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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選 詩모음

한하운의 "전라도 길" "보리피리"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10.07|조회수151 목록 댓글 1

 

 

 

 

한하운의  <전라도 길> <소록도로 가는 길에>란 부제가 붙은 이 시는 커다란 반응을 일으켜「정음사」에서는 무조건 시집을 내겠다고 나서 그는 명동 성당의 방공호에서 원고를 정리했다. 그리하여 그의 첫시집인 <한하운시초>(26편 수록)가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해 8월 경기도 수원 세류동 정착촌인 하천 부락에 입주한 그는 이듬해 경기도 부평 소재의 성계원으로 이주, 회장이 되고 52년에는 그곳 도로 건너에「신명보육원」을 창설하여 세상에서 천대받는 미감아 아동을 10여 명 수용했다.
   그런데 53년 여름 그와 그의 시가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이른바「나시인사건」(癩詩人事件)으로, 발단은 아마도 <한하운시초> 재판이 6월에 나오면서부터로 보인다.
  「1953년 8월 1일부터 주간지 '신문의 신문'이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정체>라는 타이틀로  한하운을 문화 빨치산이라 말한 데서 사건은 일어나고 심지어 한하운이라는 나의 아호마저 국가 멸망의 저주를 상징하는 것이라 하며, 시의 내용마저 적색시라는 것이며.... 또한 혹
독하게도 나 자신마저 허구의 인물이라고 날조하여 떠들어 댔다」

 

 

 

<전라도 길>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천안 삼거리를 지나도
     쑤새미 같은 해는 서산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토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쩔룸거리며
     가는 길.....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꼬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꼬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천리 먼 전라도 길.』

 

                          *****

 

<보리피리>

 

    

『보리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꽃 청산(靑山)
      어린 때 그리워
      피―ㄹ닐니리.

      보리피리 불며
      인환(人 )의 거리
      인간사(人間事) 그리워
      피―ㄹ닐리리.

      보리피리 불며
      방랑의 기산하(幾山河)
      눈물의 언덕을 지나
      피―ㄹ닐리리.』

 

                            ***** 

 

 한국시의 전통적이고 서정적인 운율 속에 천형(天刑)의 절망과 슬픔을 담았던 시인 한하운.
1950년대 전쟁 후의 황폐하고 암울한 시대 분위기와 한(恨)이 면면이 응결된 한하운의 시가 문맥의 일치를 보여 그의 시는 1960년대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했다.
1949년의 첫 시집 <한하운시초>, 1955년에 나온 <보리피리> 등에 수록된 그의 시들은 소월시에 근접한 가락을 지니고 있으며, 절제된 고통의 감정이 소박한 민요 형태로 전이되고 있다.
 그의 시는 <보리피리>와 같은 한(恨), 그리움 등 원초적인 정서를 일깨웠고, 젊은 시절을 나병과 투병한 시기를 대변하는 작품으로는 '소록도 가는 길'이란 부제가 붙은 시 <전라도 길>이 있다. 그러나 그는,
   『가도가도 붉은 황톳길 / 숨막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는 절망적인 상황을 극복, 나병을 근치했고 부평의 [성계원](成谿園), 신명보육원(新明保育院) 창설과 함께 대한 [한센]연합위원장직을 맡아 나환자 구제 운동에 앞장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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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범부 | 작성시간 10.10.07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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