨? 그 사람을 왜요?

윤범 : 자넨 와이프가 한 대여섯 되나? 하나뿐인 자기 사람 어떤 수모를 당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라 일을 주무르겠대?

창준 : 이유가 뭐라고 합니까.

윤범 : ... 사쯔진. (자막: 살인)

창준 : (놀란다, 그러나 곧 괘씸함이 차오르는..)

윤범 : 어린놈이 추진력이 있어? 황시목이.

창준 : 추진력이 아니라 물불 못 가리는 겁니다. (얼굴 상기됐다)

윤범 : (보는...) 내 자네 취임 기념으로 준비한 거사가 줄줄이야. 있다가만 해도 돈 1조가 걸린 일이야.

         그놈이 냄새 맡는 일 없게 해.

창준 : ..전화 좀 하고 오겠습니다. (일어나 나가면)

윤범 : .. 안사람이 살인혐의라는데 누군지 왜인지.. 묻지 않는다.. 흐음..



21. 동/복도 – 낮


창준, 전화 꺼내지만 걸진 않는다. 쥐고 고민하는.



22. 동/1층 로비 정문 앞 – 낮


창준 나온다. 좌우 보는데, 그 뒤로 나타나는 동재.


창준 : (뒤에 온 것 알고 있다. 돌아선다) .... 내 밑으로 와.

동재 : (해냈다!..) 감사합니다.

창준 : 단, 한조그룹에서 내 장인 근처에서, 너 다신 볼 일 없어.

동재 : 감사합니다.


두 사람 옆으로 윤범의 차가 와서 대기한다.


창준 : (급해진 표정, 윤범이 나오나 로비 안 살피며) 가. (시계 보는)

동재 : 예. (인사하는데)

창준 : 가 어서!


얼른 자리 뜨는 동재, 건물 모퉁이 정도에 이르러 살피면, 윤범 나온다. 우실장 따르고.

기사가 차문 열면 같이 타는 윤범, 창준. 출발한다. 그 뒤로 수행원들 차도 따른다.


동재 : 어딜 가는데 저렇게 행차야?... (번뜩, 택시로 달려가는)



23. 길 – 낮


달리는 윤범 일행의 차. 저 뒤에 따라오는 택시.



24. 동네 병원/2층 복도 – 낮


여진, 복도 따라오다 203호 안으로 들어간다.

모퉁이 벽 뒤에 몸 숨기고 전화 귀에 댄 김경사, 여진이 들어가는 것 보며,


김경사 : 2층이요. 바로 데리고 내려갈게요. (전화 끊는)


모퉁이에서 나온 김경사, 203호로 발소리 죽이고 오는데, 병실 안에서 들리는 소리.


여진E : 가영씨, 우리 병원 다시 옮겨야 돼요. 버틸 수 있죠?

김경사 : (그 소리에 즉시 병실로 뛰어든다)



25. 동/2인실 – 낮


김경사 : 여기다 숨겼구만!


휠체어 탄 가영(비니를 거의 눈까지 쓰고, 마스크로 가린)에게 이불 덮어주던 여진, 김경사가 들어오자 놀란다.


여진 : 어떻게 여길!

김경사 : 애 좀 빌립시다. (가영에게 오는데 핸드폰 울려 멈칫)

여진 : (그 틈에 휠체어 끌고 나가려 하자)

김경사 : 어딜! (막는)


김경사가 못 건드리게 가영 앞을 막아서는 여진. 대치하는 여진과 김경사.

그 사이 김경사 주머니에서 계속 울리는 전화.



26. 동/지하주차장 - 낮


서장, 차에서 김경사에게 계속 전화하지만 받지 않는다.

초조한 서장, 차에서 내린다. 주차장 가로질러 병원 올라가는 승강기로 뛰듯이 간다.



27. 동/2인실 – 낮


가영을 지키려는 여진과 김경사, 몸싸움 벌인다. 김경사가 월등히 우세하다.


김경사 : (휠체어 낚아채면)

여진 : 안 돼!

김경사 : 얘가 니 거야?!


드르륵! 병실 문 열린다. 성큼 들어서는 서장.

여진 놀라 눈 커진다.


여진 : 서장님!!

서장 : (여진 보는 눈 무섭지만 바로 휠체어 탄 가영에게 돌려지는 시선) 잠깐 얘기만 할 테니까 둘 다 나가있어.

         (가영에게 허리 굽히는)

가영 : (얼굴을 이불에 처박고 두려움의 신음 지른다)

여진 : (큰소리로) 가영이 놔둬요!

김경사 : (여진 입 막고 벽 쪽으로 끄는) 얼른 데려가세요! 어서요!

여진 : (김경사에 막혀 버둥대는)

서장 : (순간 당황해서 갈등하지만 휠체어 낚아채 나가버린다)


서장, 나가는 뒤로 여진 팽개치고 문으로 와 쾅 닫는 김경사.


김경사 : 내가 너랑 언젠간 한따까리 할 줄 알았어, (하며 돌아서는 순간)


퍽! 날아온 여진의 주먹에 나가떨어지는 김경사.



28. 동/관리실 – 낮


여러 대의 cctv 모니터를 체크하는 시목.

모니터에 차례로 나타나는 서장 모습. 2층 복도 cctv에 휠체어 끌고 가는 모습. 다음, 승강기 cctv에 나타나고.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 시목. 옥상에 휠체어 미는 서장 모습 나타난다.


시목 : (전화하며 나간다) 옥상이요.



29. 동/2인실 복도 – 낮


병실에서 뛰어나오는 여진, 그녀 뒤론 침상에 수갑으로 한쪽 팔 묶인 김경사 보인다.



30. 동/옥상 – 낮


서장, 휠체어 밀며 급히 온다. 숨차다.


서장 : 해치려는 거 아냐. 니가 달란 돈도 다 줄게. 나 모른다고만 해. 민아야, 그동안 우리 쌓인 정이 있잖아,


옥상 구조물 뒤로 온 서장, 멈춘다. 휠체어 앞에 몸 숙이고 가영 들여다보지만,

가영, 머리까지 이불 뒤집어쓰고 이리저리 피하며 절대 고개 들지 않는다.


서장 : (이불 잡아당기며) 너만 입 다물면 돼.

가영 : (있는 힘 다해 이불 잡지만 놓치는, 얼른 얼굴 가린다)

서장 : 너?! (하는데)


뒤에서 발소리 난다. 서장, 놀라서 보면 시목이 온다.

