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번에 연기 어땠어요?”
드디어 <덩굴 속 계단과 빨간기타> 영화 촬영이 시작되었다. 영화 여주인공 가현 청소년은 연기가 어땠냐며 수줍게 묻는다.
촬영 현장에 많은 이들이 모였다. 원래 취미로 영화 촬영을 하시던 이진우 위원장님이 멘토감독, 김수호 위원님이 촬영감독/편집, 김정일 위원님이 영화캠프 촌장/미술감독을 맡아주셨다. 그리고 미디어 위원회에서 열심히 활동중이신 고효정 위원님이 음향감독, 최근 F5활동을 열심히 하고있는 태건 청소년이 메인 촬영감독을 맡았다. 또, 작가이자 이 영화의 총감독 다은 청소년, 영화의 주인공 유주 청소년, 가현 청소년까지 그렇게 9명이 만났다.
영화 제작에 경험이 있으신 감독님들이 현장지도를 잘 해주셔서 각자 처음 경험하는 일을 해도 잘 해낼 수 있었다. 첫 장소 촬영에서는 예상했던 것 보다 촬영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많이 준비한다고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현장에서는 잘 티가 안나서 애먹기도 했다. 결국 예상보다 3시간이나 지연되어 하루안에 다 못찍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실제로 촬영 과정의 모든 내용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작가이자 총 감독이었던 다은 청소년은 시나리오를 그대로 영화로 옮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제작 여건과 현장 인력 상황을 고려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주시던 이진우 감독님과의 작은 마찰이 있기도 했다. 시나리오 에서는 크게 어색하지 않던 부분이 영화로 제작되면서 어색하게 보여지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피로감과 불편감을 줄이고자 현실과 타협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서로의 마음을 잘 알기에 지켜낼 것은 지켜내고 합의할 부분은 합의해 더 멋진 작품을 만들었다.
실제로 두 번째 장소, 영화의 메인 장소인 해돋이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잠깐 호흡 맞춰봤다고, 각자 해야 할 일에 감을 잡아서 아주 빠른 속도로 촬영이 진행되었다. 배우들도 이전 리딩 때와는 다른 생생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촬영 직전 청소년들의 시험기간이 있어서 대사를 외워오는 것이 가능할지 걱정이 되었는데, 언제 그 대사를 다 외웠는지 현장에서 모두가 놀랐다.
태건 청소년은 감독님들께 “너 재능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진짜 현장에 들어가도 되겠어. 우리 영화 찍을건데 이때 올 수 있어?” 라며 최고의 칭찬도 들었다. 평소 사진촬영에 취미가 있었고 올해 F5 미디어 자치기구에 함께하게 되면서 영상도 조금씩 접하게 되었는데, 막상 영화 촬영에 사용한 장비는 정말 처음보는 생소한 것들이라 태건이가 무척이나 긴장한 모습이 보였었다. 너무 긴장한 탓에 비오듯 땀 흘리는 태건이의 모습이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워낙 열심히 잘 하는 청소년이기에 이번에도 묵묵히 잘 해낼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역시 전문가들에게 큰 칭찬을 들었다.
촬영을 하면서 우리가 진짜 영화 속에 들어와있다고 생각하고, 시나리오와 콘티에 나와있지 않은 부분까지 상상하면서 영화 촬영을 했다. 이전 장소 탐방 때와는 다르게, 실제 영화 촬영을 하다보니 구석구석 더 멋진 공간이 있어 장소를 여럿 옮겨가며 촬영을 했다.
현장에서 촬영하는 모습이 송출되는 모니터를 보며 모두가 “아, 예쁘다”를 연신 남발했다. 종일 진행된 촬영에 중간에 비도 살짝 내려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했는데, “파이팅, 너무 잘하고 있어요”라며 서로를 응원했고, “뮤직비디오로 만들어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이다”, “빨간 기타가 킥이네”라머 힘이 되는 말을 아끼지 않았다.
이 날의 과정과 결과는 많은 이들의 관심으로부터 이어진다. 촬영 전부터 f5 청소년들과 함께 콘티를 열심히 그리던 태건 감독님, 청소년들을 위해 흔쾌히 시간과 장비를 내어주신 이진우 감독님, “스프레이 정도는 제가 살 수 있죠” 라며 소품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해주신 김정일 감독님, 태건이와 함께 촬영을 도와주시고 중간중간 멋진 포스터 사진도 찍어주시며 편집도 맡아주시기로 한 김수호감독님, 오십견이 와서 어깨가 아프다는 장난을 치시며 붐 마이크를 들어주시겠다고 웃어주시던 고효정 감독님, 시나리오를 쓰고 그 글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연출에도 고민을 아끼지 않던 다은 감독님,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없어서는 안될 유주 배우님과 가현 배우님, 집 촬영이 필요한데 집을 내어줄 수 있겠냐는 제안에 흔쾌히 문을 열어주신 이한 선생님, 자신들의 놀이터를 청소년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신 동네 할아버지들, 응원차 방문하여 커피를 내어주신 이진우 위원장님의 사모님, 심지어는 마지막 씬 촬영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 마지막 촬영 후 바로 방전된 카메라, 그날따라 영화 촬영하기 딱 좋게 적당히 흐리고 살랑 바람 불던 날씨까지 우리의 그 날을 위해 애쓰지 않은 것들이 없었다.
6월 시나리오 교육으로 시작해 청소년들과 시나리오 공모전을 개최할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가 올해 안에 세상에 나올 수 있을지 반신반의 했었다. 시나리오가 나오자 영화 스탭들이 하나둘 붙기 시작했고, 청소년들의 귀한 경험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재능, 돈, 마음을 내어준 어른들이 있어 신기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노력이 어떤 결과로 세상에 나올지 정말 기대된다.
글쓴이.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