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 김지윤
나 오늘, 그녀를 복원하려 하네
옛 그림 한 폭처럼 빛바랜 그녀를
버려진 시간 어딘가에서 불러와 고증(考證)하려네
한때 그녀는 보드란 잔 솜털 돋은 떡갈나무 새순이었고,
푸르른 수국이었고, 백양나무 새하얀 껍질이었지
그러나 옛날은 빛바랜 화폭처럼 낡아가네
꽃은 늘 남모르게 시들어가는 법
낙엽이 지는 소리는 거의 침묵 같지
마른 잎을 잘 밟아 누군가 불을 질렀지
꽃답던 그녀의 정원은 불타올라
오래오래, 깊이 타들어가다
오래오래, 그렇게 그을렸지
타버린 재가 바람에 날려
그녀의 이름은 황사(黃砂)처럼 흩날렸고
한낱 흙먼지처럼 내려앉았지
이름 없는 그녀, 이젠 아무데도 없어
부서진 거울 조각처럼 흩어져 박힌 채
사라진 자기 얼굴로 당신의 얼굴을 비추지
찢어진 그녀의 조각들을 끼워 맞추자
구겨진 데 눌러 펴고 새 물감으로 덧칠하라
하지만 아무리 애쓴대도 도무지
그 빛을 되살릴 길이 없는 건,
그녀의 산산이 깨어진 텅 빈 눈동자.
-『미네르바』, 2017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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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표하는 연설문 검토를 민간인에게 맡겼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지난해 후반기부터 시작된 탄핵과 촛불혁명은
아직까지 법정다툼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온 국민이 그토록 염원했던 것은 진솔한 사과 그리고 책임감이었는데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는 해괴한 논리로 침묵하던 그녀가
처음으로 680여 글자로 심경을 밝혔다고 합니다
한때나마 열렬히 지지했던 맹목적 지지자들은 지금 복원에 기를 씁니다
그러나 어떤 역사든 그 때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아니 돌아갈 수 없습니다
글에서 비롯된 손가락질이 글로 인해서 복원될 리 만무하지만...
다시 여러 이름들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산산이 부서질 이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