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appybean.naver.com/donation/rdonaboxes/H200000008028/story
동락점빵의 활동이 지속되어 지역복지 활동과 더불어,
어르신들의 안부를 함께 돌보는 공동체가 안정될 수 있도록
관심와 응원, 후원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노동절입니다.
기존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법적 공휴일이 되었지요.
빨간 공휴일이지만, 어르신들에게 빨간 공휴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해가 뜨고 날이 맑으면 일을 하고, 날이 흐리면 쉬는 농업에 종사하는 어르신들.
오늘이 1일인지, 2일인지 헷갈려하는 어르신들,
그런 어르신들에게는 신체적 반응이 정확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고정적으로 오는 이동장터.
노동절임에도 오늘도 장터 차량은 운행됩니다.
농사를 하는 어르신들에게
공휴일의 개념은 없습니다.
작물의 상태에 따라 쉬기고, 일하기도 하는 것이
어르신들의 삶이지요. 자연과 함께하는 삶.
그런 어르신들을 위해 오늘도 출발합니다.
9시 25분,
오늘은 어르신께서 소주 한 박스 사십니다.
"울집에 공병있는데, 저거 갖고가고~ 한 박스 내려놔~"
소주 한 박스 그대로 사는 것보다 이렇게 공병 반납 후 사시는것이 경제적으로 더 좋습니다.
박스에 잘 모아두신 어르신, 차에 잘 실어서 갑니다.
건너편 골목에서도 어르신이 손짓하십니다.
"울 아덜들이 어제 왔는데, 맥주 2박스를 그냥 퍼마시대~"
"아녀 엄마~ 그거 동생이 다 먹은거야~"
5월 1일 연휴를 맞아 자식들이내려왔습니다.
어르신은 카스 병맥주 3박스 사시면서 기분 좋아하십니다.
"어제 밤 12시 넘어서 왔어~~"
자식들이와서 함께 있는 시간 그 자체가 좋으신듯 싶습니다.
그러던 새 다시 반대편 건너 어르신이 오셔서
"아휴 차 놓쳐버려서 여까정 다시 왔네~" 하시며 간장과 세제를 챙겨갑니다.
9시 45분,
회관에가니 회관에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진 않습니다.
모판을 준비할 때고 바쁠때라 그런지 다들 자리를 비우셨네요.
한 어르신은
"나는 오늘 보리쌀 하나 사야하는데~" 하시며 나오셔서
"꺼멍쌀도 주고, 계란도 주고, 두부도 하나줘~" 하시며
"깡맥주 있지? 그거 우리 회장 댁에 좀 갖다줘~" 하십니다.
어르신께서는
"이름 꼭 써놔~ 지난번에 이름 안써서 배달했더니 그 양반이 누가 줬는지도 모르고 받았다니께~" 하십니다.
오늘은 그래서 종이에 큼지막하게 써서 배달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립니다.
9시 50분,
“암말도 하지 말고 받어!”
“이거 지비 애기들 줘~!”
"이런 정이라도 있어야 사는거지~"
“쉬는 날인데 뭣하러 나와~!”
당신들 자녀는 쉰다고 집에 오지만
동네 청년은 장사한다고 못쉬는 모습이
짠했을까요. 아니면 고마우셨을까요.
오늘따라 유독 더 어르신들이
제게 고마움을 많이 표현해주시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물건 사시는 분들마다,
고마워~라는 말씀을 계속 해주시는 어르신들.
저도 이 지역에서 제 역할과 의미를
계속 생각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회관에서 음식을 준비하시는 어르신은
"울 회관에 외상 하나 하게~" 하시며
"까나리 액젓 하나, 요리당 하나, 물엿 하나~요렇게 주면 되겠네~" 하십니다.
"회관서 쓰는거는 점빵서 다 게려야지~" 하시며
밑에 더 꼼꼼하게 살펴보십니다.
뭐라도 하나 더 갈아주려는 어르신들 감사합니다.
10시,
제각에 공사가 한창입니다.
같은 동네 살고 계시는 한옥 전문가 선생님 오셔서 인부들 먹을 간식을 사십니다.
"일단 외상으로 걸어놔줘~ 이따 갈께~!"
마을 총무님도 오셔서 매실 캔음료 6개 사십니다.
윗집 어르신은 장터 차소리 듣고 오늘은 마당까지 걸어오셔서 잎새주 한 병 사가십니다.
