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듯한 예의 >> 깍듯한 예의]
지난 번에 문제
(이제 막 딴, 아직 마르지 않은 붉은 고추를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를 맞히신 분이 한 분도 안 계셨어요.
문제의 답은 '물고추'입니다.
풋고추는,
"아직 익지 아니한 푸른 고추"로,
청고초(靑苦椒)라고도 합니다.
그 외,
홍고추, 건고추, 단고추는 모두 표준어가 아닙니다.
오늘치 우리말 시작하죠.
저는 매주 금요일은 버스를 타고 출근합니다.
제 차 끝번호가 0이라서 금요일에는 차를 가지고 회사에 들어갈 수 없거든요.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옆에 있는 신문을 집어들었는데,
눈에 확 들어오는 게 하나 있더군요.
'어린이는 어른에게 깎듯이 예절을 갖춰야 한다'는 월인데,
뭐가 틀렸는지 금방 보이나요?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뜻의 형용사는,
'깍듯하다'입니다.
[깍뜨타다]로 발음하죠.
손님을 깍듯하게 대하다, 어른을 대하는 예절이 깍듯하다처럼 씁니다.
중요한 것은,
'깎'이 아니라, '깍'이라는 겁니다.
'ㄲ'과 'ㄱ'이 발음이 같아 착각하기 쉬운데요.
'깍듯이'와 '깎듯이'는 전혀 다른 뜻입니다.
'깎듯이'는
"칼 따위로 물건의 가죽이나 표면을 얇게 벗겨 내다"는 뜻의 동사 '깎다'에서 온 말로,
사과를 깎듯이 밤을 깎는다, 무 깎듯이 나무를 깎는다처럼 씁니다.
"예의범절을 갖추는 태도가 분명하다"는 뜻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만약, 어린이가 어른에게 '깎듯이' 예의를 갖춰야 한다면,
뭘 깎듯이 예의를 갖춰야 할까요?
-우리말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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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월:] : 한 문장(文章)을 뜻하는 우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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