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올 한 올, 또 한 올 이어질 때 아리에 가게 된다. 시간은 으깨진 오렌지 과즙 향에서 맴돌고
조그만 지갑 속 네덜란드에서 꺼낸 긴긴 밤의 튤립 한 송이 건네고 싶은 암스테르담을 떠돌았다.
‘멕시코시티’에서 취한 이방인이면 저마다의 언어로 아리에 대해 말하곤 했다. 그리고 약간 상기된 어눌한 어조로,
“여자는 갈대와 같아.” 영원히 시들지 않는 타일 안 꽃으로 갈대와 흔들리고
페이지에 물린 국경이 오후 5시를 넘어가며 프랑켄슈타인은 마저 암스테르담을 비운다.
네덜란드산 튤립의 품종이라 글자로 썼다가 지운 흔적이 물 얼룩처럼 마른다.
아리의 물관은 아메리카노로 부풀고
부풀다 지중해가 물든 머릿결로 안개를 피워 올리면 안개에서 먼 불빛으로 오렌지가 점등되곤 했다.
캄캄한 아메리카노가 허공에로 길을 밝힌다. 물관처럼 아리로 채워진 오로라가 꺾일 듯
손에서 툰드라의 감촉이 느껴졌다 사라진다. 기억된 오렌지 향으로
“여자는 아메리카노 같아.”
프랑켄슈타인이 툰드라에서 아리를 향해 했었던 말이다.
‘멕시코시티’에 가면 아리에 대해 말하는 사람과 만나게 되고,
조그만 지갑 속 오로라의 꽃말을 꺼내 보여줄지도 모른다.
오렌지 향으로 잠깐 동안 흔들렸다 넘겨지는 페이지,
201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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