옆집 어르신은 지난번 몸이 안좋다고 하시더니,
오늘은 나오셔서 카스랑 중멸치, 두부 하나씩 사가십니다.
일을 준비한다고 하시는 어르신.
몸이 안좋아도 밭은 놀고 있는것이 마음이 늘 불편하게 됩니다.
어르신들께 신신당부하며, 조심하라고 말씀드리고 나섭니다.
10시 15분,
지난번 고관절에 금이가서 나오지 못하는 어르신,
어르신댁에 들리니 요양보호사분이 계십니다.
어르신은 누워 있는 상황.
어르신께 안부 확인하고 진행하는 일이
요양보호사 입장에서는 뭔가 낯설어보입니다.
늘 마당 앞까지 나와서 물건 사고 기다리셨는데,
한 번 넘어지는 일이 집에서 못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어르신들께는 낙상은 정말 큰 사고입니다.
인사드리고 나오니 윗집서 젊은 삼촌 오십니다.
"나도 여기 조합원인데~ 울 아버지 내가 상속 받았잔아~"
"내가 물건을 여기서 안사서 그렇지~" 하며 두부 한 모사가십니다.
나름 조합원임을 한 번 더 상기시켜주시는 삼촌,
앞으로 더 자주 이용해달라고 부탁드리며 갑니다.
회관에서 떠나는 길 뒤에서 부리나게 전동차가 옵니다.
"아휴.. 소리 질러도 못들어~~~"
"막걸리 두개만 줘~"
천천히 보고 돌아봤는데도,
이렇게 놓칠 때가 있습니다. 어르신께 죄송하다고 인사드리고 나섭니다.
10시 40분,
시정에 나와계시는 어르신.
오늘은 다른 가족분과 함께 나오셨습니다.
"락스 한통하고, 커피도 한 200개짜리하나 주고, 콩나물도 한개."
아들은 어디가셨는지 여쭤보니,
일 나갔다고 하십니다.
늘 아드님이 사셨는데, 어르신은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러고 잠시 올라가던 사이,
하우스 안에서 다 같이 모판 작업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안에서 뛰어나오는 젊은 어머님.
"얼음 있어요??" 하십니다.
그러곤 뒤 따라온 꼬맹이들.
"자 먹을거 골라봐~ 하나씩~"
소세지 하나, 프링글스 하나 고르시고, 어머님은 블랙커피 하나 고르십니다.
얼음은 이따 갖다드리기로 합니다.
모판 준비에 노동절이 공휴일되니,
온가족이 와서 함께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윗 마을 회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부랴부랴 매장 들려서 얼음 챙기고 모판 작업하는 곳에 얼음 드리고 갑니다.
11시 10분,
어르신이 마당서 나오고 계십니다.
마당서 풀을 뽑으신 어르신.
그 옆에 엄청나게 커있는 작약.
"이거 못해도 30년 넘었을꺼야."
"이거 약이여~ 누가 산다하면 팔아뿔낀데~"
하시며 작약을 언제 팔아야하나 고민하고 계십니다.
뒷집 어르신댁에 올라가니 어르신께서 부랴부랴 오십니다.
"아니 병원에서 아부지 암것도 못먹게하네.."
간식이라도, 씹을거라도 좀 드려야하는데 뭘 사야하나 늘 고민하십니다.
어르신께 빵을 권유해드리니,
"이거좀 갖고가볼까~?" 하시며 몇개 사시다가
10댓개를 더 사십니다.
"아니 우리 일하는 사람들도 챙겨줘야해서~"
덕분에 오늘 빵이 다 나갔습니다.
11시 30분
오늘도 시정에 요양보호사님과 함께 나와계십니다.
어르신은 콩나물 하나, 두부 2개, 과자 2개 사십니다.
물건 살 때 눈치안보고, 본인 드실것 고르시는 모습에 당당함이 점점 더 생기십니다.
돌아가신 남편 어르신이 있을 때는 무엇 하나 사는것도 어려워하셨던 어르신입니다.
노인회 음식 담당하시는 어르신은
두부 2개, 콩나물 2개 사십니다.
오늘은 회관에서 건강체조가 따로 없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
윗집 어르신댁에 들렸다간다고 말씀드립니다.
집에 혼자 계시는 어르신,
남편 어르신은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합니다.
어르신께서는 이제 혼자 계실 예정입니다.
눈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어르신의 일상돌봄,
방문 요양 3시간 만으로는 어려울텐데 일상의 돌봄을 어떻게 하시는지 늘 염려가 많이 됩니다.
