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정문(否定文)
漢文에서 부정을 나타내는 글자는 不 이외에도 무수히 많습니다. 주로 쓰이는 자로는 無, 未, 莫, 非 등이 있으며, 勿, 毋 등도 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정을 나타내는 글자를 중복 또는 조합하여 강조나 강한 긍정을 나타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必, 須와 같은 부사를 함께 써서 부분 부정(~반드시~건 아니다)과 같은 용법으로 활용하기도 하지요.
1) ~不~
예 : 春眠不覺曉, 處處聞啼鳥 봄잠에 새벽된 줄 몰랐는데, 여기저기 새소리 들려오네
(唐 맹호연의 시 春曉 중)
空山不見人, 但聞人語響 텅빈 산에 사람은 뵈지 않고, 두런두런 사람 말소리만 들리네
(唐 왕유의 시 鹿柴 중)
花開不同賞, 花落不同悲 꽃이 펴도 함께 즐길 이 없고, 꽃이 져도 같이 슬퍼할 이 없네
不結同心人, 空結同心草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唐 여류시인 설도의 春望詞, 후련은 김억 번안)
只在此山中 雲深不知處 다만 이 산중에는 계시지만, 구름이 짙어 계신 데를 알 지 못합니다
(唐 가도의 尋隱者不遇 중)
不妨彈一曲, 只是少知音 거문고 한자락 타는 걸 막지 마시오, 다만 알아 주는 이 있을지.
(주어 생략) (고려 이자현의 시 樂道吟 중)
春雨細不滴, 夜中微有聲 봄비 가늘어서 방울짓지 못하더니, 밤중에야 작은 소리 들리네
(고려 말 정몽주의 시 春雨 중)
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항상 옛가락을 지니며, 매화는
평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조선 후기 심흠의 시)
*不須=不必 :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 客來敲戶不須應 ; 손님이 와도 꼭 응대할 필요는 없다
(고려 이규보의 시 杜門 중)
*不得不 : 2중부정으로 강한 긍정, must, 반드시
2) ~無~
예 : 不夢閑榮辱, 此外更無求 꿈꾸지 않아 영욕에 한가로우니, 이밖에 다시 구할 게 없다네
(장자의 시?)
結廬在人境, 而無車馬喧 오두막을 짓고 사람들 속에 살아도, 말과 수레소리 시끄럽지 않다네
(중국 東晉 시대 도연명의 시 飮酒 중)
無爲在岐路 兒女共霑巾 헤어지는 갈림길에서 아녀자 처럼 (눈물로) 수건을 적시지 마세나
(초唐 왕발의 시 送杜少府.. 중)
無邊落木蕭蕭下, 不盡長江滾滾來 끝없는 숲 낙엽 쓸쓸히 떨어지고, 다함없는 장강 유유히 흐르네
(唐 두보의 시 登高 중)
憶君無日不霑衣 임 생각에 하루도 (눈물로) 옷을 적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고려 정과정곡 중)
十五越溪女, 羞人無語別 열다섯살 개울 건너 소녀, 부끄러워 혜어질 때 아무말도 못했네
(조선 임제의 시 無語別 중)
3) ~未~
예 : 萬里長征人未歸 만리 원정 나간 사람(병사) 올아오지 않네 (唐 왕창령의 시 出塞 중)
遙憐小兒女, 未解憶長安 멀리 어린 자식들 가여워, 서울 그리는 마음 이해하지 못하리
(唐 두보의 시 月夜 중)
君問歸期未有期 그대는 돌아올 날 묻지만 기약이 없구려 (唐 말 이상은의 시 夜雨寄北 중)
男兒二十未平國 남아가 이십대에 나라를 평안케 하지 못하면 (조선 초 남이장군 북벌가 중)
草綠江南人未歸 풀은 푸르른데 강남간 이(낭군)는 돌아오지 않네. (조선 허난설헌의 시 寄夫.. 중)
4) ~莫(막)~
예 : 醉臥沙場君莫笑 취해 모래밭에 눕더라도 그대 비웃지 마소 (초唐 왕한의 시 凉州詞 중)
爲是爲非人莫問 옳다 그르다 사람들이여 묻지 마소 (고려 이제현의 鄭瓜亭 중)
憑君莫問生涯事 부탁이네만, (내) 살아가는 일 묻지 마시게 (조선 김굉필의 시 書懷)
鉛華不可棄, 莫是藁砧*歸 분단장 아니할 수 없네, 멀리 간 낭군 돌아오는 건 아닌지
*고침(藁砧) : 옛 詩에서 낭군을 부르는 은어 (조선 여루시인 권덕여 시 玉臺.. 중)
主人莫道無顔色 주인이여 무안하다 말하(道)지 마시오 (김삿갓의 시 無題 중)
*無知莫知(무지막지) ↔不學無識
5) ~非~
예 :子非異於人, 所益無一箇 자네도 보통사람과 다를 바 없고 보탬될 것 하나도 없다네
(고려 이규보의 시 言悔 중)
白髮非白雪, 豈爲春風滅 백발이 白雪이 아닐진대, 어찌 봄바람 분다고 없어지나
(조선 이행의 시 감회 중)
若非西伯獵, 長伴往來鴻 만약 西伯( 周 文王)이 사냥나오지 않았다면, 오랫동안 기러기나
벗하며 지냈겠지 (조선 정인인의 모친 시)
6) ~勿(물) ~
예 :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예가 아니면 보지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하지 말라 (논어 중)
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원하는 바 아니면, 남에게 행하지 말라 (논어 중)
7) ~毋(무)~
예 : 君毋謂宋遠, 回首一帆風 그대 宋나라가 멀다 마시게. 돌아보면 단 한번의 뱃길인 것을
(고려 최사제의 시 使宋船上 중)
凡我同胞兮 毋忘功業 무릇, 우리 동포들이여! 대업을 잊지마시오 (안중근 하얼빈가 중)
*長毋相忘 오랫동안(長) 서로(相) 잊지(忘) 마세(毋) : 歲寒圖에 찍힌 秋史의 낙관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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