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가지 잘 하는 것(八能)
부용이 성천 기생으로 있던 어느 겨울, 새로 부임한 평양감사(김이양 대감은 아님)가 부용이 시를 잘 짓는다는 말을 듣고 부른다. 술잔이 두어 순배 돌자, 신임 감사는 부용의 소문이 참인지 알아 볼 요량으로 지필묵을 가저오게 하여 "能八"이라 써서 부용 앞에 내밀면서 "네가 여러 방면에 재주가 많다 들었다. 따라서 시도 잘 지을터, 能자 8자를 넣어 7言絶句를 지어 보아라." 순간 시험당하고 있다는 언잖은 느낌이 들었으나 아무 내색없이 없이 붓을 들어 단숨에 써내려 간다.
成川芙蓉何事能 성천의 부용은 어떤 일을 잘 할까요
能歌能舞詩詞能 소리 잘하고 춤 잘추고 글 잘하지요
能之能中唯一能 잘 하는 것 중에서도 더욱 잘하는 것은
夜半三更歡夫能 야반 삼경에 서방님을 기쁘게 하는 거랍니다
통쾌하게 바로 질러 버리네요. 글을 받아든 평양감사는 그 솜씨에 감탄하고 그를 의심한데 대해 부끄러워 했다나 뭐래나...(영어도 쉬운 단어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게 진짜 실력이듯, 漢詩도 쉬운 한자로 글을 지어도 운(韻)이 잘 맞고 내용 좋으면 훌륭한 게지요... 모처럼 모르는 한자가 없는 한시지요^^)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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