당황한 서장, 가영은 놔두고 반대쪽으로 뛰는데, 그쪽에선 여진이 온다. 여진, 수갑 꺼내는.


서장 : 너 제 정신이야? 죽고 싶어?


시목과 여진, 서장 양쪽에서 다가오는데,

그 때 옥상 문 열리는 소리. 팀장과 장형사 비롯한 형사들 몰려들어온다.

서장, 시목, 여진을 에워싸는 형사들.


팀장 : 서장님! (달려오지만 가영 보고는 상황이 짐작되는)

서장 : 니들이 놓친 피해자 내가 찾았다! 이런 거 하나 처리 못해서 내가 나서게 만들어?!

시목 : (가영 휠체어 꽉 잡는. 형사들 보는데)

여진 : (같이 꽉 잡는. 시목에게) 내가 불렀어요. 이분들도 사실을 알아야죠.

팀장 : 사실이 뭔데?

시목 : 청소년 보호법 위반, 피해자 납치 혐의.


시목의 말에 형사들 술렁인다.


시목 : 긴급체포하세요.

서형사 : ..어떡해요 팀장님? ..에?


팀장, 돌아보면 형사들이 전부 팀장만 보고 있다. 심지어 서장까지도 팀장 보는...

팀장, 시목과 서장 사이에 가서 선다. 그러자 다른 형사들도 서장을 감싸고 선다.

이제 형사들 사이에 가려진 서장.


팀장 : 서장님 모시고 가, 증인도 데려가고.

시목 : (휠체어 막아선다) 아무도, 아무 데도, 안 갑니다.


주춤하는 형사들, 하지만 곧 반은 서장 둘러싸고 반은 휠체어로 다가온다.

휠체어를 잡은 채 물러서지 않는 시목, 여진.

그런데 형사들 몇몇의 고개가 뒤로 돌아간다. 한둘이 돌아보다 이젠 전체가 돌아보는 곳엔,

윤과장이 가영이 탄 휠체어를 밀고 온다. 뒤에는 두려움 속에서도 따르는 가영母.

모두 놀라 눈을 떼지 못하는데 윤과장, 밀던 휠체어 멈추고 서면.


시목 : (윤과장 쪽 아닌 지금껏 잡고 있던 휠체어에 대고) 일어나세요.


시목이 잡고 있던 휠체어에 앉았던 가영 일어난다. 모자와 마스크 벗으면 실무관이다. 손에는 테이저건까지 꼭 쥐었다.

테이저건을 여진에게 돌려주는 실무관.


실무관 : 아 답답해, (환자복 벗으면 속에 나타나는 방탄조끼. 방탄조끼 푼다)


서장은 물론 용산서 형사들 모두 놀라는데,


시목 : (진짜 가영에게 간다. 허리 굽혀 가영에게) 김가영씨 내 말 들리죠?

모두 : (가영 보게 되는)

시목 : 김가영씨가 월요일마다 만난 남자 있었죠?

서장 : ! (형사들 뒤에 가려진 채 뒷걸음치는)

여진 : (서장 봤다. 가영 앞에 무릎 굽히는) 괜찮아요. 이분들 다 가영씨 지켜주러 왔어요. (동료들 보는) 좋은 분들이에요.

형사들 : (그 말에 서로를 보기도 하고 주춤하게 되는)

여진 : 그러니까 말해도 돼요. 여기 있어요 그 남자?.. 있으면 말해줄래요?

서장 : (설마!..)

가영 : (처음엔 여진도 피하다가 천천히 눈만 굴려서 사람들 보는)

서장 : 뭐하는 거야! 니들 왜 안 움직여?! 애 데려가서 살인범 잡아!

시목 : 누굽니까.


가영....... 천천히 손을 든다. 모두의 시선, 그 손에 쏠린다.

천천히 올라오다가 마침내 멈춰지는 손. 손가락이 펴지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엔 팀장이 있고..

팀장, 비켜난다. 그 뒤 형사들도 하나 둘 비켜나면, 형사들 사이에 가려졌던, 하얗게 질린 서장이 있다.


팀장 : ........ (서장 향해 서는) 청소년 보호법 위반, 납치 혐의 등으로

서장 : 최윤수!

팀장 : 체포합니다.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변호사 선임 권리가 있고,

         지금부터 하는 모든 말은 법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서장 : (너마저.. 힘 다 빠진) 야...

팀장 : 서장님 그만...


여진, 서장 앞에 다가선다. 잠시 보지만 수갑 채운다. 철컥하는 소리.

최고책임자가 부하에 의해 수갑 채워지는 걸 지켜보는 형사들.


시목 : 한여진 경위께서 용산경찰서장을 서내 유치장에 수감하는 것만은 피해 달라 했습니다.

         서부지검으로 바로 송치, 동의하십니까?

서장 : ... (여진 본다)

여진 : ...

서장 : (고개... 끄덕인다)


시목과 여진, 서장 데려간다. 하나 둘, 길 터주는 형사들.

장형사도 안 떨어지는 걸음 옮겨 여진 쪽 따라가고. 지켜보는 형사들.



31. 한옥 레스토랑/별관 앞– 저녁 (삼청각 일화당 출입문 같은 곳)


차에서 내리는 우실장, 문 열어주면 윤범 내리고 기사는 반대편 문 열면 창준 내린다.

뒤에 선 수행차량에선 직원들 내려 윤범과 창준이 내리고 이동하는 것 지켜본다.

우실장, 윤범, 창준이 한옥 별관으로 들어가면, 기사와 수행원들은 다시 차에 타고 차는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잠시 후, 택시가 와 선다.

cut to. 조명 환한 별관 잔디밭에서 창준, 윤범, 조회장, 국방장관이 인사 나눈다.

네 사람, 별관 안으로 들어간다. 좀 떨어져서 가며 날카롭게 주변 살피는 우실장.

잠시 후, 남자2가 수행원을 대동하고 들어와 별관으로 들어간다.



32. 동/내실 – 밤


술판 벌어졌다. 창준, 윤범, 조회장, 국방장관에 방금 전 남자2까지.


윤범 : (술잔 들고) 하나와 사쿠라기! (자막 : 꽃은 벚꽃!)


국방장관을 제외한 창준, 조회장, 남자2까지 세 남자가 윤범에 이어 동시에 외친다.


