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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의 역사바로세우기? - (1)

작성자연세교회사|작성시간09.07.15|조회수130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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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ota 2007-01-23 00:06:56, Hit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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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서울대 의대의 역사바로세우기? - (1)



우리가 1907년 대부흥운동에만 관심가지고 있던 사이
<교회사>와도 그 내용이 많이 중첩되는 <의료사>분야에서는
1907년 설립된 <대한의원>이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었네요.
함께 흥미로운 주제를 나누고자 두서없이 글을 써봅니다.

최근 서울 의대는 세브란스의 새병원 건축과 최고수준의 인프라 확보에 다소 위협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 초 서울대병원은 황우석-안규리 팀의 배아복제 센터가 망하는 바람에 국제적인 망신을 떨기도 했죠.

승표와 작년에 구(舊) 대한의원(1907)과 총독부 산하의 경성의학전문학교가
있던 혜화동(연건동) 서울대 병원의 <의학박물관>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참 재미있는 브로셔를 하나 받아 왔습니다.
<백년을 다져온 인술 - 천년을 함께할 희망>이라는 제목과 함께
<대한의원 100주년 - 제중원 122년>이라고 써있는 특별 안내책자였습니다.
이 책자는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사업추진단>에서
발행한 것이었습니다.
그밖에도 제중원이 서울대병원의 뿌리임을 홍보하는 홈페이지도 만들어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http://daehan.snuh.org/ )
병원 곳곳에는 <서울대병원 2006년 브랜드 가치 1위>라는 내용의 플랭카드가 많이 걸려 있었습니다.  
아마도 근대의학 분야에서 만큼은 한국 최고(最古)가 곧 한국 최고(最高)임을 의미한다고 볼때,
서울대 의대는 역사적 문제 뿐 아니라 자신들이 한국 최고(最古最高)의 병원이어야 한다는 강박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대 병원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초의 근대식 병원이자 의학교육기관이었던 광혜원(廣惠院), 제중원(濟衆院)이 고종의 하명에 의해 설립된 만큼 왕립, 즉 국립의 뿌리이며, 국립병원의 최고 정통성을 계승하는 서울대 병원이 그 계승자라는 것입니다.
책자를 보면 <서울대병원과 역사 바로세우기>(7쪽)라는 제목도 등장합니다.
이 말은 연세대가 자신들의 모체를 제중원(1885)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마치 일본의 역사왜곡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처럼 그릇된 주장이라는 뜻이라도 되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 의대가 갑작스럽게 이러한 <역사바로세우기>를 주창하고 나선 것은
앞서 말했듯이 세브란스와 연세의 대약진에 위기의식을 느낀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왜냐하면 그러한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는 곧바로 대중들의 맹목적인 신뢰도와 명성으로 이어지고, 결국 막대한 수익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현실적인 문제일 수 있습니다. 또한 한국 최고라는 명예와 자부심을 걸고 포기하기 싫은 지푸라기라고나 할까요?

또 한가지는 서울대 전체가 지니고 있는 역사적 뿌리의식의 딜레마적 혼동 심리가
왜곡, 굴절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즉 뿌리의식의 심각한 괴리감 내지는 공백감을 느낀 결과, 구한말의 역사까지 한꺼번에 소급해 그 컴플렉스를 해소해 보고자는 하는 작태인 것입니다.  

