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로 참사 외 1편
이동환
건강이라고 다가 아녀
빨리 떠난 게 웬수여
알맞은 몸매 운동이라면 다 했어
마라톤뿐 아니라 울트라 경기까지 해낸 자였다니까
그자 환갑을 넘자, 건강도 내팽개치고 그만 확 가버렸다네
이걸 어쩌겠어
건강인들 무슨 소용 있겠는지
운동으로 다져진 정도의 몸
저 두 배쯤 되는 곰과 연 맺었으니
어찌나 힘들었을까
등골처럼 마른 논바닥 물 대기하다 그만 곤두박질쳤다지
보무도 당당한 다져진 알통 물줄기 잡고 봇도랑 물 댈 쯤~
그만 물 호수에 걸려, 순간
꼬인 줄 확 당겨버리자 꺾인 줄 손 고리가 돼
논두렁에 처박혀 버렸다지
좁은 수로에 거꾸로 쑤셔 박힌
물 곰 한 마리
치맛자락 덮어쓴 체
꼼짝달싹 못 하자
벼락 맞은 논둑 사내 힘겹게 외쳐대는 말
119 불러야 하나, 아니 크레인을 부를까
거구 건져내기 비명에 안절부절
갈지자걸음의 아낙은
그만 배꼽 빠지다가
끝장났다지
사 월 이십 일
강산 네 번에
해 세 번을 보태지는 날
순진이 발동한다
긴 머리 볼 가리며
오천 원 지폐도 차마 못 받아 가던 순동이
스무 배 넘는 거금을 빼가다니
뻔뻔한 공간의 흐름이다
송두리째 내민 진실
그 손마저 밀쳐내며 거부하는
순결이 시간의 청순함에 익어냈다
스스럼없이 길들인 변신은
정담 써 내린 달빛 시간에 가려진 건가
아님, 흐름의 약속인가
긴 세월 흔적만이 새롭다
그 누군들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없다
사십 세 번이나 넘겨 찾아내는
그날의 회상
매해 순회는 참 좋다
이동환|2003년 《문학21》로 등단. 시집으로 『길 잃은 시 한 구절』이 있음. 용인문학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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