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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돌

漢詩小考(8) - 시의 제목(詩題)은 어찌 붙이는지..

작성자박영우|작성시간15.01.04|조회수737 목록 댓글 3

한시의 제목은 어찌 붙이나

 

한시에 제목을 붙이는 법은 매우 다양하여 꼭 어떻게 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는 듯 합니다. 처음부터 제목을 달아놓고 시를 짓는 경우(次韻 등)도 있고, 지은 후 그 내용에 걸맞는 제목을 붙이는 때도 있지요. 더욱이 제목이 없는 시를 나중에 후세 사람들이 시제(詩題)를 붙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詩 제목으로 자주 눈에 띄는 사례나 관행을 굳이 분류하여 시의 제목과 함께 원문(일부)도 소개합니다. 

( 본문쓰인 字詩題로 피해야 된다는 불문율이 있기는 하나, 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에 큰 의미는 없다고 사료됨.)   

 

 

1, 차운(次韻)하는 경우

 

시인묵객들이 모여앉아 시흥이 일면 한사람이 운을 떼고 이에 따라 시를 짓는데, 다음(次) 사람이 이 운(韻)을 빌어 詩로 맞장구를 치는 게지요( 사이에 차운한 이의 이름 등을 넣음). 간혹, 옛 임들의 유명한 절창을 차운하는 경우도 없지 않지만... 

 

友人 / 退溪 李滉(조선 중기)

性癖常耽靜 形骸實怕(성벽상탐정 형해실파한) 고요함을 즐기는 성미로, 몸은 실로 추위를 두려워함에

松風關院聽 梅雪擁爐(송풍관원청 매설옹로간) 솔바람은 집에서 듣고, 매화와 눈(雪)은 화로를 끼고 본다오

          (운(韻))

 

尹恕中 / 李達*(조선 중기) 

京洛旅遊客 雲山何處(경락여유객 운산하처가)  한양을 떠도는 나그네 신세, 구름과 산 어디가 집인가

疎煙生竹逕 細雨落藤(소연생죽경 세우락등화)  엷은 안개 피어오르는 좁다란 대숲길, 이슬비가 등나무

            (운(韻))                                            꽃에 내리는 곳이라오

   *이달(李達, 中宗대 )은 서얼 출신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불우한 방랑시인, 허난설헌과 허균의 詩 선생으로도 알려짐. 

    차운한 윤서중(尹恕中)의 원시는 알 수 없으나, 이 시만은 조선 최고의 절창 중 하나로 꼽힌다고..

 

夏雲多奇峰(여름 구름 여러 기이한 봉우리 만들고) / 鄭知常(고려) --도연명의 四時를 次韻

白日當天中 夏雲自作(백일당천중 하운자작봉) 해가 하늘 복판에 오니, 여름 구름 절로 봉우리를 만드네

僧看疑有刹 鶴見恨無(승간의유찰 학견한무송) 중은 절이 어디있나 찾고, 학은 주위를 보고는 소나무가 

           (운(韻))                                 없음을 한하겠지.                                            

  *제목에는 次~韻이란 말이 없으나 실제는 차운한 시지요. 정지상은 그가 존경하는 시인 도연명(陶淵明, 東晉)의 그 유명한

   '四時' 중 두번째 句를 통채로 빌어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四時의 운도 그대로 따라 하였기에 영락없인 차운시라

    할 수 있지요.  

 

 

2. 대놓고 제목이라 붙이는 경우 (題~)

 

제목의 앞에 題~ 자를 달아 '~에 대해 쓰다' 로 하는 경우로, 다소 시적인 분위를 저감(低減)시킨다는 평도 없지 않으나 내용을 분명히 하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있지요. 

 

都城南莊(도성 남쪽 별장에서 씀) / 崔護(盛唐) -前聯

去年今日此門中(거년금잉차문중)   지난해 오늘 이 집 문안에는
人面桃花相映紅(이면도화상영홍)   여인과 복사꽃이 꽃처럼 붉었었는데

    *최호가 봄날 도성의 남쪽을 지나다 복사꽃 만발한 집에서 물을 청해 마시려다 본 여인을 못잊어

      다음해에 다시 찾았으나 집에 없어서 실망하고 써놓고 온 시 중의 일부 - 이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남^^

 

西林壁(여산 西林璧에서 씀) / 蘇東坡(北宋) --後聯

不識廬山眞面目*(불식여산진면목) 여산(廬山)의 진면목*을 알아보지 못하는 건

只緣身在此山中(지연신재차산중)   다만 내 몸이 이 산 한가운데에 있기 때문이라오

     *명승지 여산(廬山)의 서림벽에 대해 쓴 시로 요즘에도 널리 쓰이고 있는 '진면목(眞面目)'이란 말이 처음 쓰임

 

