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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배에 아파트까지" 中 유혹에 넘어갔던 김부장 1년만에.. 미국인들 열광시킨 한국 여성의 신기술

작성자학천/우병구|작성시간20.05.24|조회수1,100 목록 댓글 0

"연봉 3배에 아파트까지" 中 유혹에 넘어갔던 김부장 1년만에..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주명호 기자, 심재현 기자. 2020.05.20.



[MT리포트-중국 인력 블랙홀 '천인계획'] (上)


[편집자주] 미국 트럼프 정부가 미국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부품을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또다시 미중 무역전쟁의 전운이 감돈다. 중국의 반도체 사업은 더욱 '독자생존' 길을 걷고 한국 기술인력 사냥은 한층 노골화할 전망이다.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베끼는 것이 '더 낫다'고 믿는 중국의 한국 기술인력 스카웃을 집중 조명해본다.


김 부장은 왜 1년만에 중국에서 돌아왔나


국내 대기업 A사 출신인 김영철(가명,49) 부장은 2년 전 중국 땅을 밟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당시 중국의 한 디스플레이업체 자회사로 스카웃 됐는데 한국에서 받던 연봉의 2.7배와 자녀 교육비와 거주비를 별도로 제공받는 조건이었다. 무엇보다 김 부장은 '기본 3년' 계약에 추가로 얼마든지 고용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마음에 들었다. 김 부장은 고심 끝에 중국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하기로 했다. 한국의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자녀들까지 모두 데리고 중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김 부장은 단 1년 만에 중국의 실상을 뼈저리게 통감해야 했다.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을 스카웃 했던 중국 기업은 당초 제시한 조건과 달리 1년 만에 김 부장을 해고했다. 김 부장의 효용 가치가 기대 이하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일방적 계약 파기였지만 외국인으로 현지에서 소송을 하는 것은 엄두도 내기 힘들다"며 "최소 3년 이상 중국에서 경력을 쌓으려고 했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토사구팽' 알고도 떠나는 이유


김 부장의 사연은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중국 업체가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국 엔지니어들을 유혹해 고용한 뒤 필요한 기술만 빼내고 '토사구팽' 한다는 사실은 이제 정설이 되다시피 했다.

그런데도 한국 연구진과 기술진의 중국행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그만큼 중국의 한국 인력 스카우트가 블랙홀처럼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국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디스플레이, 반도체,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한국 인력을 사냥한다. 검증된 인력을 손에 넣는 것이 신기술 습득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무기는 돈이다. 막대한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은 기존 연봉의 3배 이상 고연봉과 거주비, 교육비 등 파격 대우를 내걸고 한국의 우수 인력을 빼가고 있다.

◇진화하는 스카우트 수법…"인력유출 집계 안 돼"


스카우트 방식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BOE 같은 중국 대기업의 한국 지사가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하거나, 국내 협력업체를 통해 소개 받던 방식은 지양하고 있다. '동종업계 재취업 금지' 같은 견제가 심해 이 방법을 썼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예 한국 업체가 이직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자회사나 연구기관, 컨설팅업체 소속으로 한국 인력을 위장 취업시키는 수법이 많이 쓰인다. 한국 업체들이 중국 기업으로 넘어간 자사 인력을 파악조차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8년 제기한 전직 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의 당사자였던 OLED 패널 관련 퇴직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쟁사인 중국 BOE의 협력사 청두중광전과기유한공사(COE)에 입사하면서 문제가 된 케이스다.

한국 법원은 당시 COE의 대주주가 BOE와 같고 회사 건물도 BOE 생산공장과 600m밖에 떨어지지 않은 데다 급여를 지급한 회사 이름이 은행거래 내역에 기재되지 않은 것 등을 이유로 BOE에 우회 취업한 것으로 판단해 '전직 금지' 처분을 내렸다.


◇中 연봉 20배 줘도 '남는 장사'…이직 막는 것 한계


업계에서는 중국업체들의 한국 기술진 대우가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나오지만 기존 연봉의 3~4배를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한국에선 경쟁이 치열하고, 정년보장도 어려워 중국을 기회로 여기고 이직을 택하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산업스파이'로 몰아세우는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한국 기술진에 대한 전략적 스카웃에 나선 지 10년이 훨씬 지났지만 아직 한국 기업들은 뾰족한 처우 개선을 해주지 못한다.

