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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45. 이재무의 [주름 속의 나를 다린다]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11.04.16|조회수149 목록 댓글 0

 

주름 속의 나를 다린다

- 이재무

 

 

일요일 밤 교복을 다린다
아들이 살아낼 일주일분의 주름
만들며 새삼 생각한다
다림질이 내 가난한 사랑이라는 것을
어제의 주름이 죽고 새로운 주름이 태어난다
아하, 주름 속에 생활의 부활이 들어 있구나
아들은 내가 다려준 주름 지우며
불량하게 살아가리라
주름은 지워지기 위해 태어나는 것
주름을 만들며 나를 지운다

  

 -시집 『경쾌한 유랑』(문학과지성사,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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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림질된 교복을 입고 등하교를 거듭하던 시절은 그래도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교복에 주름이 잡히고  지워짐으로써 하루가 가고 연륜이 쌓였던 게지요

다림질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지 앞뒤에 날카로운 중심을 잡는 일일 것입니다 

앉았다 일어서면 중심이 무너지고 새로운 주름이 잡힙니다

매일 새 중심을 잡아주고 주름을 지워주는 사랑이 있었기에 행복으로 추억합니다

결코 불량하게 산 것은 아니었지만 돌아보면 부활의 나날은 아니었던 것도 같구요

요즘 청바지는 주름이 잡히지도 않고 잘 구겨지지도 않더라구요

그러니까 가난한 사랑으로 그 주름 펴 줄 수가 없는 것일까요?

주말길에 나의 주름은 또 어떻게 구겨질 것이며 어디에 만들어질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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