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장 리카르도 무티가 지휘하는 <나부코>의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가라! 내마음이여,금빛 날개를 타고'-로마에서의 공연
용음회 회원 여러분들에게!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동안 호주를 다녀오는 등 해서 잠시 못뵈었네요.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오페라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 첫번째로 소개하는 오페라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너무도 잘 알려진 베르디의 <나부코>입니다.
혹시 지루할 수도 있어 뒷부분의 <줄거리>는 억지로 읽지 않으셔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쥬세페 베르디
<베르디와 나부코>
너무나 유명한 합창곡으로 알려져 있는 이 오페라는 베르디에게 오늘날의 명성을 가져다 준 작품으로, 그로서는 최초의 성공작이자 오페라 경력의 진정한 출발점이었다.이 오페라를 쓸 당시 베르디는 한 사내의 일생 중 최악의 구렁텅이 속에서 헤매고 있었다.그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사랑하던 젊은 부인 마르게리타와 어린 두 아이를 모두 잃었던 것이다.
이국異國(당시 그의 고향인 부세토와 음악활동을 하던 밀라노는 서로 다른 나라였다.당시 이태리는 지역별로 딴나라시피 하였다)의 대도시 밀라노에서 그는 혼자였다.실의에 빠져 창작의욕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의 베르디로서는 불행하게도,그리고 지금의 오페라 팬들에게는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그와 스칼라 극장과의 계약이 그때까지도 유효한 상태였다.즉,그는 스칼라의 상임 지휘자였던 바르톨로메오 메렐리와 세 개의 오페라를 만들기로 한 계약을 이행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스칼라가 애당초 독일의 작곡가 오토 니콜라이에게 의뢰했다가 거절당했던 대본을 메렐리가 베르디에게 떠안겼을 때,우울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던 베르디는 계약 때문에 그 일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 나부코의 한장면
의욕 상실에 빠졌던 베르디가 아무도 없는 쓸쓸한 집으로 돌아왔을 때,그는 집으로 가져와서 던져놓은 대본 사이에서 그 유명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의 가사를 보게 된다.
“이 대본을 받아들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서글픔이 엄습해왔다. 너무나 괴로워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집에 돌아와 성급하게 대본을 넘겨보다가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에 이르자 가슴속에서 벅찬 감동이 차올랐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흥분으로 잠이 오지 않아 다시 일어나서 대본을 읽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그러다가 밤을 꼬박 샜고, 아침이 되자 나는 대본을 다 외워버린 것 같았다.”
그의 일대기를 그린 TV용 장편영화 <베르디의 일생>에도 나오는 이 에피소드처럼 베르디는 불행한 히브리 노예들의 처지에 당시 자신의 신세를 대입하여,깊은 감정이 우러나오는 명곡을 쓸 수 있었던 것이다.그리고 그는 다시 살아난 의욕으로 그 앞뒤의 곡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작곡 당시부터 <나부코>의 중심이었으며,유럽 비평가들의 지적처럼 이 오페라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것이다.그리고 구약 성서에 나오는 소재로 만든 이 이야기는 결국 끝까지 베르디의 모든 오페라 중 유일한 ‘성서 오페라’로 남았다.
* 나부코의 한장면
이 오페라의 초연 때 아비가일레 역을 맡은 소프라노 주세피나 스트레포니는 이 작품의 탄생에 큰 기여를 했다.그녀는 공식적으로 이 오페라의 프리마 돈나였을 뿐만 아니라,그녀의 풍부한 극장 경험과 성악적 표현에서의 실제적인 면을 베르디에게 자세히 일러주었다.
당연히 요즘 소프라노들에게 매우 까다롭기 그지없는 아비가일레 역의 고난도 기교는 스트레포니의 목소리에 맞추어져 있는 맞춤복인 셈이니,<나부코>로 그녀의 실력을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다.그러나 요즘 이 곡을 부르는 소프라노들의 스타일과는 달리 그녀의 음성이 그렇게 드라마틱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스트레포니의 격려와 애정이 없었다면 이 작품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며,이후에 이어지는 베르디의 명작 행렬도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결국 <나부코>의 대성공으로 베르디는 음악가로서도 우뚝 섰으며,이때부터 베르디와 스트레포니 두 사람의 오랜 사랑과 오페라의 동반 관계가 시작되었던 것이다.베르디와 스트레포니는 백년해로를 한다.
