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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숲] 16

작성자수다쟁이|작성시간19.07.11|조회수3,996 목록 댓글 0

[비밀의 숲] 16











1. 서부지검/시목 집무실 – 낮


화이트보드에 유일하게 남은 창준 사진. 

그 사진을 응시하는 시목.


창준E : 나는 믿음이 있어. 이 건물엔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믿음.


Flashback> - 5회 S#50. 서부지검/시목의 집무실 -낮

창준 : 수호자와 범죄자, 법복과 수인복, 

        우린 그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단죄 내려야 할 부류들과는 다르다는 믿음!


계장 : (밖에서 들리는 소리) 검사님! (문 벌컥 열고) 우병준이란 사람 어제 출국했답니다, 타이베이요, 대만!

시목 : (화이트보드만 바라보는)

계장 : (바닥에 떨어진 사진들 보는.. 조용히 문 닫으려는데)

시목 :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하세요, 대만 한국대표부에도 통보하고. 현지로 수사관 파견합니다.

계장 : 예 알겠습니다. (나가면)

시목 : (핸드폰 집어 들어 전화하는데)



2. 수석비서실 – 낮


윤범F : 내 딸 보내놓고 돈 빼돌린 것도 모자라서 은행장 불러다놓고 내 수익금에 눈독을 들여? 모를 줄 알았어?

창준 : (전화 중인) 모르실 리가 있겠습니까.

윤범F : ... 무슨 꿍꿍이야.

창준 : (통화중 대기 신호음 울리지만 확인 않는다) 영은수, 아버님 짓이죠?



3. 한조그룹/회장실 – 낮


윤범 : (예상치 못한 얘기!!) 헛소리도 정도껏 해.

창준F : 아버님이 우실장한테 지시하셨고 외국으로 보내셨죠?

윤범 : 아, 이거였냐? 날 살인교사로 협박해서 왕창 뜯어내려고? 

        범인 잡힌 지가 언젠데? 난 그놈하곤 일면식도 없어!

창준F : 영은수는 그 범인 짓이 아니에요.

윤범 : 무슨 근거로

창준F : (O.L) 접니다.

윤범 : 뭐?

창준F : 박무성, 김가영, 제가 했습니다.

윤범 : (얼어붙는다)



4. 수석비서실 – 낮


창준 : 체포된 범인은 칼날일 뿐 손잡이는 제가 잡았습니다.

윤범F : 왜..

창준 : 곧 알려드리죠. 자, 전 다 말씀드렸으니 장인어른도 솔직해지시죠.

윤범F : 난 모르는 일이야. 니가 살인범이라고 나까지 동급 취급하지 마.

창준 : ... (통화 중 대기 다시 울린다. 보면, 황시목이다) 그만 가야겠네요. 안녕히 계시죠.

      (바로 전화 끊는데.. 녹음 중지 버튼도 누른다)



5. 한조그룹/회장실 – 낮


너무나 기막힌 상황에 윤범도 전화를 든 채 잠시 굳었다. 

하지만 곧 움직이는.


윤범 : (인터폰 누르고) 이창준 명의로 된 계좌 전부 동결시키고 인출 막으라고 해, 당장.

        (끊는. 핏줄이 불거진 이마, 더 강해지는 눈빛..)



6. 서부지검/시목의 집무실 – 낮


시목 : (신호음 울리는 전화 들고 있는데)

창준F : (받자마자) 양반은 못 되겠어.

시목 : 제 얘길 하고 계셨나요?

창준F : 아니, 생각을 했지.

시목 : 생각 말고 직접 뵙죠? ...



7. 동/시목의 검사실 - 낮


계장, 유선전화 붙들고 있는데 시목, 집무실에서 나와 바로 문으로 간다.


계장 : (전화에 대고) 잠깐만요! (시목에게) 검사님 수사관 누가 가요?!

시목 : 한여진 경위요. (나가려다) 장건 형사도. (나가는)



8. 용산서/주차장 + 여진의 차안 – 낮


여진 : (경찰서 건물에서 뛰어나와 차로 간다)

시목E : 우병준 어제 대만으로 갔어요. 현지에 공조 요청했으니까 장형사랑 두 분이 직접 가서 잡아주세요.

여진 : (차에 올라 시동 켜고 벨트 매는 사이)

시목E : 윤과장 배후에 공범은 이창준 수석입니다. 지금 대면하러 가니까 장소 보내드릴게요.

여진 : (출발하는데 정문 차단 바 앞에서 멈춘 사이 문자 온다. 확인하는) 홍제동.. (차단 바 올려지고 입구 통과한다)



9. 용산서 앞 길/여진의 차안 – 낮


여진 : (미심쩍은 표정. 찌푸리고 생각하다 속력 올리며 핸드폰에 대고) 장형사한테 문자 보내, 이창준 위치추적 요청!



10. 청와대/계단 – 낮


손에 보스턴백을 든 창준, 빨간 카펫 깔린 계단 내려온다.


창준 : (나가는 걸음 그대로 안 멈추고, 계단 아래 경호원에게) 한조그룹 사람들 오면 내 방에 절대 들이지 말아요.

동재 : (계단 아래 뒤쪽에서 막 들어서다가 듣는)

경호원 : 예!

창준 : (계단 앞 정문으로 나가는)

동재 : ?... (왔던 길로 얼른 돌아가는)



11. 동/전각 앞 – 낮


창준의 차가 전각 앞을 지나쳐가면, 좀 후에 동재 차가 쫓아간다.



12. 한조그룹/회장실 – 낮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긴 윤범.


Insert> - 동/회장실. 낮.

분노한 윤범, 책상 위 물건 잡아채 우실장에게 던진다.


우실장 : 죄송합니다, 집 앞에서 정면으로 마주쳐서, 가뜩이나 황검사 집 앞에서도 영일재 딸이 절 본 데다,

            그렇게까지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윤범 : (분노로 가슴 들썩인다. 책상에 펼쳐진 상자를 원수처럼 노려보면)


상자 안에 연수원 마크 찍힌 파일과 USB가 들었고 그 옆엔 은수 가방이 있다.

은수가 마지막으로 집에서 찍힌 CCTV 속에서 들고 있던 가방이다.


윤범 : .. 당장 어디든 나가. 내가 다시 부를 때까지 오지 마.

우실장 : 감사합니다, 회장님. (나가려는데)

윤범 : 이것도! 없애버려.

우실장 : (상자와 은수 가방 가져가는데)


열린 은수 가방 안에서 떨어지는 종이 한 장. 은수가 그려서 노트에서 찢은 DT다.

그게 뭔지 알 리 없는 윤범, 우실장 노려보고 우실장, 얼른 집어 모두 들고 나간다.


윤범 : (노크소리 들린다. 현실로 돌아오는..) 들어와.

비서1 : (들어와) 한일은행에 이창준 수석 개인금고가 있다는데 어떡할까요?

윤범 : ... 은행장한테 보잔다고 하고 당장 이창준이 내 앞에 데려와.



13. 길 + 동재 차 안 – 낮


창준의 차에서 조금 떨어져 따라가는 동재, 창준 차를 주시하며 주행 중인데,

신호가 주황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는 찰나에 속력을 내고 나가는 창준의 차.

동재는 신호에 걸리고 만다.

어디로 가는지 고개 빼고 보는 동재. 어서 신호가 바뀌기만 기다리는 운전대에 손가락이 조바심 내고 있다.



14. 여진의 차 안 – 낮


장형사F : 이창준 지금 무악재 쪽으로 이동 중인데요?

여진 : (블루투스 통화 중인) 그럼 홍제동 가는 게 맞네?

장형사F : 가면서 계속 추적할게요! (끊는)

여진 : (블루투스 빼는) 공범인 거 들통 난 사람이 왜 순순히 자기 위칠 알려주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15. 은행/앞 – 낮


휴일이라 셔터 내려진 은행 앞. 그 앞에서 선 검은 차에서 윤범 내린다.

머리 조아리는 은행장, 윤범을 안내해 안으로 들어간다.



16. 동/VIP실 – 낮


윤범 앞에 개인 금고함을 가져와 내려놓고 키도 건네는 은행장, 인사하고 나기면,

윤범, 금고함 열어보는데... 아무 것도 안 써진 종이 한 장 들었다.

혹시나 뭘까 싶어 형광등에 비춰도 보고 이리저리 보지만 그냥 종이다.

억누르고 있던 화가 터진 윤범, 빈 금고함을 던져버린다.


윤범 : (전화하는데 이 악물어서 뺨이 울퉁불퉁하다) .. 어떻게 됐어!

비서1F : 청와대 정문 통과가 안 됩니다, 회장님 존함을 댔는데도

윤범 : 차량 추적을 하든 뭘 하든 어떻게든 끌고 와!!



17. 공사장 앞/외벽 길 – 낮


공사장 주위를 삥 둘러싼 외벽이 쳐진 길에 서는 시목의 차. 차에서 내리는 시목.



18. 공사장 – 낮


아직 창문도 없이 철골 구조만 있는 3층 정도의 건물.

휴일이라 인적 없이 고요한데, 현장에 들어오는 시목, 주변 둘러보지만 인기척 없다.

시목... 위를 본다.



19. 동/옥상 - 낮


빈 옥상에 리프트 올라오는 소리만 울린다. 안에 탄 시목 모습도 머리부터 나타나고.

