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눈속의 교래자연휴양림
20, 01, 14
사시사철 언제 가 보아도 아름다운 삼다도,
그중 제주도에서 세번째로 개장한
제주돌문화공원 교래자연휴양림은
곶자왈 지대에 조성된 최초의 휴양림이다.
한겨울의 설경이 얼마나 멋지던지.
눈비로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한적한 숲길을
조용히 걸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사람의 손길이 다른 곳에 비해 덜 간
자연 그대로 최대한 보존한 숲길이라
그냥 고향 뒷산 같이 편하고 좋았다.
구부러진 길
이준관 (1949~ )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드는 구부러진 길
구부러진 길은 산을 품고 마을을 품고
구불구불 간다.
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또한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 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의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고 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같이 걸을 사람이 곁에 있어 감사하다.
새순이 연초록으로 돋아나는 따스한 봄날도,
녹음이 짙어가는 여름도,
단풍이 고운 가을도 좋다.
하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더라라도
햐얀 눈을 밟으며 함께 걷는
동행이 있음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눈밭의 조랑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