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재보궐선거가 끝나고 현충일을 맞아
선비의 고장 영주의 문인과 시민들이 서울로 문학기행을 다녀왔습니다.
김수영 문학관과 김수영 시인의 삶의 궤적이 남아있는 충무로에서
김수영 시인의 일생을 재조명 중인 맹문재 교수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상경하는 동안 옆 자리의 문인과 나눈 이런저런 이야기중에 5선이 된 서울시장 당선인 이야기도 섞였습니다.
선거 기간 중에 여당이 현 시장을 무너뜨리려고 직업이 '서울시장'이라 입방아도 찧었거든요.^*^
하기사 들락날락 4선이었으니 그럴만도 했습니다.
일상의 대화 중에 “요즘 무슨 직업에 종사하나?”와 “요즘 무슨 업에 종사하나?”는 어감의 차이가 별로 없지요.
하지만 “아버지는 한평생 농사일을 직업으로 삼고 살아오셨다.”보다는
“아버지는 한평생 농사일을 업으로 삼고 살아오셨다.”가 왠지 자연스럽게 들리긴 합니다.
직업이 과업으로 슬쩍 넘어가는 단계여서 그런겁니다.
나아가 “자주국방은 우리나라의 과제이며 업이다.”를
“자주국방은 우리나라의 과제이며 직업이다.”로 바꾸면 완전한 비문이 되잖아요.
이때의 ‘업’은 직업이 아니라 ‘부여된 과업’이란 뜻을 지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가 하면, 불교에서는 ‘업’(業)을 선과 악을 부르는 소행으로 가르칩니다.
사전에서는 “미래에 선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고 하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우리말 큰사전>)으로 풀이해 놓았습니다.
그래서 ‘업’과 그 응보를 아울러 ‘업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순 우리말 가운데도 ‘업’이 있습니다.
“한 집안의 살림을 보호하거나 보살펴 준다고 하는 동물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지요.
그 집에서 ‘업’이 나가면 집안이 망한다고 하는데,
이 ‘업’이 동물이면 ‘업구렁이, 업두꺼비, 업족제비’처럼 말하고,
‘업’이 사람이면 ‘업둥이’라고 했습니다. ‘업둥이’는 집안에 복을 몰고 들어온 아이라는 좋은 뜻을 지닌 말이지요.
그래서 옛날에는 ‘업둥이’를 ‘우연히 얻은 복덩어리’라는 뜻으로 ‘얻은복이’라고 부르기도 했답니다.
이 ‘업’은 ‘업다’와 아무 관계가 없으니, ‘업둥이’는 ‘업어다 버린 아이’가 아닙니다.^*^
아무튼 수도 서울을 다시 이끌어가야 할 업에 복귀하셨으니 잘 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