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손가락에도 진땀이 흘러 어머님 유품인 반지를 빼버렸습니다.
남자가 무슨 반지를 끼고 다니나 하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가끔 어머니 냄새가 그리워질 때도 있으니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어쩌다가 아직 '가락지'라고 말하는 이를 만나게 됩니다.
'반지'라고 거의 쓰는 걸 보면 아무래도 한자어에 익숙해진 탓으로 읽힙니다.
'가락지'는 한 쌍으로 된 것인데 비해, '반지'는 한 개로 된 걸 말합니다.
'반'이란 한자어에 나눈다는 뜻도 있습니다.
'가락'은 손가락 발가락의 가락으로서
한 군데에서 갈라져 나간 부분인 갈래라는 뜻입니다.
'가락지'는 본래 한자어 '지환'에서 '환'이 생략된 채 쓰였지요.
따라서 반지도 '반지환'에서 '환'이 생략된 것이구요.
한자어이긴 해도 실제 중국에는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한자어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가락지'와 '반지'를 구분하지 않은 채로 사용하고 있으니
'쌍가락지'라는 말도 쓰긴 하고 '옥가락지'라는 말도 쓰기는 합니다.
'쌍가락지'라는 말은 마치 '역전 앞' 같은 겹말입니다.
굳이 가려서 쓸 경우에는 어머님 팔순에 맞춰드리는 '옥가락지'로 쓰고
친구들과 졸업기념으로 맞춰서 끼는 '졸업 기념 반지' 정도로 쓸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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