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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리 말

바람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11.03.11|조회수69 목록 댓글 0

안녕하세요.

 

날씨가 끄물끄물하네요.

경기도에서 첫 노지 모내기를 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이미 농사가 시작됐다는 소리이기에 공연히 마음이 바빠지네요.^^*

남들이 부지런하게 일할 때 저는 옆에서 바지런이라도 떨어야 초보농사꾼 소리라도 듣겠지요.

묵는 고춧대며 옥수수 대궁 고구마덩굴... 모두 태워야하는데...바람이 참 많이 불어요.
더군다나 꽃샘추위에...


오늘은 그 ‘바람’ 이야기입니다.

‘바람’에는 뜻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가장 잘 아는 뜻은, “기압의 변화로 일어나거나 기구 따위로 일으키는 공기의 움직임”이죠.
다른 뜻으로,
맞고 싶지 않은 바람은, “남에게 속다. 허탕을 치다.”라는 뜻의 바람이고,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만 할 수 있는,
배우자 몰래 다른 사람과 거시기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바람이고,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도 바람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 ‘바람’입니다.
흔히들 ‘바램’이라고 하시는데 이건 ‘바람’을 잘못 쓰신 겁니다.

우리가 ‘바람’을 ‘바램’이라고 쓰는 데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노사연이 부른 ‘만남’이라는 노래에 보면,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잊기엔 너무한 나의 운명~~~”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이 부르는 노래다보니 국민의 입에 아예 익어버렸어요.
“그것은 우리의 바램이었어...”
제 생각에는 여기서부터 잘못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바램’이 아니라 ‘우리의 바람’인데...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바라다’에서 온 ‘바람’이지 ‘바램’이 아닙니다.
‘자라다’에 명사를 만드는 ‘-(으)ㅁ’이 붙어서 ‘자람’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라다’에 명사를 만드는 ‘-(으)ㅁ’이 붙으면 ‘바람’이 됩니다.
‘자라다’와 ‘-았-’이 결합하면 ‘자랐다’가 되는 것처럼
‘바라다’에 ‘-았-’이 결합하면 ‘바랐다’가 되는 거죠.

조금은 익숙하지 않으실 수 있지만,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바램’이 아니고 ‘바람’입니다.

참고로,
‘바램’은 ‘바래다’의 명사형으로,
“볕이나 습기를 받아 색이 변하다.”는 뜻입니다.
빛 바랜 편지/색이 바래다/종이가 누렇게 바래다처럼 씁니다.

우리 국민 모두,
아니 제가 아는 사람만이라도
우리말을 바로 쓰는 걸 보는 게 바로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오늘도 즐겁게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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