세 남자 : (술잔 들고) 히또와 부시! (자막 : 사람은 무사!)


호기롭게 마시는 다섯 남자. 기분 좋게 순배 돌린다.

일어 복창에 국방장관은 순간 불편해보였는데, 창준이 그 모습 지켜보자 웃어 보인다.

창준도 웃어주지만 눈가는 싸늘한.


윤범 : (국방장관에게) 방위청장은 꽤 바쁜가봅니다?

국방장관 : 곧 온답니다, 차가 많이 막혀서요.

윤범 : 서우루와 고레가 몬다이다. 쿠루마가 도떼모 오오이데스. (자막 : 서울은 이게 문제야, 차가 너무 많아요)

남자2 : 가이죠오가 아마리 우레딴자 나이데스까? (자막 : 회장님이 차를 너무 팔아서 아닙니까?)

윤범 : 아 소오데스까?


세상 최고의 농담을 들은 양 웃어젖히는 남자들.



33. 은수네 집/거실 – 밤


일재 : (책 읽고 있으면)

은수 : (곁에 앉는. 살짝 들뜬) 아빠, 저 오늘 원심치리회에 재심 청구했어요.

일재 : (책 덮는..)

은수 : 취지, 사유 전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기재해서 무죄 증거 자료까지.

         3년 전에 대한민국 사법부가 아빠한테 저지른 만행, 내가 다 뒤집을 거예요.

일재 : (기대 않는, 씁쓸하다) 재심이란 건 재판부에서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로 보기 어렵다, 한 마디면 끝나.

         자기 얼굴에 침 뱉긴데 자기들 오심 그리 쉽게 인정하겠어? 재심 청구는 열에 아홉은 기각이라고 봐야 돼.

은수 : 아빠 케이스는 달라요. 여론이 형성됐잖아요. 김태균이 진술한 것도 있고.

         특임팀 브리핑에서 무죄 선고 받은 거나 마찬가진데. 아빤 걱정 마세요, 이 기회에 밀고 나가야죠. 저 믿죠?

         (웃는, 일어나 일재 꼭 안아주고) 좋은 꿈꾸세요, 아빠. (방으로)

일재 : 믿지, 너무 믿어서 혹시나 니가 상처받을까봐.. (걱정이고...)



34. 용산서/강력계 – 밤


장형사, cctv 외장하드 찾느라 김경사 책상 뒤지고 있다.



35. 동/서장실 – 밤


여진, 서장의 컴퓨터를 봐도 파일 없고 서랍에 쓰레기통까지 뒤져도 외장하드 없다.


서형사 : (열린 문에서 감시하듯 그 모습 지켜보다) 경위님 감찰반이에요?

여진 : (무시하고 계속 찾는데)

서형사 : 너무하는 거 아녜요 진짜?

팀장 : (서형사 뒤에서 나타나) 니 일이나 똑바로 해. (서형사 손짓으로 보내버리고 들어와 문 닫는다) 찾는 게 뭔데.

여진 : (망설이다) 외장하드요. 병원 cctv.

팀장 : 없어? 이상하네. 거기 너나 찍혔겠지 뭐 없을 텐데? (같이 찾기 시작)

여진 : (팀장 보는데)

팀장 : 쯧, 미안하다. 나도 서장님이 그 정도일 줄은..

여진 : ..누군들 알았겠어요. (계속 찾는)

팀장 : (여진 보는데, 말투와는 달리 눈길은 곱지 않다)

여진 : 아, 벌써 버렸나? (허리 펴는)

팀장 : (얼른 눈 돌린다)



36. 서부지검/조사실 – 밤


홀로 앉은 서장, 쾡한 눈에 넋이 나간 표정. 벽면 유리 보면, 자기 몰골만 보이는..



37. 동/3부장실 – 밤


3부장 : 현역 서장인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냐.

시목 : 현장에서 안 잡았으면 놓쳤습니다. 구속은 커녕 기소도 중지시켜줄 배후가 있잖습니까.

3부장 : .. 암만 그래도 경찰한테서 목격자를 빼내갖고 숨겨? 경찰도 엄연히 수사권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서로 척만 져.

시목 : 부장님께서 피해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경찰이 그 증거를 확보했다면

         그쪽에선 저희한테 피해자를 내주겠습니까? 마찬가집니다.

3부장 : 내가 누구랑 뭘 해? 이게 예시를 들어도 지 상사를. 나한테 보고했어야지!

시목 : (전화 울린다. 3부장 보면)

3부장 : 타이밍하고... 뭘 쳐다봐, 받어!

시목 : (전화 받는) 네 경위님. (사이) 병원에서 봅시다. (끊는)

3부장 : 서장은 애들 안 주고 내가 맡을게. 그리고 너무 송사리 엮듯 하지 마. 1부장까지 영장 청구했다며.

           내가 그 얘길 판사한테 들어야겠어?

시목 : 친구시니까요.

3부장 : (시목 흘기다) 구속 말곤 방법 없는 거야?

시목 : 여기저기서 많이 받았습니다. 1부장님.

3부장 : (한숨) 쉬엄쉬엄해.

시목 : (목례하고 나간다)

3부장 : (파일 챙긴다) 부담스럽게 서장을 데려와...



38. 동/조사실 – 밤


서장. 불안하고 초조한데, 3부장 들어온다.


서장 : 전화 한 통 씁시다.

3부장 : (딱하고 한심한. 지키던 직원에게) 내드려.

직원 : (압수해서 옆에 놨던 서장 전화를 준다)

서장 : (얼른 받아들고 창준에게 거는)

3부장 : (누구에게 거는지 액정 지켜보지만 말리지 않는다)

서장 : (통화 연결음이 천 년처럼 느껴지는데)

창준F : (받자마자 서장이 입을 떼기도 전에) 너 지금 어딨는지 알아.

서장 : !

창준F : 내 말 잘 들어, 넌 이미 끝이야. 입 닥치고 혼자 가. 아니면 니 가족이 다쳐. (전화 끊긴다)

서장 : (눈앞이 캄캄하다)

3부장 : .. (서장에게서 핸드폰 가져온다. 창준이 뭐라 했을지 안 봐도 알겠다)



39. 동네 병원/2인실 – 밤


침대에 누운 가영, 잠에서 깨 뒤척이면 주변에 여진, 윤과장, 실무관 섰다.


가영 : (불편하고 무서운..) 엄마..

