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변(勘辨)
23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師 因入軍營赴齋할새 門首에 見員僚하고
師指露柱問호대 是凡是聖가 員僚無語어늘
師打露柱云, 直饒道得이라도 也祇是箇木橛이라하고
便入去하니라.
《해석》
임제 스님이 군부대에 재가 있어서 초대를 받아 갔을 때다.
문 앞에서 군인을 만나자 천막 기둥을 가리키며 물었다.
“이것이 범부인가? 성인인가?”
군인이 아무런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 기둥을 두드리며
“설사 잘 대답했더라도 다만 한낱 나무토막일 뿐이다.”
하고는 곧 들어가 버렸다.
《강설》
장난꾼 임제여,
군 막사에서 경비를 서는 졸병에게 그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달마를 모르는 어느 시골 아낙에게
달마 불식(不識)의 도리를 열심히 설파하던 어느 도반이 생각난다.
군인도 임제도, 도반도 아낙도 모두가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이곳에 이르러서는 나 또한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문수경전연구회 강좌》
23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師(사) 因入軍營赴齋(인입군영부재)할새
門首(문수)에 見員僚(견원요)하고
師指露柱問(사지노주문)호대 是凡是聖(시범시성)가
員僚無語(원요무어)어늘 師打露柱云(사타노주운),
直饒道得(직요도득)이라도 也秖是箇木橛(야지시개목궐)이라하고
便入去(변입거)하니라.
여기 장난꾼 같은 임제스님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인데,
한낱 나무토막이로다, 제목을 그렇게 달았어요.
‘師(사) 因入軍營赴齋(인입군영부재)할새’,
군영, 막사, 군부대에 들어가 가지고 재를 지냈게 됐어.
그 당시 전쟁도 많이 일어나고 사람들도 많이 죽고 하다 보니까
재를 늘 지내게 되지요.
‘門首(문수)에’, 그 입구에서
‘見員僚(견원요)하고’, 보초병을 보게 됐어.
원요는 보초병을 얘기합니다.
그 무식한 보초병이 뭘 알겠어요?
그런데 ‘師指露柱問(사지노주문)호대’,
임제스님(師)이 그런 사람에게 막사에 드러난 기둥을 가리키면서
‘是凡是聖(시범시성)가’, 이게 범부냐 이게 성인이냐 하고 그렇게 물었네.
‘員僚無語(원요무어)어늘’,
그 보초병이 있다가 아무 말이 없지.
노장이 와서 기둥을 보고 이게 범부냐 성인이냐 라고 물으니까
전혀 상식 밖의 소리죠.
그러니까 ‘師打露柱云(사타노주운)’,
그 노주[기둥]를 괜히 막대기로 치면서
‘直饒道得(직요도득)이라도’, 설사 한마디 일렀다 하더라도
‘也秖是箇木橛(야지시개목궐)이라하고’,
이것은 다만 그저 나무 막대기에 불과하다 하고
‘便入去(변입거)하니라’, 곧 들어가 버렸다.
그 ‘나무 막대기에 불과하다’고 한 것은
보초보고 하는 소리인지 아니면 그 노주보고 하는 소린지.
아무튼 이건 재미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임제스님도 도를 아무데서나 표현할 수 있겠는가, 좀 그렇기도 해요.
그러면서도 보초에게 한번 법거량을 해 봤다고 하는 이러한 것을
빠뜨리기가 아까워서 아마 제자들이 기록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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