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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부처님, 그분 25-마지막 나날들

작성자도문3|작성시간26.06.05|조회수0 목록 댓글 0

부처님, 그분

마지막 나날들

 

세존의 입멸을 그린 대반열반경은 부처님 생애의 마지막 몇 달 동안에 일어났던 사건들을 빠짐없이 소상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제 세존께서는 팔십의 고령에 이르셨고, 그의 두 수제자 사리푿타와 마하 목갈라나는 이미 석 달 전에 입적했다. 고타미 파자파티, 야소다라, 라훌라도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었다.

 

이때 부처님은 베살리에 계셨다. 우기가 닥쳐오고 있었으므로 많은 비구 대중과 더불어 우기를 나기 위해 벨루바로 가셨다. 거기서 중병이 부처님을 엄습하여 심한 통증을 일으켰으나 세존께서는 침착한 가운데 마음챙김[正念]을 유지하며 이를 견디셨다. 바로 죽음의 문턱에까지 이르렀지만 승가대중에게 유훈도 남기지 않고 입적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셨다. 그래서 엄청난 의지력으로 병과 싸워 이겨내심으로써 생명의 가닥을 이어 나가셨다. 점차 병환이 호전되어 얼마간 회복되자 그분은 시자인 아난다 존자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야! 이제 나는 늙고 나이도 많다. 내 여행은 이제 막이 내려지고 있다. 수명은 다 차서 이제 여든에 접어들었다. 아난다야! 낡은 수레를 굴리려면, 가외로 신경을 많이 써야 되는 것처럼 여래의 육체도 의지력을 많이 기울여야 간신히 지탱할 수 있다. 여래의 육신이 편안하려면 여래가 바깥 경계에 마음을 써서 속세의 희로애락을 같이 나누어야 하는 이 고된 일을 그만두고 무상삼매(無相三昧)에 들어 거기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

 

아난다야! 따라서 그대 자신을 섬으로 삼을지니라. 그대 자신을 의지처로 삼을지니라. 남을 의지처로 기대서는 안 되느니라. 법을 섬으로 삼고 굳게 붙들지니라. 법을 의지처로 삼고 굳게 붙들지니라. 다른 어떤 피난처에도 의지하려 들어선 안되느니라. 아난다여! 지금도, 내가 간 다음에도, 누구든지 자신을 섬으로 삼아야 할 것이며,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야 할 것이며, 어떤 바깥 피난처에도 의지하려 들어서는 안되느니라. 아난다야! 이렇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내 제자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사람이 될 것이니라! 다만 그들은 모름지기 정진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니라.”

 

벨루바를 떠나 부처님께서는 마하바나로 여행을 하셨고, 거기에서 베살리 근처에 머물고 있는 승려들을 모두 모이게 하셨다.

비구들이여! 나는 법을 깨달았고, 그 법을 그대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그대들은 법을 잘 알아 이를 닦고, 실천하고, 명상하고, 널리 펴도록 하라. 이 세간에 대한 연민에서, 그리고 신들과 인간들의 선과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법문을 마치셨다.

 

내 나이 이제 가득 차서 생은 얼마남지 않았다. 나는 너희들을 떠난다, 오로지 나 자신을 의지처로 삼아서 나는 가노라. 비구들이여! 방일(放逸)하지 말고 힘써 마음 챙기며 계율을 잘 지켜라. 생각을 잘 가라앉히어 자신의 마음을 주의깊게 살펴라! 이 교법과 계율을 싫증내지 않고 굳건히 지니는 사람은 생의 윤회를 벗어나 고를 끝내게 될 것이다.”


병에 지쳐, 허약해진 몸으로 세존께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아난다 존자와 수많은 대중을 동반한 채 여행을 계속하셨다. 이렇듯 길고 피곤한 마지막 여행 중에서도 부처님은 남을 보살피는 마음을 결코 잊지 않으셨다. 마지막 공양을 올린 대장장이 춘다에게 법문을 설하여 제도하시고, 또 도중에 만난 알라라 칼라마의 제자 푸쿠사를 위해서도 가던 길을 멈추고 일일이 질문에 대답하여 제도함으로써 그를 부처님과 법과 승단을 따르는 제자가 되도록 해주셨다.

 

세존께서는 드디어 쿠시나라(또는 쿠시나가라)의 말라스마을에 있는 사라나무 숲에 도달하셨다. 바로 그의 길고 먼 여행의 종착지였다. 이곳이 마지막 휴식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계신 부처님께서는 아난다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위해 두 사라나무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두고 누울 수 있도록 자리를 펴다오.”

 

그리고선 마음챙김[正念]과 평온을 이루신 채 한 다리를 다른 다리에 포개고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자리에 누우셨다. 다시 아난다 존자에게 일러 말씀하시기를

 

크거나 작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사람, 계율을 따라 걸음으로써 생활에 흠이 없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값진 경의로 여래를 올바로 존경하고, 예배하고, 경모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아난다여! 그대는 크거나 작은 의무를 이행하는 데 성실하라. 계율에 따라 걸어서 삶에 흠이 없게 하라. 아난다여, 이와 같이 해서 너 자신을 스스로 닦아나가라.”라고 하셨다.

<부처님, 그분-생애와 가르침- 피야다시 스님 지음/ 정원스님 옮김/ 고요한 소리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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