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위한 아포리즘
- 윤성도
길은 세계 한복판에 남겨진
흙의 상처이다.
길은 발처럼 어리석다.
길은 살아있다.
길은 크나큰 도서관이다.
무수한 발자국들이 찍혀 있는
땅바닥의 기록이다.
길은 우리의 인생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땅은 길을 느낀다.
길은 고독한 너의 발과 다리와
가슴이다.
길은 살아있다.
들판에 나서면 식물이 되고 싶다.
고통의 발걸음을
세상과의 느린 화해로 나아가는
절뚝거림이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너와 나 사이
길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다.
- 계간 시와반시 / 2010년 가을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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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기 시작했는데...
숲이 된 학교 앞 뜨락에 오솔길을 내고 있습니다
폭은 아이 둘이 손잡고 걸을 수 있을 정도이고 총 길이는 겨우 50m쯤 됩니다
풀과 꽃, 나무 사이를 걸어보자는 뜻에서 만든다고 합니다
큰애들은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꼬마들은 기웃댑니다
보도블럭이나 아스팔트길만 걷던 아이들에게 맨흙을 밟게 해주는 길이어서 저는 그저 좋습니다
기왕이면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지압 자갈돌이라도 깔아주면 좋을텐데 하니
'날씨 타령'이네요 ㅎㅎ
어쨌거나 살아있는 길의 소리를, 흔적을 모두가 알아채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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