때문에 중국의 인력 사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에서 5년간 100명이 함께 개발한 핵심기술의 경우 기업이 지출한 연봉 기준으로만 해도 수 백억원의 값어치가 있는데 중국은 한국인 개발자 1명의 연봉으로 10배를 제시하더라도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셈이다. 설계도면 등 자료를 빼돌리는 행위는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라 처벌되지만 단순히 회사를 옮겨 노하우를 전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중요한 것은 인력 신진대사"…국내 여건 만들어야


지난해 한국으로 돌아온 김 부장은 중국 업체로부터 고용 계약 파기에 따른 위자료 명목으로 한달치 급여만 받았다. 중국으로 취업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김 부장은 한국 재취업은 꿈도 못 꾼다.

서광현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40~50대에 퇴직한 사람들은 중국으로 한번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고용을 유지하고 특허 기술개발에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게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노화욱 반도체산업구조선진화연구회장은 "중요한 건 전문 인력의 신진대사"라며 "매년 삼성과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인력이 수 백 명씩 나오는데 이들이 한국에서 계속 일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연봉 3배에 아파트까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에 중국 갔지만…



중국 기업들은 과연 어떤 조건을 내걸기에 한국 전문인력을 순조롭게 빼갈 수 있을까? 중국 기업들이 제시하는 카드의 면면을 보면 소득수준과 삶의 질이 한결 높은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거주지를 옮기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내건 한국 전문인력 채용조건을 보자. CATL은 당시 한국 배터리업체 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180만위안(약 3억1116만원) 수준의 연봉을 제시했다. 부장급 직원들이 한국에서 받는 평균 연봉이 1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연봉만 3배가 넘는다.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도 파격 조건으로 한국 직원들을 스카웃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 BYD는 고액의 연봉 외에 성과급, 숙소, 자동차 구입 보조금까지 다양한 조건을 내걸었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ATL은 10년전 만해도 기존 연봉의 10배까지 제시하며 한국 인력 모시기에 나섰다.

물론 최근에는 한중 양국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며 이 같은 몸값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2~3배는 기본이다. 여기에 대도시 아파트 임대료가 유난히 비싼 중국에선 주택 임대료와 자녀 국제학교 교육비 등이 추가로 붙는다. 한국을 오갈 수 있는 항공권까지 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금액만 1억원을 넘기도 한다.

이 같은 파격 조건이 얼마나 심각한 중국 엑소더스(대량으로 인원이 빠려나가는 현상)을 부를 수 있느냐는 통계가 있는 항공 조종사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7월까지 외국 항공사로 이직한 조종사 460명 중 80%에 달하는 367명이 중국 항공사로 이직했다.

그러나 중국의 파격 조건은 또 한편으로 위기 시 '해고 1순위'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한다. 단적으로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 사태 확산으로 경영난을 겪은 중국 동방항공이 한국인 객실승무원 73명을 무더기 해고한 게 대표적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파격 조건만 믿고 이직했다가 2~3년이 채 안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낭패를 겪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중국에서 근무하는 한국기업 주재원은 "중국의 한국인 채용조건은 겉으로 볼 때는 엄청난 조건이지만 정규직이 아닌 경우도 있는 등 한국인들이 잘 모르는 헛점이 많다"며 "계약을 갱신하지 못하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재취업하지 못하는 사례도 꽤 있다"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인재 사냥터' 美 막히자 韓으로…반·디 인력 사냥 나선 中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분야에서 한국 인재들이 다시 중국의 인재 사냥감이 되고 있다."

19일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한 임원은 중국의 인재 스카우트가 다시 활개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 15일 사전허가 없이 중국 화웨이에 반도체 칩을 공급할 수 없게 하는 수출규제 개정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해법이 자국 반도체 산업을 키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업계 한 인사도 "3~4년 전 정점에 달했던 중국 업체들의 한국 인력 쇼핑이 2018~2019년 미국의 잇단 제재에 다소 뜸해지는 듯하다가 올초부터 다시 노골적화하고 있다"며 "더는 미국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 차원의 전략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업체들이 노리는 한국 인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다.



과거에는 기술을 가진 사람을 원했지만 최근에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재까지 넘본다. 이미 기술 자체가 중국에 상당히 넘어가면서 기술개발을 넘어 실질적인 양산 단계에서 수율(생산품 가운데 합격품 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재를 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점화하는 국면에서 생산성만 높이면 해볼 만하다는 판단이 한국 인력 스카우트에 다시 열을 올리는 또 다른 이유가 됐다는 분석이다.