閣老畵幅(노대신의 그림에 대해 씀) / 安平大君(조선 초기)

萬疊靑山遠 三間白屋貧(만첩청산원 삼간백옥빈) 만겹 靑山은 멀고, 세칸 초가는 초라하네

竹林烏鵲晩 一犬吠歸人(죽림오작만 일견폐귀인) 대숲에 까막까치 드는 저녁, 개 한마리 돌아오는 사람 

                                                                    보고 짓누나 

    *안평대군은 세종대왕의 3남으로 詩書畵에 모두 능했는데 수양대군(세조)와의 권력싸움에서 패하고 사사됨.

      이 시는 노대신 김종서가 선물한 산수화를 보고 상찬한 시로 알려져 있음

 

卞府使生日宴 / 未祥(춘향가 중)

金樽美酒千人血 玉盤佳肴萬姓膏 (금준미주천인혈 옥반가효만성고)

燭淚落時民淚落 歌聲高處怨聲高 (촉루락시민루락 가성고처원성고)

      *춘향전 중 어사출두 직전 변사또 생일잔치에서 지은 시로, 우리말 새김 생략

 

     

3. 어디서 지었나 (~作)

 

제목의 끝에 ~作을 붙여 ~에서 지음 을 적시하는 방식이지요

 

積雨輞川莊(장마에 망천장에서 지음) / 王維(盛唐) --3聯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  산속에선 고요함에 익숙해져 무궁화를 살펴보고

松下淸齋折露葵(송하청재절로규)  소나무 아래서 말끔이 재개 이슬맞은 아욱을 딴다

 

小寒食舟中(한식 다음날 배안에서 지음) / 杜甫 --1聯

佳辰强飮食猶寒(가진강음식유한)  명절이라 억지로 마시고 먹은 음식은 차갑고

隱机蕭條戴鶡冠(은궤소조대갈관)  쓸쓸히 탁상에 기대앉아 갈관을 쓴다. (추우셨나?)
        *鶡冠 = 산박쥐의 깃털로 만든 모자로, 갈관 또는 할관, 옛날 은사들이 주로 썼다함

 

南天竺路上(남인도 길 위에서 지음) / 彗超(신라)

我國天涯北 他邦地角西(아국천애북 타방지각서) 내 나라는 하늘가 북쪽, 타국은 땅끝 서쪽

日南無有雁 誰爲向林飛(일남무유안 수위향림비) 남방엔 기러기도 없어, 뉘라서 서라벌로 날라가리 

                                                                               (소식 좀 전해주었으면 좋으련만...)

途中(길가다 ) / 孤雲 崔致遠(신라 말) --前聯

東飄西轉路岐塵(동표서전로기진)  사방으로 떠도는 이 몸, 갈림길에는 먼지이는데

獨策羸驂幾苦辛(독책리참기고신)  여윈 말 홀로 채직질하며 얼마나 고생했던고

 

秋日(가을날에 지음) / 松江 鄭澈(조선 중기)

山雨夜鳴竹 草蟲秋近床(산우야명죽 초충추근상) 산비 밤에 대나무를 울리고, 풀벌레 가을되니 침상 가까이

流年那可駐 白髮不禁長(유년나가주 백발불금장) 흐르는 세월 어찌 멈추리, 백발 자라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4. 구체적인 動線을 밝히기도

 

1) 過~(~지나며, ~들러)                                                                    

 

故人莊(벗의 시골집에 들러) / 孟浩然(盛唐)

故人具鷄黍 邀我至田家(고인구계서 요아지전가) 벗이 닭과 기장밥을 마련, 날 시골집으로 부르네

綠樹村邊合 靑山郭外斜(녹수촌변합 청산곽외사) 푸른 숲 마을 주변을 싸고, 청산은 성 너머에 빗겨있구나

 

洛東江上流(낙동강 상류를 지나며) / 李奎報(고려) --1,2聯

百轉靑山裏 閒行過洛東(백전청산리 한행과낙동) 靑山 안쪽을 수없이 돌아, 한가로이 낙동강을 지나가네 

草深猶有露 松靜自無風(초심유유로 송정자무풍) 수풀은 깊어 아직 이슬이 남아있고, 소나무 고요하니 

                                                                    절로 바람 그쳤나 

松江墓(松江 정철의 묘를 지나며) / 權鞸(권필, 조선 宣祖대) --前聯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빈산에 낙엽지고 비 쓸쓸히 내리는데