13시 50분,
어르신댁에 잠시 가니 어르신 집에서 계십니다.
어르신은 공병 여부를 확인하시더니,
천마차 하나, 생강차 하나, 쌈장 하나, 두부2개, 막걸리 2개까지 사십니다.
그러곤 막걸리 2개는 다른곳에 갖다달라고 하십니다.
어르신은 댁호가 '대산 댁' 이라고 하십니다.
이름보다는 댁호를 말하는게 소통이됩니다.
그 사이 뒷집 어르신 싸이카 끌고오셔서 초고추장 하나 사십니다.
지난주 남편 어르신 생신 때 자녀들와서 잘 지내셨는지 여쭤보니,
"뭐 아그들이 알아서 잘 하는거지뭐~" 하시며 이야기하십니다.
하루하루가 어르신의 일상을 힘들게 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런 삶을받아들이고, 함께하는 일상이 상상이 안됩니다.
저는 그저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즐거운 이야기, 얼굴을 더욱 보여드리는 것 외엔 없습니다.
14시,
이곳 회관도 오늘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바쁜 시기가 되었습니다.
윗 마을가니 어르신 막걸리 2개를 드립니다.
옆집 삼촌 배우자분은 카스 6개 가격을 여쭤보곤 바로 사가십니다.
옛날처럼 술을 드시진 않는지 여쭤보니,
"이제 몸이 좋지 않아 못마시는거지 뭐~" 하십니다.
14시 20분,
올라가는길 아까 배달 요청하신 막걸리 2개 드리러 갑니다.
해당 집 어르신도 오셔서 식용유, 계란을 2판 사십니다.
"워메, 뭔일이래~" 하시며 허허 하십니다.
14시 40분,
회관에 회장님과 어머님들 계십니다.
오늘 토마토 맛보기를 갖고와야하는데 아직 덜 숙성되서 갖고오지못했습니다.
어르신들한테 토마토 팔이를 시작한다고 말씀하시니,
바로 어르신들 한 박스씩 주문해주십니다.
"동네서 하는건 바로바로 주문해줘야지~" 하시는 어르신들
맛을 안봐도 괜찮다며 바로 주문하십니다.
다른 어머님은 조금 겸연쩍하셨지만,
"이따가 갖고오면 돈 줄께요~ 갖고와바요~" 하십니다.
맛보기 안갖고온 것이 아쉽습니다.
한 어머님은
"과일 씻는 베이킹 소다 있지? 그거 한 세개 갖다줘~ 있으면 앞으로 내가 여기서만 살께~"
고정 주문을 해주시는것은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
점빵에서 팔 수 있는 고정 물품들이 조금씩 늘어납니다.
15시 5분,
회관 위 팽나무가 푸릇푸릇하게 커갑니다.
동태어르신은 오늘도 동태 6마리, 사이다 한개를 사십니다.
빵 한 번 살펴보시더니
한개에 1500원이라는 것에 입을 쩍 벌리시더니 조용히 가십니다.
카스 어르신은 스카치 사탕, 에이스, 초코파이 하나 사십니다.
오예스를 주문하시던 어르신은
그간 주문이 없어서 매장에 잔여분이 없었습니다.
다시 오예스를 갖다 놔야겠다 싶습니다.
15시 25분,
두부 단골 삼촌,
토마토 홍보한 번 하니 바로 연락처 주소 보여주십니다.
"아 여기 울 딸래미~"
"여기도 한 박스 해줘~"
"그리고, 5월달 두부 값도 결제해야지~"
한 큐에 정리해주십니다.
16시,
지난번 부산에서오신 어르신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찌된 연유인지 여쭤보니,
이제는 마을에 아주 머물기로 했다고 하십니다.
부산서 오신 어르신은
"물건 안사도 좀 봐도 되요~?" 하시며 돌아보시다가
커피 50개짜리 하나 고르십니다.
옆에 계신 어르신은 커피 사탕 하나 고르십니다.
"나하고 동갑이여~" 하며 챙겨주시는 어르신.
동네살이에 큰 도움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여기 어르신도 주기적으로 살펴봐야겠다 싶습니다.
공휴일임에도
어르신들과 만남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걱정해주시는 어르신은 있었지만,
이동장터가 오지 않는 날이구나라고 생각하신 어르신은 안계셨습니다.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가는 것,
어르신들과 약속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