<오페라 나부코의 배경>
나부코(Nabucco)는한국어 성경에 "느브갓네살"이라 기록 되어있다.하지만 성경은 배경일 뿐 나부코 이외의 인물들과 이야기는 모두 창작된 것이다.이 나부코는 기원전 6세기의 구약 다니엘서가 배경이다.기원전 597년 바빌론은 이스라엘을 정복하고 이스라엘인 들을 포로로 데려간다.
이로부터 10년 뒤 예루살렘은 폐허가 되고 대부분의 유태 백성이 바빌론의 포로가 된다.당시 바빌론 왕은 느부갓네살이었다.느부갓네살은 이태리어로Nabucodonosor라 쓴다.그러나 이 이름이 너무 길기 때문에 이 오페라는 편리하게 Nabucco로 축소하였다.
예루살렘에서 포로로 잡혔던 히브리인들은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이 노래를 부르며 시온을 그리는 마음을 달랬다.“가라,내 마음이여,금빛 날개를 타고…” 는 예루살렘에 돌아가기를 애절하게 갈망하는 합창이었다.
이 오페라 나부코에서는 특히 이 "노예들의 합창"이 가장 유명하다.
"노예들의 합창"은 당시 오스트리아 지배 밑에 있던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줌과 동시에 시사하는 바가 컸다.오랜 분열과 오스트리아의 압제에서 벗어나 통일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조국애를 일깨우고 강한 활력을 불어 넣은 곡이었던 것이다.
1842년 이 작품이 초연될 당시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작품속 줄거리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암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국민의 애국심을 강하게 자극했던 것이다.이탈리아 통일 운동 때에 거의 이태리 국가처럼 불렸고,베르디의 장례식에도 불리웠도 했다.일종의 이태리 "국민찬가"인 것이다.
* 이탈리아 베로나 야외음악당에서의 <나부코>
[ 오페라, 나부코 ]
<등장 인물>
나부코 바빌론의 왕(바리톤)
아비가일레 나부코의 큰딸,노예의 소생(소프라노)
페네나 나부코의 작은딸(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
이스마엘레 예루살렘의 왕 세데키아의 조카(테너)
자카리아 히브리의 대제사장(베이스)
안나 자카리아의 누이동생(소프라노)
바알의 대제사장 바빌론의 대제사장(베이스)
아브달로 바빌론 왕의 늙은 신하(테너)
<줄거리>
1막은 예루살렘의 솔로몬 성전에서 시작된다. 히브리인 대제사장 자카리아(베이스)는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바리톤)가 공격해올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자기 백성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노력한다(‘태양이 밤을 몰아내듯’). 그러나 히브리 왕의 조카인 이스마엘레(테너)가 나타나 나부코를 막을 수 없다고 알려준다.
자카리아가 밖으로 나가자 이스마엘레는 예루살렘에 인질로 잡혀와 있는 바빌로니아의 페네나 공주(나부코의 둘째 딸. 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와 이야기를 나눈다. 페네나는 예전에 이스마엘레가 바빌로니아의 포로가 되었을 때 그를 구해주었고, 그런 페네나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 이스마엘레는 페네나를 탈출시키려고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그때 나부코의 큰 딸인 아비가일레(소프라노)가 나타나,이스마엘레가 자신을 사랑한다면 히브리인들을 모두 살려주겠다고 말한다. 이스마엘레는 그 제안을 단호히 거절하고.. 나부코는 바빌로니아 군대를 이끌고 등장해 예루살렘 솔로몬 성전을 초토화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자카리아는 성전을 더럽히면 페네나를 죽이겠다며 페네나의 목에 칼을 들이댄다. 그러나 이스마엘레는 그 칼을 빼앗고 페네나를 구해준다. 딸을 되찾은 나부코는 자기 병사들에게 성전을 파괴하라고 명령한다.
2막은 바빌로니아 왕궁의 홀을 무대로 한다. 아비가일레는 자기 출생의 비밀이 담긴 문서를 발견하고, 자신이 노예의 몸에서 태어났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부코 왕이 페네나에게 왕위를 물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바빌로니아의 대사제는 페네나 공주가 히브리인들을 풀어주려고 한다며 아비가일레에게 달려와, 나부코가 쓰러졌다는 소문을 낼 테니 아비가일레가 즉시 왕위에 올라야 한다고 말한다.
