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 유병록 한집에 살고 한 침대에서 잔다고 같은 꿈을 꾸는 거 아니더라 손잡고 걸어간다고 같은 곳에 도착한다는 보장은 없더라 조금 닮았고 많이 달라서 나란히 앉아서 일하고 점심 먹는다고 저녁 풍경이 비슷하지는 않더라 거리에서 함께 손 높이 든다고 언제까지고 나란히 갈 수는 없는 노릇이더라 갑자기 낯설어진 옆 사람을 발견하고 그런 사람인 줄 몰랐다며 상대를 탓하고 자신을 반성하지만 오해는 반복되고 그리하여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 - 시집『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창비, 2026) *********************************************************************************************** 오랜만에 서울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는데요 도봉구 방학동에 세워진 김수영문학관을 둘러본 뒤에 김수영 시인의 일생을 재조명한 맹문재 교수 특강을 듣고 경복궁도 한 바퀴 돌아봤습니다 올림픽 공원에는 지방선거 무효와 재선거를 주장하는 인파가 몰렸다는데 종로구 일대는 엄청난 인파가 현충일 휴일을 즐기느라 사람 물결로 일렁였습니다 서울 인구 천만이 무너졌다고 하더니만 시골 사람 눈에는 사람에 치일 정도였습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으로 같은 공간을 누비며 살고 있으니 어찌 놀랍지 않으냐고 옆 동료 문인들에게 속삭이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문학의 숲길을 걸은 이들인데도 감자기 낯설어질 수 있구나 싶기도했구요 아무리 해도 우리는 멸종하기 않고 각자의 문학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