여진 : 어머님 의사선생님이랑 얘기 중이세요.

가영 : ... (손 뻗어서 물 마시려는)

여진 : (얼른 집어준다)


병실 문 열리고 시목과 가영母가 같이 들어온다.


여진 : 의사가 뭐래요?

가영母 : 맨날 똑같은 소리네요..

윤과장 : 서장은요?

시목 : 구속이요. (가영 상태 눈으로 확인한다)

가영 : (마시다 기침하면 실무관이 입 닦아주고)

윤과장 : (실무관에게) 고생 많으셨겠네요. 알았으면 교대라도 해드릴 걸.

실무관 : 아녜요.

시목 : 교대자 곧 옵니다. 오늘 밤만 버티세요.

실무관 : (아니라고 해놓고 얼굴 확 밝아지는) 네!

여진 : 이만 가죠. 보호자나 환자나 많이 시달렸는데.

시목 : (핸드폰에서 뭔가 찾더니 가영에게 가서는) 오늘 힘드셨죠? 무섭고?


사람들, 웬일로 시목이? 해서 쳐다보는데,


시목 : 오늘 같은 일 없으려면 빨리 기억해내야 합니다. (핸드폰 보여주는) 이 사람 압니까?

         서장 알아봤으니까 이 사람도 기억할 수 있죠?


가영母 비롯한 주변 사람들 핸드폰 들여다보면,

핸드폰 액정> - 시목 핸드폰에 저장된(3회 70씬), 단체 사진에서 확대한 창준이다.


가영 : (잠이 덜 깼는지 멍하니 보기만)

시목 : 떠올려보세요. 그래야 하루라도 빨리 안전해집니다.

가영 : (가물가물..)

시목 : 뭐라도 기억해요. 뭐든 됩니다.

가영母 : 그만 좀, 아까도 이분 (윤과장) 차에서 애가 경기를 심하게 해서..

여진 : 경기를 해요? (윤과장 보면)

윤과장 : 지하주차장에 숨어있을 때, 병실 밖은 첨이라 그랬는지 좀, 예.

여진 : (시목 잡는. 가영母에게) 쉬세요. 고생 많으셨어요. (가자는 신호)


윤과장도 여진 따라 문으로 향하고 시목도 이젠 갈 태세인데,


가영 : 공..

모두 : (돌아본다)

여진 : (가영에게 온다) 뭐라고요?

시목 : (가영에게 시선 고정된) 공.

가영 : ... 공.. 칠...

여진 : 공, 칠?.. 공칠이요? 숫자? (가영 손에 펜 쥐어주는) 써봐요, 네?


여진, 얼른 수첩 펼치고 가영 손에서 펜이 떨어지지 않게 잡아주면, 가영, 힘없는 손이지만 숫자 0과 7 비슷하게 쓴다.

이것만으로도 힘들었는지 손에서 힘 빠지는 가영, 눈 감는다. 더 이상은 반응 없는.

사람들, 그래도 그냥 갈 순 없는데,


실무관 : 어차피 전 계속 있을 거니까 제가 살짝살짝 물어볼 게요.

윤과장 : 그러시죠. 너무 다그치면 오히려 안 좋을 것도 같고..


시목,,. 문으로 몸 돌린다. 여진과 윤과장도 나가고,


가영 : 추워..

실무관 : 추워요? (목까지 이불 덮어주자)

가영 : (힘없는 동작이지만 이불을 막듯이 잡는다)

시목 : .. (병실 나가면서 문 옆에 난방 작동기 온도 체크하면 28도다)



40. 동네 병원/복도 – 밤


여진 : 공, 칠.. 뭐지..

시목 : (역시 생각에 빠져서 가는)

윤과장 : 번호인가? 주소? (시목 보는데)

시목 : .. (마음의 소리) 공, 칠... 왜 숫자를 봤을까.. 무슨 의미일까...



41. 한남동 집/거실 – 밤


창준妻, 2층 계단에서 내려온다. 곧 윤범 들어오고, 그 뒤로 술 취한 창준 부축한 우실장 들어온다.


우실장 : (창준妻에게 목례하고 창준 안다시피 해 2층으로 오른다)

윤범 : (방으로 가는데)

창준妻 : 좋은 일 있었나 봐요?

윤범 : 좋은 일? 남자들 술은 반이 근심이란 말 몰라?

창준妻 : 무슨 일 있었어요? 왜요?

윤범 : (쳐다보다 소파에 가 앉는다)

창준妻 : (따라 앉는)

윤범 : 너 나 모르게 벌린 일 있으면 지금 말해. 내가 알아야 수습을 하지.

창준妻 : (눈동자 살짝 흔들리지만 태연하다) 뭘 그런 일로 정색을 하세요.

윤범 : 단숨에 알아듣는 거 보니까 마음에 걸리긴 걸렸나보네?

창준妻 : 저이한테도 얘기했어요? 출국금지 이유가 뭔지? 아빠가 모를 린 없을 텐데.

윤범 : 질투에 미쳐서 여자앨 죽이려고 했다고?

창준妻 : (싸늘히 웃는) 제가 보고 자란 게 있는데 질투는요.


우실장 내려온다. 윤범 부녀에게 목례만 하고 나간다.


창준妻 : 누가 들으면 진짜 내가 뭐라도 한 줄 알겠다. 아빤 괜찮으신 거죠?

윤범 : 나아?

창준妻 : 그 여자애한테 아빠도 만만치 않게 신경 쓰고 계시잖아요.

윤범 : 당연하지, 그런 애 하나 때문에 니 남편 지금 무너지면 손해가 얼만데? 감투 씌워준 값 하려면 아직 멀었어.

창준妻 : (쳐다보다...비단 스치듯 일어나 계단으로 간다)

윤범 : 이서방도 바라는 바야, 넌 니 남편이 야망도 없는 사람 같니?

창준妻 : 주무세요. (올라가는)

윤범 : (혀를 차는) 지 남편을 저렇게 몰라, 그러니 바깥으로 (하다 찌푸린다. 골치 아프다)



42. 동/2층 방 - 밤


화려한 침구 속에 술에 취해 잠든 창준. 와이셔츠에 넥타이 맨 채다.

창준妻, 방금 전 윤범과 얘기할 때완 달리 창준 보는 얼굴은 원망이 서렸다. 그래도 옆에 앉아 넥타이 풀어주는데, 돌연 멈추는 손.