세계 5위이자 중국 1위 파운드리업체인 중신궈지(SMIC)의 경우 미국의 수출규제 개정 발표 직후 올해 43억달러(약 5조3000억원)를 설비 확장과 기술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수정 발표했다. SMIC가 올초 내놨던 투자 계획보다 34% 더 늘린 금액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증액된 투자금 가운데 상당액이 한국 기술진을 스카우트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본다.

SMIC는 회로선폭 14나노(10억분의1m) 제품의 시험 양산을 막 시작한 단계다.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인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의 7나노 양산 기술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감히 두 업체를 넘볼 수 없었던 시절에선 벗어났다는 평가다. 원천기술과 함께 생산성을 높이면 격차를 더 좁힐 수 있다는 게 SMIC의 입장이다.

디스플레이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업체들이 한국 인력이라면 수율을 10~20% 올릴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영입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애당초 미중 무역갈등이 중국의 전략산업 인재 확보 때문에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이 '제조 2025'의 중점사업으로 반도체를 선정하고 전세계 인재를 싹쓸이하자 중국의 급부상을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했다는 얘기다.

중국은 2008년부터 첨단산업 분야에서 '천인계획'(1000명의 인재 확보 계획)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기업 인재를 대거 스카우트했다. 이 과정에서 2018년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의 핵심인재 2명을 스카우트하려다가 소송에 휘말린 사건도 있다.

반도체 학계의 한 인사는 "올 들어 미국 정부가 중국의 '천인계획'을 겨냥해 칼을 빼든 게 중국의 한국 인재 확보전을 다시 부추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재 스카우트가 막히자 풍선효과로 주변국인 한국과 대만 인력을 스카웃하는 방향으로 중국이 눈을 돌렸다는 지적이다.

미국 검찰은 올 1월 나노 테크놀로지의 아버지로 불리며 노벨 화학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찰스 리버 하버드대 화학·생물학과 교수를 천인계획에 참여한 사실을 숨기고 지적재산권을 중국 우한이공대에 빼돌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미국 에너지부도 직원을 포함해 미국 정부와 계약을 맺은 연구자에게 중국 등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정부가 후원하는 인재유치 프로그램 참여를 금지하는 등 미국 정부 차원에서 중국의 천인계획을 정조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마냥 애국심에 호소하거나 중국행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행 수요를 억누르기만 할 게 아니라 국내에 남을 수 있는 유인책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3~4년 동안은 중국을 향하는 인재들을 어떻게 막을까에 집중했지만 효과가 낮았다"며 "국내 환경을 개선하고 맞춤형으로 지원해 중국행보다 한국에 남는 게 낫다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현 기자

박소연 기자 ,주명호 기자, 심재현 기자.


흐르는 물에 놓으면 끝…미국인들 열광시킨 한국 여성

머니코드 박유연 에디터


텀블러 크기의 수력 발전기

4시간 반이면 아이폰 2대 완충

미국서 큰 인기, 한국 등 세계시장 본격 공략


자연의 역습에 의한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만 낮은 수익성이 고민이다. 휴대용 수력발전기로 미국에서 2만 대 판매를 돌파한 이노마드의 박혜린 대표를 만났다.


◇휴대용 수력 발전기


이노마드는 ‘모둘형’ 수력 발전기 '이노마드 우노'를 만든다. 텀블러 크기로, 발전기와 배터리로 구성됐다. 흐르는 물에 설치하면 날개가 회전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5600 mah(밀리암페어) 용량 배터리를 4시간 반이면 충전한다. 아이폰 2대를 완충하고, led 조명을 30일 연속 켤 수 있는 용량이다.


“몸체에서 배터리를 분리해 사용하면 됩니다. 흔히 쓰는 휴대용 배터리 같습니다. 원하는 기기에 케이블을 연결해 사용하면 됩니다. 스마트폰이나 조명 외에도 영상기기, GPS 위치추적장비 등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는 기기는 모두 충전할 수 있습니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출처이노마드


캠핑 같은 야외 활동을 할 때 유용하다. 오랜 기간 밖에 나와 있어도 휴대폰이나 조명 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동적으로 흐르는 물에 설치하고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카누 같은 배에 장착한 뒤 액티비티를 즐기면서 적극적으로 발전을 할 수도 있다. 온라인몰(http://bit.ly/32GwoxD)을 중심으로 캠핑족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습니다. 미세먼지나 환경 문제가 무척 심각한데, 화석 연료 발전 탓이 큽니다. led 조명을 1시간 켜려면 석탄 1.5리터를 태워야 합니다. 이건 일부입니다. 발전소 인근이 아닌 서울에서 이 조명을 켜려면, 더 많이 태워야 합니다. 충남 당진 같은 지방에서 서울까지 전기를 보내는 데 중간에 30%가 손실되기 때문이죠. 이런 비효율적인 발전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소비자가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에너지 생산-소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가능하죠.”


