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수필문학 강좌

낭만주의와 기사도

작성자촌사람|작성시간15.07.10|조회수303 목록 댓글 0

                  낭만주의와 기사도

 문화사에서 낭만주의 시대가 되면 연애소설이 문학의 중심에 자리 잡는다. 남녀 사아에 이루어지는 사랑 이야기는 아름답게 각색이 된다. 그 역할을 기사도 정신이 한다.

  기사는 중세의 귀족 계급이고 지배층이다. 동양과 서양과 차이라면 핵심 지배자가 문관이고 무관이라는 거다. 기사는 글보다는 칼을 수단으로 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기사가 귀족 계급을 형성한다. 기사의 조직은 오늘의 깡패 조직과 유사하다. 기사의 우두머리는 군주이다. 군주는 일본식으로 말하자면 오야붕이고, 중국식으로는 대형(大兄)이고, 마피아의 대부라고 할까?

계약 조건은 충성과 돌봄이다. 기사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말을 타고 달리고, 칼을 휘두르는 일이다. 주군을 따르고, 주군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을 보호하고 다스리는 일이다. 사실은 억압하고 착취하는 일을 한다.

  기사는 동양의 귀족계급과는 품성이 다르다. 칼을 휘두르다 보니 품성이 거칠다. 깡패 짓을 용맹이라는 말로 미화시킨 부류들이다. 따라서 거친 품성을 부드럽게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적합한 비유가 될는지 모르지만 개를 훈련시켜서 말을 잘 듣는 사냥개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11-12세기가 되면서 유럽사회도 안정되어 갔다. 바꾸어 말하자면 기사의 효용도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거다. 걸핏하면 칼을 휘두르는 단순무식한 칼잡이를 얌전하게 길들일 필요가 있었다. 그 역할을 교회와 국왕의 권력이 맡았다. 싸움이라는 본성을 살려두고 얌전하게 하는 방법은 싸움의 규칙을 만드는 일이다. 뒤에서 공격하기 없기, 갑옷을 입는 중에 공격하기 없기, 포로를 잘 대접해 주기(포로가 될 위험은 기사가 많다.) 등등 이다. 이에 더하여 기사가 싸울 때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대의명분은 국가이고, 국가를 통치하는 왕이다. 여성을 위시하여 약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에 대한 보상으로 기사에게는 ‘명예’라는 훈장을 달아 주었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기사들은 온갖 서약을 남발하였다. 서약이라는 것은 하나같이 기사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들이다.

 

  드디어 기사도라는 개념이 서양 문화사에 자리를 잡았다.

 

  15-6세기가 되면 전쟁의 양상은 달라졌다. 더 이상 말을 타고 칼을 휘두르면서 용감무쌍하게 달려 나가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았다. 농민을 지배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용도가 없어지면 폐기처분을 하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이제는 기사도 정신은 고아한 정신을 재현하는 ‘기사도 놀이’라는 유희 형식으로만 남아 있다. 기사도 놀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랑 놀이이다. 중세가 끝나고 현세로 접어들면서 기사도 놀이에 환상이 스며들었다. 실재의 생활에서 ‘기사도 정신’을 수용한다는 것은 현실에 수용한다는 것이므로 불가능하다. 환상은 어디까지나 환상일 뿐이고 현실은 아니다.

  현실에서 설 자리를 읽은 기사도는 예술 속으로 들어갔다. 문학 작품 속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서양 문학에는 중세의 기사도 정신이 환상의 꽃을 피웠다. 지금도 서양의 문학에서는 면면이 계승되고 있다. 그러나 시대가 흐름에 따라 기사도 정신도 내용에서 변질을 거듭하였다.

 

  돈키호테는 중세가 끝날 무렵에 기사를 조롱하였지만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여전히 위력을 나타내고 있다. 사랑을 위하여 기꺼이 죽을 수 있었던 기사도 정신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잘 나타났다. 현대에는 어떻게 나타날까? 여피족과 히피족의 환상을 쫓는 삶도 기사도 정신의 계승이다.

 

  문학작품을 읽을 때 사회 배경까지 읽어보는 것도 재미가 있다.

 앞으로 계몽주의 소설의 소개가 끝나면 낭만주의 소설을 소개할 계획입니다. 기사도 정신이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 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