해방후 서울대는 미군정 정부 관료와 더불어, 사학계(私學界) 명사였던 언더우드2세 원한경 박사, 3세 원일한 박사, 그리고 연세대 초대총장이셨던 백낙준 박사 등이 주도한 <국립대학설립안(국대안)>의 소산물이었습니다.
1946년에 미군정 영관장교를 초대 총장으로 하여 개교한 학교죠.
하지만 이 학교는 혜화동 일대의 <경성제국대학>과 <경성의학전문학교>, <경성공업전습학교>, <경성상업전문학교> <경성법률전문학교> 등 수많은 총독부의 관제학교들을 통폐합 하여 만든 학교입니다.
그렇다 보니 그 학교들의 교수요원과 조직, 학교건물, 그리고 선후배 간의 인적 고리 등이 그대로 계승된 학교였습니다.
말이 1946년에 개교한 것이지. 사실상 일제 총독부 학교의 후신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
한국의 최고학부라고 자화자찬하는 서울대법대의 경우는 <경성제대법문학부>와
<경성법률전문학교>가 통합되어 계승되던 바람에 두 동창계열이 서로가 정통이라며 오랜 기간 갈등하고 싸웠다고 하더군요. 어디가 오리지날일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렇다 보니 서울대는 자신들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일제 경성제국대학>이라고 공식표명할 수 없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학교 공식적 연혁은 아무리 소급해 보아도 1946년이 그 시작인 것입니다.
이러한 역사적 컴플렉스에도 불구하고, 출세길과 관련한 과거 <경성제대>의
명성과 우월의식 만큼은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랑하며 훌륭히 계승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컴플렉스와 우월감이 병존하는 이중적 정서가 집단화 되어 결국 그들의 엘리트 집단 의식이 그것마저 부정하고 싶게 만든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튼 이러한 복잡한 역사적 뿌리의식의 페닉 상태로 인해 서울대 의대는
이러한 말도 안되는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에 올인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907년 헤이그 밀사사건의 실패 이후 강제 퇴위당한 고종...
바로 그러한 고종에 의해서 1907년 서울대 병원의 뿌리인 <대한의원>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말이 '고종의 설립'이지, 남산 아래 통감부에서 실제적인 지배자로 군림하던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통제 아래 세워진 일제의 관립병원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물론 지석영과 같은 훌륭한 한국인 근대의료진이 그 실무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당시 고종의 도장이 찍인 모든 문서는 요식행위였을 뿐 이토의 최종결제를 거쳤습니다. 게다가 대한의원 건물 또한 통감부의 예산이 다수 투입되고 일본인에 의해 세워진 일제의 유산인 것입니다.
작년에 대한의원에 가봤더니, 최근에 그려놓은 것으로 보이는 태극문양이
지붕 곳곳에 조악하게 조성되어 있더군요.
그들의 뿌리에 대한 역사적 컴플렉스를 어떻게든 덮어 보려하는 애처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그 대한의원이 자연스럽게 2년 뒤 한일병합 직후부터는 <총독부 산하 관립병원>으로 운영되다가 <경성의학전문학교>를 설립하며 더욱 확장된 것입니다.
그 기관이 해방 직후 서울대 의대가 되었다면 통감부에 의해 주도된
<대한의원>을 역사적 뿌리로 여기는 것이 상식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책자에도 <제중원 122년>을 <대한의원 100년> 뒤에 슬며시 끼워넣은 것을
보면 그 궁색한 명분과 꺼림칙한 냄새를 느끼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오랜 만에 집 청소를 하다가 작년에 가져왔던 <소책자>를 발견했는데
마치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찾은 듯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최근 서정민 선생님과 의대 박형우 교수님이 만나
서울대의 이러한 움직에 대해 어떻게 비판할지 논의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또 최근에 의대 의료사연구센타의 박윤재 박사님(혜원이 연세지선배)이
기념관을 찾아와 주셔서,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시금 반추해 이야기해 보았기 때문입니다.
작년에 승표와 함께 의아스럽게 관찰했던 <서울대의대의 역사바로세우기> 문제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의 의제로서 논의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최근 세브란스 측은 <제중원>의 이름 사용과 관련해 <상호사용금지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라고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제중원>을 둘러싼 서울대와 우리학교 간의
보이지 않는, 또 소리없는 역사 전쟁이 조속히 마무리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개인적인 바램을 말하면, 1885년 알렌에 의해 설립되고, 언더우드, 헤론, 빈튼, 에비슨 등에 의해 발전, 계승된 제중원이 1902년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어져 오늘의 연세대학교가 되었다는 역사가 명실상부한 정사(正史)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아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

서울대가 제작한 문제의 소책자를 스캔해서 올려 놓으니
즐감하시길 바랍니다. ^^

그럼...

독립문 현저동에서...
홍이표...  

손승호 (2007-01-23 21:15:07)
아 난 또 두타라고 하길래 어디서 이런 뉴페이스가 등장했나 싶었습니다.... 만... 역시 형이셨군요. 역시 형 스바라시 하십니다.
mustard 洪 (2007-01-25 18:12:22)
원래 두타(DOOTA)라는 닉네음은 내가 처음 사용한건데, 이표가 빼앗아가버렸지.... 하긴 난 이미 'mustard 洪'이라는 닉네임을 먼저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미련없이 줘 버렸다....ㅋㅋ 아무튼, 오랜만에 '신동아'의 재밌는 기사도 읽고, 작년 봄, 서울대 병원에서 보냈던 기억에 젖게 되는군. 서울대 의학박물관 한번 가보길... 아주 재밌다. 박물관 첫 관문에 들어서면 제일먼저 보이는 사진이 옛 '광혜원' 사진이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옆에 복원되어 있는 바로 그 건물이다. 그런데, 서울대 박물관에서도 이 건물이 자신의 모체라고 당당히 걸어 놓았으니 재밌기도하고 어이가 상실되기도 한다.
소위 엘리트라 하는 사람들... 똑똑한 사람들이 역사 왜곡에는 더욱 치밀하고 정교한 법이다. 정신차리고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자. 역사가는 '증언자'이다. 하지만 때론 사기꾼(거짓말장이)이 될지도 모를 유혹과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다. 그 사이에서 늘 불안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가 바로 '역사가'다. 정신 빠짝 차리지 않으면 어느새 우리는 '거짓말장이'가 되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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