공사장 용 리프트 멈추며 덜컹!.. 문 열린다.

시목 내려서면, 리프트에서 제일 떨어진 옥상 끝 즈음에 창준, 너른 하늘을 등지고 시목 향해 섰다.

시목, 창준을 향해 몇 걸음 오다가 멈춘다.


시목 : (두 사람 사이 중간에 놓인 보스턴백 발견한다. 가방 보다 창준 보는)

창준 : 생각보다 빨리 왔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시목 : .. (창준 뒤에 옥상 끝을 보게 되는 눈동자)

창준 : 묻고 싶은 게 많을 텐데.

시목 : ...윤과장을 사주해서 박무성을 죽였습니까.

창준 : 그래.

시목 : 김가영을 상해했습니까.

창준 : 그래.

시목 : 영은수는요.

창준 : (고개 젓는) 여기까지 온 건 그게 누구 짓인지 알아서 아닌가.

시목 :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 뭘 위해서였나요.

창준 : 니가 그랬지, 내가 박사장한테 협박 받고 여자 입도 막으려 했다고.

시목 : 다른 여자는 없었어요, 수석님은 사모님을 지키려고 영장관모함에 가담하셨고, 박무성은 그걸 협박한 거였습니다.

창준 : 뿌리쳤어야 했는데. 하청 한 번만 받게 해달라고 매달리는 박사장을 내쳤어야 했는데.

시목 : 한조물류에 박무성을 소개시켜주셨나요, 수석님께서 직접?

창준 : 사업 일으키려고 애쓰는 사람 굳이 박대할 이유가 없었어. 한조물륜 계열사 중에 가장 주목받지 못한 데였으니까

         소개시켜줘도 큰 여파 없을 거라 생각했지.

시목 : 불법증여에 이용될 회사란 걸 모르셨으니까요.

창준 : 몰랐어. 주목 못 받은 게 아니라 주목 안 받도록 작업 중이었단 걸. 후회 돼, 그 딱 한 가지가, 단 한 번의 판단착오가.

시목 : 그것 때문에 (이제 보스턴 백 옆을 지나는데)

창준 : 너였다면 (그만 오라, 손을 들어 저지하는)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시목 : (멈추는) ...



20. 동/외벽 길 - 낮(시목이 차 세운 곳 아닌 다른 쪽 길)


동재 : (차 세우고 내리는) .. 분명히 이쪽으로 오셨는데?..


또 다른 차가 와서 선다. 동재, 보면 여진이 내린다.

동재와 여진, 서로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뜨악하다.



21. 동/옥상 - 낮


시목 : 왜 ..여기로 오라 하신 겁니까.

창준 : (파란 하늘 한 번 본다) 날이 좋아?

시목 : (다시 발을 떼는데)

창준 : 수갑을 차고 수형번호를 가슴에 달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겠지, 후배검사들한테 추궁당하면서. ..그런 거 많이 봤어.

시목 : (천천히 신중히 다가간다)

창준 : 이상하지, 내 앞에서 조사받던 사내들, 정수리가 많이들 휑했어. 지금 왜 그게 생각날까..

시목 : 저하고 같이 가시죠. 내려가서 말씀하시죠.

창준 : (돌연 옥상 끝으로 올라선다)

시목 : !

창준 : 패잔병이 돼서 포로로 끌려 다니느냐, 전장에서 사라지느냐.

시목 : 선배님.

창준 : (흐리게 스치는 미소, 혹은 슬픔) 좀 천천히 오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뒤로 몸을 젖히는 창준.

시목, 옷 끝이라도 잡으려 달려가지만, 창준, 그대로 아래로 사라진다.



22. 동/건물 아래 – 낮


여진 : (건물 아래까지 다 온)

동재 : 정말 우리 수석님이 범인이라고 황시


동재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사람 앞에 쌓인 자재더미 위로 쾅! 떨어지는 창준.

쌓여있던 합판들 박살나고 그 옆에 파이프들은 와르르 무너져 굴러간다.

파이프, 동재와 여진 발치까지 굴러가 멈추지만 두 사람, 움직이지 못한다.

먼지 흩어지는 자재더미 위에 널브러진 창준, 머리에서 흐르는 피..

먼저 정신 차리는 여진, 그 즉시 고개 꺾어 위를 보면, 누군가 내려다보고 있다.

눈부신 파란 하늘과 대비돼 어둡고 머리 끝만 보이지만 분명 사람이 저 위에 있다.


여진 : (리프트 버튼 치고 아직 멍한 동재 잡고 흔든다) 정신 차려요!..

         위에 누가 있어요, 내가 갈 테니까 여길 지켜요, 할 수 있죠?

동재 : .. (끄덕인다. 천천히 창준에게 간다)


리프트 문 열린다. 여진, 올라탄다. 바로 닫히는 문. 덜컹이며 올라가는 리프트.



23. 동/리프트 안 - 낮


여진, 전화에 119 눌러 어깨와 얼굴 사이에 낀 채 권총주머니에서 권총 꺼낸다.


여진 : (실탄 장전하며) 홍제동 재개발 3구역, 인왕초등학교 뒤에 응급차 빨리 보내주세요, 사람 떨어졌어요.

         (전화 주머니에 넣고 장전한 권총 두 손으로 잡는다. 심호흡)



24. 동/건물 아래 - 낮


동재, 정신없이 합판에 올라가 수석님! 하며 창준을 안지만, 창준은 반응 없다.



25. 동/옥상 – 낮


리프트 문 열린다. 여진, 권총 겨눈 채 내리는데, 옥상 끝에 등을 보이고 선 시목..


여진 : (거리가 있지만 시목이란 게 단번에 보이는) 황검사님?

시목 : (등을 보인 채 움직이지 않는....)



26. 동/건물 아래 - 낮


동재, 창준을 안고 망연자실한데 천천히 움직이는 창준의 손, 동재의 옷 끝을 잡는다.


동재 : (잡는 느낌에 아래를 봤다가 놀라) 수석님 정신 차리세요!

창준 : (겨우 눈만 뜨는. 단어 하나하나 힘들여 말하는) 너는.. 기회가 있어..

동재 : !

창준 : 넌 이 길로.. 오지.. 마. (눈 감는. 절명한다)

동재 : (짧은 탄식인지 외마디 비명인지, 소리가 새어나오고 그대로 멈춘...)



27. 동/옥상 – 낮


여진 : (총을 겨누고 몇 발자국 더 앞으로 간다) 두 손 다 들어요.

시목 : (두 손 든다)

여진 : (바닥에 보스턴백 아주 짧게 보고 계속 시목 응시) 천천히 돌아서요.

시목 : (천천히 돌아선다)

여진 : (스스로도 믿지 않지만..) ...밀었습니까?


시목, 여진 바라본다. 두 사람의 허공에서 부딪힌다. 멀리서 들리는 응급차 소리...



28. 서부지검/시목 집무실 – 낮


화이트보드에 딱 하나 붙은 창준의 사진, 툭 미끄러지더니 낙엽처럼 스르륵 떨어진다.

바람도 없는 실내에서 이리저리 흩날리며 허공에 잠시 머물다 바닥에 떨어지는 사진.

그 위로 문밖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이제 막 울려대기 시작하는 유선전화 벨소리.



29. 공사장/건물 아래 – 저녁


공사장 안에 들어찬 경찰 차량들과 형사들. 창준의 주검 위에 하얀 천 씌워지고 구급차에 실린다.

보스턴 백 쥔 시목, 창백한 동재, 입 굳게 다문 여진이 작별인사 하듯 이를 지켜본다.


장형사 : 저지할 새도 없이 뛰어내렸대요, 그전에 공범혐의 인정했고요.

팀장 : 자살 확실해? 위에서 몸싸움이 있었거나 그런 거 아냐?

장형사 : 떨어질 때 한경위님이 봤대요.

팀장 : 아래서 봤지, 위에는 둘만 있었다며. 황검사가 일부러 밀었단 게 아니라 잡으러 쫓아와서 엎치락뒤치락하다 실수로라도.

박순경 : 저기 서검사도 봤다는데요?

팀장 : (동재 쪽 돌아본다)


창준 실은 구급차 문이 이제 닫히는데, 닫히는 문 사이로 끝까지 보는 시목, 동재.

구급차에 빨간 불 들어오고 사이렌 울린다. 창준의 주검을 싣고 공사장을 떠난다.



30. 한조그룹/회장실 – 밤


비서1 :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듯 합니다.

윤범 : .... ... 회사에 누구누구 나와 있어.

비서1 : 의전팀에선 장례준비 들어갔고 기획조정실하고 홍보실 전원비상 대기 상탭니다. 임원들 부를까요?

윤범 : 언론부터 잡아. 이창준은 검찰 내에 심복을 심어두고 검사 시절에 저지른 비리를 덮으려고

         심복을 시켜서 스폰서 박무성을 죽였어.

비서1 : 예??

윤범 : 그놈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살했다고! 보도자료 돌려! 기자들 소설 쓰기 전에!

비서1 : 알겠습니다, 회장님. (목례. 나간다)


혼자 남은 윤범, 여전히 냉철한.. 하지만 한순간 풀어지며 표정 무너져 내린다.


윤범 : 지 팔짜가 거기까진 걸 어쩌겠어. (눈가 빨개지는, 허나 거기까지다)



31. 서부지검/로비 - 밤


몰려들어오는 5명의 부장검사들, 굳은 얼굴로 빠르게 로비 가로지른다.



