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경북 도처에 흩어져 살던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26대 임원선거를 치렀습니다.
새로운 집행부를 직접선거로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積土成山 風雨興焉 積水成淵 蛟龍生焉(적토성산 풍우흥언 적수성연 교룡생언)
흙을 쌓아 산을 이루면 거기서 바람과 비가 일어나고,
물을 모아 연못을 이루면 거기서 교룡과 용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순자’ 권학(勸學) 편에 나오는 구절이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니 낙숫물이 큰 연못이 된다는 말은 흔히 듣던 것인데
순자는 질적 변화를 강조하는 글귀를 더하고 있습니다.
작은 동산에서는 바람이나 비가 일어나지 않지만,
크고 높은 산이 되면 자체적으로 바람과 비가 생긴다는 것이지요.
얕은 연못에는 붕어나 잉어가 살 뿐이지만 깊은 연못에는 신령스러운 교룡과 용이 살게 됩니다.
배움의 효능을 참으로 멋있게 표현한 명문이라 하겠습니다.
순자의 배움은 유가 경전과 예법에 관한 것이고 그 효능은 유가적 성인이 되는 것이지만,
이 구절은 일반적인 배움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학문이나 예술의 세계뿐만 아니라 자그마한 기예 하나라도 제대로 배우려면
기본적으로 상당한 양적 축적이 필요합니다.
대체로 긴 시간과 많은 정성을 요구하는 것일수록 나중에 나타나는 질적 변화도 깊습니다.
때로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키기도 하지요.
붕어나 잉어 정도가 아니라 교룡과 용이 생기는 것입니다.
지나간 몇년 동안 경북문협은 순리나 원칙이 사라지고 눈앞의 작은 이익추구가 있었습니다.
입회 몇 년 만에 각종 수상을 하고, 임원을 차지하고 몇몇의 의사가 전체를 압도했습니다.
삶은 배움의 연속이고, 우리가 접하고 택하는 배움의 종류는 실로 많습니다.
그중에서 하나 정도는 꽤 많은 양적 축적을 요구하지만,
질적 변화도 크게 일으키는 것에 도전해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명상을 권하고 싶습니다.
건전한 명상은 대체로 긴 시간 동안 성실하게 수련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처음에는 기대한 만큼의 효험도 없고 지루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관문을 넘어서고 나면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며
나중에 양적 축적이 많아질수록 질적 변화도 커지지 않겠습니까.
새로 당선된 임원여러분께 축하를 보내며,
도전장을 내밀었던 젊은 시인들에게도 윌와 격겨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진입장벽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진정으로 삶의 변화를 갈망한다면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