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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選 詩모음

장롱에 갇힌 어머니 -이민화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06.28|조회수31 목록 댓글 0

 

 

 

 

장롱에 갇힌 어머니

                                              이민화

 

어머니 장롱에 갇혀 사시네

아들 여섯 딸 둘 낳아 아랫배가 쭈그러진 여자

오동나무 지천인 뒷밭에 자식들 집 한 채

일으키려다 아랫도리 모래가 된 여자

나물 캐다 비탈길에 미끄러져 낙타 등이 된 여자

이젠 오동나무 안에 갇혀 사시네

 

눈 오는 날, 통나무 쪼갠다고

한 쪽 팔이 휘어진 여자 밤이면 밤대로

이불홑청 꿰맨다고 한 쪽 눈이 희미해져

세상이 반쪽만 보인다며 반쪽 말만 믿던 순진한 여자

어쩌다 아들이 온다는 기별이 오면

밤새 가래떡 썬다고 손바닥에 물집 짓는 여자

이젠 오동나무에 젖을 물리고 계시네

어머니 하얀 모시적삼, 젖을 철철 흘리네

 

옷고름 필요 없는 보라빛 오동꽃이

거미줄처럼 피어나네, 가없는 사랑

장롱에 갇혀서도 쉬는 날을 모르네

 

*유홍준 詩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패러디parody함

*parody~(풍자적·해학적인) 모방 시문, 희문(戲文), 야유적으로 가사를 고쳐 부르는 노래; 서투른 모방, 흉내.

 

 

이민화 시집"화몽"[현대시]에서

 

패러디라는 것은 부부가 아이를 낳으면 유전적으로 그 부모를 닮아 가듯이 자연 스러운 현상으로 받아 들였으면 한다 그러나 문학에 있어 패러디는 어디까지가 그 범주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것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정신적 영향을 받은 그 자체도 패러디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이민화 시인이 유홍준 詩의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를 읽고 그와 닮은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옮긴 것이다 서투른 모방, 흉내.(parody)       어머니라는 것은 어느 자식이나 그 사랑이 극진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적어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은 자신의 몸이 흙이 될 때까지 자식 뒷바라지 제대로 하는 것이다 그게 부모의 심정이라 한다 "장롱에 갇힌 어머니"는 어머니 돌아가시고 장롱에 걸려 있는 그리움만이 가득함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사랑이 아닌가 한다  지천에 어머니 마음을 뒤돌아보는 시인의 마음도 또한 그 어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사랑이란 마음을 가장 아름답게 가꾸는 꽃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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