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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감상방

9728. 김휼의 [혼잣말을 키우는 사람]

작성자최상호|작성시간26.06.19|조회수37 목록 댓글 0
혼잣말을 키우는 사람
- 김휼

 나는 혼자서 말을 배웠습니다

 사는 곳은 일정하지 않습니다 입안엔 갈라진 혀가 있어 한 입으로 두 말을 할 때
도 많아요


 허구에 갇혀 지낸 날이 얼마이던가요 앞뒤 없이 튀어나오는 낱말로 당황할 때도 있
어요 잘 감춰지지 않은 꼬리는 경제 선행 지수에 민감합니다


 세모의 종이 울리며 누군가는 뭉툭한 망치로 두더지를 잡고 제 끝이 궁금한 누군가
는 국도를 달려 수평선을 찾지만 얇은 위벽을 가진 나는 링거를 꽂고 누워 혼잣말을
키웁니다


 가라앉는 법을 모르고 떠오르는 생각들이
 중심을 고수하는 둥근 방에서 쏟아진 낱말을 주워 담는

 나는 혼잣말을 키우는 사람

 누워 보니, 매달려 있는 것들의 불안이 잘 보이는군요 머리를 늘어뜨린 우울과 만질
수록 부푸는 근심. 작은 바람에도 샤랄라 뒤집어지는 기분


 벽에 걸린 티브이에선 비파형 동검을 보여주고 있네요 어떤 죽음을 베어내기 위해 악
기를 닮은 검을 만들었을까요


 죽음의 날과 벼린 삶의 현을 한 몸에 지닌 비파와 검 사이로 굴러떨어진 얼굴, 두 동강
난 기분을 주머니에 주워 담는 나는 날뛰는 말들을 길들이느라 밤이면 흠뻑 젖습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아 불안을 감출 수 없는 계절

 무심코 던진 것들이 되돌아오는 꼭짓점에서
 좁은 미간을 열고 혼잣말을 키우는 나는
 틈틈이 둥근 알약을 삼키며 헐린 위벽을 세우고 있습니다


—계간 《문학들》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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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명 미만의 문우들이 모였을 뿐인데 합평회 전 주고받는 대화에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가 섞였습니다
저마다 다른 생각으로 여야대표 사퇴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선출된 대표에게 임기란 것이 있는데, 본인의 결심 이외에 남이 이래라저래하 하는 게 이상하답니다^*^
스스로의 생각으로 문학하는 이들이니 그렇게 보는 것이구나 싶다가도
정치 이야기를 왈가왈부하는 요즘 세상살이에 소화불량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싶어 말문을 닫았네요
무심토 던진 것들이 되돌아오는 꼭짓점에 문인은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혼잣말이 끓어넘치면 원고지를 끌어당겨 자기만의 문장을 완성시키자고 권하고 싶었습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한 문우는 작품 합평 시간에도 끝까지 듣기만 할 뿐, 한 마디도 거들지 않았습니다
무표정을 가장한 채로 귀가해서 혼잣말로 날 뛰는 말들을 어루만지느라 한참 심호흡을 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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