32. 동/검사장실 – 밤


검사장 책상에 놓인 보스턴 백, 입구 활짝 열렸고 그 옆에 각종 서류와 USB가 많다.

양팔로 책상 집고 서서 자료들 내려다보는 원철, 고뇌에 빠졌다.


원철 : 검사로선 당연히 하고 싶지, 그치만..

시목 : ...

원철 : 이 자리 힘들게 올라왔어, 놓치기 싫다, 시목아.


시목과 원철, 서로 쳐다보는데 밖에 웅성대는 소리 들린다. 곧 노크와 함께 들어오는 부장들.


시목 : (돌아서서 목례)

2부장 : 진짜입니까? 우리 검사장님 아니 저기 이창준 수석 뉴스?

시목 : 사망하셨습니다.

2부장 : 그럼 다른 것도, 윤과장이랑 같이 그러다 자살했단 것도?

시목 : 예.

부장들 : !....

시목 : (원철 보는) 시작합니까?

원철 : ... .. 해, 하자.

시목 : (부장들에게) 지금부터 한조그룹이 저지른 불법 행위를 일자 별로 정리한 파일을 나눠드릴 겁니다.

         약 2년 전부터 발췌한 것들이고 같이 드리는 USB는 해당 행위를 위해 가졌던 비밀모임을 녹취한 음성파일입니다.


시목, 서류뭉치들 부장들에게 돌리는데 마구잡이가 아니라 분류해놓은 차례대로 준다.


4부장 : (훑다가 표정 변하는) 어디서 난 거야?

5부장 : (O.L) 내껀!... 한조그룹이 아닌데?

원철 : 각 지검 인사 청탁이나 총장님 관련된 것도 있어. 한조랑 상관없이.


방금 전까지 종이 넘기는 소리 부산했던 검사장실, 갑자기 조용해진다.


2부장 : 이거.. 어느 선까지 보고된 겁니까?

시목 : 여기 계신 분들까지요. 지금 처음 공개되는 겁니다. 지식재산권 침해, 부동산 불법 매각, 편법 증여, 세금탈루,

         외환관리법 위반, 저희 형사 1부에서 5부까지 관할 업무가 총망라돼 있습니다.

원철 : 한조를 도와서 법망을 피하게 한 공무원, 정치인들도 있어. 죽갔지?

부장들 : (대답 없는데)

4부장 : .. (가장 먼저 입 여는) 왜 죽습니까, 얘네들이(파일) 죽어야지.

원철 : ... 그래, 모 아니면 도야, 완전히 쳐서 압살시키느냐, 섣불리 찔렀다가 우리가 죽느냐.

부장들 : (여기저기서 큰 숨들 들이키는)

시목 : .. 잘 부탁드립니다. (목례하는데)


부장들도 목례로 답한다.

부장들의 목례에 모두를 보는 시목. 이들을 보는 원철.



33. 구치소/면회실 – 밤


윤과장, 들어오는데 여진이 앉아있다.


윤과장 : (아크릴 판 앞에 앉지만 고개 조금 돌리며 외면한다)

여진 : ... 공범 이창준, 다 자백하고 투신했어요.

윤과장 : !! (충격 받지만 곧 고개 떨구고 묵묵히 받아들인다)

여진 : 별로 안 놀라네요. 둘이 벌써 오간 얘기가 있었나보죠?

윤과장 : ...

여진 : 이창준이 알려줬어요? 우병준이 영검사 범인이라고?

         그래서 입다물었어요? 우병준을 밝혔다간 이창준이 알려준 거까지 들통날까봐?

윤과장 : .. (작게 끄덕인다)

여진 : 이창준이 우병준에 대해서 또 알려준 건? 대만 어디에 있다든가.

윤과장 : 거기로 갔단 거밖에 몰라요.

여진 : ... 특임 동안 우리 참 바보천치 같았죠? 범인 잡겠다고 돌아다니다 와선 윤과장님 윤과장님 했으니, 한심했겠다,

         특히 나랑 장형산.

윤과장 : ..특임하면서 처음이었어요, 2년 만에 첨으로.. 숨 쉬는 거 같았어요..

여진 : 당신 자식 난도질한 인간이 숨 쉬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 박무성씨 어머니한테 전해드릴까요? 아님 김가영 엄마?

         ..우리나라에 억울하게 자식 잃은 부모, 너무 많아, 그 사람들이 다 칼부림하나? 넌 그 사람들도 같이 찌른 거야.

         어떡해든 제대로 극복하려고 애쓰는 사람들 니가 다 도매급으로 넘겼어! 숨을 쉬는 거 같아?!... ...


여진, 박차고 일어난다. 뒤도 안 돌아보고 나간다.

검찰직원, 다가와 윤과장 일으켜 세운다. 끄는 대로 끌려 나가는 윤과장.



34. 서부지검/건물 앞 계단 – 아침


방송국 기자들 여럿, 서부지검을 배경으로 각자 자리 잡고 보도 중이다.


기자1 : 살인행각을 벌이던 고 이창준 수석비서관이 체포 직전 자살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수석이 남긴 녹취 파일이 누출돼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자2 : 밀실 거래에 참여한 관계자들의 배신을 막기 위해 백업용으로 만든것으로 알려진 이 비밀파일은

           검경의 추적을 피해 도망치던 이수석이 자살한 후에 검찰이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5. 동/회의실 – 아침


커다란 회의실 한쪽엔 한조라고 매직으로 쓴 검찰 압수상자가 계속 쌓인다.


기자2E : 이 파일을 근거로 검찰은 오늘 새벽 한조와 더반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에 연루된 고위 정치인명단도 함께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36. 용산서/강력팀 – 낮


팀장 : 서형사는 2팀 애들이랑 합류해서 저축은행, 장형사랑 한경위는 버스회사, 고추장은 나랑 금감원으로 간다.

         수사 전에 매스컴부터 탔어. 시간, 우리 편 아니니까 빨리들 움직여.

형사들 : 네! (즉시 나가고)

여진 : (출동하려는데 전화 온다) 예... 외교부요? 공문 떨어졌어요? ..네!

         (끊고 먼저 간 장형사에게 달려가는) 장형사님 살인범 잡으러 갑시다!



37. 서부지검/검사장 비서실 – 낮


배상욱E : 난 모른다니까!

비서 : (시간 재고 있다가 전화한다) ..검사장실인데요, 지금 틀어주세요.



38. 동/검사장실 – 낮


소파 상석에 금뱃지 달고 앉은 배상욱, 시목과 원철이 옆에 앉았다.


원철 : 인천지검에 세풍운수 재판 관련해서 지시한 적도 없으시다고요?

배상욱 : 야 강원철이, 너 검사장 달자마자 변호사 개업하고 싶어? (시목에게) 윤과장이란 놈 데려와, 나랑 대면하자고.

시목 : 다른 대면을 들어보시죠?

배상욱 : ??


그때 천장 스피커 켜지는 소리 작게 나더니.


창준F : 배의원님, 오랜만입니다.

배상욱F : 범인 잡혔다며?


배상욱, 놀라서 천장만 본다.


창준F : 예, 후암동 사건 불똥이 결국 의원님한테까지 튀네요.

배상욱F : 무슨 소리야? 나랑 무관해.


Flashcut> - 15회. S#50. 수석비서실 - 낮

창준 : (통화 중) 지금 저한테 체면 세우실 때가 아닐 텐데요? 범인이 이미 다 불지 않았겠습니까?

         의원님 이름 거론되는 건 시간문제에요.

배상욱F : 그래서? 방책이 있으니까 나한테 연락했을 것 아냐?


검사장실 스피커에서 여전히 흘러나오는 전화 녹음 내용.


창준F : 제가 해드릴 게 있을 겁니다.

배상욱F : 시간 되나 지금?


스피커 꺼진다. 말을 잃은 배상욱, 그를 쳐다보는 시목과 원철.



39. 동/검사장실 복도 – 낮


시목 : (검사장실에서 나오며 문자 남겨진 것을 본다)

여진E : 외교부에서 방금 연락 왔어요. 우병준이 짜식 꼭 국산 콩밥 먹게 할 테니까 우리만 믿고 기둘려요. 검사님도 퐈이팅!

시목 : ... 부탁합니다.



40. 동/건물 앞 계단 – 낮(자막 - 2주일 후)


계단 맨 위에 당당히 선 윤범, 수행원들이 삥 둘러섰고. 감히 접근 못한 기자들, 팔만 쭉 뻗어서 휴대폰 내밀었다.


윤범 : 저는 대한민국 GDP의 30%를 책임져온 사람입니다. 30%. 평생을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는 데 헌신했고

         이 땅의 수백만 젊은이를 일자리로 불러 모았습니다. 그것을 죄라 하고 지탄의 사유로 삼는 오늘날 반기업 정서에

         저 같은 기업인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저는 그 결과가 무엇이 될지 두렵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이 집단 한풀이에 취해 21세기 선진국 대열에서 추락할까 두렵습니다.

         저 이윤범은, (당당히 말하다, 돌연 멈칫)


기자들 사이 몇 계단 아래, 지팡이 짚은 일재가 윤범을 바라보고 있다.

카메라들도 곧 일재의 존재를 알아채고 그쪽으로 돌아간다.


