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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26. 이선정의 [8, 그 아름다운 간격]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26.06.17|조회수41 목록 댓글 0
8, 그 아름다운 간격
- 이선정


너와는 8처럼 살고 싶다

한 점에서 시작하여
다른 길로 가장 오래 걷더라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사이

밀어내던 각을 깎고
서로 둥근 방 하나씩 짓느라 애썼다

어느 날 허물어져 0이 되면 안 돼
꼭 허리만큼은 간격을 유지하자

각자의 방에서 투닥투닥 살다가
세월이 울룩불룩 한 날
허리에 모여 창을 열고
쌓인 눈물 털어내겠지

돌아가는 길은 크게 손 흔들고
가끔 새벽까지 불 켜진 너의 창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말없이
지켜보도록

꼭 한 사람,
너와는 8처럼 사랑하고 싶다


- 전자시집『낡은 초콜릿 공장』(디지북스,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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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8을 제대로 들여다 본 적이 없었구나 싶어서 몇 번이고 다시 읽습니다
어느 한 점에서 시작하여 다른길로 걷더라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사이라니!!
밀어내던 각을 깎아 서로 둥근 방을 짓느라 애를 씼던 일생이었네요
어쩌다 허물어지기라도 할 양이면 0이 될 테니 제발 그러지는 말자네요
각자의 방에서 투닥거리며 살고 있는 가정이 어디 한둘일까마는
어떻든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 꼭 허리만큼의 간격을 유지하면 좋겠네요
허리 아픈 걸 고치러 집 떠난 아내가 열흘 째 삼시세끼 챙겨먹는 일만 걱정하네요
괜찮다고 잘 먹고 잘 지낸다는 말만 전하고 있는데 주말에 모시러 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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