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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特選 詩모음

낮달 -곽재구

작성자瑞村|작성시간10.10.08|조회수68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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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

                        곽 재 구

 

 

송광사 뒷산 계곡 장안(長安) 마을

 

김복순 할머니가 토란국을 끓일 때는

 

마당 앞 돌각담 가에서

 

사십 년 넘게 자라는

  

 

들깨를 가루 내어

 

한 주먹 푹 국솥에 넣어 끓이지요

 

그 토란국을 자실 때에

 

이빨 다 빠진 할머니는

 

입술로 오물오물 국물을 들이켜는데

 

일찍 뜬 낮달 하나가

 

처마 밑 제비집 근처까지 내려와서

  

 

할머니 쉬었다 자시지요

 

된장 속에 묻은 무장아찌랑

 

들깻잎이랑 다 맛 들었구 말구요

  

 

꼭 그렇게 말참견을 하지요

 

그럴 때 할머니는

 

오냐 내 새끼 효자다

 

오냐 내 새끼 효자다

 

국그릇 들고 마루 끝에 서서

 

하염없이 북녘 하늘 보지요

 

살아서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아들 생각 젖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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