일재 : (더 말랐지만 눈빛만은 형형하다. 기둥처럼 서서 윤범 응시한다)

윤범 : .. 저 이윤범,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검사들이 날 법리 해석상 옭아맬 수 있을 진 몰라도

         나는 대한민국의 거대한 역사 앞에서, 무죕니다. (말 마치고 고개 쳐드는데)

일재 : 젖먹이 아이도 부끄러움을 아는데

윤범 : !

일재 : 사람을 죽이고도 너는 사람이 되지 못했구나.

윤범 : 우리 전 장관님께서 온정신이 아니실만 하지만 따님 죽음은 나와 절대

일재 : 네 사위 말이다, 이창준이. 니가 죽였어.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는 듯 돌아선다)


천천히 계단 내려가는 일재를 쫓는 카메라들.


윤범 : (화가 치밀어 오르는데)

기자1 : (아래에서 들리는) 생전에 이창준 수석한테 비밀녹취를 지시하셨나요?

윤범 : (천하에 버르장머리 없는 것 보듯 기자 쪽 깔아보는데)

기자2 : 영검사 살해용의자가 한조그룹 직원인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윤범, 욕 나올 걸 간신히 참고 돌아선다. 수행원에 둘러싸여 서부지검으로 들어간다.

그 뒷모습 열심히 찍는 기자들.

윤범 뒷모습에서 낮이 밤으로 바뀌며 같은 배경의 TV 뉴스 화면으로 바뀐다.

자막 - 이윤범 회장 서부지검 출두. 7시간 째 조사 이어져.


아나운서E : 한조그룹 이윤범 회장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화면 - 창준妻 자료 사진으로 바뀐다. 창준 내외가 함께 찍은 사진도 보인다.


아나운서E : 한편 이윤범 회장의 장녀이자 고 이창준 수석비서관의 부인인 이연재씨가

                 불법증여된 재산을 장학재단에 기부한 것에 대해 검찰은 세금탈루의 법망을 피해가려는 편법인지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실시간 속보입니다.


화면 바뀐다. 여진과 장형사, 수갑 찬 우실장을 용산서로 데리고 들어가는 장면. C.U.

점퍼로 얼굴가린 우실장, 걷는 동작에 점퍼가 내려가 얼굴이 드러난다.


아나운서E : 2주 전 서부지검 영은수 검사를 살해하고 대만으로 도주한 용의자가

                 현지로 파견된 우리나라 경찰에 체포돼 현재 이송 중입니다.



41. 동/강력팀 – 밤


여진 : 옆에 타고 오면서 내내 물었는데 절대 한조 회장은 아니래요, 끝까지 저 혼자 한 짓이래요.

팀장 : 아이씨, 계속 부인하면 입증하기 되게 애매해지는데.

장형사 : 저 새끼 보통 아니에요. 지네 회장 얘긴 찍소리도 안 해요.

팀장 : 고생들 많았을 텐데 일단 가서 들 좀 쉬어라.

여진 : 아이고! 눈 딱 뜨니까 집이었음 좋겠다. (책상에 그대로 엎드리는)

장형사 : 아 애는 되게 보고 싶은데 집에 가면 놀아 달라 그럴 거고. (의자에 풀썩 널브러지는)

팀장 : 야 니들 집 가서 발 닦고 자!



42. 서부지검/조사실 – 밤


탁자에 흐트러진 각종 서류. 그 탁자에 원철과 윤범, 마주 앉았다.

오랜 조사로 지쳤고 셔츠들도 구겨졌지만 윤범, 여전히 기세당당하다.


윤범 :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겠는데, 부하 시켜서 사람 죽인 놈이 제정신인가?

         정신 나간 놈 말만 믿고 이게 무슨 헛소동인지, 참.

원철 : 그래서 사위께서 이걸 다 조작한 거라고요? 다 거짓이라고요?

윤범 : 물론 하나 같이 전부 다.

원철 : ... 저희 집사람이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요즘 드라마에선 부모가 결혼을 반대하면 자식들이 그러더군요,

         우린 허락이 필요한 게 아니라 축복을 원했다고.

윤범 : 그러면서 집 사달래고 결혼식 시켜 달래지, 말론 니들 승인 필요없다지만 결국 예스! 그 한 마디가 필요한 거야,

         증거 확실하니 내가 혐의인정 안 해도 상관없는 척 하지만 이렇게 날 오래 붙잡아둔다는 건 결국 내 입에서 잘못했소,

         그 말이 나와야 댁들이 움직일 수 있는 거처럼. 그런데 어쩌나, 암만 생각해도 난 잘한 것만 있는데.

원철 : (티 안내려 해도 난감하다)

윤범 : (일어선다) 이 정도면 검찰 체면 세워줬고 (재킷 입는) 부실 수사니 특혜니 소리 안 나올 거고.

         (서류며 원철 쓱 보고는) 애썼어. (나가는)

원철 : (막지 않는...)



43. 동/통로 – 밤


윤범, 걸음걸이 당당하지만 실은 부아가 치밀어 쌍심지 켜고 간다.

통로 끝 유리문 밖에서 대기하던 수행원들, 윤범 보고 일제히 정자세 한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수행원들이 대기하는 통제구역 밖인데,


시목 : (갑자기 나타나 윤범 앞 막는다. 오던 방향 다시 가리키는) 가시죠.

윤범 : ?

원철 : (어느 새 뒤에 나와 선) 나왔어?

시목 : 지금 나왔습니다, 구속영장.

윤범 : !!


시목과 함께 온 검찰직원들이 윤범을 양쪽에서 가볍게 잡으려는데,


윤범 : 손만 대봐.

직원들 : (주춤하는)

윤범 : (시목 보는데, 그 너머로 유리문 밖 수행원들이 당황하는 것 보인다) 멍청한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우리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져.

시목 : 안 무너집니다. (직원들에게 데려가라는 눈짓)

윤범 : 놔! .. ... ... (어쩔 수 없다. 돌아서 간다)


원철, 윤범이 앞을 지날 때 가벼이 목례, 원철을 죽어라 째려보며 가는 윤범.



44. 동/시목의 검사실 - 밤


모두 퇴근한 빈 방. 시목, 들어와 자리에 내려앉는다. 긴 하루 끝에 토해지는 숨.

잠시 머리 누르다가 전화 꺼내서 한경위 누르려는데, 유선전화 울린다.


시목 : (받는) 네. ..누가요? ..들여보내세요. (끊는. 재킷 바로 하고 있으면)


사람 없는 복도에서 또각또각 울리는 구두소리 점점 가까워져온다.

시목, 문으로 간다. 문 열면, 문밖에 선 창준妻, 그동안 많이 창백해졌다.

시목이 목례하고 비켜서면 창준妻, 들어온다.


시목 : (중앙 탁자에) 앉으시죠.

창준妻 : 네가 이겼다고 생각하니?

시목 : (보는)

창준妻 :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서 널 망가뜨릴 거야, 너는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우릴 건드린 걸 가슴 치면서.

시목 : 우리가 누굽니까. 사모님과 이회장인가요, 사모님과, 남편분인가요.

창준妻 : (손톱이 파고들도록 손 꽉 쥐는) 니가 죽였어..

시목 : ... (책상으로 가 서랍에서 잘 접힌 종이 하나를 꺼내 가져온다)


창준妻에게 종이 내미는 시목.

창준妻... .. 종이 받는다. 펴보면, 손 글씨가 가득 펼쳐진다. 글씨체만으로도 표정 변하는 창준妻.


시목 : 제게 주신 가방 안에 있었습니다.

창준妻 : 그이가 직접.. 줬다고?

시목 : (짧게 끄덕이는)

창준妻 : ... (읽는다)

창준E :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지금 현실은 대다수의 보통사람은 그래도 안전할 거란 심리적 마지노선 마저 붕괴된 후다.

           사회 해체의 단계다.


편지를 읽는 창준妻 모습 위에 편지 쓰는 창준 모습이 겹쳐지면서.


Insert> - 수석비서실 책상에 앉아 편지 쓰는 창준. 낮.


창준E : 19년. 검사로서 19년을 이 붕괴의 구멍이 바로 내 앞에서 무섭게 커가는 걸 지켜만 봤다.


Insert> - 서부지검 복도. 약 3~4년 전.

법복 입은 창준에게 두 손 모아 빌면서 우는 할아버지, 입성만 봐도 너무 초라하고 생계가 곤란한 게 느껴진다.


Insert> - 고급 룸.

더반 조회장, 윤범 외 두어 명의 사내와 술파티 벌이는 창준.


창준E : 설탕물 밖에 먹은 게 없다는 할머니가 내 앞에 끌려 온 적이 있다.

           고물을 팔아 만든 3천 원이 전 재산인 사람을 절도죄로 구속한 날도있다. 낮엔 그들을 구속하고 밤엔 밀실에 갔다.

           그곳엔 말 몇 마디로 수천억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난 그들이 법망에 걸리지 않게 지켜봤다.


Insert> - 검사장실. 1년 전.

검사장 자리에 앉은 배상욱 검사장, 윗선의 지시다, 풀어줘라, 하고 창준에게 지시하는 말이 창준 EFFECT 대사 아래 들린다.


창준E : 그들을 지켜보지 않을 땐 정권마다 던져주는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받아 적고 이행했다.


Insert> - 한남동 집/안방. 깊은 밤.

