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을 하고 돌아오니 큰 수박이 식탁아래에
놓여있었다.
아들이 퇴근길에 어머니 드시라고 사왔다고 했다.
수박은 푸른 군복을 입고 제대를 하고 돌아 올 때 입었던 아들의 군복을 입고 있었다.
수박이 수줍은 듯 얌전하게 내숭을 떨며 집으로 데려와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어제 마트에서 애플수박이 하나 먹고 싶어서 살까 하다가 그냥왔다.
수박을 사가지고 왔으면 시원하게 먹을텐데 하고 아쉬운 마음이었다.
어머니 마음을 알았는지 선물을 안겨 주었네
수박을 들어보니 움직이지 않아 죽을 힘을
다해 번쩍들어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잘 생겼다.
가족품에서 떠나온 수박의 생이별에 가슴이 찡했다.
먹는것이 문제였다. 많이 먹으면 발끝까지 짜릿하게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
보기만해도 흐뭇한 수박을 보고 있으니 고향의 원두막과 수박 밭에 들어가 몰래 서리하던 기억이 생생했다.
선물 받은 수박을 안아보니 매끈한 대머리같다.
수박의 속은 검게 타고 속도 모르는 주인은
먹기만 한다. 더 깊이 파서 숟가락에 담긴
수박을 한입 베어서 맛있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에 아들은 수박을 먹지않는다. 싸앗이 있어 골라 내며 먹기 싫다고 해서 웃었다.
어머니 생각해서 사가지고 왔는데, 너무 고마워
잘먹을게 하고 말했다.
어떻게 할까요! 수박과의 전쟁을 치룰 수 있어 좋았다. 아들아 고마워. 어쨌던 먹고 밤잠을 설쳐도
맛있게 먹어야지. 수박속에 담긴 행복이 나와서 거울을 받더니 내얼굴이 수박으로 변했다.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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