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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Re: Re: 원장님께

작성자아쉬탕가|작성시간24.05.25|조회수413 목록 댓글 0

3. 요가수련을 하면서 더 잘하고 싶은 욕망을 굳이 억누르라는 게 아니야. 그것이 아주 중요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으므로 그대로 살려두되, 다만 그러한 의욕의 범위를 ‘삶 전체로 확장’시키는 거야.

 

어떤 동작을 더 잘하게 되고, 안 되던 어떤 동작을 새로 하게 되고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근원적으로 호흡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는지, 불필요한 긴장이 점점 빠지고 있는지, 자세의 좌우 균형은 물론 유연성과 힘 간의 균형은 어떤지 등 <외형적으로 바로 보여지지 않는, 남이 봐서는 잘 알 수 없고, 오직 스스로가 터득해가야 하는 수련의 영역>과

생활 속에서 심리적 경직이 완화되고 있는지, 세상을 보는 안목이 넓어지고 있는지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태도의 영역>,

수면의 질이나 배설처럼 <의지보다 자율신경이 작동시키는 영역>의 상태에 깨어있으면서 나 자신을 보는 깊이가 점점 깊어지면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수련이 되고 명상이 될 수 있어.

 

나도 작년 초에 자건거 타고 출근하다 빙판길에서 미처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넘어지면서 손목을 다쳐 몇 달 동안 수업하는 데뿐만 아니라 내 수련하는 데도 많은 지장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손목 재활이나 손목을 잘 보호하는 방법을 새롭게 알게 되고, 한시적이지만 몸 쓰는 걸 최소화하면서 수업하는 방법도 터득하고,,

어쨌든 생활 속의 장애나 사건도 소화하면 그것이 다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이야.

모든 것이 다 잘되기만 바라고, 좋은 것만 있기를 바라면, 사는 내내 ‘불만’(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니면 ‘불안’(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는 삶이 될 뿐이다.

세상에 좋은 일, 나쁜 일이 있다기보다, 내가 소화하면 좋은 경험이 되고, 소화 못 하면 트라우마가 되고 그런 거지.

그러면 삶의 모든 일들이 다 수행이 되는 거고, 이번 일 같은 것도 결국 인생의 자양분이 될 수 있는 거지.

 

마지막으로 자신의 성정을 바꾸고 만들려고 해 봤자 다 부질없어.

어떤 이미지나 像을 세워놓고 거기에 나의 모습을 끼워 맞추려고 하면 더 왜곡되고, 뒤틀려서 죽도 밥도 안 된다.

억지로 바꾼다 한들 억눌러 놓은 다른 측면에서 또다른 문제가 터진다.

불같은 성정이면 어떠냐. 다만 현재에 깨어있으려고만 해.

깨어있음을 놓친 상태에서 생각의 노예, 감정의 노예가 되니 피곤해지는 것인데, 나를 인위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말고 나의 상태를 통찰하기만 해. 오직 자신의 생각. 말, 행동, 태도, 습관에 ‘깨어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내가 묶여 있는 고정관념과 ‘생각 습관’이 파악되는 만큼 생각의 경직이 풀리면서(의지로 푸는 게 아니라 자각되면서 풀리는 것이다) 조금씩 생각의 묶임에서 벗어나게 되는데, 그것이 평생 가야할 수행의 길이고, 삶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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