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떨어지는 길바닥에서 /성백군
낙화가 길바닥에 쌓이는데
마음은 점점 비워지네요
한 잎 두 잎
부귀영화가 내몸을 떠날 때
세상은 지워지고
잃어버린 영혼은 나를 찾아와
빈 마음을 무위(無爲)로 채웁니다
그래요, 인생은 다 피조물인 것을
자연의 한 부분에 불가한 것을
시간 앞에 사라져 가는
한 송이 낡은 꽃인 것을
치매 중 넘어져
고관절 수술을 끝내고
재활운동을 하는 아내 곁에서
한 열흘을 지내다 보니
인생, 참 가볍습니다
부, 권세, 명예,
아름다움까지 한 낱 티끌에 불과합니다
요양원에 갇혀서
오갈 데 없는 늙은이들의 눈웃음보다
못 한 것들
오늘은 다 털어버리고
바람 부는 대로, 바람이 가자는 대로
흔들어 보내며, 주님의 십자가
길바닥 은혜를 간구합니다.
1596 - 0512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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