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인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제사이자 잔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떼어 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또 포도주가 담긴 잔을 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1코린 11, 23-25 참조) 예수님은 그리고 나서 당신 자신을 십자가의 희생 제물로 바치심으로써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하신 이 말씀을 실제로 이루셨습니다.
미사는 바로 이를 기념하고 현재화하는 것입니다. 미사 때에 사제가 빵과 포도주를 들고 위와 같은 말씀으로 축성할 때에 예수님 친히 사제의 인격 안에 현존하시면서 빵과 포도주를 당신 몸과 피로 변화시키십니다. 또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것처럼 당신 몸과 피를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우리에게 영적 양식으로 내어주십니다. 그래서 미사를 '성체성사(聖體聖事)'라고 부릅니다.
인간적 눈으로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들은 이것을 신앙의 눈으로 받아들입니다. 미사 곧 성체성사를 우리는 '신앙의 신비'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미사는 단지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만을 기념하는 제사가 아닙니다. 미사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함께 기념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지 않으셨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이 우리 구원을 위한 희생으로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 생전의 말씀과 행동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예수님의 그 모든 삶이 진정으로 참되고 의미있음을 보증해준 사건입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미사 때에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인류 구원의 가장 위대한 사건 곧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라는 파스카 사건이 현재화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미사가 주는 가장 놀라운 은총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체성사인 미사를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요 정점"이라고, "우리 신앙의 요약이요 집약"이라고 가르칩니다. 다른 식으로 표현하자면 교회가 하느님께 바치는 최상의 예배가 바로 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