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엔카 정보 방

한국의 트로트와 일본의 엔카

작성자유덕인|작성시간07.04.24|조회수441 목록 댓글 1
한국의 트로트와 일본의 엔카

 정보통신학과 서지성

 

  한국과 일본의 대중음악은 장르는 비슷하지만 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서적인 느낌은 사뭇 다르다. 이에 대중가요의 정서를 알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트로트'와 '엔카'라는 대중문화를 비교해 봄으로서 조금은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트로트가 일본의 엔카라는 음악의 아류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① 트로트와 엔카의 유래

 트로트 :

☞ '트로트(Trot)'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바쁜 걸음으로) 뛰다"는 의미를 갖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산보(散步)하다'는 의미로도 쓰이는 단어다.

 일본에서는 보통 빠르기의 템포를 가진 엔카를 안단테 트로트(Andante Trot), 조금 느린 템포의 엔카는 미디엄 트로트(Medium Trot)라고 표기하는데, 엔카(演歌)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인 트로트(Trot) 리듬이 다름 아닌 1914년 ~ 1917년 사이에 미국에서 생겨난 댄스리듬인 폭스 트로트(Fox Trot)라는 것이다. "폭스 트로트"란 미국에서 태어난 보통템포 정도의 래그타임곡이나 재즈 템포의 4분의 4박자 곡으로 추는 사교댄스의 스텝, 또는 그 연주 리듬을 말하는데. 1917년경 가장 보편적인 댄스음악이었을 뿐만 아니라, 한때는 댄스음악의 대명사처럼 불리기도 했다.

 오늘날 엔카의 시조라 할 수 있는 '고가마사오'라는 사람이 있다.

 '고가마사오'는 그 이전 다른 작곡가들이 리듬형태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던 틀을 깨고 자신의 음악에 "폭스 트롯트(Fox Trot)"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템포가 빠른 것을 quick fox-trot, 느린 것을 slow fox, slow trot 등으로 불렀는데, 고가마사오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폭스 트로트로 표기하다가, "사케와 나미타까 타메이키까(酒 淚 溜息)"를 발표하면서부터 '폭스'를 떼어버리고 [트롯트(Trot)]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엔카 :

☞ 엔카란 일본인의 고유한 정서를 담아 만들어 부르는 신식 가요형식을 일컫는다.

 초기의 엔카의 형식은 서양 곡에 가사를 따로 붙여 노래한 번안 곡이거나, 일본의 민속음악인 부시(節) 형식의 노래들이 대부분이었다.

 가요 초창기, 레코드가 아직 일반적으로 보급되기 전인 1910년경 번안 곡이든 창작곡이든 노래 가사만 인쇄해서 바이올린을 켜면서 거리로 돌아다니며 노래 가사 집을 팔던 사람들이 있었다.

다름 아닌 그들은 엔카시(艶歌師)였다.

오늘날 엔카(演歌)라는 용어가 원래는 엔카(艶歌)였다는 사실은 이미 밝힌바가 있다.

그래서 가사 집을 팔러 다니던 거리의 악사들을 演歌師(엔카시)가 아닌 艶歌師(엔카시)라고 썼던 것이다.

 일본 가요계는 훗날 일본 유행가요에 이름을 붙일 필요를 느끼게 됐고 보다 일본적인 이름을 찾다가 艶歌에서 착안해, 이와 발음이 똑같은 演歌라는 말로 고쳐 쓰게 됐다고 한다.

 

 ② 음계의 차이

 트로트 : 단조 5음계가 유행

 엔카 : 장조 5음계와 단조 5음계(요나무끼 장조, 요나무끼 단조로 분류)

☞ 트로트의 단조 5음계는 비롯 일본의 장, 단조 7음계의 수용과정에서 얻어진 음계지만, 이것을 남성적/여성적의 대창으로 이해될 때 조선조 전 시기에 사용되어진 장조 5음계에 대한 대칭이 되는 음계로 조선조의 남성적 유교적 이념으로 볼 때 단조 5음계가 발생하였더라도 이를 허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③ 음고유동(바이브레이션) :

 트로트 : 음고 유동의 폭이 넓고 임의적이다.

 엔카 : 유동의 폭이 좁고 양식화되어 있다.

☞ 한국가요와 일본가요의 본질적 차이는 양식화된 것과 덜 양식화된 것의 차이로 본다.

이는 일본가요가 세련되었으나 억압적인 반면, 한국가요는 거칠지만 자유롭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이 서로간의 노래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④ 정서적 의미 :

 트로트 : 한국문화 즉, 주거형태와 음식 등의 비 양식화된 정서.

 엔카 : 일본문화의 양식화된 습성.

☞ 트로트와 엔카의 정서적인 차이는 바로 일상적인 생활에서의 차이와 같다고 생각된다.

예로, 비빔밥과 같은 음식을 먹을 때 우리는 야채와 밥 고추장 등의 재료를 하나로 아무렇게나 비벼서 먹지만, 일본인들은 야채와 밥 그리고 고추장 등을 따로 담아서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렇듯 일본인들의 절제되었지만 정형화된 생활모습에서 트로트와 엔카의 정서적 차이점을 발견할 있다.

