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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음회

잠시 쉬어가며...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과 퇴각,그리고 몰락의 시작-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을 들으며

작성자블라디고|작성시간15.12.31|조회수1,220 목록 댓글 2


*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의 연주,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



* 퇴각하는 나폴레옹과 프랑스 대육군




[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과 퇴각, 그리고 몰락의 시작 ]



1811년에 유럽 대륙을 장악하고 있던 나폴레옹은 에스파냐 지역을 제외하고는 4년간 전쟁이 없는 평온한 시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나폴레옹 체제는 거인이었지만 외양과는 달리 불안정했습니다. 그 불안정의 첫 징후가 스페인에서 발생했는데, 이제 결정적인 사건이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힘이 절정에 달했을 때는 부득이 러시아도 그의 뜻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으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영국을 견제하느라고 유럽대륙 전역에 걸쳐 내려진 대륙봉쇄령으로 가장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러시아의 지주계급이었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의 밀, 목재, 대마, 수지의 가장 큰 시장이었습니다.



* 나폴레옹 제국과 모스크바 원정도






그 큰 시장이 대륙봉쇄로 러시아는 산업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주들은 알렉산드르 황제에게 계속 항의하면서 알렉산드르 황제는 나폴레옹과 결전을 다짐합니다. 이제 러시아는 대륙봉쇄의 그물을 찢고 그 그물에서 나오고 맙니다. 나폴레옹과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은 시간적 문제였습니다. 문제는 어느 쪽이 먼저 공격하느냐 였으나 칼은 나폴레옹이 먼저 빼들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이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생각으로는 러시아를 이번 기회에 제압해버리면 대륙운영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터. 이때 나폴레옹의 대군은 총 60만명이었습니다. 그중 20만이 후미군으로 독일에 남고 40만이 네만 강을 건넜습니다.



* 네만강을 건너는 나폴레옹 군대




대군의 중핵을 구성한 프랑스군은 20만도 못되고 나머지는 전부 나폴레옹 지배하의 다른 나라 병사들이었습니다.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및 라인 연방의 독일인, 스페인인, 이탈리아인, 네델란드인, 크로티아인, 폴란드인 등 가히 인종전람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일찍이 이런 대군이 편성된 일은 없었습니다.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그런 전람회는 없었습니다.



러시아군은 바그라티온 장군이 이끄는 17만의 병사가 프랑스군의 동정을 살피면서 프랑스군이 전진하면 그에 따라 후퇴하는 작전을 썼습니다. 러시아군은 후퇴를 거듭하다가 1812년 8월 17일 스몰렌스크에서 후퇴를 처음 싸웠으나 결국에는 스몰렌스크에 불을 지르고 후퇴하였습니다.



8월 하순 러시아군 총사령관에 쿠투초프가 새로이 임명되었습니다. 알렉산드르 황제는 쿠투초프에게 나폴레옹군의 모스크바 진격 저지를 명합니다. 양군의 회전이 드디어 9월 7일과 8일에 모스크바 서쪽 근교의 보로디노에서 전개되었습니다. 쿠투초프는 약 7만의 사상자를 내고 후퇴하였습니다. 그러나 보로디노 회전은 결전이 아니었습니다.



* 보로디노 전투, 맨앞에 앉이있는 나폴레옹



* 보로디노 전투






나폴레옹은 초조해졌습니다. 단번에 승부를 보고 조속히 알렉산드르의 휴전 제의를 받으려던 당초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죠. 그의 계획과는 달리 전쟁은 질질 끌 기미가 보이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은 9월 16일 모스크바에 입성하였습니다. 그러나 모스크바 시는 그 전날부터 불기 시작한 불길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한 부관은 "우리는 불의 대지 위, 불의 하늘 아래, 불의 두 벽 사이를 걸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불은 사흘간 계속되었고 모스크바는 잿더미로 변하였습니다.



* 불타는 모스크바



* 불,불,불






이 잿더미의 모스크바에서 나폴레옹인들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그는 페테르부르크에 웅크리고 있는 러시아 황제에게 평화 교섭을 제의하였지만 황제는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북극의 겨울은 코르시카 출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닥아 왔습니다.



모스크바에는 먹을 것도, 잠 잘 곳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군대는 겨울옷도 준비가 안되어 있었습니다. 추위와 허기에 지친 병사들이 먹을 것을 찾아 모스크바 교외에 나타나면 잠복하고 있던 러시아군이 어김없이 나타나 도륙해 버리곤 했습니다.



