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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시(운영진)

전종호-다랑쉬오름

작성자관리자|작성시간26.06.15|조회수6 목록 댓글 0

다랑쉬오름

 

전종호

 

 

다랑쉬를 오르려면 새벽이어야 하리라

성산포 앞바다를 밟고 저벅저벅 다가오는

아침노을 그날인 듯 핏빛으로 물들며

저 아래 깊은 바다에서 어허라 둥둥

해가 떠오르네 어제의 슬픔이 타오르네

보름날이면 달맞이 놀이나 하던 마을이

까닭 없이 삽시간에 죽임과 죽음이 갇힌

동굴 속 검은 연기로 흩어진 비명과 울음

잊은 듯 숨긴 듯 지나간 숱한 날들이

무겁게 땅속으로 꺼지고 잦아든 세월에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해마다 들판에 채소들은 얌전히 자라고

울음이 고요히 살 속으로 스며드는 아침

저만치 뒤에서 허리에 손잡고 서 있는

한라산은 이마에 구름띠 길게 두르고

섬의 지난 일들을 아는 듯 모르는 듯

혼자 웃음을 흘리고 서 있네 그날의 슬픔

뼛속을 파고드는 통곡을 이기고 돌아오는

귤빛 아침 희망을 마주 잡기 위해서는

숨을 몰아쉬더라도 미명의 땅을 밟고

다랑쉬는 마땅히 새벽에 올라야 하리라

 

 

 

전종호1979한국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꽃들의 수작, 임진강, 어머니는 이제 국수를 먹지 않는다, 꽃 핀 자리에 햇살 같은 탄성이, 시산문집으로 히말라야 팡세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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