히브리인들과 함께 포로로 잡혀와 있는 자카리아는 왕궁의 어느 방에서 페네나에게 유대교의 율법을 가르친다. 히브리인들은 페네나를 구해준 이스마엘레를 반역자이자 이교도라고 비난한다. 그러나 자카리아는 페네나가 유대교로 개종했으니 이스마엘레는 히브리 처녀를 구해준 셈이라며 그를 변호한다. 한편 아비가일레의 계획과는 다르게 갑자기 나부코가 나타나 자신은 ‘왕이 아니라 유일신’이라면서 자신을 영원히 숭배하라고 모두에게 명령한다.
그 순간 벼락이 내리쳐 나부코를 쓰러뜨린다. 아비가일레는 나부코의 머리에서 굴러 떨어진 왕관을 집어 쓰고 바빌로니아의 위대한 신을 찬양한다.
3막은 바빌로니아의 공중 정원이다. 아비가일레는 스스로 왕이 되었음을 선포하고 성직자 및 귀족들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한다. 그때 정신이 나간 나부코가 나타나 아비가일레를 비난한다. 아비가일레는 페네나가 포함된 히브리인들의 명단을 내밀며 나부코에게, 이들의 처형을 승인하는 나부코의 서명을 요구한다. 나부코는 아비가일레의 언변에 속아 서명을 한 뒤 뒤늦게 사실을 깨닫고 아비가일레의 출생을 밝히며 협박을 해 보지만,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아비가일레는 출생의 비밀이 담긴 서류를 나부코 앞에서 찢어버리고는 나부코를 감금하게 한다.
바빌로니아에서 억압과 노역에 시달리며 포로 생활을 하고 있는 히브리인들은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잃어버린 조국을 그리워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날아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를 합창한다. 자카리아는 히브리인들의 해방과 바빌로니아의 멸망을 예언하며 백성들을 격려한다.
마지막 4막은 바빌로니아 왕궁의 방이다. 나부코가 악몽에 깨어나보니 페네나가 사슬에 묶여 형장으로 끌려가고 있다. 나부코는 무릎을 꿇고 히브리인들의 신에게 용서를 빌며, 자신이 파괴한 성전을 다시 세울 것을 약속한다. 그때 충신 압달로가 부하들을 거느리고 들어와서, 나부코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에 기뻐하며 충성을 맹세한다. 나부코는 압달로에게 칼을 받아 반역자들을 처단하고 페네나를 구하러 간다.
유대교인으로서 순교하기로 결심한 페네나가 형장으로 나온다. 그때 나부코가 나타나 페네나와 히브리인들을 구하고 바빌로니아의 신상을 파괴하라고 명한다. 신상은 저절로 산산조각으로 부서진다. 나부코는 히브리인들을 석방하고, 자기 백성들에게 히브리의 신을 찬양하게 한다. 한편 아비가일레는 독약을 마시고 나타나 페네나와 이스마엘레에게 용서를 구하고, 나부코에게 두 연인을 축복해달라고 부탁한다. 아비가일레는 히브리 신의 자비를 구하며 숨을 거두고, 자카리아가 ‘야훼를 섬기는 나부코는 왕 중의 왕’이라고 칭송하는 가운데 막이 내린다.
* 밀라노의 베르디 묘지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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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변호정 작성시간 13.03.03 그 유명한 베르디를 사진으로 보고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을 보듣고 , 나부코가 느브갓네살이란것을 알앗섬다
귀국을 추카함다 많은 활약 기대... 근디 수준이 넘 올라 따라가기가 거시기하네... 열씨미 읽어보는 수 빡에 엄지만
노력하다보면 몇 바퀴돌면 어느듯 도사가 되지않갓시유? -
작성자변호정 작성시간 13.03.04 베르디의 하얀수염 까만 모자 멋진 회푸른색의 눈동자와 머푸라!! 부인과 아이2명은 왜 갑짜기 잃어버렷나요?
괭장한 괴로움이엇을것같은데,,,그의 음악영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것같음니다만... -
작성자블라디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3.03.05 부인과 아이 두명은 병으로 잃었는데 아마도 전염병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사실 베르디가 음악가로서 입신양명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은 부인 마르게리타
의 아버지,즉 장인인 바레치때문이었는데 스트레포니와 결혼하는 바람에 둘
은 싹 갈라섰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