홀로 깨어 창가에 선 창준. 가라앉은 얼굴. 돌아보면 창준妻가 새근새근 자고 있다.

자는 아내를 한참을 보던 창준, 다시 고개 돌린다.


창준E : 우리 사회가 적당히 오염됐다면 난 외면했을 것이다. 모른 척할 정도로만 썩었다면 내 가진 걸 누리며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내 몸에서 삐걱 소리가 난다. 더 이상은 오래 묵은 책처럼 먼지만 먹고 있을 수 없다.


Insert> - 한옥레스토랑.

마츠야마와의 술자리. 창준 인근에 놓인 핸드폰.


Insert> - 15회. S#58. 수석비서실.

은행장과 얘기 중인 창준. 은행장이 앉은 소파 아래를 비추면, 그 아래에 놓인 소형녹음기.


창준E : 이 가방 안에 든 건 전부 내가 갖고 도망치다 빼앗긴 것이 돼야한다.

           장인의 등에 칼 꽂은 배신자의 유품이 아니라 끝까지 재벌회장 그늘아래 호의호식한 충직한 개한테서

           검찰이 뺏은 거여야 한다. 그래야 강력한 물증으로써 효력과 신빙성이 부여된다.


Insert> - 밤. 한남동 집 서재.

창준, 핸드폰 녹취파일을 USB에 옮기는 창준. 옮기고 들어보면 윤범, 은행장, 금감원장을 만난 호텔에서 대화가 들린다.


창준E : 부정부패가 해악의 단계를 넘어 사람을 죽이고 있다. 기본이 수십수백의 목숨이다.


Insert> - 한조그룹/회장실. 밤.

창준, 방을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서류 뒤진다.


Insert> - 깊은 밤의 인적 없는 공원. 으슥한 곳에 세워진 차 한 대. 운전석에 혼자 앉은 창준이 보인다.


Insert> - 창준의 차 안. 창준, 뭔가 말하는 중이다. 뒷좌석 어둠 속에서 얘기 듣는이, 윤과장이다.

밀담을 나누는 두 사람.


창준E : 처음부터 칼을 뺏어야 했다, 첫 시작부터.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조차 칼을 들지 않으면 시스템 자체가 무너진다.

           무너진 시스템을 복구시키는 건 시간도 아니요, 돈도 아니다. 파괴된 시스템을 복구시키는건 사람의 피다.

           수많은 사람의 피. 역사가 증명해준다고 하고 싶지만 피의 제물은 현재진행형이다.

           바꿔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무엇이든 찾아 판을 뒤엎어야 한다. 정상적인 방법으론 이미 치유 시기를 놓쳤다.


Insert> - 공사장 옥상. 낮.

바닥에 놓인 보스턴백을 함께 열어보는 시목과 여진. 열자마자 맨 위에 보이는 편지.


Insert> - 공사장. 건물 아래. 낮.

창준의 주검 옆에서 이젠 조용해져버린 동재. 그리로 오는 시목과 여진.

동재, 두 사람 보지만 아무 말 없다.

보스턴백을 든 시목, 창준의 주검 옆에 내려앉는다.


창준E : 더 이상 침묵해선 안 된다, 누군가 날 대신해 오물을 치워줄 것이라 기다려선 안 된다.

           기다리고 침묵하면 온 사방이 곧 발 하나 디딜 수없는 지경이 될 것이다. 이제 입을 벌려 말하고 손을 들어 가리키고


Insert> - 수석비서실.

편지 쓰던 창준, 펜을 놓는다. 편지 잘 접어 일어난다.

탁자로 가면 보스턴백이 입 벌리고 있다. 안에 서류와 USB 등이 보인다.

그 위에 편지를 놓고 가방 닫는 창준, 가방 들고 문으로 간다.

나가기 전, 자기가 머물렀던 공간을 둘러보는.. 잠시 그렇게 섰다가 나간다.



45. 서부지검/시목의 검사실. 밤


창준E : 장막을 치워 비밀을 드러내야 한다. 나의 이것이 시작이길 바란다.


창준妻... ... ... 편지 접어서 내려놓는다. 잠시 그대로 있다가 나간다.

들어올 때처럼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창준妻.

편지를 집어 손가락 사이에 든 시목, 그대로 가만히 있다.



46. 서부지방법원/외경 - 낮


뜨거운 햇살. 매미 소리. 법원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대부분 반팔이다.



47. 동/법정 – 낮


피고인석에 변호사 없이 혼자 서있는 용산서장, 방청석 보면 팀장 보인다.

그리고 저 구석에 숨듯이 앉은 김경사.


판사 :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어떤 변론도 않겠다고 했는데 사실입니까?

서장 : 예.

판사 : 이유가 뭡니까?

서장 :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판사 : 누구한테요?

서장 : .. 우리는 정의의 이름으로 진실을 추구하며 어떠한 불의나 불법과도 타협하지 않는 의로운 경찰이다..

         경찰 윤리헌장을 가슴에 품고 지금 이 순간도 땀 흘리고 있을 모든 경찰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저는 저의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부디 여러분은 저처럼, 초심을 잃지 않기 바랍니다.. (자리에 앉는)


눈시울 뜨거워지는 김경사, 착잡한 팀장.


판사 : ... 선고하겠습니다. 피고 김우균은 본이 되어야 할 공직자 신분으로 뇌물수수 및 청소년의 성을 사는 등

         그 죄질이 좋지 않으나 진심으로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는 바,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다.


폐정되는 법정. 판사들 방청객들 나가고 서장, 이송되는데.


김경사E : 서장님!

서장 : (왔는지 몰랐다가 돌아보고)

팀장 : (나가려다가 놀라서 보는)

김경사 : (울먹울먹) 서장님...

서장 : (끄덕이는. 웃으려하지만 그것까진 안 된다) 고맙다, 김경사, 수찬아...


김경사, 서장이 법정을 나갈 때까지 바라보고 팀장, 왠지 다가가질 못하겠다.



48. 동/복도 – 낮


김경사, 고개 숙이고 가는데 뒤에서 나타나는 팀장, 부를까 말까 하다 에잇, 관둔다.


팀장 : 새끼 끝까지 미련하게, 썩은 동아줄을 왜 안 놔 씨...


금감원장과 저축은행장, 포승줄에 묶여 죄수복 입고 온다. 다른 재판정으로 들어가는.

이들을 지나치며 돌아보는 팀장.



49. 용산서/조사실 – 낮


여진, 가영 조사 중인데 회복된 걸 넘어 화장 짙은 가영, 사건 전 모습으로 돌아갔다.


여진 : 다시 묻습니다? 김우균 서장 말고 또 만난 남자들 누구에요?

가영 : (팔짱 딱 끼고 딴 데 보는)

여진 : 김가영씨 이제 피해자가 아니고 피의자에요. 성매매로 경찰 조사받고 있는 거라고요.

         계속 이럼 벌금형으로 안 끝나는 수가 있어요?

가영 : 나 아직 아프단 말예요!

여진 : (확 그냥...) 엄마도 밖에서 기다리시는데 빨리 끝내야지.

가영 : (혼자 꿍얼꿍얼) 쪽팔리게 왜 쫓아오고 지랄이야.

여진 : ...너 다쳐서 누워있는 동안 엄마가 얼마나 맘고생 하셨는지 알아?

가영 : 뭐래?

여진 : 너 살려주려고 범인이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

가영 : 에?

여진 : 그나마 그런 범인 아니었음 너 남에 집 화장실에서 죽었어. 그렇게 해서 다시 얻은 생명이야, 이렇게 쓰고 싶어?

         전처럼 다시 모르는 아저씨들하고 모텔이나 돌던 때로 빽하고 싶어?

가영 : ...

여진 : 너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성매매 하다가 죽는지 아니? 뉴스에도 안 나와, 너무 많아서.

         너 하늘이 살려준 애야. 그거 잊지 마.

가영 : !... ...



50. 동/강력반 – 밤


여진 : (들어와 책상에 수첩 던지면)

팀장 : (뒤에서 오다) 아 깜짝이야!.. 내가 뿌셔줘 책상?

여진 : 오셨네요. 서장님 어떻게 되셨어요?

팀장 : 실형 받았지 뭐. 3년 6개월. 에이..

장형사 : 왜요?

팀장 : 말 마.. 변호사도 없이 변론 안 한다, 혐의 다 인정하고 사과까지 하는데 에휴!...

여진 : ..적어도 서장님은 뉘우치셨네요.

팀장 : 적어도 서장님은?

여진 : 김경사는 뭐하고 지내려나.

장형사 : (무슨 말 하려는지 알고 딴청하는)

팀장 : (제발 저려) 뭔 소리야? 알아듣게 말을 해!

여진 : 스스로한테 물어보세요. 무슨 말인지. (가방 메고 간다) 저 퇴근이요.

E 문자 소리. (여진, 장형사 동시에)

장형사 : (문자 보면)

정본E : 저 취직했습니다! 어제의 용사들 다시 모여 축하해주세요!

팀장 : (여진 뒷모습 째리며 궁시렁) 저게 진짜 나한테 왜 저래?

장형사 : (얼른 일어나) 저도 가보겠습니다. (뛰어가는) 한경위님!!

팀장 : (혼자 남자 급시무룩해진다. 핸드폰 꺼내는데 잠시 고민... 전화한다)..어 김경사! 잘 지내? ..아니 뭐.. 소주 한 잔 할까?