Flashback> - 여진이 내민 사진 속 민아, 젊음의 상징 같은 초록빛 미소.

창준妻, 생각난 거 자체가 끔찍하다. 고개 내젓다 남편 쏘아보는데 눈이 무섭다.

내 옆에 누운 이 남자가, 딴 여자랑 놀아났을지도 모른다...


창준 : 연재야..

창준妻 : !...

창준 : (뒤척이다 눈 뜬다...) 연재야 미안하다..... ... (창준妻 품에 고개 떨군다. 눈 감는다. 다시 잠드는 듯한데)

창준妻 : .. 말을 해 뭐가 미안한지, 나한테 뭘 잘못했는지.... ... ... 하지 마.



43. 중앙지검/특임사무실 – 밤


실무관 빼고 모두 모인 특임팀. 화이트보드에 크게 쓴 0,7을 윤과장이 지우고 있다.


여진 : 간호사도 관리소홀로 몰릴까봐 쉬쉬하다가 그냥 넘길 수가 없었나 봐요, 상식적으로 호흡기가 저절로 떨어질 린 없잖아요.

         이연재 진술하고 비교해도 일치하는 면도 있고.

장형사 : 이 와중에 살인 미수까지 있었단 거예요?

계장 : 누군데요? 미스코리아 사모님 말고 병원에 있었단 사람이?

여진 : 이연재가 분명히 중환자실에서 누굴 본 거 같긴 한데...

정본 : 물어보죠? 누굴 봤냐고?

여진 : 댁이 가영이 호흡기 뗐지? 하면서 막 몰아가고 있는데 갑자기 훅 치고 들어오니까 누굴 봤어?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장형사 : 말리는 거죠 그럼. 검사장 아니 그 뭐냐 수석 와이프한테, 내가 아니라 딴 사람이 그랬다, 그 여잔 그 의도로 말한 건데.

여진 : 예, 나부터 용의자를 갑자기 목격자로 인정해버리는 게 되니까.

윤과장 : 없는 사람 봤다고 할 수도 있잖아요? cctv 체크 못한 거 눈치 챈 거 같다면서요.

여진 : ...

시목 : 마음에 걸리는 게 있습니까?

여진 : ..(고개 들어 사람들 본다)


Flashback> - 11회. S#2. 한남동 집/2층 거실 - 낮


창준妻 : (빤히 보다가) 못 봤지?


그 말에 창준妻를 바라보던 여진 얼굴 위로,


여진E : 누가 cctv를 없앴는지 알고서 하는 말이었어요.

창준妻 : 그냥 놔뒀을 리가 없지. 아마추어도 아니고.


계장 : 아마추어가 아니다??

여진 : 김경사가 하드를 통째로 떼간 게 가영이 찾으려는 걸로만 알았는데.

장형사 : ?? 검사장 와이프가 봤단 사람이 김경사라고요?

시목 : 현재로선 서장입니다.


여진은 곤란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짐작한 얼굴인데, 장형사는 놀란다.


장형사 : 아무리 서장님이 죽이려고까지야,

계장 : 확실히 아마추어는 아니네요? 없앨 수 있는 위치에도 있고.

윤과장 : 그니까 하드 채로 가져간 게 김가영을 누가 빼갔는지 보려던 게 아니고

            중환자실에서 자기가 찍힌 걸 없애려고 한 거라고요?

여진 : 중환자실은 카메라가 없어서 거기서 뭘 했는진 안 찍히지만 거길 출입하는 건 찍혔으니까 서장으로선 그것도 없애야죠.

정본 : 김가영이 없어진 거 때문이었으면 카피만 봐도 충분하잖아요 진짜?

장형사 : 그건 검사장 와이프도 마찬가지죠?

시목 : 그랬다면 김경사가 원본을 가져갔을까요?

장형사 : !... ... (갑자기 버럭!) 너무들 하네 진짜!

일동 : ??

장형사 : 왜 우리만 못 잡아먹어 안달이래요! 범인으로 치면 서동재부터 까보는 게 순서지, 피해자 전화 숨긴 게 더 수상한데!

            받아먹을 거 다 처먹은 검사들은 왜 안 건들고!

정본 : 아니 오늘만 봐도 서장님이

장형사 : 그게 죽이려고 했단 뜻은 아니잖아요! 처음부터 우리 서에서 고문을 했네 뭐네 찌른 것도

            둘이(시목, 정본 싸잡아) 짜고 그런 거고!

여진 : 내가 했어요, 내가 찔렀어!

장형사 : !... ... 야, 경위님 진짜 대단하시네. (외투 낚아채며) 나중에 제 뒤도 한 번 캐시죠! 뭐가 나오나! (나가버리는)

정본 : 장형사님!

계장 : 납치하면서까지 입 막으려고 한 사람 의심할 수도 있지, 왜 저런대?

시목 : .... (장형사 나간 쪽 보는 눈에 의혹 스치는)



44. 중앙지검/복도 – 밤


복도를 퍽퍽 걸어오는 장형사, 뭐가 뭔지 모르겠다.


Insert> - 10회. 중앙지검 회의실 S#53 이후의 상황.

전화 중인 장형사, 여진 노트북으로 동영상 첨부해서 서장 메일로 보낸다.


장형사 : (전화) 메일로 보냈습니다. (하며 다른 메일 창 여는데, 똑같은 파일이 이미 첨부된 메일 화면)

서장F : 잘 했어, 이걸론 아무한테도 피해 안 가. 고맙다 장건.

장형사 : (얘기 들으며 ‘내게 쓰기’로 눌러 자기 메일 주소로도 보내는) 네.


장형사 : 내가 무슨 짓을.. (한 건가 싶다. 혼자 화를 내며 가버린다)



45. 여진의 옥탑방/옥상 - 밤


달이 휘영청한 옥탑방.



46. 여진의 옥탑방/마루 - 밤


수첩에 0, 7을 반복해서 쓰는 여진, 정자로도 써보고 흘림체로도 써보고 장식도 해보고.

들여다보며 고민...



47. 중앙지검/특임사무실 - 밤


윤과장 : (텅 빈 사무실에서 홀로 생각) 공, 칠...



48. 시목의 아파트/안방 – 밤


시목 : (전화 중) 우리 가고 나서 무슨 말이든 한 거 없습니까?

실무관F : 가시고 나서 바로 잠들어서요,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축축하다고 그 한 마디 했나? 전혀 얘기 없었어요.

