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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리 말

장본인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17.12.04|조회수94 목록 댓글 0

안녕하세요.

 

언어는 생명을 지녀서 태어나고 자라고 사라지기도 합니다.

더러는 다른 뜻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장본인(張本人)이 대표적입니다.

어근 장본은 본디 평범한 뜻으로 쓰였습니다.

중국 고전 춘추좌씨전에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역사를 서술할 때 따로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을 가리켰을 뿐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3국은 장본인을 나쁜 의미로 씁니다.

특히, 사건의 주모자나 배후를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하지요.

주인공의 반의어인 셈입니다.

 

뜻이 바뀐 용어를 하나 더 봅니다.

네모지고 반듯한 모양을 가리키는 방정(方正)’.

이 말에 접미사 ‘-하다가 붙으면 말이나 행동이 바르고 점잖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방정이 '맞다'나 '스럽다' 같은 접사와 만나면,

말이나 행동이 찬찬하지 못하고 몹시 까불어서 가볍고 점잖지 못하다는, 정반대의 뜻이 됩니다.

 

최근 국민의당 내에서 싸가지발언을 둘러싼 파문이 일면서,

강원·전남 방언 싸가지가 표준어 싹수를 제치고 전국구 언어지위를 획득할 판입니다.

싸가지란 초목의 ()’이란 명사에,

어린 것을 가리키는 접미사 ‘-아지가 결합돼 연음으로 표기된 말입니다.

그에 비해 싹수는, 어떤 일이나 사람이 앞으로 잘될 것 같은 낌새나 징조를 가리키지요.

그런데 싹수와 싸가지는 의미가 전혀 다릅니다.

싹수라는 말은 희망을 품고 있지만,

싸가지는 미래 비전은커녕 절망을 품고 있어 싹이 아주 노랗습니다.

꼬라지·모가지 같이 비하의 의미가 덧씌워진 탓이지요.

싸가지는 주로 없다와 같은 부정적인 말과 어울립니다.

심한 경우 이나 처럼 최악의 접두어를 앞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싸가지를 일부러 ‘4가지로 바꿔 쓰기도 합니다.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온다는 4, 곧 인···지가 없다는 말이지요.

한마디로 예의 없다, 버릇없다, 의리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번에 파문을 일으킨 표현 왜 싸가지 없이 말하는데도 같은 용법이지요.

그럴듯한 풀이이나, 본뜻과는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다만, 언중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정도로 그 의미가 무례라는 쪽으로 외연이 확장된 건 틀림없네요.

그렇지만 교양 있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특히 아무한테나 두루 쓸 수 있는 말은 아닙니다.

방언 이전에 비속어이므로....

 

정치인의 말()은 말()과 같습니다.

잘하면 천하의 권력을 쥐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칫 잘못하면 한순간에 평지낙마시키니까요.

 

새해 국가예선안이 여야의 입장 차이로 법정시한을 넘겼습니다.

그 장본인들이 서로를 탓하지만, 지켜보는 국민들은 모두의 탓임을 다 압니다.

그 정치인들이 처음에 뱉은 말을 되새기기를 소망하는 12월 초입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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