51. 식당 – 밤


불판에 삼겹살 이미 지글지글하고 바닥과 상 위에 빈 소주, 맥주병들 제법 있는.

계장, 실무관, 여진, 정본, 장형사 모여 브라보! 건배한다.


계장 : 쬐만한 로펌도 아니고 아주 큰 델 가셨네?

정본 : 저 스카웃된 거예요, 특임에서 일한 게 완전 효과 직빵이더라고요.

여진 : 축하드립니다.

정본 : 경위님 대만에서 고생 많으셨죠?

여진 : 거기 썰 풀려면 4박5일 밤새야 돼요.

계장 : 그래도 그 덕에 승진도 하고 좋죠. 장형사님도 그렇고.

실무관 : 축하할 거 투성이네요! (장형사에게 소주 따라주려는데)

장형사 : 전 그만요.

계장 : 아직도 한약 먹어요? 거 약발 디게 안 받네. 어째 더 안 좋아지졌대?

장형사 : 아뇨! 지금부터라도 얼굴 관리해야죠. 간만에 정복 입고 쎄레모니할 건데.

            (일어나서 정수기 쪽으로 가는) 커피나 마셔야겠다.

계장 : 쎄레모니는 뭔. (웃는)


정수기 위에 믹스 커피통 있다. 장형사, 자기 잔에 커피 타면서,


장형사 : 커피 드실 분?

실무관 : 난 라떼!

정본 : 나도요!

계장 : 나도!

장형사 : (괜히 물어봤다는 얼굴이지만 열심히 커피 타는데)

여진 : (계장 보고) 근데 황검사님은 무슨 일 있어요? 연락이 안 되던데?

계장 : 그러게요? (아는 거 있냐는 듯 실무관 보면)

실무관 : 오늘 웬일로 정시에 퇴근하시던데.

정본 : 짜식, 취직 축하한단 문자 하나 띡 보내고 내 전환 받지도 않고.

장형사 : (커피 잔 쟁반에 받혀서 들고 온다. 다들 하나씩 가져가고)

계장 : (마시고) 아이고 맛나다. (식당 TV 리모컨 잡는) 야구 봐야 되는데. (빠르게 채널 돌려보는데 잠깐 시목 얼굴이 스친다)

실무관 : 어? 방금 검사님 아니었어요?

계장 : 예? (다시 채널 내려 보면)


시목, 진짜 TV에 나왔다. 3회 S#7에 나왔던 진행자 프로그램에 나와 있다.

놀라서 보는 사람들.


진행자 : (카메라 보고) 지난 몇 달간 전국을 뒤흔든 정경유착 스캔들에 국민여러분 얼마나 놀라고 또 개탄하셨습니까.

            오늘은 후암동 살인사건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정재계 부패 척결 수사의 최일선에 계신

            서부지검 황시목 검사를 모시고 함께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목 보고) 안녕하십니까?

시목 : (인사한다)



52. 방송국/뉴스 스튜디오 - 밤


긴 데스크에 좀 사이를 두고 떨어져 앉은 진행자와 시목.


진행자 : 저랑은 두 번째 뵙죠?

시목 : 그렇습니다.

진행자 : 구속하신 정재계 인사들의 재판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오늘까지 재판이 꽤 진행된 걸로 아는데요.

시목 : 저는 수사검사라서 재판에 직접 참여하고 있진 않습니다.

진행자 : 제가 기억하는 모습에서 하나도 안 변하셨네요. (웃는)

            기억나는 게 또 하나 있는데요, 그때 방송에서 범인을 2달 안에 잡겠다 하셨죠?

시목 : 네.

진행자 : 살인범인 윤세원씨, 그리고 배후인, 이 점이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만, 고 이창준씨까지 밝혀낸 게

            약속한 2달에서 딱 며칠 전이었습니다.

시목 : 예.

진행자 : 약속을 지키셨네요, 그때 제가 범인을 잡으면 다시 한 번 나와주십사 요청드렸는데 그 약속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목 : 말씀드릴 게 있어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 저한테요?

시목 : 되도록 많은 분들께요.

진행자 : ..말씀하시죠.

시목 : 고인이신 이창준씨는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이 배반할 경우를 대비해서

         협박용으로 몰래 녹취파일을 만든 게 아닙니다.

진행자 : 그 내용은 애초에 서부지검에서 발표한 게 아닙니까? 그러다 도망쳤다고요.

시목 : 그렇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이제 와서 아니시라는 건?

시목 : 포항 유전자 연구소 일을 기억하십니까?

진행자 : .. 예. 연구소에 다니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연구소 비리 문건을 갖고 나와 공개했죠,

            내용이 꽤 구체적이었던 걸로 아는데 그 문건에 등장한 연구소 임원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시목 : 공개한 직원만 배신자에 사기꾼이라고 비난받았죠.

진행자 : 예, 연구소 측에선 그 직원이 연구비를 횡령했다, 그걸 감추려고 거짓말을 헸다. 이렇게 몰아갔죠.

            (하다가) 그럼 이창준씨도 같은 이유라는 건가요?

시목 : 그분의 유언입니다.



53. 식당 – 밤


시목 : 끝까지 재벌의 충실한 앞잡이로 남게 하라. 그래야 본인이 남긴 것이 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보던 사람들, 여진을 제외하고 모두 놀란다.


진행자 : 아.. 그런.. 그럼 본인이 보고 들은 부정부패를 증명하기 위해서 일부러 오명을 뒤집어쓴 거라고요?

시목 : 예.

진행자 : 아... 그런데 지금 밝히시는 이유는?

시목 : 피고인 중에 몇몇이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사람이 자기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게 죽은 다음엔 내 진심을 알아주겠지, 하는 건데

            그것마저 포기하고 내놓은 증거를 부인한단 말씀인가요?

시목 : 예.

진행자 : 정말 인간으로서 끝을 보여주네요, 부인한다는 사람들은.

계장 : 그럼 그렇지, 우리 검사장님이 어떤 분인데..

실무관 : 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장형사 : 우리도 욕을 바가지로 했는데..

정본 :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보통사람도 아니고 다 가진 사람이.

진행자 : 대단한 분이셨네요, 의인이셨네요, 이창준씨는.

시목 : 괴물이었죠.

진행자 : 네?


보던 사람들, 다른 의미로 놀란다. 이번엔 여진도 놀란다.



54. 방송국/스튜디오 - 밤


시목 : 사람을 죽였습니다.

진행자 : 그렇긴 합니다만,

시목 : 본인은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 생각했겠죠. 하지만 전 더 큰 목숨 더 작은 목숨을 본 적이 없습니다.

         죄인을 단죄할 권리가 스스로한테 있다고 착각한 결과입니다. 시대가 낳은 괴물입니다.

진행자 : .. 그런 괴물이 또 다시 안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황검사님은.

시목 : .. 어떤 경찰분이 제게 하신 말이 있습니다.


Flashback> - 8회 S#17. 용산경찰서 회의실 - 밤

여진이 ‘되니까 하는 거예요, 눈감아주고 침묵하니까.’ 라고 말하는 입 모양 위로, (여진 대사는 묵음처리)


시목 : 눈감아주고 침묵하니까, 하는 거다.



55. 식당 – 밤


시목 : 제대로 부릅뜨고 짖어대면 바꿀 수 있다.

장형사 : 어? (여진 가리키며) 저 말 혹시 경위님?

여진 : (TV만 보는)

진행자 : 그 눈 부릅뜬 역할을 사실 검찰이 해야 되는데 실패한 거 아닙니까?

시목 : 검사임명권이 누구한테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반적인 평검사 경우.

진행자 : 글쎄요, 평검사면 검사장이나 검찰총장이 임명하지 않을까요?

시목 : 검사장은 물론이고, 저 같은 평검사도 임명권은 대통령한테 있습니다.

         이래서는 영원히 사정기관으로써의 역할은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검찰은 임명권자의 품을 떠나 국민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56. 은수의 집/거실 - 밤


일재, TV 보고 있다.


시목 : 헌법은 투쟁으로의 초대장이다, 라고 가르쳐 주신 분이 있습니다. 헌법 위에서 싸워야 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법을 만드는 사람과 친해지면 그들이 만드는 법과 싸울 수가 없습니다.


일재, 크게 숨 들이쉰다. 늘 웅크려있던 가슴이 이제 좀 펴진다.



57. 방송국/스튜디오 - 밤


시목 : 정부 역시 싸워야 합니다. 우린 정부라고 하면 나쁜 이미지부터 떠올리지만

         정부는 본래 국민을 위해 공공善을 추구하는 곳입니다.

         사람들이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장 많이 갖게 된 게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진행자 : 언제인가요?

시목 : 아폴로11호가 달에 착륙해서 푸른 지구 사진을 처음 전송했을 때라고 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곳에 우리가 살고 있구나, 지켜야겠구나. 더러운 쓰레기, 오염돼가는 하천을 보여준 때가 아니었습니다.

진행자 : 좋은 것을 보여주면 대중은 따르게 돼있는데, 모범이 되는 것이 현재 우리 사회엔 없어진 건가요.

시목 : 우리 국민성 자체가 삐뚤어진 게 아녜요. 지금은 마치 주변에 파는건 오로지 기름범벅 설탕투성이 뿐인데

         살찌고 비만이 되는 걸 개인의 게으름과 습관의 문제로 격하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진행자 : ... 황시목 검사님,

시목 : 예.