시목 : 알겠습니다. (끊는..) 축축하다... 춥고, 축축하다...


Flashback> - 11회 S#39. 동네 병원/2인실 – 밤

가영이 춥다고 하자 이불을 끝까지 덮어주는 실무관, 이불을 막듯이 잡는 가영.

그때 냉난방기에 표시됐던 온도, 28도.


사목 : (전화 온다. 발신자 서동재. 받는) 네. ..내일 회사에서 뵙죠. (끊는)

         (마음의 소리) 추운데 왜 이불을 거부했을까. 28도가 추웠을까..


창가로 가는 시목, 창밖 바라보며 생각에 빠진다.

카메라, 그 모습에서 천천히 뒤로 빠진다.



49. 서부지검/앞마당 – 아침


동재, 새 차 세워놓고 직원과 얘기한다.


직원 : 저희 차량교환 프로그램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동재님.

동재 : (직원이 가져온 다른 새 차 보며) 타던 찬데 정말 교환 맞죠?

직원 : 그럼요. 교환 맞습니다. (키 주면)

동재 : (원래 차 키 주고 새 차 살핀다) 아니 뭐 하자가 있어서 바꿔달란 건 아니고

         내가 오늘부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으신 분 있는 데로 출근 하거든요. 어디 말하는지 아시겠지?

직원 : 아 지금도 훌륭하신데, 축하드립니다, 고객님.

동재 : 이 정도는 돼야지. 오케이!



50. 동/식당 – 아침


시목 TV 근처 자리에서 혼자 식사 중인데, 식판 놓고 앞자리에 앉는 동재.


동재 : 어제 밤에 한 건 했더라? 여잔 완전 깨어난 거야? 범인 누구래?

시목 : (동재 쳐다보고 다시 밥 먹으며) 소식 빠르시네요.

동재 : 나 서부지검 서동재 검사야.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을 내가 모를까봐? 오늘이 마지막이긴 하지만.

시목 : 어디 가십니까? 멀리는 안 되는데요.

동재 : 어쩌냐, 나 제일 멀고도 높은 데로 가는데? 블루하우스로 가거든. 수석님이 나 직접 뽑았어.

시목 : 만나시자한 용건은요?

동재 : (주위 살피고 낮은 목소리로) 이회장 일 벌렸다. 구중궁궐에서 4자회담. (밥 먹으며 뜸 들이다) 확 땡기지?


Flashback> - 11회 S#31. 한옥레스토랑/별관 앞

잔디밭에서 인사하는 창준, 윤범, 조회장, 남자1을 동재가 문 너머로 살피는 모습.


시목E : 검사장, 이윤범. 나머지 둘은요.

동재E : 하난 더반그룹 조회장. 또 하난,

동재 : 이야... 난 상상도 못했다?

시목 : (보는)

동재 : 일단 내 영장부터 철회해. 절대 밑지는 장사 아냐 너.

시목 : 갑자기 철회하면 한조에서 의심할 텐데요.

동재 :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러다 진짜

시목 : 구속 정돈 막아주겠죠, 정말 필요하면. (일어설 준비)

동재 : 가려고? 후회할 텐데.

시목 : (보면)


Insert> - 한옥레스토랑.

동재, 문가에 몸 숨기고 휴대폰 검색 중이다.


동재 : (‘국방부장관’ 치고 검색하는데 사진 뜨면, 눈앞에 남자1이다) 맞네! (하다) 웬 국방부?

동재E : 한조랑 국방장관이야. 거기다 더반 조회장까지. 신선하지?

시목 : 한조에 더반그룹이면, 저건데요?

동재 : (옆을 보면)


TV에서 ‘마라톤 협상으로 약탈 문화재 반환 이끌어내’ 자막과 함께,

<화면> - 커다란 옛 그림 앞에서 손잡은 이윤범, 조회장, 그리고 남자2(마츠야마).

자막, <마츠야마 그룹, 이창준 수석비서관 중재로 반환 결정>으로 바뀐다.

동재, 마츠야마를 어디서 봤더라?? 하다가,


Insert> - 11회 S#31. 한옥 레스토랑.

마당 안으로까지 들어온 동재, 이리저리 한옥 살피지만 창준 일행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데.

남자2가 수행원을 대동하고 들어온다. 별 생각 없이 스치는 남자2와 동재.


동재 : (생각나는!)

시목 : (동재 표정 변화가 보이는. 동재 시선 따라 TV 화면 다시 보는..) 마츠야마까지 5자회담인가요?!...

동재 : 내가 핵심만 골라 봤네, 이제 보니.

시목 : 다른 핵심도 부탁드립니다. 수석님과 박무성에 관한 걸로요.

동재 : 내 입으로 어떻게 먼저 박무성을 꺼내?

시목 : 이제 그 생각은 완전히 버리신 건가요?

동재 : ?

시목 : 전에 모시던 분을, 살인범으로 의심하셨죠.

동재 : ...

시목 : 그분을 다시 모시게 됐는데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일어난다. 목례. 식판 들고 나가는)

동재 : ....



51. 수석비서관실 - 아침


창준, 자리에 앉았고 파일 든 동재, 인사한다.


동재 : 계속 모시게 돼서 영광입니다.

창준 : 음. (나가보란 손짓)

시목E : 전에 모시던 분을, 살인범으로 의심하셨죠.

동재 : ... (창준 보는)

시목E : 그분을 다시 모시게 됐는데요.

동재 : 저 그런데, (다가와서 작게) 김가영이 깨어났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알아보고 말씀 올렸어야 했는데.

         (떠보는) 어떻게 할까요?

창준 : 괜찮겠어?

동재 : 예?

창준 : 전에 내가 해코지 할까봐 걔 보호해주려고 했다며. 나한테 알려주면 기껏 깨어난 사람 위험한 거 아냐?

동재 : 무슨 말씀을, 그거 황프로가 지어낸 말이에요,

         물론 그런 말 자체가 수석님 귀에 들어가게 한 건 제 불찰입니다, 송구합니다.

창준 : (고개 돌린다)



52. 동/참모실 – 아침


동재 : (수석실에서 나와 문 닫는. 혼잣말) 본전도 못 건졌네..

비서 : (유선 전화 잡고, 동재에게) 정문에 영은수 검사가 와있다는데요? 서비서님 만나기로 했다고.

동재 : 영은수가요? ..예,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하세요.