                                        이노마드 우노를 전개한 모습 출처이노마드


-왜 물을 선택했나요.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은 발전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면적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가 가장 많다는 뜻이죠. 태양광의 경우 하루 중 제대로 발전할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합니다. 그마저 흐린 날은 불가능하죠. 반면 물은 24시간 흐릅니다. 태양광보다 좁은 공간에서 보다 많은 에너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풍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으로 수력과 동일한 전기를 생상하려면 엄청난 면적이 필요합니다. 저희 제품과 비슷한 크기의 날개로 풍력 발전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불가능합니다. 날개를 무척 크게 키워야 겨우 발전을 할 수 있죠. 바람도 태양광처럼 일정치 않습니다. 불다가 불지 않다가 하죠. 그러면 발전 효율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수력만큼 균일하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수단은 없습니다.”


                                흐르는 물에 이노마드 우노를 넣는 모습 출처이노마드


◇인도 배낭여행에서 아이디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브릭스(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가 뜬다는 얘기에, 휴학하고 9개월 간 인도 배낭여행을 떠났다. “왜 뜬다고 할까. 궁금했어요. 브릭스 국가 중 가장 흥미가 느껴진 인도를 택해 여행을 갔어요. 인구도 그렇고 기회요인이 정말 많아 보이더라고요. 특히 부족한 전력 인프라 망에 관심이 갔습니다. 인도는 대도시를 제외하면 전력에 소외된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요. 전력이 없으면 인터넷도 쓸 수 없어서 결과적으로 현대 문명에서 완전히 소외됩니다. 전력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와 자세히 알아봤다. 전세계 인구 1/3이 전력에 소외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근본 문제가 ‘싸게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기를 공급해야 한다’는 전력 공급 논리에 있더라고요. 몇 명 안사는 산골은 전기 보급할 이유가 없는 거죠.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자연 에너지를 이용해 각자 필요한 만큼 전기를 만들어 쓰는 거죠. 관련 일을 해보자. 결심했습니다.”


                                   이노마드 홈페이지 출처이노마드


조류발전기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들어갔다. 바다에서 밀물과 썰물 때 물이 들고 나가는 것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전남 진도 울들목에서 시범 프로젝트를 실시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외국에서 수출과 투자 문의도 왔다. 하지만 관광 상 미관이나 소음 등의 문제로 지역 사회와 협의가 어렵다는 게 문제였다. “스타트업 수준에서 관련한 허가를 얻고 협의를 진행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시야를 조금 좁히기로 했습니다. 허가나 협의 필요 없이 개인 단위에서 이뤄지는 자연 에너지 사업을 해야 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전력 소비가 파편화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했다. 예전엔 집, 사무실 같은 거주나 생산 공간에서만 전기를 사용했다. 지금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나오면서 사람이 활동하는 모든 장소에서 전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충전기를 갖고 다닙니다. 늘 전기가 필요하다는 뜻이죠. 충전기 꽂을 곳을 찾아 헤멜 게 아니라, 조금씩 발전을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이노마드는 디캠프 지원을 받아 무료 입주해 있다. 출처디캠프


◇미국에서 큰 인기


‘에너지(energy) 유목민(nomad)’ 시대. 뜻을 담아 회사 이름을 ‘이노마드(ENOMAD)’라 짓고 2014년 5월 창업했다. 박 대표 외에 조류발전 회사에서 일하던 개발자와 산업디자이너가 합류해 셋이 공동 창업했다. “제가 제품 기획과 전략 수립을 맡고요. 다른 두 사람이 각각 기술개발과 상품화를 담당했습니다.”


창업하고 얼마 안돼 한 벤처캐피탈이 제품 콘셉트만 듣고 투자해서, 개발비를 해결했다. 처음 발전 용량에만 집중했다. 지금 제품의 120배에 달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티 테이블’ 크기 발전기가 나왔다. “저희는 뿌듯했는데, 자자가 제품 보고는 ‘저게 휴대용이야?’ 묻더라고요. 차에 싣고 다닐 수 있으면 휴대용 아니냐고 되물었죠. ‘이럴 줄 알았으면 투자 안했다’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물 속에서 이노마드 우노가 돌아가는 모습 출처이노마드


‘휴대용’의 개념을 다시 생각했다. “제가 공급자 입장에서 제품을 바라봤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얼마짜리 용량 제품을 만들어 얼마에 팔아야겠다’ 생각만 하고 제품을 개발한 거죠. 그런데 조사 해보니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나 휴대용 조명을 충전할 수 있는 전기면 충분하더라고요. 그만큼 제품 크기는 줄어들어야 하고요. 그 이상의 용량은 필요 없는 거죠.” 


