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벌써 11월하고도 4일입니다.
헐어놓은 돈다발 만큼이나 세월도 재빨리 삭는군요.
해 놓은 것도 없는데 한해가 다 저문 느낌입니다.
머뭇거리다 세월만 지난거죠.
오늘 이야기는 '바재다'입니다.
강 위에 다리는 놓였던 것을!
건너가지 않고서 바재는 동안
「때」의 거친 물결은 볼 새도 없이
다리를 무너치고 흘렀습니다.
김소월의 시 <기회(機會)>의 앞부분입니다.
'바재다'는 일을 '쉬 결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거나 망설이다'라는 뜻입니다.
사전에서 '바재다'는 '바장이다'의 북한어라 나와 있습니다.
'북한어'라는 말이 있나요?
인터넷 <네이버사전>이나, 제가 가진 <동아 새국어사전>에는 나와 있지 않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남북으로 분단된 대한민국의 휴전선 북쪽 지역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가리키는 말.'이라 써 있네요!!
대한민국 안에 '북한어'라는 또다른 언어가 존재한다는 말이어서 도통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바재다'나 '바장이다'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봐서
'망서리다'라는 뜻의 '밪다'라는 말이 있었다고 유추해봅니다.
'밪 +애'가 '바재'로, '밪 +앙'이 '바장'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 개연성이 있다는 얘기지 반드시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어쨌거나 남은 두 달 바재지 마시고, 계획하신 일들 잘 당치시길 바랍니다.
(당치다 ; 꼭꼭 다지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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