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웃음(僧笑)
고려 말 이색(李穡)이 원나라에 들어가 과거에 장원급제하니 그 명성이 온 중국에 자자하였다. 그가 어느 절에 들러 주지 스님과 마주 앉으니 시중드는 아이가 떡을 가지고 들어왔다. 불가에서는 떡이나 밀국수 같은 것들을 스님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라고 하여 ‘승소(僧笑)’ 라고 부른다. 떡이 나온 것을 본 주지 스님은 이색의 글재주가 궁금한지라 대뜸,
僧笑少來僧笑少(승소소래승소소) 떡이 적게 나오니 스님의 웃음이 적도다
라는 詩句를 지어주며 그 對句를 청하였다. 그러나 이런 해학구(諧謔句)에 당장 답하는 것은 장원을 한 이색으로서도 쉽지 않은 일이라 좀 생각을 해 보겠다 하고 나왔다. 그 후 주막에 들렀는데 주인이 병을 들고 나오기에 무엇이냐고 물으니 객담(客談)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객담이란 술의 별명이다. 그러자 이색은 머리가 번득이며 대구가 떠올랐다.
客談多至客談多(객담다지객담다) 술이 많이 나오니 객의 말이 많아지도다
참으로 절묘한 對句다. 이에 스님이 탄복하며 그런 귀하고도 정교한 대구를 얻었으니 시간이 다소 늦은 것이 무슨 상관이겠냐며 그 절묘함을 칭찬하였다고 한다.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에 나오는 이야기다.
너무 심심한 야그인 것 같아 좀 찐한 걸로 하나 더....
땡중과 빨래하는 아낙
중이 길을 가다가 샘가에서 빨래하는 아낙을 보았다. 엉덩이 치켜들고 씰룩거리며 빨래하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시를 읊조린다. 泉邊紫蛤開....腰下松이動...(이= 木+耳)
민망하지만 굳이 우리말로 옮겨보면 '샘가에 자주빛 조개가 벌어져있네.... 허리 아래 송이가 동하네....' 그리곤 아낙에게 가까이 다가가 혹시나 하며 숫자에 맞춰 弄을 건다.
"일신(一身)이 기구하여
이임사(二任寺) 찿아갈 제
삼십리(三十里) 지날 즈음
사족부녀(四足婦女))를 만났구려
오시(五時)도 지났다오
육환장(六環丈) 손에 잡고
칠염주(漆念珠) 목에 걸고
팔도(八道)를 다니면서...
내 구(求)하노니
십(十) 좀주 오"
그러자 여인네가 答하길
"일녀(一女)로 태어나.
이부(二夫)를 섬기리요
삼족(三族=三足) 양반님.
사족부녀(士族婦女) 를 희롱마오
오시(五時)면 한낮인데
육환장(六環丈) 손에 잡고
칠염주(漆念珠) 목에 걸고
팔도(八道)를 다니면서
구(求)하는게 겨우
십(十)이란 말이오"
땡중 하릴없이 돌아서면서, "이 동래 보시 임심 않좋네.."
좀 야했나요~~
특정 종교 애기만 한다 나무라실까봐 양념으로 하나 더...
천주교 신부님이 첨으로 비행기를 탔는데 승무원이 출입국 카드를 가져왔다.
직업난에 '신부님' 이라고 적어 넣자 옆에 앉아있던 스님이 참견하여 말하길,
"신부님 그냥 '신부'라고 쓰셔야지요." 하자, 힐끔 스님의 카드를 보면서,
"그럼, 스님도 그냥 '스'라고 쓰셔야지요."
"..............(이그 내가 졌다!)"
한시와 묵향이 있는 오두막 (http://blog.naver.com/ywparki)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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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길행 작성시간 11.07.27 실은, 요즈음 신부님과 스님 사이가 아주 좋아요...석가 탄신일과 성탄절 행사에 교차 축하 방문하더라구요...좌우지간, 절묘한 위트네요...이정도 재치면 信者 數 늘어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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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종선 작성시간 11.08.03 땡중 수작은 김삿갓에서 많이 보아온 비스므레한......
아무거라도 좀 읊어야 뭔 야그가 되든 말든......
청계거사에게 한 수 지도를 받아야~~~ -
작성자강국회 작성시간 11.08.04 재미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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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천배 작성시간 11.08.10 옛날에도 십은 10인가 ship이었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