2년만에 소비자 니즈를 제대로 반영한 제품을 만들었다. 서울 청계천에서 3개월 간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청계천의 흐르는 물로 전기를 생산해 킥보드 등을 충전했다. 국내 언론보다 외신이 주목했다. CNN에 출연하기도 했다. “개인 차원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이란 개념에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곧 캠핑 수요가 많은 미국의 유통업체에서 제품 공급 제안이 왔습니다.”



                                       이노마드 우노 제품 이미지 출처이노마드


미국 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수요 조사를 다시 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캠핑장을 2개월 간 돌면서 300명을 심층 인터뷰했습니다. ‘텀블러 크기로 개발해달라’ ‘어떤 원리인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같은 답변이 나오더군요.”


미국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지금의 발전기가 나왔다. 2017년 킥스타터를 통해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았고, 아마존 등에서 판매량이 2만개를 넘어섰다. 280달러(미국 달러, 원화 환산 33만원)의 가격에도 많은 캠퍼들이 찾고 있다. “매출의 99%가 미국에서 나옵니다. 유독 미국에서 인기가 많네요.”


-왜 미국에서 인기가 많을까요.


“미국 캠퍼들은 다녀간 자리에 최대한 본인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 자연친화적인 캠핑을 지향합니다. ‘어떻게 하면 자연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까’ 고민하죠. 캠핑 현장에서 전기 만든다고 휴대용 디젤 발전기를 돌리면 대기나 토양 오염을 만듭니다. 반면 저희 발전기는 아무런 오염을 만들지 않죠. 원래 자연의 일원이었던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많은 고객이 각자 SNS 계정에 리뷰를 올려주시면서 입소문이 많이 났습니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 출처디캠프


◇글로벌 신규 아웃도어 브랜드 선정


미국을 넘어 전세계를 바라본다. 지난 1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웃도어 트렌드쇼 중 하나인 ‘ISPO’에서 ‘올해의 신규브랜드’로 선정됐다. 나이키 등 전세계 모든 관련 업체들이 참여하는 행사인데, 선발된 15개의 올해 신규브랜드 중 아시아 기업은 이노마드가 유일했다.


수상 이후 유럽에서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유럽 리조트나 호텔들 보면 ‘에코 투어리즘’을 표방하는 곳이 많습니다. 호텔이나 리조트 내 캠핑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관련 제품을 대여해 친환경 캠핑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거죠. ISPO 수상 이후 우리 제품도 그런 목적에서 호텔이나 리조트들로부터 구입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미국이 개인적 수요 중심이라면, 유럽은 대량 주문이 가능한 환경인 거죠. 독일과 스위스에선 공장 견학 요청까지 왔어요. 올해 좋은 소식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까지 제품을 검증받는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판매를 하는 단계입니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 때문에 각종 만남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데요. 빨리 이 사태가 끝나서 유럽 업체들과 얘기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의류브랜드 ‘파타고니아’와 제휴도 시작했다.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 중 하나로 각인돼 가고 있는 것이다. “꾸준히 공익적인 연구를 하는 곳을 찾아 제품 기증도 하고 있습니다. 아마존 생물탐사팀, 포르투갈 기후변화 연구팀 등에 무료로 지원하죠. 이 분들이 제품을 써보고 각자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리뷰를 올려 주고 계십니다.”


                                         이노마드 우노 활용 모습 출처이노마드


◇미국 성공 발판으로 국내 시장 공략


관련한 교육 콘텐츠도 만든다. 20~40분 분량으로 간단한 제품 사용법을 보여 주면서 지속가능한 환경보호 내용을 담은 영상이다. 별도로 콘텐츠만 공급해 달라는 요청이 올 정도로 내용을 인정받고 있다. “여러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개인적으로 교육부 산하 미래교육전문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활동할 기회도 얻었는데요. 지속가능한 발전과 관련한 평소 생각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는 이제 본격화하는 단계다. 온라인몰(http://bit.ly/32GwoxD) 등 입점을 진행하면서, 경남 하동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전국 자연 휴양림 등에 방문객 대여용으로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제품 측면에선 대용량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각 가정마다 있는 땅 속 상하수도 시설에 제품을 설치해 대용량으로 전기를 만들어 전기차 충전 등에 쓰는 것이다. “상하수도에서 흐르는 물의 양이 꽤 됩니다. 지금 제품과 비교할 수 없게 많은 전기를 만들 수 있죠.


