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격불안 해법은 소비…의무자조금이 선결과제
- 전우중 jwjung65@naver.com
- 등록 2026.06.09 09:40:02
[축산신문 전우중 기자]
국내 양봉산업이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최근 몇 년간 생산량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이 일시적 현상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소비 촉진은 더 이상 부차적인 과제가 아니다. 이는 양봉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르는 핵심 변수이자,
산업 구조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 조건이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 양봉산업이 기술적 측면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 양봉 기술 도입을 비롯해 사양·방제 체계의 고도화, 체계적인 품종 관리와 정밀한 채밀 기술은 생산 효율성과 품질 안전성 측면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본질은 분명하다. 해법은 ‘생산’이 아니라 ‘소비’에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과 고품질 양봉산물이 생산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흡수할 소비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산업의 지속가능성은 담보되기 어렵다. 그동안 생산량 중심의 외형적 성장 전략은 가격 불안과 수급 불균형만 키워왔다.
더군다나 국내 양봉산업의 가장 큰 구조적 한계는 소비 촉진을 위한 최소한의 재원조차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매년 반복되는 생산량 변동에 대응해 수급을 조절하고 시장 충격을 완화할 제도적 장치마저 사실상 부재한 상황에서,
생산량이 늘 때마다 가격 급락이 되풀이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농가에 전가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임의자조금’을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해, 소비 촉진과 홍보를 위한 안정적인 재원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양봉자조금이 임의자조금이라는 선택적 참여 구조에 머무는 한, 산업 차원의 체계적인 홍보는 물론
중장기적인 소비 확대 전략을 추진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의무자조금 전환은 단순한 재원 확충을 넘어, 산업 구성원 모두가 공동 책임 아래 시장 안정과 소비 기반 확대에 나서는 최소한의
제도적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생산 과잉 시 수급을 완충할 수 있는 조절 장치와 중장기 수급 관리 체계 구축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처럼 소비 촉진 재원 확보와 수급 안정 장치 마련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과제다. 이 두 축이 동시에 작동할 때만이 양봉산업은
반복되는 가격 불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급속히 늘어나는 베트남산 벌꿀과의 경쟁 속에서도 국내 양봉산업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천연꿀을 포함한 양봉산물 전반의 소비 기반을 중장기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양봉산업이 외부 환경 변화와 시장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산업 구조로 재편돼야 할 시점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