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잠 없는 것도 병인가요
문득 깨어보니 새벽 3시! 사실, 요즘들어 일어나는 시간대가 오전 3시에서 4시 사이로 나이는 어쩌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보통 저녁 9시가 넘으면 졸음이 와 잠자리에 드니,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게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릴없이 뒤척이다, 에라 글벗(書友)들의 아호를 가지고 漢詩나 한번 지어보자. 안되도 시간은 때우는 셈이고, 잘되면 작품(?) 하나 건질 수도 있으니...
형식은 글자수가 적은 5언절구(20자) 타입으로 해봤습니다. 그리고 앞 1, 2句 앞자리에 號 한자씩을 넣고, 운(韻)은 법대로(?) 2, 4구 마지막 자에 붙이고요. 4시간을 끙끙거려 지은 후, 전철 속에서 다듬었습니다.
☞ 里仁(김호경님)
里仁號中首 里仁은 호중에 으뜸이라
仁是孔府本* 어짐(仁)은 공자의 근본 (사상)
子夢理想鄕 공자께서 꿈꾸던 이상향을
君亦胸中存* 그대도 가슴속에 지닌게요 *本, 存 으로 압운(押韻)
☞ 與林(전재봉님)
與林如與林 與林은 '더블어숲'과 같아서
林茂溪谷深* 숲은 무성하고 계곡은 깊어라
晝訪衆烏鵲 낮에는 뭇 까막까치 찾아오고
晩尋孤倦禽* 저녁엔 외롭고 지친 새들이 찾아드네 *深, 禽 으로 압운(押韻)
**鳥는 일반적으로 작은 새를, 禽은 큰 새를 지칭
☞ 恒山(이승종님)
恒山似泰山 恒山은 태산을 닮아
山高重且厚* 산이 높고 중후하네
裏含無量巖 속에는 무게를 알 수없는 바위를 지녔어도
表在但碧樹* 겉엔 그저 푸른 나무들만이 *厚, 樹 로 압운(押韻)
♠아부가 넘 심했나^^
☞ 東溟(최진섭님)
東溟來東海 東溟은 동쪽 바다에서 왔기에 (東溟=東海)
溟明思故鄕* 밤(溟)낮(明)으로 고향을 생각한다오
昨今住鄕南 이즈음 향남에서 살고 있는데
書中江陵望* 붓글씨를 쓰면서 강릉 쪽을 바라본다지요 *鄕, 望 으로 압운(押韻)
♠ 그런 사실이 없노라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 雨田(김명성님)
雨田何含意 雨田엔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
田上雨降時* 밭위로 비가 내릴 때
或間雷動天 혹간 우뢰가 천지를 진동하듯이 (雨 + 田 = 雷)
君隱驚世志* 그대 세상을 놀랠 만한 큰 뜻을 숨긴 게지요 *時, 志 로 압운(押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