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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조

[스크랩] 잔 들고 혼자 안자 ~ (연시조-만흥) - 윤선도

작성자윤경관|작성시간07.01.18|조회수1,310 목록 댓글 0
 

잔 들고 혼자 안자[만흥(漫興)]


윤선도(尹善道)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하노라.

                                  <고산유고(孤山遺稿)>


[시어, 시구 풀이]

 뫼흘 : 산을

 오다 : 온가고

 우옴도 : 웃음도

 아녀도 : 아니하여도

 몯내 됴하 : 못내 좋아. 둏다[좋아하다-好]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하노라. : 자연에 묻혀 사는 은사(隱士)의 한정(閑情)이 잘 나타나 있다.


[전문 풀이]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온다 해도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랴.

 산은 말씀도 웃음도 짓지 아니하지만, 어떤 말 어떤 웃음보다도 나의 마음을 흐믓하게 하는구나.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조선 선조-현종 때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송강 정철과 국문학사상 쌍벽을 이룬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나 속화(俗化)된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켰다. 작품으로는 ‘견회요’와 ‘우후요(雨後謠)’, ‘산중신곡(山中新曲)’, ‘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만흥(漫興)’ 6수 중 셋째 수임

 성격 - 한정가(閑情歌)

 표현 - 설의법

 제재 - 자연을 벗하는 생활

 주제 - 자연에 묻혀 사는 은사의 한정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산중신곡’ 가운데 6수로 된 연시조 ‘만흥(漫興)’ 중의 셋째 수이다. 인간과 교섭을 끊고 먼 산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문득 마음 속에 박혀 있는 산의 모습. 웅장함이여, 태연 자약함이여, 세상의 무엇보다도 미덥고 반가운 모습. 말없는 말을, 웃음 없는 웃음을 이심전심으로 느끼면서 황홀한 기쁨에 젖는다. 때로는 사람이 그립기도 하고 친구가 찾아오면 좋으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가져 보지만, 이제는 산보다 더 좋은 친구가 없다. 자연에 몰입되어 무아경(無我境)에 든 산같이 의연한 고산(孤山) 윤선도의 고고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윤선도의 시조는 조선 전기 시조에서 본 강호 가도(江湖歌道)를 한층 발전시켰다. 멀리 바라보이는 산과 혼연 일체를 이루는 경지에 이르자 이루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이 생긴다는 것이다.


<참고> ‘만흥(漫興)’ 전편의 풀이와 주제


1

 山水間(산수간) 바회 아래 띠집을 짓노라 하니,

 그 모론 남들은 욷는다 한다마는,

 어리고 하얌의 뜻의는 내 分(분)인가 하노라.

[풀이]

 산과 시내 사이 바위 아래에 움막을 지으려 하니,

 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웃는다고 한다마는,

 어리석고 시골뜨기인 내 마음에는 이것이 분수에 맞는 것이라 생각하노라.

[주제]

 분수에 맞는 생활


2

 보리밥 풋나물을 알마초 머근 후(後)에,

 바횟긋 믉가의 슬카지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롤 줄이 이시랴.

[풀이]

 보리밥에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이나 물가에서 마음껏 놀고 있노라.

 이렇게 한가로이 노닐고 있으니 그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까닭이 있겠느냐?

[주제]

 안빈 낙도(安貧樂道)


3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바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하랴

 말씀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하노라.

[풀이]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산이 말씀하거나 웃음을 짓지도 않건만 나는 그를 한없이 좋아하노라.

[주제]

 자연을 벗삼는 한정(閑情)


4

 누고셔 三公(삼공)도곤 낫다 하더니 萬乘(만승)이 이만하랴.

 이제로 헤어든 巢父許由(소부 허유)ㅣ 냑돗더라.

 아마도 林泉閑興(임천 한흥)을 비길 곳이 업세라.

[풀이]

 누군가가 (자연이) 삼공보다 낫다고 하더니만 만승천자라고 한들 이만큼 좋겠는가.

 이제 생각해 보니 소부와 허유가 영리하도다.

 아마도 자연 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비길 데가 없으리라.

[주제]

 자연 속에서의 그윽한 흥취


5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날히 아르실샤.

 人間(인간) 萬事(만사)를 한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다토리 업슨 江山(강산)을 딕히라 하시도다.

[풀이]

 내 천성이 게으른 것을 하늘이 아셔서,

 세상의 많은 일 가운데 하나도 맡기지 않으시고,

 다만 다툴 상대가 없는 자연을 지키라고 하셨도다.

[주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6

 江山(강산)이 됴타 한들 내 分(분)으로 누얻느냐.

 님군 恩惠(은혜)를 이제 더욱 아노이다.

 아무리 갑고쟈 하야도 해올 일이 업세라.

[풀이]

 강산이 좋다고 한들 나의 분수로 (이렇게 편안히) 누워 있겠는가.

 이 모두가 임금의 은혜인 것을 이제 더욱 알겠도다.

 하지만 이 은혜를 아무리 갚으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구나.

[주제]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읍(感泣)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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