相國風流此寂寥(상국풍류차적료)   정승을 지낸 분의 풍류 이리 적막한가

 

2) 登~(~에 올라)

 

鸛雀(관작루에 올라) / 王之煥(盛唐)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백일의산진 황하입해류) 해는 산에 기대어 지고, 황하는 바다로 흘러가네

欲窮天里目 更上一層樓(욕궁천리목 갱상일층루) 천리 먼 곳을 보려고, 다시 누각 한층을 오르네

 

岳陽(악양루에 올라) / 杜甫(盛唐) --1, 2聯

昔聞洞庭水 今上岳陽樓(석문동정수 금상악양루) 일찍이 동정호에 대해 들어왔는데, 오늘 악양루에 오르니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오초동남탁 건곤일야부) 吳와 楚 동남으로 갈리고,  하늘과 땅 밤낮으로 떠 있구나

 

黃鶴(황학루에 올라) / 崔顥(盛唐) --2聯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黃鶴은 한번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흰구름만 천년 하늘을 유유히 (떠도는 구나)

 

全州望京(전주 망경대에 올라) / 鄭夢周(고려 말)  --4聯

天涯日沒浮雲合(천애일몰부운합)  해지는 하늘가 구름 모여 드는데

翹首無由望玉京(교수무유망옥경)  고개들어 하릴없이 서울을 바라보네

   * : 樓는 2층이상으로 된 누각를 말하며, 명승지의 관람이나 대가집의 별장과 같은 용도로 쓰임.

                   臺는 전망대, 적의 침입 등을 살피는 군사적인 목적이 주이나 가끔 왕실이나 고관대작의 유흥처로도..

 

3) 渡~(~건너)

 

啇山津自天(적산나루 건너 자천대를 바라보며)  / 姜栢年(조선 중기) --前聯

自天臺下水如天(자천대하수여천) 자천대 아래 물 하늘빛 처럼 푸르고

臺下丹楓影水鮮(대하단풍영수선) 대 아래 단풍은 물에 곱게 비치네

 

驪江(여강을 건너) / 崔壽城(조선 중종대, 을미사화 때 寃死)

人情隨世變 岸不逐流波(인정수세변 안불축류파) 인심이야 세태에 따라 변치만, 언덕마저 물결에 힙쓸리랴

細雨江邊立 煙中迷一舟(세우강변립 연중미일주) 이슬비 오는 강가에 서있는 배 하나 안개속에 길을 잃었네

 

4) 望~ (~바라보며)

 

廬山瀑布(여산폭포를 바라보며) / 李白(盛唐) --後聯

飛流直下三千尺(비류직하삼천척)  날라 흘러 바로 아래로 3천길

疑是銀河落九天(의시은하락구천)  구만리 장천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듯

 

五老峰(오로봉을 바라보며) / 李白(盛唐) --前聯

廬山東南五老峰(여산동남오로봉)  여산 동남쪽의 오로봉이여

靑天削出金芙蓉(청산삭출금부용)  푸른 하늘 금빛 연꽃을 깍아내었구나

 

踰大關嶺親庭(대관령을 넘으면서 친정집 쪽을 바라보며) / 申師任堂(조선 중기) 
慈親鶴髮在臨瀛*(자친학발재임영) 머리 희여지신 어머님을 강릉에 남겨두고

身向長安獨去情(신향장안독거정) 이몸 서울을 향해 외로이 떠나는 마음

  (*臨瀛은 강릉의 異名)

 

5) 尋~ 또는 訪~(~찾아서)

 

隱者不遇(은자를 찾았으나 만나지 못하고) / 賈島(中唐)

(송하문동자 언사채약거) 소나무 밑에서 동자에게 물으니 스승은 약초캐러 가서
(지재차산중 운심부지처) 이 산속엔 계시겠지만 구름 깊어 어딘지는 모르겠네요

 

胡隱君(호은군을 찾아서) / 高啓(明初)

渡水復渡水 看花還看花(도수부도수 간화환간화) 물을  건너고 또 건너 꽃을 보며 또 보고

春風江上路 不覺到君家(춘풍강상로 불각도군가) 봄바람 강 길위에 불고 모르는 새 그대의 집에 닿았네

 

(김거사 들집을 찾아서) / (麗末鮮初) --後聯

立馬溪橋問歸路(입마계교문귀로) 개울 다리에 말 세우고 돌아갈 길 묻노라니
不知身在畫圖中(부지신재화도중) 이 몸 한폭 그림 속에 있는 줄 몰랐구나

 

