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낸 우리말 문제의 답을 물끄러미님이 맞춰주셨습니다. ^*^
관심을 항상 보여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새벽달빛이 너무 환해서 달력을 들여다보니 오늘이 시월 보름날이네요.
가을 달빛인데도 괜히 속이 자글거립니다.
(자글거리다 : 걱정스럽거나 조바심이 나거나 못마땅하여 마음을 졸이다.)
오늘은 김치 이야기를 좀 이어볼게요.
"맛이 식초나 설익은 살구와 같다"는 뜻의 그림씨(형용사)가 '시다'입니다.
여기서 나온 게 '신 김치'입니다.
"김치, 술, 장 따위가 맛이 들다"는 뜻의 움직씨(동사)가 '익다'이니,
"잘 익어서 신 맛이 나는 김치"는 '신 김치'가 됩니다.
'쉬이'라는 어찌씨(부사)가 있습니다.
"가능성이 많게"라는 뜻으로
유리잔은 쉬이 깨진다,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김치가 쉬이 쉰다처럼 씁니다.
자, 여기서 '김치가 쉬이 쉰다'가 무슨 말일까요?
'김치가 잘 쉰다' 또는 '김치가 쉽게 쉰다'는 뜻 정도 될텐데,
김치가 쉰다는 게 말이 되나요?
시게 되는 것을 쉰다고 하나요?
'날씨가 따뜻해서 김치가 쉬이 익는다'고 하면 말이 되고 무슨 뜻인지도 쉽게 알 수 있지만,
'날씨가 따뜻해서 김치가 쉬이 쉰다'고 하면 말이 좀 이상합니다.
말이 된다면 무슨 뜻일까요?
김치에는 시다와 쉬다를 모두 쓸 수 있습니다.
'김치가 시다'고 하면 김치가 잘 익어서 신맛이 난다는 뜻이고,
'김치가 쉰다'고 하면 김치가 너무 익어서, 곧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된 것을 말합니다.
말장난 같지만,
뜻을 그렇게 가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어제 김치 냉장고를 샀으니 김치가 쉬이 시지도 않을 것이고 쉬이 쉬지도 않겠죠?
또, 제가 좋아하는 신 김치를 맘껏 먹을 수 있고, 쉰 김치는 없어지겠죠? ^^*
지금 텃밭에서 무와 배추가 싱싱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ㅎㅎ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