10월 18일 나폴레옹은 할 수 없이 전군의 퇴각을 명하였습니다. 다음 날부터 시작한 후퇴는 역사상 가장 처참하고 유명한 퇴각이 되었습니다. 이 절호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던 쿠투초프는 맹렬한 추격전을 벌입니다. 코사크 기병의 유격전과 러시아 농민군 게릴라들은 패주하는 나폴레옹군을 도처에서 살육합니다.



* 퇴각하는 프랑스 대육군






그리고 러시아 동(冬)장군은 나폴레옹군의 도망 속도보다 더 빨랐습니다. 추위와 굶주림과 절망이 전군을 엄습하였습니다. 모스키바를 출발하였을 때 10만이었던 나폴레옹군은 스몰렌스크에 도착했을 때네는 이 숫자가 반으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스몰렌스크에 남겨두었던 군대도 이미 전멸되고 사라져 버렸습니다.



* 괴멸하는 프랑스 대육군



그의 처참한 후퇴 작전의 클라이막스는 11월 말 베레지나 강 도하작전이었습니다. 그의 군대 절반이 얼음같이 차디찬 이 강에 수장되어 버렸습니다. 네만 강의 코브노에 당도하였을 때 해골 같은 나폴레옹군은 약 2만 밖에 안되었습니다. 독일에 후비대로 남겨둔 병력까지 합하여 이제 남아있는 나폴레옹 대군은 기껏해야 전부 10만에 불과했습니다.



60만명 중 25만이 전사하고 10만이 포로가 되고 15만 명이 부상 또는 실종되었습니다. 역사상 최대를 자랑하던 대군은 이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의 소식에 지금까지 숨죽이고 지내던 독일 라인연방 국가들이 반나폴레옹의 기치를 높이 들었습니다.




* 베레지나 강의 도하






이어서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에 군대를 동원하였던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와 동맹을 맺고 프랑스에 대해 선전 포고를 하였습니다. 유럽 전역의 프랑스 점령 지역에서 프랑스에 저항하는 모든 세력이 들고일어났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반프랑스 폭동이 발생하였으며, 에스파냐에서는 웰링턴이 피레네 산맥을 향하여 프랑스로 진격하기 시작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합니다.



" 1년 전에는 전 유럽이 우리와 함께 진군하고 있었다. 오늘은 전 유럽이 우리를 향하여 진격하고 있다...."



[ 차이코프스키의 <1812년 서곡> ]



1880년 카멘카에서 작곡했고, 1882년 모스크바산업예술박람회 개막 축하연에서 초연되었습니다. 모스크바의 러시아음악협회 설립자 니콜라이 루빈슈타인의 권유로 작곡했으며, 규모가 큰 일종의 표제음악입니다. 일찍이 나폴레옹의 러시아원정 중에 있었던 보로디노전투와 이 후 나폴레옹의 퇴각을 오케스트라로 표현했습니다.



현악기로 표현되는 라르의 성가, ‘신이 너의 백성을 보호하신다’로 시작되며, 대포소리와 프랑스 및 러시아 국가를 삽입하여 전투를 벌이는 두 나라 병사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차이코프스키 자신은 이 곡의 음악적 가치를 낮게 평가했는데, 1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많은 이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여러 지휘자들에 의해 음반으로 녹음되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자신의 평가보다는 뛰어난 작품임이 확실합니다.



이 곡은 5개의 주제가 소재로 사용되는데 그 하나는 프랑스 국가인 라마르세예즈이고 나머지는 러시아의 것입니다. 다시 말해 4개의 주제가 번갈아 나온 후 라마르세예즈를 침묵시킴으로써 러시아의 승리를 묘사한다는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패주하는 적의 귓가에 대포소리와 러시아국가가 더블포르티시모로 힘차게 울려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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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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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변호정 | 작성시간 16.01.01 챠이코프스키 지휘자는 맨손으로 ...지휘봉엄시...누군지 미남 얼굴에 자신감과 도도함이..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러시아 패망,(1812년 서곡) 해설.
    용두열이 보유하고 있는 현존 문화재인 거의 천재급 작품 연출력 구성력!. 이름하여 고지찬 선생님!
    국보급 머리 동절기 엄동설한에 철저한 보호를
    하시기 바라며 찬사를 보냅니다
    2016년에도 불후의 크라식과 유럽 영웅과 문화 예술 역사. 종교 등
    우리네 자갈밭에 돌맹이를 걷어내고 부디 옥토로 만들어 주시옵소서....아멘! 나뭄아미 타불!
    딱따구르를.. 목탁소리!!
  • 작성자블라디고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1.01 무슨 과찬의 말씀, 드디어 한국의 빌 브라이슨 선생이 필봉을 휘두르기 시
    작했군요.새해 한해에도 특유의 자미있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리기를 기대
    합니다. 변대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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