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피크*
- 김도이
스카프가 흘러내리는 밤이었다
텅 빈 겨울을 끌고 오다 미처 버리지 못한 낡은 기분을 고치려고 햇살을 사 왔는데 남아도
는 그늘이 덤으로 따라왔지 햇볕이 화사할수록 그늘은 더 짙어졌어 모든 봄은 겨울이 숨겨
둔 두려움이라는 것을 말해주지 않았는데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꿈속에서도 외롭다고 괜찮아
어차피 꽃은 떨어질 텐데, 얼마나 무서웠는지 너는 꽃잎보다 먼저 세상 밖으로 떨어져버렸지
쿵!
카페인 없는 라떼 잔에 띠워둔 심장이 흔들렸지 불면의 밤이 길었거든 그날부터 심장이 쿵
쾅거려 너를 피할 곳을 찾아 헤매다 멈춰서면 어김없이 그 자리. 보도블록 틈 사이로 솟아오
른 질경이가 핏물을 닦으며 눈물을 흘리던 카페 앞, 한 겨울을 질기게 견뎠는데 그늘 아래 얼
음이 이제 막 녹고 있는데 봄은 우두커니 무책임한 방관자 였어
아니,
모른 척 등 떠민 건 아닌지
그걸 따져 묻는데
작년에 추락한 네가 또 떨어지고 있네 여긴 아직 꿈 속 이구나 애도하는 쿠션을 깔아놓고 두근
두근 떨어지려는 봄을 받치고 날씨가 속수무책 그 광경을 복기하고 계절을 속여도 불안을 부추
기며 꽃들이 함부로 피어났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자살률이 치솟는 현상
ㅡ계간 《시와소금》(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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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결과에 대한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지도부 사퇴 운운이 등장합니다
황급하게 정당에 새로운 지도부가 등장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 갑니다
사회적 이슈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고 밀려갈 뿐, 추락하는 정치인은 아주 드뭅니다
영원한 친구, 영원한 원수가 없는 판이 바로 정치판이기 때문입니다^*^
입시에 재수 삼수가 있듯이 정치에도 재수 삼수가 흔한 일이거든요
의원배지만 달고 나면 예전 일은 잊히고 언론이 달려들어 과거지사까지 들추며 기삿거리를 찾아냅니다
책임지는 언론이 드물고 다만 흥미 위주의 제목뽑기에 열중합니다
51:49의 희비가 속수무책으로 들락날락거리며 불안과 기대를 한꺼번에 꽃피울 뿐입니다
며칠 전 폭우를 견딘 풋것들과 열매들이 몸피를 굵히며 제맛을 깊숙이 쌓아갑니다
봄날이 가면 여름이 오고 금방 가을이 닥친다는 계절의 섭리를 떠올리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