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감상방

2231. 문인수의 [바다 이홉]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08.10.18|조회수56 목록 댓글 0

바다 이홉

 문 인 수

 

누가 일어섰을까. 방파제 끝에

빈 소주병 하나,

번데기 담긴 종이컵 하나 놓고 돌아갔다.

나는 해풍 정면에, 익명 위에

엉덩이를 내려놓는다. 정확하게

자네 앉았던 자릴 거다. 이 친구,

병째 꺾었군. 이맛살 주름 잡으며 펴며

부우- 부우-

빠져나가는 바다,

바다 이홉. 내가 받아 부는 병나발에도

뱃고동 소리가 풀린다.

나도 울면 우는 소리가 난다.

 

 -시집『배꼽』, 창비, 2008 

*************************************************************

환갑을 앞둔 즈음에 초등학교 동창들이 모이기로 한 뒤 매달 가지는 월례회-

얼굴은 아슴하고 이름은 더욱 가뭇하지만 그래도 오가는 정겨움은 가득하더군요

남자들 열다섯 여자는 달랑 한 분-

소줏잔을 권코잣는 사이에 환한 달빛도 흐릿해져 갔습니다

소주는 이홉이지만, 병은 추억처럼 쌓이더군요 샤록새록 쌓이더군요

늦게 퇴근했다며 아직은 일자리가 있어 행복하다는 친구가 와서 다시 한바탕 웃었습니다

주고받는 이야기는 거의가 자식들 일자리 찾기이고요

성가를 시키는 기쁜 소식들도 들렸습니다

나도 울면 소리가 나겠지만...

나도 병나발 불면 소리가 나겠지요

하늘도 울고 땅도 울어줄까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