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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選 詩모음

피리 -박재삼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06.22|조회수49 목록 댓글 0

 

 

 

 

 

피리

                            박재삼

 

임 생각이 얼마였길래

내 목숨은 그래

구멍난 피리라

 

그리 아프던 일도

이 한때 구름 거둔 하늘로

막막한데

 

저것 보아요

달빛 깔린 누리를

그냥이야 어찌 지내겠어요.

 

모처럼 고향 온 셈치고

임의 피리 부는 솜씨가

이 밤에 되살아

 

눈 감기듯 내 목숨에

닿아나 줬으면

풀리겠네 恨 풀리겠네.

 

 

                                                  *****  

 

박재삼 지음"박재삼 시집" [범우문고053]에서

 

사람의 마음에서 제 짝을 찾아 스스로 다가가는 것이 사랑이다 그 본능적인 행위들이 마음을 움직여 주어야 사랑이 이루어진다 "피리"에서는 그 본능의 선를 넘어 소망에 가까운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일이 내 몸에 구멍을 내어 소리를 낸다는 것도 중요 하겠지만 살아있던 그 모든 것을 버리고 피리가 된다는 그 막중함이 더 무게있게 와 닿는다 그리움 같이 들려오는 임이 부는 피리 소리 그 소리에 취해보면 감겼던 恨도 저절로 풀리지 않겠느냐는 시인의 마음이다 박재삼 시인은 이러한 서정적 삶의 바탕에서 사람 삶의 사랑을 풀어내고 있다 한국적 정신세계에 밀착된 마음은 한국적 삶의 경계를 지켜내고자 했던 의지에 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적 자연미,한국적 정신세계가 무너지고 뿌리째 뽑혀 온데간데 없는 현실에서 박재삼 시인의 시는 그 뿌리의 근원을 찾게 하는 시 같다 피리는 나이겠지만 내 몸에 구멍을 뚫어 불어 주는 이는 임일 것이다 그 임이 불어주는 피리소리.......우리 삶에서 아득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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