 

 ◎ 트로트가 엔카의 아류적 음악인가?

 ☞ 일본에서는 트로트를 일본 엔카의 아류 적인 음악으로 한국에 전해 졌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이것은 옳지 않은 주장이다.

 

 1930년에 "유랑인의 노래"로 취입가수로 데뷔한 '채규엽'이 "하세가와 이찌로(長谷一郞)"라는 일본 예명으로 1932년 정월에 위 노래 <고가마사오> 작곡 <후지야마 이찌로> 노래를 "술은 눈물일까 한숨이랄까"라는 곡명으로 번안한 음반을 내게되는데, 이 일은 <한국가요는 일본 가요를 번안해 부르거나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는 오해와 주장이 등장하게된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한 주장에 대한 반박의 근거는,

(i) 그 당시 일본가요를 번안해서 부른 것이 다수 있지만, 그러나 당시에도 이미 '김서정'이 작곡한 "강남달(원제:낙화유수)" "봄노래(원제:봄노래 부르자)" 그리고 '채규엽'이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유랑인의 노래"등 순수한 우리 창작가요도 다수 유행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영국, 미국, 스코틀랜드, 러시아, 찬송가등 외국곡에 가사를 붙여 부르는 일이 더 많았다고 한다.

 이 노래들은 레코드 시대가 열리기 전부터 막간무대에서 널리 애창되고 있던 우리의 창작가요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 가요가 전적으로 일본가요의 영향아래서 태어나고 성장했다는 주장은 옳지 않은 것이다.

(ii) 또한, '고가마사오'는 한국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자랐다고 전해지는데, 이 때 한국의 경기창,남도창, 그리고 서도창이나 민간 속요들을 상당수 알고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 한국의 민요적인 요소가 '고가마사오' 자신의 작품뿐만 아니라 여러 가수들의 창법에 영향을 주었으리라는 생각된다.

(iii) 일본에 '고가마사오'가 있다면 한국에는 한국 트로트의 대부 손목인.전수린.김교성.박시춘이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한국의 작곡가 전수린과 고가마사오는 상당한 교우관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이런관계는 서로의 음악에 대한 정보를 나누게 되고 따라서 미래지향적인 노선 또한 닮았을 것이다.

 1932년 가수 '이 애리수'가 '전수린'작곡의 [고요한 장안]을 [원정(怨情)]이라는 곡명으로 일본어판으로 발표했을 때, 일본 박문관(博文館)에서 출판하는 잡지 "신청년"에서 '고가마사오'의 "사케와 나미타까 타메이키까(酒 淚 溜息)"가 '전수린'의 "고요한 장안(원정)"을 표절했다고 비난했다.

  가요평론가이자 작사가 '김지평'이 [권부에 시달린 금지가요의 정신사]에서 이들 두 곡을 악보로 대조해 분석한 바가 있는데, 두 곡은 모든 점에서 흡사한 점이 많다.

 당시 한국에는 레코드 시설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미 1926년경에 작곡한 [고요한 장안]이 1932년에 가서야 일본에서 [원정]이란 제목으로 '이 애리수'의 노래로 취입되어, 레코드로는 "사케와 나미타까 타메이키까(酒 淚 溜息)"가 한 해 먼저 나왔지만 실제로 한국에서는 [고요한 장안]이 극중에 막간가수의 노래로 그 이전부터 불려지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곡이 조선곡을 표절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의 음악 평론가 '모리(森一也)'는 당시 '고가마사오'가 조선에 살고 있을 때 들었던 '전수린'의 멜로디에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사실은 일본의 유행가와 한국의 유행가가 닭과 계란의 관계처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상호간에 영향을 주고받으며 태동하고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iv) 일본과 음악적으로 교류하기 이전인 1870년경부터 조선에서는 교회를 중심으로 서양음악이 가르쳐지고, 1910년경에 와서는 본격적인 음악학교들이 설립되어 이미 "조선 정악 전습소" "이화학당" "배재학당"등에서 서양식의 성악과 기악이 가르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이미 "시카고 음악학교"등 미국이나 구라파로 유학을 다녀오는 이들도 많았기 때문에, 창작가요를 작곡할 소양과 외국음악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트로트라는 음악이 일본의 엔카의 변형으로 한국에 전해 졌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참고 문헌

제목: '일본 문화의 뿌리와 한국'

저자: 최정호, 출판사: 대학과 지성사

제목: '문화로 본 현대일본'

저자: 김문환, 출판사: 나남

 

▲참고 사이트

http://user.chollian.net/~hseop/trot_1_3.htm

http://user.chollian.net/~hseop/trot_1_5.htm

http://user.chollian.net/~hseop/trot_1_1.htm

http://user.chollian.net/~hseop/trot_1_4.htm

http://myhome.thrunet.com/users4/407/bjja/S1.htm

 


답변참고 >> http://user.chollian.net/~cakbs/doc6/doc67s2.html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늑대 | 작성시간 07.10.14 아하 그렇군요...이제야 엔카와 우리 트롯트의 관계를 이해하겠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