진행자 : 저부터 변하죠. 깨끗한 지구 사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시목 : ..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진행자 : (진심의 목례를 한다)



58. 식당 – 밤


이젠 광고 나오는 TV. 한동안 말이 없는 사람들.


장형사 : 나는 무슨 사진일까나..

정본 : (술 마시고) 난 그래도 윤과장님 이해가요..

장형사 : ??? 이해는 무슨, 사람 죽였으면 다 살인범이지.

정본 : 아들이.. 열 살도 안 된 자기 자식이 죽었잖아요. 나쁜 놈들은 버젓이 떵떵거리고 살고.

장형사 : 그렇다고 지 손으로 해결해요? 그럼 법이 왜 있어요? 아무리 검경이 쌍으로 썩었대도

            저기 검사님이나 우리 경위님 같은 사람도 있잖아요. 나도 있고.

계장 : 그럼요 그럼요, 어차피 끝난 일인데 서로들 그러지 마시고..


하지만 가라앉은 분위기. 영 썰렁하고.


계장 : (일부러 밝게) 야 근데 우리 검사님 저렇게 또 전팔 타셨으니 진짜 부장 자리 오르시겠는데?

실무관 : 미국 가신다면서요?

정본 : 시목이 미국가요?

계장 : 원래 에지녁에 갈 거였는데 그 저기 일터지고 그래서요, 인제 뭐 재판 받을 사람들 얼추 받고 그랬으니까 가시겠죠?

실무관 : 더반 회장은 벌써 항소 준비한다던데요?

장형사 : 하겠죠. 순순히 가겠어요, 그런 양반들이?

여진 : 미국 가는구나..

정본 : .. 윤과장님은 어쩌고 계시려나?

장형사 : 에이, (술 마신다) 어쩌고 있긴 죄값 받고 있겠죠!..


모두, 각자 술 마신다. 사람들, 서글프다.



59. 시목의 아파트 단지 – 밤


시목 : (아파트 현관 입구 쪽으로 들어가려는데)

동재E : 방송 잘 봤다.

시목 : (돌아보면)

동재 : (기다리다 다가온다) ...시목아, 나 한 번만 믿어주라. 선배님 유언, 마지막으로 나한테 당부했던 거, 꼭 지키고 싶어.


Flashcut> - 공사장.

동재 옷깃을 잡고 온 힘을 짜내 넌 아직 기회가 있어.. 하던 창준.


동재 : 내가 또 허튼 짓 하면 내 이름이 서동재가 아냐. (시목 손 잡고) 부탁이다 시목아. 마지막으로 한 번만 기회를 줘.

시목 : (동재가 잡은 손 보고 다시 동재 보는) ...



60. 서부지방법원/입구 – 낮


비서1, 윌체어 타고 마스크까지 한 윤범 보필하며 오는데,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 카메라 플래시 터뜨리며 윌체어 둘러싼다.

이리저리 밀리다 육중한 남자 기자 한 명이 윤범의 월체어에 살짝 넘어지는데,


윤범 : (기자 확 밀치며) 나 진짜 아프단 말이야!


그 모습도 고스란히 찍힌다. 비서1, 허둥지둥 윤범 데려간다.



61. 구치소/면회실 – 낮


아크릴판을 경계로 마주 앉아 있는 정본과 윤과장.

윤과장, 아무 말 없이 정본을 보다가 옆으로 시선을 옮기면.. 경완이 앉아 있다.

윤과장, 경완 알아보고 다시 시선을 정본에게로 옮기는.


정본 : 윤과장님 재판, 저희 로펌에서 맡기로 했어요.

윤과장 : ...

정본 : 꼭 한 번 (경완이 보는) 봬야겠다고 해서

경완 : (O.L) 저희 아버지 죽이고 후련하셨어요?

윤과장 : (경완을 보지 못하는)

경완 : 사고로 아드님을 잃으셨다고요? 전 아저씨 손에 아버질 잃었네요. 만족하세요? 바라던 대로 됐어요?!


조용하던 윤과장, 거의 오열하며 울기 시작하는.

오열하는 윤과장을 보란 듯이 똑바로 응시하는 경완, 하지만 그도 눈물이 차오른다.

이 남자 앞에선 절대 눈물 보일 수 없는 경완,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는데,


윤과장 : (오열하며) 죄송합니다..

경완 : (돌아보지 않고..)

정본 : (둘 다의 마음을 다 알겠어서 너무나 힘들고..)



62. 구치소 밖 거리 – 낮


구치소 밖으로 나온 정본과 경완. 경완은 아직도 눈시울이 붉은데..

안쓰러운 마음에 정본이 경완의 등이라도 토닥여 주면,


경완 : 괜찮아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저 할머니 모시고 진짜 열심히 살게요, 골프장 취직했어요 저.

정본 : 진짜? 나도 그렇고 너도 뭔가 되려나 보다 이제. 축하해. (손 내밀면)

경완 : (잡고 힘차게 악수)

정본 : 다행이다... 다들 잘 돼서... (하지만 끝을 흐리는)



63. 서부지검/검사장실 – 낮


원철과 시목, 소파에 앉았다.


시목 : 우병준이 끝까지 단독범행을 주장해서 살인교사를 입증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원철 : 녹취파일에서도 이윤범이 교사 혐의는 부정하고 있으니.. 일단 한조 비리 게이트부터 단독으로 넘기자.

시목 : 예.

원철 : 어쨌든 어지간히 마무리돼 가네. 파일에 있던 건 거의 털어낸 거지?

시목 : 예.

원철 : (...입이 안 떨어진다. 그러다 돌연 툭) 미국 연수 취소 됐다.

시목 : .. 저 자리 옮깁니까?

원철 : ... 남해.

시목 : .. 알겠습니다. (일어나려는데)

원철 : 우리 여기로 부른 거, 이창준 수석이었어. 총장님이 그러시더라,

         청주에서 적격심사 대상자로 찍혔던 너, 형사부에서 밀려났던 나, 서부지검으로 불러들인 게 이창준이었다고.

         처음부터 너한테 맡기려고 했었나봐. 자기 간 뒤를.

시목 : ...


Insert> - 16회. S#19. 공사장/옥상 - 낮

창준 : 과연 누가 이 짐을 떠맡아줄 것인가 오랫동안 고민했어.


원철 : 날 검사장에 앉힌 게 회유책인줄 알았는데 너한테 힘이 될 사람을 찾은 거였어.

         그런데 너한테 표창을 줘도 모자랄 판에.. 미안하다.

시목 : 힘, 돼주셨습니다. (일어나 목례) 감사했습니다. (나가는 얼굴 위로..)


Insert> - 16회. S#19. 공사장/옥상 - 낮

창준 : 너였다면 (그만 오라, 손을 들어 저지하는) 후회할 일을 만들었을까.

시목 : (멈추는) ...

창준 : 너는 할 수 있어. 너라면 흔들리지 않고 굽히지 않고 밀어칠 거야.

         과연 누가 이 짐을 떠맡아줄 것인가 오랫동안 고민했어. 황시목, 너 밖엔 답이 없었다.



64. 동/검사장실 복도 – 낮


복도를 따라 걷다가 발걸음이 느려지는 시목,


Flashback> - 슬픈 얼굴로 ‘좀 천천히 오지.’ 하고는 아래로 몸을 날리던 창준.


시목 : ... .. (다시 간다)



65. 용산서/강력팀 – 낮


여진, 자리로 오는데 주변 형사들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여진 쳐다본다.


여진 : 왜요?

서형사 : 오올, 남친 생기셨나 봐요?

여진 : 에?

박순경 : 축하드립니다.

장형사 : 델꾸 와봐요, 오빠들이 먼저 선을 봐야지.

여진 : 뭔 소리야. (하는데 책상에 꽃바구니와 요란하게 포장된 선물 있다)


여진, 선물에 꽂힌 카드 펼쳐 읽으면 ‘승진 축하드려요. 정본’이라고 써있다.


장형사 : (옆에서 넘겨본) 와 김형, 이런 식으로 작업 들어오네?

여진 : 작업은 무슨, 그냥 친구로 준거지. 저스트 프랜드. 오케이?

장형사 : 나도 승진하는데 왜 내 껀 읎어? 사이즈 딱 나오는구만 뭘.

서형사 : 선물부터 까보시죠?

여진 : (포장지 뜯어보면 립스틱 나온다)

장형사 : 가만 있어봐 이게 바르라는 건가, 먹겠다는 건가?

여진 : 별! (립스틱 서랍에 집어넣고) 바를 일도 없는 사람한테 뭐 이런 걸.



66. 동/화장실 – 낮


여진, 거울 앞에서 정본에게 받은 립스틱 발라본다.


여진 : (이리저리 얼굴 돌려보며) 오오 이쁜데? 괜찮어?


핸드폰 문자 알림음 소리. 여진 핸드폰 보면, 실무관에게서 온 문자다.


여진 : (읽다가) 에에??

실무관E : 저희 검사님, 남해로 가신대요...



67. 포장마차 – 밤


먼저 도착한 시목에게 주인, 소주와 소주잔 2개 갖다 준다.


시목 : (잔 채우는데)

여진 : 이야, 인제 혼자 술도 다 마실 줄 알고, 마이 컸네?

시목 : (고개 드는) 늦었네요.