6) 宿~(~지새며)

 

宿建德江(건덕강에서 지새며) / 孟浩然(盛唐)

移舟迫煙渚 日暮客愁新(이주박연저 일모객수신) 배저어 안개낀 강가에 대니, 날저물어 객의 시름 새롭네

夜曠天低樹 江淸月近人(야광천저수 강청월근인) 아득한 들판 하늘은 나무에 내려앉고, 강은 맑고 달은

                                                                    사람 가까이 다가오네

宿金壤縣(금양현에서 지새며) /高兆基(고려) --후반부

落葉埋歸路 寒枝帶宿煙(낙엽매귀로 한지대숙연) 낙엽 귀로에 쌓이고, 밤안개 차가운 가지에 서려 

江東行未盡 秋盡水村邊(강동행미진 추진수촌변) 강동땅 가도끝이 없고, 물가 마을엔 가을이 다하는데

 

宿樂安郡禪院(낙안군 선원에서 지새며) / 김돈중(고려 김부식의 아들)

偶到山邊寺 香煙一室開(우도산변사 향연일실개) 우연히 산자락 절에 닿으니, 열린 방에서 향불연기

林深惟竹栢 境靜絶塵埃(임심유죽백 경정절진애) 숲이 깊고 대와 잦나무만이, 고요함이 속세와 단절

 

7) 入~(~들어가)

 

奉使(임금의 명을 받들고 금나라에 들어가) / 陳澕(고려 이규보와 동시대) --前聯

西華已蕭索(서화이소삭)  중화는 이미 기울어 쓸쓸하고

北塞尙昏濛(북새상혼몽)  북방(金, 元)은 오히려 암담하네요

 

8) 歸~(~돌아가)

 

棄官(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 申淑(고려 의종 때 환관)

耕田消白日 採藥過靑春(경전소백일 채약과청춘) 밭갈며 날을 보내고, 약초캐며 청춘이 갔네

有水有山處 無榮無辱身(유수유산처 무영무욕신) 산과 물이 좋은데, 영화도 굴욕도 없도다

 

 

4. 누구에게 주는지 (寄~, 贈~, 呈~)

 

1) 寄~(~에게 부침)  : 지은이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주로 씀

 

夜雨*(비오는 밤 아내에게 부침/ 李商隱(晩唐)  --前聯    *제목이 夜雨寄北으로 된 데도 있음 

君問歸氣未有期(군무귀기미유기)  그대는 돌아올 날 묻지만 돌아갈 기약이 없다네

巴山夜雨漲秋池(파산야우창추지)  파산(巴山) 땅에는 밤비에 가을 못이 넘치고 있는데..

 

君實(벗 군실에게 부침) / 月山大君(예종의 왕세자였으나 성종에게 왕좌를 뺏김) --後聯
思君意不盡(사군의부진) : 그대 그리워 온갖 생각 끝이 없고

千里大江流(천리대강류) : 천리 큰 강물 흘러만 가는구나

/ 吳達濟(병자호란시 三學士 중 한분)

琴瑟恩情重 相逢未二朞(금슬은정중 상봉미이기) 금슬과 정이 막중한데도 만난지 2년도 못되어

今成萬里別 虛負百年期(금성만리별 허부백년기) 이제 만리 이별함에, 백년언약 저버리게 되었오

 

2) 贈~(~에게 줌) : 역시 지은이와 동년배나 아랫사람에게 주로 사용

 

山僧(산중에게 ) / 孤雲 崔致遠(신라 말) --前聯

僧乎莫道靑山好(승호막도청산호)   중아, 청산이 좋다 말하지 마시라

山好何事更出山(산호하사경출산)   산이 좋다면 왜 산에서 다시 나오시나

               

(스님에게 ) / 尹斗壽(조선 중기) --後聯

日長公館文書靜(일장공관문서정)  날은 길고 관청에 일이 한가할 때

時有高僧數往來(시유고승수왕래)  때때로 그대(高僧) 자주 왕래해 주네

 

3) 呈~(~드림)

江上張秀才(강위에서 장수재에게 드림) / 朴仁範(신라말)

風驅江上群飛雁(풍구강상군비안)  바람은 강위를 나는 기러기 떼 몰아가고

月送天涯獨去舟(월송천애독거주)  달은 하늘 끝에 외로운 배를 보낸다네 

 

 

5. 이별과 만남에 붙이는 제목

 

1) 送~( ~보내며)

 