비서 : (전화) 들여보내주시고요, 로비로 가라고 하세요.

동재 : 무슨 일이지? (파일도 놓고 머리도 만지고 옷매무새도 만지는데)


벌컥 문 열고 들어오는 은수.


동재 : 어? 기다리라고


은수, 곧장 수석비서실로 간다.

비서, 놀라고 동재, 놀라서 잡지만, 은수, 뿌리치고 문 밀어버린다.



53. 동/수석실 - 아침


창준 : (책장에서 서적 꺼내다 쳐다보는)

은수 : (성큼 들어선다) 검사장님이죠? 검사장님이 그랬죠!


동재, 비서, ‘야, 영은수! 영검사님!’ 하며 은수 끌어내려하지만,


창준 : (낮고 여유롭게) 수석님.


그 말에 동재와 비서, 창준 본다.

은수, 뚫어져라 창준 노려보고 섰으면 동재와 비서, 은수에게서 살짝 떨어져 선다.


은수 : 재심청구 기각시키신 거, 수석님 맞죠?

동재 : !

창준 : (표정 변화 없는)

은수 : 영일재 전 장관 뇌물수수 사건 재심청구 기각 됐습니다.

동재 : (눈치 살피며) 넌 그걸 왜 여기 와서 이러니? 사법부로 가야지!

창준 : 그런 일이 있었나. (책장으로 몸 돌린다. 찾던 서적 찾는)

은수 : 전, 3년 전 대한민국 사법부가 한 나라의 법무장관이자 모두의 존경을 받는 법조인에게 저지른 잘못을

         사죄할 기회를 버렸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의 힘에 의해.

창준 : (태연하게 책장 넘기는)

은수 : (눈물 그렁한 채) 이 자리에서 말 몇 마디로 사람 인생 좌지우지하니까 신이 된 줄 착각하시나 본데... 어림없습니다.

창준 : 내가?

은수 : (너무 분해서 눈물이 넘친다)

창준 : (세상 귀찮은 얼굴로 데리고 나가라 고갯짓 하면)

비서 : (은수 잡는데)

동재 : (비서 제지한다) 영은수 검사, ...니 발로 나가.


은수, 너무 속상하고 분하지만... 입 꽉 다물고 고개 쳐든 다음 창준에게 90도 인사.

허리 바로 펴고 180도 돌아서 제 발로 나간다.



54. 동/참모실 – 아침


수석실을 나온 은수, 눈물이 봇물 터지듯 터진다. 여기가 어디든 누가 듣든, 소리 내어 가슴 속 울분을 토해내며 운다.

이렇게 우는 후배를 혼낼 수도 없어 막막히 그 앞에 선 동재, 비서가 뽑아준 휴지를 건네받아 은수에게 준다.

은수, 어떻게든 눈물을 막으려 하지만 소용없는데,


비서 : (내선전화 울리자 받는) 네. ... (전화 끊고) .. 시끄러우시다고..

동재 : !...

은수 : (이 악물고 소리 죽인다. 손등으로 거칠게 닦고 나가버린다)

동재 : (쫓아나가는)


두 사람 나가면, 비서 옷매무세 단정히 하고 자리에 앉는다. 업무복귀.

잠시 후 들어오는 동재, 수석실 문 봤다가 양비서 봤다가..


동재 : (꼬는) 양비서도 신임이 대단했나보네. 여기까지 데려오시고.

비서 : (간단히) 감사합니다.

동재 : .. (제 자리로 간다. 기분 좋을 리 없는. 앉아서도 수석실 꼬나보는데)

비서 : (인터폰 울린다. 받더니) ..예. (가서 문 열고 정자세로 대기한다) 이회장님 오십니다.

동재 : (빠르게 비서 옆에 와 서는)


곧바로 들어오는 윤범, 그 뒤로 우실장도 들어선다.

창준도 수석실에서 나오고, 비서와 동재 고개 숙여 인사한다.

곧장 수석실로 들어가는 윤범, 따르는 창준. 우실장, 수석실 문 닫고 그 앞에 선다.

비서는 찻잔 챙기는데, 책상에 앉은 동재, 노트북 켜다가 잠깐... 노트북 위로 재빠르게 굴리는 눈.

우실장과 비서 사이를 가늠하다가.. 책상 밑으로 핸드폰 꺼낸다. 무음으로 바꾸고 녹음버튼 누른다.

비서, 트레이 들고 오면 동재, 핸드폰을 양복 옷소매 안에 넣어 감추고 일어난다.


동재 : (트레이 뺏듯이 가져가는) 내가. (수석실로 가는)

우실장 : (동재 살피는 눈길. 노크하고 문 열어준다)



55. 수석비서실 – 아침


윤범 : (서서 비서실 둘러보는) 괜찮네.

창준 : 전에도 와보셨잖습니까?

윤범 : 남에 집하고 내 집하고 같나? 이 방 차지하려고 뿌려온 거름만 얼만데. (힐끗) 자네 집이지?


동재, 들어선다. 뒤에 우실장이 안을 못 보게 문 꼭 닫는데, 다시 문 여는 우실장.

정중히 인사한 동재, 소파로 가 찻잔 놓지만 머릿속은 핸드폰을 어디에 둘까 바쁘다.


윤범 : (알면서 놀리는) 이 친구가 왜 여기 있어?

동재 : 아 저 그게,


하지만 말만 던져놓고 눈길 거두는 윤범, 창준도 동재 안 쳐다본다.

동재, 뒤에서 우실장만 안 보면 핸드폰 심어놓긴 식은 죽 먹기겠는데.. 찻잔 다 놓고 넙죽 인사하다 트레이 놓친다.

이때 트레이 밑에 깔려 함께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을 재빨리 소파 밑으로 차 넣고 트레이만 주워 일어난다.


동재 : 죄송합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 (도망치듯 나간다)


우실장, 동재 나가는 뒤로 문 꼭 닫으면 윤범, 본인 핸드폰을 창준에게 준다.

받아든 창준, 오디오로 가 음악 틀고 제 것과 윤범 핸드폰을 스피커 앞에 놓는다.


윤범 : (핸드폰에서 최대한 멀리로 가며) 방 점검은 하고 들어왔지?

창준 : (윤범에게 가) 예.

윤범 : 요즘은 도청앱이니 뭐니 쥐새끼들이 많아서, 여기도 수시로 점검해.

창준 : 예.