대규모로 농업용수를 쓰는 농장의 물 흐르는 곳에 설치하면 비닐하우스 등에 쓰는 전기를 만들 수 있고요. 지속적으로 많은 물이 흐르는 양식장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청계천 같은 지역 하천에 설치해서 킥보드 같은 전기 이동수단 충전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 제품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다른 계획은요.


“항상 휴대할 수 있는 발전기도 출시할 계획입니다. 사워할 때, 손 씻을 때, 설거지할 때, 청계천 같은 곳에서 쉴 때 등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언제든 충전할 수 있는 발전기죠. 아침에 일어나 밤에 잠들 때까지 항상 휴대하며 충전하는 개념입니다. 그렇게 전기를 모아 휴대폰 충전 등에 쓰면 됩니다.”


-다른 창업자가 참고할만한 기업가의 덕목을 꼽아 준다면요.

“기술 트렌드와 시장 기회를 빠르게 캐치하는 능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 일에 사회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려워도 신념을 갖고 버틸 수 있습니다.”


/박유연 에디터


[단독]KT-LG전자-LGU+, 인공지능 '원팀'으로 뭉친다

동아일보 곽도영 기자 2020.05.25. 



[커버스토리]국내 대표 ICT기업간 협업 급물살


KT와 LG전자, LG유플러스 등 3사가 손잡고 ‘인공지능(AI) 원팀’을 발족한다. 올해 초 SK텔레콤-삼성전자-카카오가 AI 연합체를 꾸린 데 이어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간 두 번째 AI 협력 전선이 구축된 것이다.

○ 구현모 취임 첫 승부수, 하현회가 받았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LG전자, LG유플러스는 각 사가 보유한 AI 기술 및 인력 등을 공유하고 제품군에도 서로의 AI 서비스 탑재를 추진하는 등 국내외 AI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이달 체결한다. 최근 구현모 KT 사장이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3사의 협업을 적극 제안해 급물살을 탔다.

앞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포함한 3사 간 AI 초(超)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외 국내외 ICT 업계로도 협력 전선을 넓혀가겠다고 했던 만큼 이번 KT 등 3사의 연합이 SKT 연합과 경쟁구도를 이룰지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통신사, 제조사, IT 기업 등 업종이 다른 회사들이 AI 연합 결성에 나서는 배경에 회사별로 보유한 AI 데이터와 상용화 플랫폼의 한계가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통신사를 넘어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지만 주력 AI 플랫폼은 인터넷TV(IPTV)와 음성인식 스피커를 기반으로 한 ‘기가지니’ 서비스에 한정돼 있다. 음성인식 AI 기술은 발전해 왔지만 보다 넓은 일상으로 확대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세탁기나 건조기 등 생활가전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씽큐(ThinQ)’ 제품 라인업에 주력 중인 LG전자나, 아예 자체 AI 브랜드 없이 구글 네이버 등 IT 기업과의 제휴에 집중해 온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번 3사의 연합으로 업계에서는 LG전자의 가전에 KT의 AI 플랫폼을 연동한 ‘씽큐 지니(가안)’와 같은 통합 브랜드 출시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 ‘우리끼리 싸우다 다 죽는다’ 적과의 동침 불사

미국의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나 중국의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 등 글로벌 IT 패권 기업들이 AI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SK텔레콤 연합을 발표한 박정호 사장도 당시 “국내에서 잘하는 플레이어들의 능력을 합치지 않으면 글로벌에 다 내주게 된다”며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도 상당히 동의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국내 업계에 위기감이 공유되면서 통신 시장의 오랜 경쟁사인 KT와 LG유플러스가 협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까지 양 사 간 성공적인 합작 사례는 2017년 7월 LG유플러스의 KT 지니뮤직 공동 투자 정도다. 당시도 통신이 아닌 새 시장이었던 음원 유통 분야에서 손을 잡은 것이었다. 현재 지니뮤직은 음원 플랫폼 시장에서 멜론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가전 등 기존의 시장이 정체되고 기업들이 AI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면서 ‘우리끼리 싸우다간 다 죽는다’는 인식이 내부적으로 고조되는 것 같다. 특히 AI 플랫폼에서는 각 사의 데이터와 기술 공유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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