黃學樓孟浩然*/ 李白(盛唐) --後聯

孤帆遠影碧空盡(고범원영벽공진)  외로운 배그림자 푸른 허공으로 사라지고

惟見長江天際流(유견장강천제류)  오직 보이는 건 하늘끝 아득히 흐른는 長江뿐

 *시벗인 맹호연이 벼슬하여 楊州로 떠남에 부럽고 섭섭한 마음에 황학루에서 전별(餞別)하며 지은 시

 

/ 三宜堂金氏(조선 正祖대 여류시인)

思君夜不寢 爲誰對明鏡(사군야불침 위수대명경) 임그리워 잠 안 오는데 뉘를 위해 거울을 대할꼬

小園桃李花 又送一年景(소원도리화 우송일년경) 작은 동산에 복사꽃 오얏꽃, 또 일년을 보내네

 

2)  ~(~이별하며)

 

校書叔雲* / 李白(盛唐)

抽刀斷水水更流(추도단수수경류) 칼뽑아 강을 끊어도 강은 다시 흐르고

擧杯消愁愁更愁(거배소수수경수) 잔들어 시름 씻어도 시름 더욱 시름겹네

  *李白이 교서랑 벼슬을 하여 떠나는 아저씨 李雲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여 마련한 송별()자리. 부러움과 섭섭함을 읊은

    시의 일부를 발체한 것인데, 지금까지도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梁州客館情人(양주 여관에서 정인과 이별하며) / 鄭誧(고려말) -後聯

落月半庭推戶出(낙월반정추호출)  지는 달 반쯤 드리운 뜰 문을 나서려니

杏花疎影滿衣裳(행화소영만의상)  살구꽃 성근 그림자 아래 위 옷에 가득

 

蘇判書世讓*/ 黃眞伊

流水如琴冷 梅花入笛香(유수여금냉 매화입적향) 流水는 거문고 가락에 싸늘, 매화는 피리소리에 향긋

明朝相後 情與碧波長(명조상별후 정여벽파장) 내일 아침 이별 후에도 정은 푸른 파도처럼 오래 가리니

  *한달간의 동거후 정든 소세양 판서를 떠나 보내며 지은 시로, 받들 奉자를 쓰는 '奉別'은 윗사람과 이별할 때 쓰는 용어라네요.

 

3) 逢~(~만나)  

 

江南李龜年(강남에서 이구년을 만나) / 杜甫(盛唐) --前聯

岐王宅裏尋常見(기왕댁리심상견)  기왕 댁에서 늘 보았고

崔九堂前幾度聞(최구당전기도문)  최구의 집에서도 여러번 들었었지

  *두보가 생을 마감하던 해(59세)에 강남 長沙 부근에서 왕년에 궁중에서 활약하던 명창 이귀년를 만나서 지은 시.

    옛날 화려했던 두사람이 전란을 피해 떠돌다 초라한 신세로 만나 감회가 깊었을 것임

 

故人(옛친구를 만나) / 西山大師

雲樹*幾千里 山川政渺然(운수기천리 산천정묘연) 만나고 혜어짐이 몇천리인고, 산천도 아득하구나

相逢各白首 屈指計流년(상봉각백수 굴지계류년)  만나니 둘다 흰머리, 손꼽아 흐른세월 세워보노라

    *雲樹之懷 : 수많은 만남과 혜어짐

 

4) 待~(~기다리며)

 

郎君(낭군을 기다리며) / 凌雲(조선 기생)

郎云月出來 月出郎不來(낭운월출래 월출낭불래) 낭군은 달뜨면 오신다더니 달떠도 아니 오시네

想應君在處 山高月上遲(상응군재처 산고월상지) 아마도 임 계신 데는 산 높아 달도 늦게 뜨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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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류영철 | 작성시간 15.01.04 題卞府使生日宴 을 춘향전을 읽을 때 아주 통쾌했었었지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작성자김헌식 | 작성시간 15.01.05 읽는데 한참 걸렸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가슴에 난초향이 가득하기를 ---입니다.
    박형(갑자기 호가 생각안남)의 가슴에도 난초향이 가득하시기를
  • 답댓글 작성자박영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1.06 읽는데 한참 걸렸다니 빼놓지 않고 다 읽으셨다는 야그네요.
    적절한 표현인지 몰라도 등산할 때 앞에 가는 이보다 뒤에
    따라가는 사람이 더 힘들지요. 단, 앞사람이 간데를 빠짐없이
    그대로 좇아가는 경우에만 해당되지만요..^^
    암튼, 대단한 독자가 있음에 한편 뿌듯하고 또한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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