여진 : 슷, 그렇게 빡빡하게 굴면 남해까지 가서 또 나 홀로 산다 찍습니다?

시목 : (무슨 말인지 모르는)

여진 : 갑자기 발령을 내버리면 집은 어떡하나.

시목 : 전세 내놨습니다.

여진 : 천에 80으로 나한테 줍시다! 오케이?

시목 : 3억 5천에 내놨습니다.

여진 : (째리는) 안 그렇게 생겨갖고 돈 욕심 디게 많네. 서울 와서 잘 데 없음 우리 집 와요. 내 평상 정돈 내 드릴게.

시목 : 그러죠.

여진 : 입 삐뚤어지는 건 책임 안 집니다?

시목 : (여진 잔 채워주는) 승진 축하합니다.

여진 : (시목 상황 때문에 크게 반응 못하고) 뭘요.. (시목 보다가) 근데 그게 승진식을 하필 내일 오전에 한다네요.

시목 : 그게 왜요?

여진 : 검사님 내일 오전에 출발한다면서요.

시목 : 그래서요?

여진 : 으이고, 됐어요! (소줏잔 내밀면)

시목 : (가볍게 건배. 잔 비운다)

여진 : 일은 다 처리한 거예요?

시목 : 예. 서동재는 검사장님 재량에 달렸지만.

여진 : 왜 서동재는 구속 안 해요? 죄목 충분하잖아요?

시목 : .. 그렇게 믿어달라는데 안 믿어줬어요. 끝까지. ..영은수.

여진 : .. 그래서 한 번 믿어보려고요? 대신 서동재를?

시목 : (고개 젓는) 두고 보려고요.

여진 : 훗!


서로 보는 여진과 시목.. 그러다 말없이 잔 부딪힌다.


여진 : 남해는 왜 보낸대요?

시목 : 이윤범이나 고위급들이 지금은 구속됐지만 얼마나 가겠습니까. 특별사면이든 뭐든 금방 풀려나겠죠,

         그걸 대비한 걸 겁니다.

여진 : .. 잘 가요. 가는 건 못 보겠지만.

시목 : 승진 잘해요, 하는 건 못 보겠지만.


주인, 우동 한 그릇 가져와 놓는다.

딸랑 한 그릇만 시켰나, 사람이 변하질 않는다, 투닥대는 여진. 아랑곳없이 혼자 먹는 시목.



68. 용산서/강당 – 낮


강당에 모인 용산서 경찰들, 직원들.

단상에서 경위 최여진, 경사 장건 이름 호명되면,

정복 차림의 여진과 장형사 단상으로 올라가서 새 서장에게 경례하고 손 내린다.


용산서장 : (표창장 읽는) 경위 최여진은 후암동 살인사건 및 범죄자 인도 수행에 크게 기여한 바를 인정받고,

               중요범인 검거 유공으로 이 표창과 함께 1계급 특진을 포상으로 수여받는다. (표창장 건넨다)

여진 : (받고 악수)

용산서장 : (장형사에게) 경사 장 건. 이하 동문. (표창장 건넨다)


강당에 모여 있는 강력팀 형사들과 경찰직원들, 여진과 장형사에게 큰 박수 보낸다.



69. 서부지검/시목의 검사실 - 낮


짐 싸서 나가는 시목. 계장, 실무관과 악수한다.


계장 : 곧 다시 뵙겠죠. 돌고 도는 세상이잖습니까?

실무관 : 가서 몸 잘 챙기세요, 밥도 꼭꼭 드시고요, 네?

시목 : 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시목, 나가고 허탈한 계장과 실무관...


실무관 : 또 누가 오려나?

계장 : 그러게요...

동재 : (짐 갖고 들어오는) 황프로!

계장 : ?.. 황검사님 방금 나가셨는데요?

동재 : 벌써? 한 발 늦었네? (하면서 자연스레 집무실로 가는)

계장 : 안 계시다니까요?

동재 : 알어, 이거 내 방이야, 인제.

계장/실무관 : 에에????


동재, 집무실로 들어가고 계장과 실무관, 너무나 황당한.



70. 동/시목의 집무실 - 낮


짐 내려놓고 시목 책상에 앉는 동재, 빙긋 웃는데 전화 온다.


동재 : (받는. 당당히) 네, 서부지검 형사 3부 서동잽니다.

남자F : (굵고 낮은 목소리, 권위가 가득한) 서동재 검사?...

동재 : ..예?.. (상대 얘기 듣는데...) 저를요?..


동재, 천천히 의자에 앉아 긴 다리를 책상에 올린다. 묘한 미소 짓는...



71. 동/계단 앞 - 낮


시목, 차에 짐 싣고 운전석으로 가는데 급브레이크 밟으며 옆에 와 서는 차. 정복 입은 여진이 급히 내린다.


여진 : 아직 안 갔네!

시목 : (정복 차림 보는) 못 온다면서요?

여진 : 줄 게 있어서요. (꾸깃꾸깃 싼 네모난 것 짠! 내미는)

시목 : (열어보면 액자다. 시목이 웃는 얼굴이라고 그린 듯한데 엉망이다) ...

여진 : 선물! 똑같죠?

시목 : 안 똑같습니다.

여진 : 좀 보고 연습하라고요!

시목 : (앞자리에 액자 툭 던져놓고) 갈게요. (운전석으로 가는)

여진 : ...

시목 : (차에 오르고 벨트 메고 시동 켠다)

여진 : (손 흔드는) 안녕! 안녕!

시목 : (저도 모르게 픽, 웃는)

여진 : 어!


시목, 출발한다. 밖에서 여진이 똑같애! 똑같애! 하는 걸 들으면서 웃으며 가는 시목.



72. 선산. 묘소 앞 - 낮


녹음이 더 짙어진 여름날. 봉분 앞에 앉은 검은 옷의 창준妻. 비석엔 이창준의 이름의 새겨져 있다.


창준妻 : (소주 뿌리는) ..나 포장마차에서 소주 마신 거, 당신 따라서 처음이었는데..

            말을 하지, 나한테 하지.. 당신이 얼마나 든든했는데 이게 뭐야 땅속에서.. 거기선 편해?

            (그 누구 앞에서도 안 흘리던 눈물 흘리는) 미안해.. 미안해 여보...



73. 한조그룹/비서실 - 낮


비서(창준의 비서였던 양비서), 비서실 문 연다. 그 문으로 들어서는 사람의 시선대로 움직이는 화면.

얼른 회장실 문 여는 비서. 시선의 주인공, 회장실로 들어간다.



74. 동/회장실 - 낮


회장실에 들어온 이, 창준妻다. 비서, 밖에서 조용히 문 닫는다.

책상에 이미 대표이사 이연재 명패가 놓였다.

연재, 쭉 둘러보고는.. 책상에 앉아 결제 판을 펼치는 연재.



75. 동/비서실 - 낮


비서 : (유선전화로 조용히) 구속집행정지로 논의 중이라고 회장님께 전해주세요. (끊는)



76. 바닷길 - 낮 (자막 - 10개월 후)


한쪽에 바다를 끼고 달리는 시목의 차. 멋진 풍광이 아닌 그냥 바다 옆 길이다.


라디오E : (시목 차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 김총리의 권한 남용에 대해 야당에서는 연일 강공을 펼치는 한편

              김창식 총리 측은 표적수사라 비난하면서 의혹을 부인해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77.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검/건물 앞 - 낮


시목, 차에서 내려 언덕에 있는 건물로 들어간다. 3층 규모의 아담한 흰색 건물이다.



78. 동/시목의 집무실 - 낮


시목, 일하고 있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밝고 창밖엔 저 멀리 바다도 보인다.


시목 : (서류 읽는데 유선전화 울린다. 받는) 네 형사2부 302호..검사장님?

원철F : 벌써 너무 적응된 건 아니지? 그럼 곤란한데.

시목 : 무슨 일 있으십니까?

원철F : 김창식 총리 월권행위, 특검 시작한다.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특검에 네가 결정됐어.

시목 : 네에.

원철F : 모레까진 와야 돼. 아 그리고 와서 서동재 좀 어떻게 해!

시목 : 왜요?

원철F : 똑같애! 하나도 안 변했어!

시목 : 알겠습니다.. 늦지 않게 가겠습니다. (끊는)


시목, 보던 파일 계속 본다. 그러다 일어나 삼단 서랍으로 가서 서랍 여는데, 삼단 서랍 위에 놓인 액자 두 개.

하나는 여진 옥탑방에서 찍은 특임팀 사진이다. 사진 속에서 활짝 웃는 그때 그 사람들 그리고 은수까지.

또 하나는 여진이 준 웃는 시목 그림인데. 시목이 새 파일 꺼내고 서랍 닫으면 그 동작에 흔들리는 옥탑방 사진.

시목, 흔들리는 액자를 잡아서 세우다가 사진을 보게 되는. 사진 속 은수에서 조금 더 머무는 눈길...

그러다 여진 그림을 본다. 담담히 보던 시목, 돌연 여진이 그려준 그림처럼 싱긋! 웃는다.

그 미소를 조금 담은 채 창밖으로 시선 돌리는 시목, 창밖 멀리 보이는 바다가 햇살에 반짝이는 걸 잠시 바라보다...

도로 책상에 와 앉는다. 새로 꺼낸 파일을 원래 보던 파일과 비교하면서 정독하는 그의 모습에서.... 엔딩.

<비밀의 숲 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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