윤범 : 자 그럼, 무기선진화를 이뤘으니 이제 대한민국 금융선진화를 이뤄볼까 하는데. (창준 보며 빙긋 웃는)


cut to. 소파 밑 녹음 중인 동재 핸드폰. 그 위로 흐르는 클래식 음악은 더 고조되고.


창준E : 유크레인 쪽은 벌써 끝내셨군요?

윤범E : 내가 말만 하는 거 봤나, 수입만 하면 다 끝나.


cut to. 윤범과 얘기하는 창준.


윤범 : 유크레인 공화국에서 만든 걸로 서류만 갈아 끼우면 돼. 입찰만 하면 국방부에서 그 업체로 선정하기로 다 해놨으니까.

창준 : 무기도입이 군사기밀이란 게 이럴 땐 축복이네요. 비밀유지가 절로 되니.

윤범 : 진짜 축복은 따로 있지, 이 나라가 분단국가라는 거. 어떻게 된 게 물건이고 무기고 무조건 비싸고 첨단인 것만 찾아.

         값싸고 튼튼한 건 판대도 싫대. 마츠야마만 해도 봐, 우리나라 무기 시장을 지 손금보듯 들여다보고 있는 거야,

         일본이 무기 시장 빗장 풀린 게 현 정권 들어선 다음인데 대체 언제부터 준빌하고 있었단 거야?

         야 일본놈들역시 스바라시이!

창준 : 그런 데서 가장 먼저 접촉한 상대가 장인어른이란 것 역시 장인어른의 레벨을 입증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윤범 : 흠, 내 레벨만 그럼 뭘 해, 한 나라에 저 방사청장이란 인간부터도,

         메이드인 저팬을 메이드인 유럽으로 둔갑시켜주겠다는데 아무도 막는인간이 없어,

         맨날 수십조 원 주고 사온 게 버튼이 안 눌러지네, 그런 게 다 이래서야. 그런 면에서 이서방 자네가 이번에 큰일 했어.

창준 : 저야 앉아만 있었는데요.

윤범 : 수석이 앉아만 있어도 국방부나 방위사업청엔 큰 압박이지.

         마츠야마는 일본에서도 최고야, 어차피 방산비리는 누가 와도 못끊어, 그렇다면 그 안에서 최고의 결과를 뽑는 게 애국이야,

         자네하고 내가 이 나라 방어체계를 진일보시킨 거야.

창준 :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인어른. (자랑스러움이 빛난다)



56. 중앙지검/특임 사무실 - 낮


며칠 만에 출근한 실무관을 둘러싼 특임팀, 다들 인사한다. 장형사만 없다.

병원에만 있었다더니 살쪘다는 정본의 얼척 없는 소리에 실무관, 화내기도 하고 다들 둘러서서 화기애애한데,


시목 : (혼자 일감 정리하다 정본에게) 아침 뉴스에 나온 약탈 문화재, 반환경로를 아는 NGO들이 있는지 체크해줘.

정본 : 문화재도 특임이랑 상관있어?


시목이 일 얘기하자 주섬주섬 각자 자리로 가는 사람들.


시목 : 마츠야마 기업에 대해서도 나와 있는 정보들 전부 모으고. 실무관님, 자료 번역 부탁드립니다.

실무관 : 예.

정본 : 아하, 실무관님 일어 잘하시는구나?

계장 : (파일 시목에게 주며) 박무성이 브로커 노릇해서 공무원들하고 연줄이어준 업체들인데요,

         전 오늘 이 업체들 쭉 돌고 오려구요.

시목 : 예.

윤과장 : 전 오늘 영장 집행합니다.

시목 : 그럼 부탁드립니다.


모두들 수고하십쇼, 있다 봐요, 하고 나간다.

실무관과 여진, 시목만 남는데,


시목 : 전 후암동 들렀다가 한남동 갑니다.

여진 : 후암동 박무성 씨 댁이요? 왜요?

시목 : 어제 범인에 대해서 뭐든 생각해내라고 했을 때 김가영이 춥다고한 거 기억나요?

실무관/여진 : (떠올리는데)


Flashback> - 11회 S#39. 동네 병원/2인실 – 밤

가영이 춥다고 하자 이불을 끝까지 덮어주는 실무관, 이불을 막듯이 잡는 가영.


시목 : 춥다는 사람이 이불을 덮어주니까 내리려고 했어요. 말하던 당시가 추웠단 얘기가 아닐 수 있어요.

실무관 : 그런가?.. 아 그러면 검사님한테 말씀드린 축축하단 얘기도 그럼?..

시목 : 실제로 축축했습니까? 시트가?

실무관 : 그래서 갈아주려고 만져봤는데 그렇지는.. 아뇨.

여진 : 춥고, 축축하다...

시목 : (나가면서) 병원에서 지하 주차장에 숨어있었다고 했죠?

여진 : (쫒아 나가며) 거기서 경기를 심하게 했잖아요!



57. 동네병원/2인실 – 낮


블라인드 내려진 병실, 가습기의 뿌연 수증기 잠든 가영의 얼굴 쪽으로 날리는 위로.

가영, 악몽을 꾸는 듯 힘겨워 보이는 얼굴.



58. 중앙지검/복도 – 낮


여진 : (같이 가며) 그래서 지금 가는 데가

시목 : 춥고 축축한 데요.

여진 : ... (걸음 빨라진다)



59. 동네병원/2인실 – 낮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가영, 감긴 눈꺼풀 속에서 눈동자 쉼 없이 움직이며 꿈속에 갇혀 이리저리 고개 돌리며 괴로워한다.

CUT TO. 가영의 꿈 어둡다. 어딘지 알 수 없다.

다만 희미하게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비트소리. 금세라도 덮쳐올 듯한 어둠의 공포.

찰나의 순간 검은색으로 뭔가가 써있는 허여멀건 한 것이 눈앞으로 확 들어왔다 사라진다.

(허여멀건 한 것은 어깨. 뭔가 써 있는 것은 문신. 그러나 분간이 안 가게 순식간에 스쳐간다)



60. 동네병원/2인실 – 낮


가영, 괴로워한다.



61. 동/지하실 – 낮


지하실에 들어서는 시목과 여진.

음악소리도 사라진 지하실, 쿵쿵 소리가 울렸던 천장에서 시선 돌리는 시목과, 그 옆에 여진, 사방을 360도 둘러보는 데서 엔딩.

<11부 끝>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